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14일 (화요일) D3 기획 2023년11월13일월요일 전한다. 일본학교들은운동부카츠 ( 部活·운 동부활동 ) 를교육의일환이라고본다. 한일양국의스포츠 분야를 취재해온 오시마 히로시 ( 62 ) 작가는 “일본에선 인간을만들기위해운동을시킨다”고 말했다. 훈련과정에서인내심을 기르 고, 규칙안에서경쟁하며, 팀플레이 ( 협 동 ) 를 하지않으면좋은 결과를 낼수 없다는걸깨닫고,패배했을때이를복 기해재도약하는힘을키울수있다.야 마자키타쓰야 도쿄 칸다여학원고 소 프트볼부지도교사는 “’경기에서이겨 도상대팀앞에서너무좋아하지말라’ 는점을부원들에게가장강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일본에선부카츠활동에적극 적인학생일수록일탈가능성이낮다고 본다.일본에서도 ‘중2병’ ( 사춘기때심 리적혼란과 불만이쌓여반항과일탈 이잦아지는 현상 ) 이라는 용어가 쓰이 지만, 운동하는 학생들은일탈이적다 는것이다.2008년베이징올림픽소프트 볼금메달리스트인사토리에 ( 43 ) 도쿄 여자체육대교수는한국일보인터뷰에 서“내가졸업한고교는문무양도 ( 文武 兩道·공부와운동을모두중시하는기 조 ) 를강조했던터라 수업이오후 3시 에끝나면4시간동안운동한뒤학교에 남아오후 9시까지공부하 고 귀가했다”면서“공 부와부카츠활동만해 도너무바빠서한눈팔겨 를이없었다”고 회고했다. 시 즈오카의초등학교와중학교 에아들을 보냈던박병춘 ( 45 ) 서 울예림디자인고교사는“사춘기아이들 의내면에는엄청난에너지가쌓여있는 데이를운동으로분출 하면 사고를 덜 치는것같다”고했다. 부카츠 활동의‘그림자’도있다. ‘코 몬’ ( 顧問 ) 으로 불리는 부카츠지도 교 사의과로문제가대표적이다.선수출 신전문지도자를운동부감독으로고 용하는 우리와 달리일본에선일반 교 사가운동부를맡는 다. 이들은 교 과수업을진 행한 뒤 방 과후에 부 카츠 연습 도 지도한 다. 잔업수 당도 매우 적 다. 시합 출전 등 으로아이들을 종일지도하는 날에도 3,600엔 ( 약 3만 2,000원 ) 밖에못받는 다. ‘블랙부카츠’ ( 부카츠 활동의어두 운면을통칭하는용어 ) 라는말까지나 왔을정도다. 이때문에일본에선초등학교를중심 으로학교가맡아온방과후스포츠활 동을 지역사회로 조금씩넘기려는 움 직임이있다. 다만, 부카츠의순기능이 워낙 크 기에 급 작스레 축 소하기는어 려워보인다.우메하라 씨 는“운동부기 능이지역사회로일부이양 돼 도 스포 츠를하려는학생들의수 요 가 크 게 줄 지는않을것”이라고말했다. 시즈오카·오사카=유대근기자 김지섭기자,이오늘인턴기자 3,540 대 1 . 지난달 22일일본 오사카 간사이대 호쿠요 고교체육 관 .코트에나선기모 토 사 쿠 라코 ( 1 8 ) 가 돌파 해내려는 건 상대선수가아 닌 바 늘구멍 같은 확률 이었다.일본내여자고교 농구 팀은모 두 3,540 개 .사 쿠 라코가 주 장인 쿤 에이 여학원고교 농구 부는 오사카 지역 최 강팀이지만,전국대회에선 늘 ‘한 끗 ’이 부 족 했다.이 탓 에 최근 3년간 준 우 승 만두 차례 했다.이날경기는 ‘2023 윈 터 컵 ’오사카지역 준 결 승 전으로고3인 사 쿠 라코와 동 료 들에게는 마지 막 도 전의장이다. 1 2 월 지역 최 강 고교들이 도쿄체육 관 에서겨 룰 결선 토너 먼 트 때가장 높 은 곳 에서려면지금부터모 든 시합을이겨야한다. ‘ 1 분 1 초에 목숨 을걸어라.’ 골 대뒤 편 에는 쿤 에이여학원고의부훈 ( 部 訓 ) 이 적 힌 대 형 현수 막 이걸려있다.이정도 결기가없다면지역예선도통과하기어 려운게일본고교 농구 의현실이다. 일본 여자 농구 ( 세계랭킹 9위 ) 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은메달을 땄 다. 한 때는 한국 ( 1 3위 ) 이한수아 래 로 봤 지만, 이제는 따 라 잡 기어려운 상대가 됐 다. 지난달 중국 항 저 우아시안게임 에서도우리는23점 차 이로 완 패했다. 일본 농구 의경쟁 력 은 ‘바 닥 ’에서나 온다. 유 소년선수 층 이두 텁 다는 얘 기 다. 농구 팀과선수가 많 다보 니 경쟁이 치 열 해수 준 이 높 아지고, 뽑 아 쓸 선수 도 많 다. 안도 카오리 ( 46 ) 쿤 에이여학 원고감독은“오사카에만여자고교팀 이200 개 이고,일본 농구 협회에등록 된 고교선수는 5만 1 ,266 명 에달한다”며 “이들을 모두제치고전국대회우 승컵 을 들어올 린 다는 건 기적에도전하는 일”이라고 설명 했다.여자고교 농구 팀 이전국에 1 9 개 ( 등록선수 1 48 명 ) 뿐 인 우리나라가그동안국제대회에서일본 과 대등하게 싸 워온 것자체가 기적에 가 깝 다. 일본에선팀내경쟁을 뚫 는것도 쉽 지않다. 쿤 에이여학원고의 농구 부원 은 모두 42 명 . 이가운데정 식 경기에 서 유니폼 을 입 고 뛸 수 있는 선수는 1 5 ~1 8 명뿐 이다.경기를 뛰 지못하는선 수들은 매 니저 를 맡아 팀운 영 을 돕거 나경기장면을 캠 코 더 로기록해동 료 들에게공 유 한다. 힘 찬 응 원으로 주 전 선수들의사기를 끌 어올려 주 는 것도 부원들 몫 이다. 치 열 한 경쟁으로 다 져 진 선수들은 코트에서실 력 을 뿜 어 낸 다. 쿤 에이여학 원고는 주 전선수의 평균 신장이 17 0 ㎝ 를 살짝 밑돌 지만 조직 력 이 뛰 어나다. 사 쿠 라코는경기전날 한국일보와 만 나 “빠 른 스 피드 와 3점 슛 을지 켜봐 달 라”고 했다. 실제이학교는 간사이대 제 1 부 속 고교를상대로스 피드 와 외곽 슛 ,리바운 드 등에서 압 도했다. 코트위5 명 의여고생은 쉼 없이달리 고 쐈 다. 포인트가 드 인사 쿠 라코의지 휘 아 래 4 명 의선수가 빈 공간을 찾 아 뛰 었다. 사 쿠 라코의 쌍둥 이동생이자 슛 터인 모모코는 수 비 수와의 거 리가 조금만 떨 어 져 도림을 향 해공을던 졌 다. 주 전 센 터이자 U1 8 ( 1 8 세 이하 ) 일 본국가대표인시마부 쿠 로히로시 ( 1 8 ) 도 곧잘외곽 에서 슛 을 쐈 다.일본성인 대표팀의경기스타일과 비슷 했다. 안 도 감독은 “ 유 소년코치연수를 받을 때일본여자 농구 리그 ( WJBL ) 에서‘신 체조 건 이 밀 리는일본은이 런농구 를 해야 세계 에서 살 아남을수있다’고조 언 해 줬 다”고귀 띔 했다. 수 비할 때에는 상대 편 코트에서부 터강하게 압 박한다.점수 차 가 30점이 상 벌 어진 4 쿼 터에도 느슨함 은 찾 아볼 수없었다. 체 력 을앞 세 운이 런 전 략 은 선수 층 이두 텁 지않다면시도하기어 렵 다.안도감독은이날경기에서엔트리 에 든1 8 명 의선수를고 루 기용했다.그 들의 꿈 인 ‘전국 제패’의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선수 층 이 얇 은한국에서 처럼 다 친 선수가 절뚝거 리며경기를 뛰 는 모습은상상 할 수없다. 윈 터 컵주최측 은모 든 선수가 미 리 건 강 검 진을받고, 부상이없 음 을 입증 해야 출전 할 수있 게한다. 이날 관 중 석 에는 사 쿠 라코 ∙ 모모코 쌍둥 이의아 버 지인 기모토 요 시히데 ( 48 ∙ 공무원 ) 도있었다. 딸 들은 요미 우 리신문에보도 될 만 큼 실 력 이출중하 고 화 제성이 크 다.하지만아 버 지는“대 학 때까지는 농구 를 하 겠 지만성인리 그에도전 할 지는아직모르 겠 다. 엄마 직업인간 호 사에도 관 심이있는 것같 다”고 말했다. 고교 스타 선수가 성인 리그진출만 바라보지않고여 러 진로 를 고 민 한다는 건 한국과 퍽 달 랐 다. 이날 최 종스코어는 7 3대2 7 . 쿤 에이여 학원고의 압승 이었다. 한국과 달리일본고교에는 왜 스포 츠팀과선수가 많 을까.양국의 1 6 ~1 8 세 인 구 가 2.6배 ( 한국 66만 명 ,일본 171 만 명 ) 차 이난다는사실만으로는 설명 이 부 족 하다. 답 은일본 특유 의‘부카츠’ ( 部 活 ∙ 부활동의 줄 임말 ) 문 화 에있다.일본 중 ∙ 고교에는우리 처럼 직업선수를 꿈꾸 는학생만모아 놓 은‘운동부’가 거 의없 다.대신운동선수가 되 려는학생과 단 순히스포츠를 즐 기려는 학생이부카 츠라는공간에서 함께땀 을 흘린 다.보 통 주 3 ~ 5일 ( 주 말포 함 ) 씩하 루 2 ~ 4시 간운동을한다.우리로치면운동부와 동아리의중간 형태 로, 학교 부카츠에 서훈련하며학업을병행한다. 한 번발 을들이는순간운동에만모 든 것을걸 어야하는우리운동부시스 템 과 비 교하 면학생이나학부모가 느끼 는심리적장 벽 이 훨씬 낮다. 엘 리트체육 계입 장에서 도수 많 은 유망주 의경기 력 을직 접 보며 옥석 을가 릴 수있다. 20 1 6년 브 라 질 리우데자 네 이 루 올림 픽의육상남자 계주 400 m 종 목 에서은 메달을 딴 이즈카 쇼 타 ( 32 ) 는한국일보 인터뷰에서“일본학생의반이상이부 카츠에 속 해 거 의매일운동하기에여 러 종 목 이강 할 수밖에없다”며“나도고교 때취 미 로육상을배우는학생과 함께 훈련했는데이 친구 들은공부로대학을 갔 다”고말했다.한국에 비 해 입 시경쟁 이덜치 열 하기때문에가능한일이기도 하지만, 더 중 요 한이 유 가있다.일본학 생과학부모들은부카츠활동을통해 인성과인내 력 ,협동심을기를수있다고 믿 는다.인생에서가장 중 요 한 덕목 을 익힐 수있다면매 주 1 0시간이상 투입 할 가치가있다고보는것이다. 농구 만 저변 이 탄탄 한게아 니 다.야 구 , 축구 ,배 구 ,수 영 ,육상,배 드민턴 등 거 의모 든 종 목 에서학생선수가 넘 쳐 난다.한국의고교여자 축구 부는 1 3 개 뿐 ( 클럽 팀 1개 포 함 ) 이지만,일본고교 여자 축구 부는도쿄에만 55 개 가있다. 팀들은 1~ 3부로나 눠 리그전을치 른 다. 성적좋은팀은이 듬 해상위리그로올 라가는 승 강제시스 템 이다. 1 부리그팀인도쿄스기나 미 소고고 교의 유 아카 타나베 ( 36 ∙ 일본어교사 ) 감독은“우리 축구 부원이22 명 인데다 른 팀에 비 해적은 편 ”이라면서“도쿄도 에서4강에오르는것도 쉬 운일이아 니 다”고말했다. 20 11 년독일 월드컵 에서 우 승 하며동일본 대지진으로 깊 은 절 망 에빠 졌 던자국 민 에게 희망 을안 겼 던일본여자 축구 의 저력 은두터운 저 변 에서나온 셈 이다. 쿤 에이여학원고는지난달 28일 열린 지역여자 농구 결 승 전에서도 승 리했 다.이제시선은전국으로 향 한다.사 쿠 라코와 모모코, 시마부 쿠 로에게는 놓 칠 수없는기회다. 안도감독은 “지난 인터하이 (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 ) 준 결 승 에서패배를안겨 준 오카학원고에 꼭설욕 하고 싶 다”며의지를다 졌 다. 사 쿠 라코에게안도감독이전국대회 를앞두고가장강조하는게 뭔 지 물 었 다.“ 늘 같아 요 . 혼자만 잘 하면 된 다는 생 각 을 버 리라는 것과인사를 잘 하라 는것이 죠 . 승 패를 떠 나인간으로서 갖 춰 야 할 가장기본이 니 까 요 .” 오사카·도쿄=유대근기자 탄탄한저변, 성장하는일본농구 여고농구팀오사카에만 200개 선수층두터워실력뛰어나야출전 경기땐고루기용하며부상관리 올림픽은메달등한국성적압도 방과후운동부활동, 옥석의원천 프로지망생·일반학생함께훈련 ‘인생올인’심리적장벽없이운동 고교스타선수도“간호사에관심” 엘리트체육계엔유망주확보효과 ⋅⁝ⳉ⇍ᇮ᠍ ܙ 평균신장170cm이하 (2022년스타트멤버기준) W리그소속기타무라유우키(도요타방직선샤인라비츠) 미네하루쥬네(W아이신윙즈)코이케하루카(샹송V매직) 팀플레이4시간$‘부카츠’학생들에겐‘중2병’이없다 지난달 22일간사이대학호쿠요고교체육관에서열린 ‘2023윈 터컵’ 오사카예선준결승경기에서쿤에이여학원고교의선수부 모들이티셔츠를맞춰입고응원하고있다. 오사카=유대근기자 69,588 명 93,342 6 JAPAN ῭᩵⠽ ⦭ᾙℽ⼢ₙ ک ⋅⁝ ⅁ᔅ 기모토사쿠라코 (18·167cm) 3학년으로팀의주장이자 주전포인트가드. 쌍둥이 동생인모모코와는한 팀으로선의의라이벌이자 좋은동료다.최강팀 주전이지만직업선수에 도전할지는정하지 못했다.간호사에도관심 있다. 시마부쿠로히로시 (18·175cm) 3학년주전센터이자 일본의U18(18세이하) 여자농구대표팀멤버. 센터지만외곽슛도좋은 올라운드플레이어로같은 학년인사쿠라코자매와 함께고교에서의 ‘마지막 겨울’을보내고있다. 안도카오리 (46) 감독.쿤에이여학원고의 보건체육교사이기도하다. 2015년부터이학교 농구부를맡아조직력이 탄탄한강팀을만들었다. 42명에달하는농구부를 운영하며부원들에게작은 역할이라도주려고 노력한다. ⋚Ჵ ୖܵ ᠍ ܙ 등록선수42명·지도자2명(보건·체육교사가감독겸임,코치는행정만담당) 2021년인터하이준우승,2021년윈터컵3위 2022년인터하이준우승,2023년인터하이3위 오사카쿤에이여학원고(오사카1위팀) 오사카 넘버원 사쿠라코 ‘3540대 1’ 경쟁땀방울 저변차이 선수인원수 일본야구스타오타니쇼헤이(29 · LA에인절스)의고교시절모습. 오타니는심판의오심에도미소로응대하는등야구팬들에게좋은인상을남 겼다.타고난심성과가정교육덕도있지만부카츠에서철저히배운결과라는분석이다.지난달19일저녁일본시즈오카시히가시토요다중학교 운동장에서스포츠소년단소속초등생축구단원들이드리블과수비훈련을하고있다(오른쪽사진). 한국일보자료사진·유대근기자 < 鿇崞 · 운동부활동> 한국엔없는응원열기 지난 6월교토세이카고교와의연습경기에서뛴 쿤에이여학원고의에이스인쌍둥이사쿠라코(4 번)와모모코(6번). 중계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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