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D3 방향 잃은 R&D 효율화 정부는 연구개발 ( R&D ) 효율화 를 위해 예산 삭감을 선택했지만 정 작 과학기술계에선 비효율의주범은 따로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삭 감 규모가 큰정부출연연구기관연구 자들은 30년 가까이 논란이 지속돼 온연구과제중심제도 ( PBS ) 를지목하 고있다. 14일 25개출연연을 소관기관으로 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따르면 올 해전체출연연예산은 5조8,655억원 인데, 이 중 PBS를 통해 정부수탁과 제로 확보한 예산이 2조7,967억 원 ( 47.7% ) 으로가장많다.정부의출연금 ( 2조2,466억원·38.3% ) 이나 민간수탁 과제 ( 8,222억원·14.0% ) 예산 비중은 그에한참못미친다. PBS는 국가연구사업을 프로젝트 단위의경쟁체제로 운영·관리하는 제 도로,1996년도입됐다.제도도입이후 출연연연구자들이경쟁적으로연구과 제를 수주해직접인건비를 확보하게 되면서단기적으론 연구 효율성과 경 쟁력이증가해여태제도가 존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갈수록 PBS의수주 경쟁때문에장기적관점의대형국책연 구보다단기성과를노린파편화한연 구가주류가됐다는비판이커졌다.이 어확 ‘국가과학기술바로세우기과학 기술계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연구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수사 ( 修辭 ) 를 앞 세워과제를잘따오는사람이더인정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임기철 광주 과학기술원 ( GIST ) 총장은 PBS를 가 리켜“연구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보 다인건비로인한 긴장감을 가져오는 제도”라고꼬집었다.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게 ‘누리호모델’이다. 김복철국가과학기 술연구회이사장은 “한국항공우주연 구원이중심이돼 12년간 2조 원을 투 입해발사체개발에성공했고, 여기에 300여개기업이참여했다”면서“항우 연과기업들의R&D가제각각진행됐 으면누리호는개발될수없었을것”이 라고설명했다. 즉,‘묶음예산’ 형태로 예산을 키워기관에직접배정하고 권 한과 책임을 넘기는 방식을 누리호이 외의출연연 주도 국가임무형전략기 술에도적용하자는것이다. 하지만 말처럼쉽진않다. 출연연마 다,개별연구자마다입장이달라제도 개선을 위한 동력이한데모이지않는 탓이다. 안동만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장은“가령출연연들이참여할국가대 형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에해당하 지않는연구들은예산을 삭감한다는 방식이었다면반발이지금보단적었을 것”이라면서“이제라도기업보다국가 가 나서야 하는 분야에서출연연의역 할을정립하고, 구성원들의사기를진 작시켜야한다”고제언했다. 이현주·오지혜기자 교육 현장에서과학, 기술, 공학, 인 문·예술, 수학을융합해문제해결 능 력 을 키우는이 른 바 ‘ 스팀 ( ST EAM ) 교 육’이 활 성화하기시작한것은 2011년 쯤 부 터 다. 당시이주호 교육과학기술 부 장관의역점사업으로 추 진되면서 다. 이장관은 교육부 장관 취 임이후 인올 8 월 에도 스팀 선도학교를 방문 해융합교육을 강 조했다. 교육학계에 도인공지 능 ( A I ) 기술의발전에따라 여러교과의지식을 융합해 창 의성발 달을 촉 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 돼있다. 그 런 데 내 년부 터 는 스팀 교육의프 로그 램 을 만 드 는 연구개발 ( R&D ) 이 어 려 워졌다. 올해 27억2,500만 원이었 던 예산이 2024년 엔 ‘0원’이기때문이 다.지 난 해고시 된 2022 개정교육과정 에‘융합’이 강 조돼관 련 교육프로그 램 이더확산돼야하는 상황 에서예고없 이 벌 어진일이다. 스팀 교육정책연구 를해온 박 현주조선대부총장 ( 화학교 육과교수 ) 은 14일한국일보 와 의통화 에서“10년이 상 지속돼온정책인데다 A I 등 장 등새 로운 디 지 털 시대가 열 리 면서 스팀 교육의중 요 성은 더 욱 커진 시점”이라면서“ 초 중고학 생 들에게융 합교육기회가 줄 어들까 걱 정 된 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 진하는R&D 효율화의여 파로 스팀 프로그 램 개발을비 롯 한일 부연구사업들이 갑 작 스럽 게‘ 종료 ’되 며 우 려 를 낳 고있다. 필요 성이 크 게 줄 었 거 나 부 실 이확인 된 경우라면예산 투입을 중단해야겠지만, 정부 스스 로 세운 계획이나 법 적 근거 가 있는데도 뚜렷 한이 유 없이 종료 되는연구가 늘 경우 오히 려 부작용이커 질 수있다는 지적이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 신 부 산하 국립전 파연구원은전파 법 제61조에따라전 파 이용을 촉 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 새 로운 기술 도입에 필요 한 기 준 을 제·개정하 는 데 필요 한 시 험 을 하 거 나 국제사 회의 변 동에 대 응 하는 연구 등 은 기 관의 본질 적인기 능 이기도 하다. 1999 년부 터 계속돼온 전파 연구의예산은 그러나 내 년도 엔 편성되지 않 았 다. 발 등 에 불 이 떨 어진연구원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방 법 을 부 랴 부 랴 찾 고있다. 중소 벤 처기업부의 연구장비 활 용 바우처 지원사업은 R&D를 수행하 는 중소기업이대학이나 연구기관, 민 간이 보 유 한 장비를 대여하는 비용 을 바우처로 주는 제도다. 한 해에 90 억원 씩 2025년까지 3년간 예산이투 입될예정이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 흥 원에따르면 올해만 500여개에달 하는 중소기업이바우처를 활 용했고, 책정 된 예산도 대부분 소진됐다. 장비 가 계속 필요 한 기업들은 내 년부 턴 대여 료 를 모 두 자부 담 하 거 나, 다 른 수를 내 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국회 예 산정책처는 지 난 달 발간한 ‘2024년도 예산안 총 괄 분 석Ⅱ ’ 보고 서에서 내 년도 예산이편성되지않는 R&D 사업이총 158개이 며 , 그중 16 개사업은 당 초 계획과 달리 ‘조기 종 료 ( 일부는 사업명 변 경후 지속 가 능 성 ) ’되는 것으로 분 석 했다. 정책처는 “특히 착 수 1, 2년만에사업이 종료 되 는 건 R&D 기획이미비하고 정책일 관성이부 족함 을보여 준 다”고꼬집으 며 “ 차질 없이이어져야 하는 연구는 대안을 마 련 해야 한다” 고 짚 었다. 국회의 내 년도 예산 안 확정을 앞 두 고 연구 현장의우 려 는 좀 처럼수 그러들지않고있다.이어확 ‘국가과학 기술 바로 세우기과학기술계연대회 의’ 공동대표는 “연구를 다 해 놓 고 마 지 막 예산이부 족 해성과가 매몰 되는 사 례 들이나올것으로예 상된 다”면서 “가령 최종실 증단계에서 멈추 는경우 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근 수연 세대 물 리학과교수도“연구자들은다 년도과제를수주하면 매 년 쓸 연구비 를따져 치밀 하게계획을 세운다”면서 “연구가 중간에 종료 되면 ‘연구비만 더있었으면 얼 마 든 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핑 계를 제공하는 셈 이 된 다”고지적했다. 이현주·오지혜기자 명분부족한연구종료, 부작용우려 일부사업, 계획과다른예산배제 융합교육사업, 현장적용앞중단 법에명시된전파연구도지속난관 중기연구장비바우처, 1년만에끝 “정부기획·정책일관성부족드러나” “실적매몰·성과안내도될핑계제공” ‘연구과제중심제도’ 효율화방안은 경쟁력높였지만단기과제집중초래 출연연마다입장차,개선동력부족 기관중심‘묶음예산’배정등대안 25년 R&D 사업도, 첫발뗀 과제도 ‘예산 0’$연구성과·의욕 ‘싹둑’ “성급한국제연구협력 외국에돈퍼주기우려” 연구자들‘비효율’지적 Ö#ç⇥ඍ℡Ⅾಱ⇙ -연구관리투명성확보 -과제책임자권한강화 -기관내부경쟁분위기조성 -연구역량분산,단기연구만연 -비협력적인연구문화조성 -연구실행보다수주강조 장점 단점 Ö#çῑ᩹᠍㍠⼡❥ᾹᾹ 1위 한국항공우주연구원(77.5) 2위 한국전자통신연구원(70.3) 3위 한국생산기술연구원(60.1) 23위 한국천문연구원(13.2) 24위 세계김치연구소(12.5) 25위 국가보안기술연구소(10.3) ● 단위 % ● 자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ぱ〝ᑎᑲ℅ሥ㑁∹߹≎ን㑁㋉㋇㋉㋋Ý㖅1᩵ᾎ 소관부서 세부사업 2023년예산 계획된기간 변경된기간 교육부 융합형과학기술인재양성기반 구축(STEAM교육R&D사업) 27 억 2,500 만원 2012년~계속 2012~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연구 8 억 9,000 만원 1999년~계속 1999~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연구장비활용바우처지원사업 90 억원 2023~2025년 2023년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연구보다말잘해과제따오는사람이인정받아”$계륵이된PBS Ԃ 1 졂 ’ 믎옪쩚 R&D 믾훎졶 ’ 컪몒콛 하지만 제대로 된 준 비없이예 산만 투입했다가는 아 무리앞선 나라 와 협 력해도 좋 은 성과를 얻 기어 렵 다는 우 려 가 크 다. 과학계 에선이명 박 정부의 WCU ( 세계수 준 의연구중심대학 ) 사업을 그 런 사 례 로 꼽 는다. 당시이사업을 통해 들어온 해 외 석 학들이국 내 체류 조건을 채 우지 않고 돌아 가 거 나, 강 의 실 적이 모자라는 등 의 문제가 국정 감사에서도 도마에 올 랐 다. 해 당 사업으로 신 설 된 학과·전공은 신 입 생 미달 사태마 저 발 생 하기 도했다. 국제 협 력을 뒷 받 침 할제도도부 실 하다. 현행 법상 해외기관은 국 가연구개발사업에사 실상 참여가 불 가 능 하다. 국제 협 력으로 얻 은 연구성과의 귀 속, 지원 체계, 지식 재 산권 등 과 관 련 한 가이 드 라인 도 아 직마 련 되지않 았 다. 과기부 는 관 련 한 가이 드 라인을 준 비중 인데, 이 번 달 발표될 ‘R&D 제도 혁신 안’에는 포함 되지않을 것으 로 알려 졌다. 연구자들은 성 급 한 변 화가 더 큰비효율을 낳 을 수있다고비판 한다. 한 과학정책전문가는 “국 제 협 력은 상 대국과이해관계, 신뢰 도, 과학 수 준 이 맞아 야가 능 한일 이라쉽지않은데,지금처럼 급 하게 추 진하면외국에 돈 을 퍼 주 거 나인 맥 만 끌 어 쓰 는식이될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역시“국 제 협 력사업은사전 준 비에 상 당기 간이소 요 되는데, 일부 준 비가 미 흡 하다”면서“예산을적정규모로 조정할 필요 가있다”고지적했다. 글 로 벌협 력에목 매 는정부에 볼 멘 소리까지나온다. 한 원로 과학 자는“한국기술을배우 려 고 줄 서 는경우도많은마당에,‘외국것이 좋 다’는인식이 매 우 섭섭 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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