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21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문가 에세이 기도를살아있게하는것들 애틀랜타 칼럼 이용희 (목사) 언젠가 교회 학교 교사들이 모 인 세미나에서 교사의 영적 삶에 대하여 강의하는 가운데 기도 생 활에 대해 가르친 적이 있었습니 다. 잃어버린 영혼을 구하는 도구가 되기 위하여는 교사 자신이 하나 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급 선무라고말하면서하나님과의온 전한교제를잃어버리고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가 누구이든지 베드 로처럼 예수님을 만나가 위하여 갈릴리 해변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했습니다. 그때제게누군가가물었습니다. “우리에게 갈릴리 해변은 어디입 니까?”저는이렇게되물었습니다. ‘새벽 기도를 다니십니까?”그는 대답했습니다.“아뇨.저는새벽기 도에나오지않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내일 아침부 터 평소에 안 나오시던 새벽 기도 를 나와 보겠다고 결심해 보십시 오. 그리고 새벽에 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면서 교회당에 나 와보십시오. 은혜로운 예배를 마 친 후 고요한 예배당 한 구석에서 홀로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거 기가바로당신의갈릴리해변입니 다.” 방해받지않고홀로고독한장소 에있을때우리는그가어떤사람 인지 알게 됩니다. 그가 하나님을 추구하며 살아온 사람이라면 우 리는그고요함속에서그가더욱 자연스럽게하나님을찾을것이라 는사실을알수있습니다. 오늘 모세가 만들어 놓은 기도 처소에 나아갔던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성한소수로서대다수의백성들 과가족들이머물고있는진을떠 나서하나님앞에홀로매달려간 구하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무엇이 마음 속에서 역사하고 있 었습니다. 그리고그것을성경에서는“여호 와를 향한 앙모함”이라고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 님을추구하고하나님의도우심만 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은 하나 님께간구하지않을수없습니다. 교회가기도의영을간직하고있 는지의 여부가 왜 그렇게 중요한 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성도들이 기도하지 않는 것.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모든 삶 속에서 전심으 로 하나님을 구하며 살아가지 않 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교회 가 결집된 기도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교회가 전심으로 추구하는 바가 하나님 자신이 아 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교회 는 교회를 운영해 나감에 있어서 도 순간 순간 도우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갈망하기보다는 제도 와 방법과 계획에 의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음으로 하나 님을 찾는 일에 실패한 결과입니 다. 여러분이단지주일예배에참석 하고있다는사실하나가지고하 나님의 자녀로서의 이름값을 하 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실 로바보같은자기만족입니다. 우 리들은 거룩한 자신의 백성으로 부르신 하나님은 우리를 단지 예 배하게하시려고부르신것이아니 라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관 계를 누림으로써 어두운 세상에 서 의의 길을 걷게 하시려고 부르 신것입니다. 아무도하나님을찾는이가없는 세상에서우리는하나님을추구하 며 살아감으로써 세상 사람들에 게 우리가 찾는 하나님이 누구신 지를보여주기위하여선택된백성 들입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고추구하는사람들이라면 이처럼 가난한 교회의 시대에 변 하지 않는 민족의 역사를 보며 기 도하지않을수없을것입니다. 중 요한것은느낌이아니라실재입니 다. 하나님의사랑을볼모로잡아우 리는안전하고평안하다고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로능력있는기도를통하여우리 의 인생이 하나님의 권능에 사로 잡히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 랜 세월 분투하는 인생을 살아가 던 사람들이 불현듯 흘리는 눈물 은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 다. 하나님을추구하는삶도없고마 음의 정함도 없으면서 수시로 우 는 사람들의 눈물은 우리로 하여 금 그 무기력함에 짜증나게 합니 다. 가을의 초상 눈빛마다불이붙는가을 나도한때는저리붉어 온도가조금만올라도 눈부라렸는데 숨가쁘게열어젖힌가슴에는 때이른살얼음 조그만바람에도힘없이흔들려 차가운그림자은근슬쩍비켜서며 떨리는흰머리외면하지만 숨겨둔근골마져드러난뼈 결따라흘러내리는세월에 골골마다쓰라릴뿐이다 내마음의 시 오성수 - 시인 - 1982년도미 - 월간한비문학신인상수상 - 애틀랜타문학회전회장 지난주에 A를 면회했다. A는 나의 의남매, 한인 무기수다. 그 동안 지내던 오래된 교도소 건 물이 셧다운 되면서 수천 명의 재소자들은모두여기저기다른 지역으로나뉘어이감되었다. 가 능하면원하는지역으로보내준 다는방침아래모범수A도자기 가 신청한 새로운 교도소에 수 감되었다.“누나랑 조금이라도 가까운곳에오고싶었어요.”태 어나 자란 한국 땅에도, 드넓은 미국 땅에도 일가붙이 하나 없 는A는나를의지한다, 면회신청을하고아침일찍서 둘렀으나도착하니짧은겨울해 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어 바람 이차다. 코비드 기간에는 비디오 면회 만 가능했는데 가족, 친지 신청 자들의경쟁이심해서온라인으 로예약시간잡기가하늘의별따 기.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까 지 다 켜놓고 재빨리 클릭을 해 도서너달에한번이나성공했을 까. 드디어 얼굴 마주하는 면회의 날이다. 까다로운 복장 검사. 여 성은 치마 금지, 신체굴곡 드러 나게붙는옷, 레깅스금지, 겹쳐 입기 금지, 글씨 적힌 티셔츠 금 지, 금속후크달린브래지어금 지. 머리끝부터 신발 속까지 검 사를 마치고 오른쪽 왼쪽 팔뚝 에 쾅 쾅 형광 스탬프가 찍히면 패스! 감시탑에서 자동으로 컨 트롤하는육중한게이트들을통 과한다. 문하나, 문둘, 문셋, 문 넷…. 눈앞에서 슬라이딩 철문 이 스르르르 열리고 방금 통과 한문은등뒤에서철컹! 소리내 며잠긴다. 마지막 면회실의 출입문은 벽 두께 만큼이나 두껍고 무겁다. 들어가니 안에는 먼저 온 가족 면회객들이와글와글밀린이야 기들을 나누고 있다. 라티노나 흑인들은아이까지데려와오래 못 만난 아빠 목에 매달리며 논 다. 한쪽 벽에는 벤딩 머신이 줄서 있다. 수감자는 반드시 교도관 을향해자리에앉을것. 벤딩머 신주변에가까이가지말것. 음 식을 사기 위해 가족들이 사용 하는지폐를만지지말것. 가족들은미리마련한1불짜리 로벤딩머신을이용한다. 1인당 한도는70불. A는저만치그어진 선 밖에 서서, 머신의 투명 유리 안에들어있는일회용기음식들 을보며“누나! 그거요! 괜찮아 요! 누나 꺼도 고르세요!”말하 는대로나는1불지폐를계속넣 어가며음식을산다. 마이크로웨이브에 데워야 하 는 햄버거, 조각 피자 같은 것들 인데 낮 시간에 온 사람들이 대 부분 소비하고, 남아있는 음식 이라곤거의가쓸데없이칼로리 만높은정크푸드수준이다.“누 나! 너무맛있어요. 감사해요. 오 늘은 런치도 안 먹고 기다렸어 요.”우리 집에 두고 온 따뜻한 음식들이 떠오른다. 그때 저쪽 구석 맨 밑바닥에 과일 접시 하 나가눈에띈다. “A야! 여기 과일이 남아있다! ”종이접시에담긴작은포도송 이. A가 포도접시를 받아들고 오래들여다보더니한알을입에 넣으며 말했다.“포도 먹어본지 이십년도더됐어요.” 나는종종 A를위해아시안음 식을보내준다.지정된재소자용 품 업체에서 무게 제한, 부피 제 한 아래 일 년에 4번 주문할 수 있다. 아시안 푸드는 인기가 높 아서한국라면은빨리오더하지 않으면늘품절이다. “라면을 어떻게 끓여먹니?”A 가 설명한다.“비닐봉지에 라면 을 부숴 넣어요. 샤워꼭지에서 받은 더운 물을 넣고 봉지 입구 를꼭쥔채라면이익기를기다 리죠. 교도소 마당에 피어난 잡 초 중에 유채를 만나면 뽑아다 가파프리카가루를뿌려먹기도 하고요.”(‘프리즌 라면-철창 안의 조리법’은 단행본으로 출 간되었음) 그렇게 면회 시간은 휘리릭 빨 리도지나갔다. 이거더사올까? 아니에요 누나도 좀 드세요. 난 배불러. 저만 자꾸 먹이시네요. 너잘먹는거보는게즐거워. 누 나, 와줘서 고마워요… 마음의 허기를나누는데‘음식’이뭐그 리중요하다고우리는시멘트바 닥에고정된차가운메탈테이블 위에서정크푸드들을서로상대 방 쪽으로 가까이 밀면서 마주 보고웃었다. 마음의 허기 김케이 임상심리학박사 석정헌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