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C4 골프 골퍼라면누구나 보다 나은 스코 어를추구한다. 그러나 스코어에대 한지나친집착은엄청난스트레스를 주고골프자체의묘미마저빼앗아가 버린다. 골퍼는필드에나갈때마다신기록 을기대하지만이기대가실현될확률 은극히낮다. 나이40대이전이면1 년에한두번신기록을달성할수있 지만 40대가넘으면기록경신은고 사하고유지하는것조차힘들다. 베스트스코어는어떻게만들어지 는가. 자신의베스트스코어가만들 어질때의상황을머리에떠올려보면 좋은기록이나오는공통적인조건을 알아낼수있다. 베스트스코어는얼떨결에, 무심결 에만들어진다. 잘친다고생각하지 않았는데열심히하고 나니신기록 이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동반 한고수한테한수배우자는자세로 임했는데결과는신기록인경우가적 지않다. 반대로기록을깨겠다고굳게다짐 하고필드에나가서베스트스코어를 달성한경우는거의없다.기록경신을 기대하고나간라운드에선어김없이 형편없는스코어를내기마련이다. 그럼에도많은골퍼들이라운드마 다신기록달성에매달린다.첫홀에서 의‘올파’를서슴없이받아들이고티 샷을실수하곤스스로멀리건을자 청하는가하면, 캐디에게“트리플보 기이상은적지말라”고당부하고, 심 지어OB 난볼을OB가아니라고우 기고러프에서의타수를줄여서신고 하면서까지신기록달성에연연해할 정도다. 베스트스코어는 ‘만드는것이아니 라만들어지는것’이다. 신기록을반 드시달성하겠다는욕망없이겸허한 자세로골프에열중했을때그결과 로서남는것일뿐이다. 미국의전설적인프로골퍼진사라 젠은스코어에집착하는사람을이렇 게꼬집었다. “많은골프초심자들은골프스윙 의기본을이해하기도전에먼저스코 어부터생각한다.이는걸음마를배우 기도전에뛰어가려고하는것과같이 어리석은것이다.” ‘톰소여의모험’을쓴미국의소설 가마크트웨인은스코어와전혀관 계없이골프를즐긴사람으로유명하 다. 나이40이넘어서야골프채를잡 은그는플레이중스코어를전혀염 두에두지않았을뿐만아니라스코어 자체를기입하지도않았다. 스코어를 기록하지않는이유를묻는사람들에 게그는이렇게말하곤했다. “이렇게아름답고쾌적한곳에와서 나자신을잊어버릴정도로기막힌게 임을하고있는데왜유쾌하지않은 숫자를 떠올려야 하는지모르겠다. 스코어카드는골프의적일수밖에없 다. 스코어를잊어버리고플레이한다 면골프라는게임이보다즐거워질것 이다.” 그는골프에서가장어려운일은좋 은스코어를내는것이아니라동반 자의비겁한플레이라고비난했다. “골프에서가장힘들고견디기어려 운것은드라이브샷도퍼팅도아니 다. 동반자의비겁하고성의없는플 레이를보는것, 그런동반자를보지 않으려고노력하는것, 그리고동반 자의저급한플레이에감염되지않기 위해애쓰는일,이것이가장어려운일 이다.” 수도승이수행을위해눈속을헤치 며가지만발자취를남기려고눈속 을헤매는것은아니다. 수도승에게 눈위에찍힌발자취는관심의대상이 아니다. 사자가사막을달리지만그것은발 자취를남기려는것이아니라먹이를 찾거나 짝을얻기위함이다. 사자는 발자취를염두에두지않는다. 그러나집착만하지않는다면신기 록의꿈은보다나은골프세계로나 가기위한훌륭한채찍질이된다.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는항해로인식된다. * 본 칼 럼은 칼 럼니스트 개 인의의견으로주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 밝힙 니다. * 골프한국은자신의 글 을연 재 하고알릴기 회 를 제 공 합 니다. 레 슨 프로,골프 업 계 종 사자,골프애 호 가 등 골프 칼 럼니스트로 활 동하고 싶 으신 분 은이 메 일 (news@golfhankook . com) 을통해신청가 능합 니다. 유 토 이미지. 스 코어 에대한집 착 2 0 2 3년 1 0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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