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2월 8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삶과 생각 기고문 종우(宗愚) 이한기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협회원) 동부에서 살아보니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 LA에서만 40년 넘게 살다 이 곳뉴저지브리지워터로옮겨와 어느새 두 계절을 훌쩍 보내고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 이사 직전자동차도난사고를당한데 이어 아내가 팔 다리를 다치는 낙상사고마저 있었고 도착해서 는소소한행정사무들의처리가 늦어져다소피곤하고실망감이 들기도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추수감사 절을 뜻 깊게 보냈다, 지금부터 403년 전 갖은 고난 끝에 미국 동부에상륙한청교도들의결단 과 감사를 기억하며 감히 그와 는비교할수도없는여정이었지 만‘김씨네민족대이동’을완수 하고 먼저 와있던 아들, 딸네와 함께 동부에서 첫 번째 추수감 사절을보낼수있었다. 요즘 곳곳에서‘변화와 혁신’ 이 화두가 되고 있다. 내게 있어 서도동부로의이주는인생의후 반기에 적지 않은 변화를 택한 셈이다,돌아보면때로는타의에 의한것도없지않았으나그것마 저도애써긍정적인변화로받아 들이면서이나이되도록끊임없 이새로운것, 새로운세상을꿈 꾸며살아왔다. 70년가깝게장수하는조류로 알려진 독수리는 40세 쯤 되면 중요한 결심을 하게 된다고 한 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거 나아니면그동안써먹던부리를 스스로바위에문질러부러뜨려 새 부리가 돋아나게 한 다음 새 발톱과 새 깃털도 만들어 다시 용맹스럽게 30여 년을 더 사느 냐의결단이란다. 혁신은그정도는되어야한다. 내가 시도한 변화는 비록 작은 것이었지만깨끗한자연과초록 의 세상에 들어온 것은 무엇보 다큰행복을느끼게해준다. 겨 울이오기전나는많은시간을 딸네텃밭에올라가시간을보냈 다. 흙을 일구며 고랑을 만들고 물을 뿌리고 잡초를 뽑고 수확 을하고…. 텃밭에가득한초록,그텃밭을 오르내리며 산기슭에서 만나는 초록- 녹색지수는문명의척도 라고 했던가, 초록은 평화이고 안식이다. 지금은 그 초록이 노 랗고빨간색깔로바뀌거나땅으 로내려와휴식을취하고있는데 내년 봄에 만날 초록을 기다리 며마늘과양파외에아네모네와 작약,튤립등도심었다. 나는 본시 더위보다는 겨울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올 겨울이 얼마나 추울 것인지, 기후 온난 화로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인지 알수없으나캘리포니아에서그 날이 그날 같은 건조하고 지루 한 날씨 속에서 살아온 터라 적 당히 춥고 눈도 오고 비도 오는 변화무쌍한날씨가결코나쁘지 않을것같아보인다. 가까이서 가족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좋은 반면 주변에 한인 이많지않은단점은있다. 그러 나달리생각하면한인밀집지역 에서 살며 게을리 했던 타 인종 에 대한 친화성, 개방성을 넓혀 갈수있다는것그리고주류사 회 복판에서 내 민족의 아픔을 고민해볼수있다는것도새로운 도전이라생각든다. 남은세월고향을떠나또다른 고향을 만들며 살아가는 동안 나는톨스토이의단편‘세가지 질문’에대답해나갈것이다. 내 생애에가장중요한시간은언제 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 이고가장중요한일은무엇인지 를…. 그 사이 LA의 친구 정찬열 시 인이‘이별은없다’며시한편을 지어왔다.‘…이별은 가슴 속에 숨어있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기억해야하는 건, 잊지 않 으면이별은없다는것’그마음 도오래오래간직하고싶다. 인류의 역사를 전쟁(戰爭)의 역 사라하는이들도있다. 전쟁은 정치(政治)가 존재하는 한사라지지않을것이다. “전쟁은 단순히 정치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정치적 수단 이고 정치적 접촉의 연속이며 정 치적 접촉을 다른 수단으로 실행 하는 것이다”(OnWar/ Clause- witz) 나라와나라사이의전쟁은원하 지않아도어쩔수없이해야하는 경우가많다. 73년 전 우리나라도 북한이 먼 저 도발(挑發)을 해와 전쟁을 할 수밖에없었다. 지금도Ukrane은전쟁을원하지 않았지만 Russia의 침공에 저항 하여전쟁을하고있으며 Israel과 HAMAS와의전쟁도우리는지켜 보고있다. 전쟁은한나라에있어서중대사 (重大事)로서 민족의 생사(生死) 가걸려있을뿐만아니라, 나라가 존속(存續)하느냐 멸망하느냐 하 는 점까지 문제시되는 것이다. 따 라서신중(愼重)하게살피고또살 펴야한다.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한나 라가보유한모든자산(資産)과천 문(天文), 인문(人文), 지문(地文) 에관한지식이총동원된다. 한 나라와 한 민족이 멸망하지 않고 존속하기 위해 반인륜적(反 人倫的)인 행위를 제외하고 인간 이할수있는모든수단과방법을 사용한다. 그러기에 전쟁은 너무 나 힘들고 어려우며 참혹(慘酷)하 고 잔인(殘忍)하다. 적(敵)을 죽이 지않으면내가죽임을당하기때 문이다. 전시(戰時)는 평시(平時)의 윤리, 도덕과 규범(規範)을 초월(超越) 하는 초비상사태(超非常事態)이 기에 전시의 행위를 평시의 관점 과기준으로비교, 분석,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독일의군인이자군사사상가Carl von Clausewitz는“탁상(卓上)에 서 수립한 작전계획을 실제 전장 (戰場)에서시행할때시시각각(時 時刻刻) 마찰(摩擦, Friction)이일 어난다”고주장하였다. 전혀예상치못한마찰을지혜롭 게 대처하느냐도 전쟁의 승부(勝 負)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하나다.곧이마찰때문에전쟁 을 하는이들을 너무 힘들게 하고 어렵게한다. 전쟁에서가장귀한것은무엇일 까? 2,500여년전고대중국춘추시 대(春秋時代) 오(吳)나라의 병법 가(兵法家) 손무(孫武)는 그의 병 서(兵書)인‘손자병법’에서 병귀 승(兵貴勝), 즉전쟁에서승리보다 귀한것은없다라고하였다. 민족의 생사(生死)와 나라의 존 망(存亡)이달린전쟁에있어서는 과정보다 결과를 매우 귀히 여긴 다. 일단 전쟁을하면승리하여야 한다.“전쟁을 오래 끄는 것은 귀 하지 않다(不貴久)”라고 하면서 속전속결(速戰速決)을 강조하였 다. 또한손무는그의병서에서병자 궤도야(兵者詭道也) 즉 전쟁은적 (敵)을속이는것이라며어느쪽이 상대를 잘 속이느냐가 전쟁의 승 부를결정한다고강조하였다. ‘우직지계’(迂直之計)’는 전략 적인 기동(機動, Maneuver)으로 적을 속이는 일종의 속임수라 할 수있겠다.주지(周知)하는바전략 (戰略, Strategy)은‘목표를 달성 하기 위한 실행계획’이며 전술(戰 術, Tactic)은‘목표를달성하기까 지의개별적인단계와행동’을말 한다. 전략이‘무엇을할것인가’의영 역(領域)이라면 전술은 전략의 그 무엇을‘어떻게할것인가’의영역 이다. 전술적 승리가 전략적으로 패배 (敗北)일수도있으며전술적패배 가 전략적 승리일 수도 있는 경우 가흔히있다. 육군의연대급제대, 해군의구축함, 공군의전투기등 이 전술자산이라면 군단급 제대, 항공모함, 폭격기는 전략자산이 라할수있겠다. 전쟁시적과마주하고있는전선 (前線, Frontline)을조정하기위해 다른부대들에비해너무앞서진 출해있는부대의노출(露出)된양 측방(兩側方)의 취약성(脆弱性) 을제거하려고후퇴시키는후퇴작 전도전략적인군사행위다. 전선은 공격방향에 대하여 직각 을 이루는 직선(直線)일 때 모든 공격부대의 양측방의 안전을 보 장할수있기때문이다. 손무는 그의 병서에서“적의 방 비(防備)가 허술한 곳으로 공격하 고적이예상치못한곳으로나아 가야 한다(攻其無備 出其不意)” 라고하며앞서언급한전략적기 동으로“적의방어가 강한곳으로 이르는‘빠르고곧은길보다는방 비가 허술한 곳으로 늦지만 돌아 가는 길”(우직지계)이 승리를 가 져올수있다고하였다. 영국의군인,군사이론가인Lid- dell Hart 경(卿)이주장한‘간접접 근전략(間接接近戰略, Indirect Approach Strategy)도‘우직지 계’와상통(相通)한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신라와 당 나라의 연합군과 백제군과의 전 투, 제2차세계대전 초기 독일 의 Hitler가 독일의 군사전략가 Schlieffen 장군이 구상(構想) 하여 수립한 프랑스 침공 계획인 Schlieffen Plan을실행에옮겼는 바프랑스가난공불락(難攻不落) 이라며 자랑하던 Maginot Line 을빠르고곧은길인정면으로공 격하지 않고 늦지만 멀리 돌아가 는 길인 네델란드와 벨기에를 통 과하여 Maginot Line의 후방을 공격하여 무력화(無力化)시킨 작 전, 일본제국의하와이진주만기 습작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Eisenhower원수(元帥)의프랑스 Normandy 상륙작전(Operation Neptune), 6.25사변 때 UN군 총 사령관 MacArthur 원수의 인천 상륙작전(Operation Chromite), 제4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의 골란고원작전과수에즈운하도하 작전등에서‘우직지계’와‘간접 접근전략’을 사용하여 승리하였 다. 인류의 역사상 수많은 전쟁에서 큰승리릍거둔명장(名將)으로후 세에이름을남긴전략가(戰略家) 들은수천년전한병법가가주장 한‘우직지계’를사용하였다. 우리삶의여정(旅程)에서도‘우 직지계’를적용해야할경우가있 으리라는생각을해본다. *迂其途(우기도) (짐짓멀리돌아서) 而誘之以利(이유지이리) (적을속여유리하게하고) 後人發(후인발) (적보다뒤에출발해서) 先人至(선인지) (적보다먼저당도하는것) 此知迂直之計者也(차지우직지 계자야) (그것이돌아가는길을지 름길로만드는계책을아는 자이 다) <孫子(손자)>-軍爭(군쟁)- *‘손무’의 사상은‘부전승(不戰勝)’ 이다.“전쟁하지않고상대의 군대를굴 복(屈服)시키는 것이 선(善)의 선(善)이 다” ‘不戰而屈人之兵善之善者也’ (부전이굴인지병 선지선자야) *제4차중동전쟁 (1973.10.6.~1973.10.25.) 이스라엘과 이집트/시리아와의 전쟁 으로 Yom Kippur전쟁, Ramadan전쟁, 10월전쟁이라고도한다. *OnWar:전쟁론(戰爭論) *HAMAS : Palestina의 Sunni파 Islam 주의 및 민족 주의 정당이자 준군사조 직.(“Islam저항운동”의뜻) 시간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 는사회로시간의효율성을극대 화하기 위해 분초(分秒)를 다투 며산다는의미를담고있다. 책‘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매 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김 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4년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했다. 분초사회에서는 시간 의가성비,즉‘시성비’를중요하 게 생각하기에 2시간짜리 영화 를 20분에즐기는‘요약콘텐츠 ’나간주없이바로곡의하이라 이트로돌입하는음악등이인기 를끄는모습이다.영상을N배속 으로 보거나 줄서기 앱 등을 활 용해시간낭비를줄이는행동도 대세로자리잡았다. 시성비를따지는현상은세계적 으로 관찰되는데 일본에서는‘ 타이파(타임퍼포먼스)’라는 신 조어가탄생했고중국에서는게 으른사람을위한경제라는뜻의 ‘란란경제’라는단어가쓰인다.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 신조어사전 - 분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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