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C4 골프 호의,적의,무관심. 라운드할때이세가지감정의조합 이지배한다고보면틀리지않을것이 다. 앎의정도, 가까움의정도, 개인별 심성에따라다양한조합이가능하겠 지만대충이세가지감정중하나에 지배당하기마련이다. 라운드의우열은기량이결정할것 같지만결과는기량이전부가아님을 자주경험한다. 누군가와의대결에서 ‘반드시이기겠다’ ‘전번의패배를복 수하겠다’며마음의칼을갈고나간 라운드의기억을되살려보자. 십중팔 구실패한라운드였을것이다. 개인레슨을받고연습도많이했지 만반드시이겨야겠다는마음이근육 의경직과정신적긴장을초래해평소 기량을제대로발휘하지못하기때문 이다. 자연스럽게편한마음으로자신의 리듬대로라운드하면평소실력을발 휘할수있을텐데샷마다홀마다경 쟁자와 비교하며그 결과에마음이 요동치는바람에스스로리듬을잃고 마는것이다. 대결구도는내마음에 적의를일으켜스스로를화염에휩싸 이게한다. 간혹냉철하게자신의플레이에만 집중하는동반자를만난다. 클럽하 우스에서만나인사를나누었지만라 운드내내별로말을섞지않고자신 의샷에만열중한다. 자신이세운목 표스코어에근접하거나새로운기록 을달성하는데만신경을쏟는다. 동 반자가어떻게되든 상관하지않고 방관자적인시선으로 바라만 본다. 동반자가멋진샷을날렸든, 불운으 로위기에빠졌든강건너불구경하듯 한다. 물론스코어는좋다. 그러나동 반자로부터박수를받지못한다. 40여년가까운구력에기억에남는 골프고수들의공통점은친화력이좋 고동반자들을배려하는호의를가 진사람들이었다는것이다.범상치않 은기량을지녔음에도그것을과시하 거나티내지않고동반자들과어울릴 줄안다. 누군가 멋진샷을 날리면환호와 박수갈채를보내는데한번에그치지 않고반추하며칭찬해준다.동반자가 위기에빠지면자기일처럼달려가함 께의견을나누며현명한조언을해준 다. 동반자의공이숲으로가면함께 찾아준다. 누군가싱글이나생애최 저타를낼것같으면당사자가스코 어를의식하지않게분위기를만들어 준다.이를테면당사자모르게나머지 동반자와캐디에게스코어얘기를꺼 내지말것을부탁하고스코어카드 도보지못하도록뒤집어놓게하는 묘수도쓴다. 그런데이상한것은이런골퍼들이 덩달아자신의스코어도좋아진다는 점이다.좋은분위기를만들며동반자 를열심히챙기면서도좋은스코어를 낸다는것은적의나무관심이아닌호 의가만들어주는선물이아닐까.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는항해로인식된다. * 본칼럼은칼럼 니 스 트 개인의의견으로주간한 국 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 밝힙니 다. * 골프한 국 은자신의글을연 재 하고 알 릴기 회 를제공합 니 다. 레슨프로,골프 업계종 사자,골프애호가 등 골프칼럼 니 스 트 로 활 동하고 싶 으신분은이 메 일 (news@golfhankook . com) 을통해신 청 가능합 니 다. 유토 이 미 지. ‘호 의 ·적 의 · 무관 심’ 이 라운드 에 미치 는 영향 36 2 0 2 3년 11 월 1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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