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D3 종합 경복궁 ‘낙서테러’ 10대 장난이었다 ‘그라피티 ( graffiti ) ’는미국에서생 겨난거리문화다. 래커같은유성도료 를스프레이로분사해건물에그림, 글 자 등 흔적을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기성권위에도전하고 저항하는 측면 이있어예술의한분야로보는쪽도있 지만, 주인이허락하지않은작업은 사 유재산을침해하는,엄연한 범죄다. 하 물며모든 구성원이지키고 가꿔야 할 문화재가 캔버스가 됐다면 ‘반달리즘 ( vandalism·고의적훼손행위 ) ’ 그이 상도이하도아니다. 경복궁이현대판 반달리즘의도구, 스프레이의표적이됐다. 범죄의경중 을 떠나 의도를 종잡을 수 없는 낙서 문구만 봐도 범인들의입장을 두둔하 기어렵다.이들은대체왜문화재를희 생양삼는걸까. 16일새벽서울경복궁영추문 부근 담벼락에서낙서가 발견됐다. 범인은 ‘영화 공짜’,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TV’ 등의문구를 반복 적으로 남겼다. 문화재청의긴급 복구 가시작된이튿날오후에도특정가수 와앨범이름을적은 낙서가 담벼락에 새겨졌다. 모방범행을 한 20대용의자 남성은18일경찰에자수했다. 경복궁의상징성이워낙커서그렇지, 사실문화재‘낙서테러’는생각보다자 주일어난다. 2007년이후 문화재청에 보고된낙서훼손은 8건. △서울 삼전 도비 ( 2007 ) △울산천전리각석 ( 2011 ) △합천해인사 ( 2014 ) △서울한양도성 ( 2014 ) △충남 아산 당간지주 ( 2017 ) △울산 언양읍성 ( 2017 ) △부산 금정 산성 ( 2018 ) 에서낙서로인한오염이확 인됐다. 낙서는아니지만 국내최악의 반달리즘 범죄로 꼽히는 2008년숭례 문전소사건도있다. 동기는다양했다.붉은색페인트로송 파구삼전도비에‘철거370’이라고적은 30대남성은“치욕의역사를제대로청 산하기위해서”라는이유를댔다.삼전 도비는병자호란때청나라태종이조선 인조의항복을받고이를과시하려남긴 비석이다.해인사전각벽면13곳에기도 문을적은40대여성은“악 ( 惡 ) 으로부 터 보호하고 싶 어서그 랬 다”며종 교 적사 유를들 었 다. 또 숭례문에불을지 른 60 대남성은 토 지보상판 결 불만이원인이 었 다. 서울한양도성은 별 다 른 이유없 이래커의성지로전락했다.2014년이곳 에선페인트 칠 과스프레이낙서흔적이 11 9개 나발견됐다. 이 처럼딱 하나로 규 정할 수없지만, 굳 이여러범행 배 경을아 우르 는 흐 름 을 찾 자면화 풀 이나 스트레스를 해소 하기위한,‘공공 ( 公共 ) 을 향 한불만’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 다. 여기에문화 재는주 목 도가 높 아범행 효 과를 극 대 화하기에도제 격 이다. 김 상 균백 석대경 찰 학 부 교 수는 “사적복수나 보복을 넘 어불 황 , 사 회 , 정부와 같은 큰 대상 을상대로부정적 감 정을간 접 표 출 한 것 ”이라며“어 떤 사 회 든불만과 좌절 을 경 험 한사 람 은있는만 큼 공 감 대를자 극 해모방 우 려도 큰 유 형 의범죄로 볼 수있다”고 진단 했다. 범죄도구인스프레이의특성도주 목 할 필요 가있다.사용이간 편 한스프레 이는 신속 한범죄가가 능 한 데 반해,문 화재에 씻 을수없는 얼룩 을남긴다.경 찰 관계 자는 “래커 칠 은 검 거나 수사기 관 의추적을피해치고 빠 지기 식 범죄를 하기에 안 성 맞춤 ”이라고지적했다. 결 국 반달리즘 범죄를 예방하려면 사 회 구성원들이 눈 을 부 릅뜨 고 감 시 하는 것 이최선이다.이 강 근서울시 립 대 건 축학 과 교 수는“당장은 CC TV 설 치 확대가 모방범죄를 방지하는 대 안 이 될 수있지만,인 력 보 강 이병행 되 지않 으면 문화재 관 리사각지대는여전할 것 ”이라고말했다. 한 편 경복궁 담벼락에스프레이‘낙 서테러’를한 10대용의자가경찰에 붙 잡 혔 다.이10대는 ‘ 돈 을 주 겠 다’는지 인의제 안 을 받고 문화재훼손행위를 한 것 으로나 타났 다. 1 9 일서울종로경찰서는스프레이로 ‘영화공짜’등의문구와불법영상공유 사이트주소를남긴 임 모 ( 17 ) 군 을경기 수원시에서 검 거했다.경찰은 폐쇄회 로 ( CC ) TV 영상 분석을 거 쳐 이사건용 의자를남 녀 2 명 으로특정했는 데 , 임군 외 여성은 A 양인 것 으로전해졌다. 이 번 사건은10대의치기어 린 장난에 서비 롯 된 것 으로보인다. 임군 은“불법 영상공유사이트낙서를 쓰 면 돈 을주 겠 다”는지인의제 안 을받은후 A 양과 실행에 옮 긴 것 으로 알 려졌다. 경찰조사 결 과,두사 람 은경기수원 시주거지인근에서 택 시를 잡아 타 고 16일오전1시 쯤 경복궁인근에서내 렸 다.이후국 립 고궁 박 물 관 방 향 서쪽담 벼락에 붉은색과 푸른 색 스프레이로 끊이지않는 ‘반달리즘’범죄 삼전도비^해인사등문화재훼손 신념·종교·장난·광고등동기다양 모방범죄우려커촘촘한감시필요 최초낙서17세남성수원서검거 “낙서하면돈준다”지인제안받고 또다른 10대여성과함께범행 문화재청관계자들이19일서울종로구경복궁영추문에서스프레이낙서로훼손된담벼락복구작 업을하고있다. 연합뉴스 2007년2월3일서울송파구에위치한삼전도비의전면과후면이붉은스프레이로쓰인 ‘철거’ 문구 로훼손돼있다(왼쪽사진).2014년서울종로구에위치한한양도성의한성돌에래커로칠한낙서가 남아있다. 송파구청·서울시청제공 프란치스 코교황 이동성커 플 에대 한사제의 축 복을허용했다.기 독교 대 한 감 리 회 가성소수자에 게축 복을했 다는 이유로 이동 환 목 사에대해 출 교 조치를내 린 상 황 에서천주 교 가 진 전된한발을내 디뎠 다는 평 가가나 온 다. 하지만 신 자들의동 요 에대한 우 려도여전하다.서울대 교 구는내부 논 의 끝 에“ 혼 인은남 녀 간 온 전한 결 합 이라는 교회 의 교 리가 변 한 것 은아니 다”라는입장을내 놨 다. 교황 청 신앙교 리부는 1 8일 ( 현 지시간 ) ‘간청하는 믿음 ( F id uc ia s upp li c ans ) ’이라는제 목 의 교 리선언 문 ( Dec larati o n ) 을내 놨 다. 교황 청내 부 논 의를거 쳐 프란치스 코교황 이공 식 승 인한문서다.선언문은 크게네단 락 으로이 뤄 졌다. 신앙교 리부는 첫단 락 에서동성 결혼 을 교 리상인정하는 것 이아니라고분 명 히 밝힌뒤 두 번째단 락에서‘ 축 복’의 개념 을확대했다.이는 2021년 교황 청의‘동성간 결혼축 복의 문에대한 답변 ’을의 식 한조 처 라는해 석이다.당시 교황 청은여러곳에서동 성커 플축 복문제를제기하자이 답변 서를 통 해동성커 플축 복에 관 한한 교 회 가“권한이없다”는의견을내 놨 다. 사실상 축 복을 막 은 것 이다. 그 런데 이 번 선언문에선 축 복을 더 폭넓게 해석했다. 답변 서때의 축 복이 공 식 전례상 축 복을의미하는 것 이라 면,선언문에선 축 복에는비공 식 적 축 복도있으며 교회 의정 규 의 식 이나미 사, 혼 인성사 같은 게 아니라면 축 복 이가 능 하다고 결 정한 것 이다. 교회 가 동성커 플 에 게 공 식 적으로 축 복을내 려서는 안 되 지만, 찾 아와서 축 복을 청하는사 람 까지 굳 이내치지는말라 는 의미다. 그러면서 축 복을 좁게 해 석하고 금지하는 것 을일러“복 음 화 하는 대 신 다 른 사 람 을 분석하고 분 류 하는자기도 취 적이고권위주의적인 엘 리트주의”라고 강 하 게 비판해 뒀 다. 이때문에이 번 선언문을두고 절 충 점 을 찾 기위한프란치스 코교황 의 절 묘 한 한 수라는 평 가가나 온 다. 프란 치스 코 교황 은 2013년 즉 위이후 성 소수자 문제에 개 방적인 태도를 취 해 왔 다. 기 회 가있을 때 마 다 “동성 애 가 죄는아니다”, “ 관 용 부 족 이 더 문 제다”같은발언을해 왔 다.이때문에 교계 보수파의반발이거 세 지는한 편 , 유 럽교 구를중 심 으로성소수자문제 에대한전 향 적인 움직임 도 계속 됐다. 교계 에선지난해 독 일주 교회 의가 결 정적영 향 을 끼쳤 다고 봤 다.예수 회박 상 훈신 부는“ 독 일주 교회 의가동성커 플 에대한 축 복을전례에서도허용하고 구체적사항은각사제의판 단 에 맡 기는 결 정을내리면서전체 교회 내에서이문 제에대한이견이 더욱 커졌 던 상 황 ”이라 고전하면서“이 번교황 청 결 정은천주 교회 전체 차 원에서 균형 을잡으면서한 발을 더 내 디딘것 ”이라고말했다. 하지만 파장을 우 려하는 목 소리도 여전하다.염수정추기경이있는서울 대 교 구는 당장 ‘전례상 축 복은 안 된 다’는 점 ,‘기 존교 리는여전하다’는 점 을 강 조했다. 서울대 교 구는 “가 톨릭 교회 의가 르 침 ( 교 리 ) 과 사 목 적 배 려 ( 신앙 적유 익 ) ,2가지양 립 을고 민 하고 반영해서사 목활 동을 펼칠것 ”이라는 입장을내 놨 다.동성커 플 에대한비공 식 적 축 복은 교 리가아 닌 사 목활 동의 영역이라는 것 이다. 주 교회 의의 민 범 식신 부역시“이 번 선언문을 보면동 성커 플 이‘원할때’, 신앙 에대한 열망 을보는 ‘사 목 적 식별 ’을 통 해‘적 절 한 방 식 ’을 통 해 축 복을 내리도 록 하고 있다”며“모든동성커 플 에대한 무 조 건적인 축 복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 었 다. 조태성선임기자 교황‘동성커플사제축복’허용$서울대교구“혼인은남녀결합교리는불변” 17일프란치스코 교황이바티칸에서미사를 집전하고있다. 바티칸=로이터연합뉴스 보수파반발속교황의절묘한한수 ‘동성혼금지’교리는유지하면서도 축복개념확대$사제권한에맡겨 정규의식아니면축복 가능해져 개신교에비해‘진전된한발’평가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공유 사이트주소를반복적으로새겼다. 길 이는 44m에달했다.이들은 서울경찰 청동문 외 벽에동일한낙서를남긴 혐 의도받는다. 낙서에등장한 불법공유 사이트 운 영자는 범행과 무관 하다는 입장이며, 해당 사이트는 18일 폐쇄 됐 다. 이유진·오세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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