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3년 12월 22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종우(宗愚) 이한기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협 회원·애틀랜타문학회회원) 트럼프가 수정헌법 14조에 의거해 자격이 없다고? 망할놈의 연방 헌법! 우리는 수정헌법 2조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연방 헌법에 규정돼 있다! 시사만평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내 마음의시 동지팥죽 저물어가는2023년! 그끝자락을서성이는향수(鄕愁) 일흔일곱번째맞이하는 밤허리가장긴동짓날 어릴적해마다한차례 엄마가쑤어준동지팥죽 나이를한살더하고 악귀(惡鬼)를물리치던 붉은마법사(魔法師) 팥죽먹고빨리어른되려고 손꼽아동짓날을기다렸었다 나이한살더먹는게 그땐그렇게도좋았던지 … 간간하고고소한팥죽누룽지 정겨운고향(故鄕)의맛! 머~언고향의피붙이들 상(床)차려놓고둘러앉아 동지(冬至)팥죽먹으며 긴긴이밤을새우려나 내이야기하면서! 떨어지는 잎들을 보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서, 뛰 어난 불교학자 한 분이 병으로 돌 아가셨다. 넓고 깊게 아시고 성품 이 소박하여 그 분의 강의를 자주 들었다. 며칠 뒤에는 총무원장을 지낸 스님이 스스로 생을 마치셨 다. 안타까운죽음이다. 우리의삶 은 사계절과 같다. 새싹이 자라서 가을이면 낙엽이 되어 떨어져 죽 음이라는 겨울을 맞이한다. 그리 고또다른봄을기다린다.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가을이 오면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바람 에 낙엽이 지는 것을 보면 세상이 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 나간삶은꿈과같다. 그러나모든 것이 바람과 같이 빠르게 스쳐가 는무상을느낄때, 우리마음에는 생명과 사랑과 진리에 대한 생각 이더새로워진다. 옛 스님들께서는 수행을 하려면 무상을 깊게 느껴야 한다고 하셨 다. 무상을느낄때우리는자기중 심성(ego)에 눈이 가려 보지 못했 던사실을보기시작한다. 자기생 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시작할때객관적사실 을보려는노력이시작된다. 그때부터자기삶을살기시작한 다고할수있다. 몸에갇혀있는자 기중심의 무의식적 반응의 삶은 스스로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상 을보는자기의삶이되어간다. 그 리고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보는 마음-‘변함없는 나’가 있 다는것을이해하기시작한다. ‘바람 속의 먼지(Dust in the Wind)’라는 노래를 들으면서‘무 상’을 참 잘 말하고 있다는 생각 이 들었다.“순간은 지나간다. 나 의 모든 꿈은 눈앞에서 호기심으 로지나간다. 우리는바람속의먼 지이다. 집착하지마라. 땅과하늘 그밖에영원한것은없다. 모든것 은바람속의먼지이다.” 이몸과세상의모든것들은바람 속의 먼지와 같이 스쳐 지나간다. 모든 것은 인연이 만나면 생기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 미세한 입자들이 인연 따라 모여 몸이 태 어나고 늙어 죽는다. 그 먼지들이 몸이되고살아가게하는바람(힘) 을 불교에서는 업(karma)이라 한 다. 이 세상은‘바람 속의 먼지’이 다. ‘모든현상에집착하지마라.집착 은괴로움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변하는 것 에 집착하여 그것의 노예가 되면 그 삶은 괴로움의 바다가 된다. 땅 과하늘같은영원한것을생각해야 한다. 영원한 것은 모든 것을 탄생시키 고 기르는 하늘과 땅과 같은 생명 의 근원이다. 우리에게 그것은 모 든 것을‘보는 마음’이다. 허공처 럼 모습이 없지만 나와 세상을 지 각하는 마음의 근원이다. 모든 것 은 거기에서 나온다. 그것이 영원 한‘나’다. 그것을 삶의‘중심’으 로 삼으면 생명과 사랑과 지혜와 평화가우리의삶에나타난다고한 다. 가을바람에 낙엽이 떨어질 때 무상을 느끼듯이, 인생의 가을이 오면우리는죽음을생각한다. 무 상은죽음이다. 무상은끝없는변 화의 흐름이다. 찰라 찰라의 죽 음, 하루하루의 죽음, 한 해 한 해 의 죽음, 나의 한 생의 죽음을 생 각할때에나의마음은과거의짐 에서가벼워진다. 미래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에서 초연해진다. 그리고 삶의 기쁨과 신비와 진실이 나타난다. 나의 몸 과 세상을‘바람 속의 먼지’로 노 래할 때에 삶의 무거운 짐이 가벼 워지고, 인생을 더 참되게 사랑하 게되고, 인생의진실한가치를볼 수있게된다. 떨어지는 잎들을 보며, 죽음에 대해서 이해하고 준비하는 삶을 생각한다. 삶과 생각 원공스님 한마음선원뉴욕지원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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