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월 6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전문가 에세이 시사만평 올해 미국을 뒤흔들 지진들 새해가밝았다. 송구영신으로가 속이 붙었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 숨을고르게된다. 새해가열리면 왠지 야무진 결단을 해야할 것 같 은 조급증이 조바심을 부추긴다. 새해 정초를 기점으로 다시 다듬 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새해를맞아들이기로했다. 지난 해를 그다지 지혜롭거나 살 갑지 못하게 보낸 터라 뉘우침과 후회와 각성이 몰려든다. 경황 없 이다급한듯한해를보낸탓에결 산서는 당연지사 미흡이다. 겸연 쩍고 무색한 고백의 참회만 깊어 진다. 자성과 고해를 올려드리는 일은 인성 회복 과정에서 바람직 한길이될수있거니와창조주사 랑의 근원인 인간 존엄을 필히 얻 어낼수있는길이라서 살아온부 끄러움까지새삼소중해진다.급진 적으로 발전하는 현대 과학이 빚 어낸치열한경쟁과상생구도에서 파생된문제점들을돌파해내야하 는 난제도 여전히 새해로 넘겨졌 다. 새해새날들을새마음으로공손 하게 맞아들이려 한다. 새로움은 기다리는사람에게만찾아온다했 기에 작심이라는 새 옷으로 단장 하고새해새로움을기다리기로했 다. ‘새술은새부대에’라는말처럼. 입성도먹거리도세상을휘돌다해 가 저물면 찾아드는 안식처도 생 의 보루로 존재하는 이 모든 것도 새롭듯기다리는사람에게찾아든 다. 굳이 낡아져서라기 보다 어쩌 다새것이눈에들어오고, 귀에들 어오면서 새 것을 꿈꾸며 기회를 기다리게되지만새해는그런개념 이아니다. 광활한우주의무한궤 도를 선회하는 지구 별이 가져다 주는 순환의 한 획이요 단위라 할 수 있겠다. 계절이 들어서는 것도, 떠나는 시기도 모두 제 마음 같지 만삼라만상흐름을인정하고세상 흐름어느것에도집착하지않으며 균형 잡힌 처세에 집중하기로 했 다. 고난의 길로 들어서게 되더라 도 고난의 터널을 벗어날 때가 있 다. 고난을비켜섰다싶으면또다 른 비좁은 길로 들어서기도 하는 것이인생길이다. 세상만사예외는없음이다. 심지 어는 사람 마음 조차도 구비구비 여울목을 만나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급류를 만나게 되는 것도 인 지상정인 것을. 해서 띌듯이 기뻐 할일도, 다시없을슬픔을당한사 람처럼 슬퍼할 것도 아닌 것이 인 생살이였음을 절감하며 우선적으 로 마음의 안정과 평안과 친숙해 지기로 했다. 새해를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유연성과 균형 감각의 균 일 성을 한결 같이 지속적으로 지 탱해가며 새로움으로 새 해를 열 어 가기로 했다. 새로움은 갈구하 고기다리는사람에게만찾아오는 것이라서.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문제로 세 상은 여전히 혼란스러운데 세월 은 천연덕스럽게 흐르고 있다. 변 이 바이러스 독감까지 일상을 위 협하고있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 새해, 아침해는새로운한해가,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 려주면서새롭게부여받은한해를 어떻게채워갈것인가에날카롭게 정곡을 찌르듯 들이댄다. 어떤 부 피로 얼마 만큼의 무게로 어느 정 도의 높이로 이루어야 가장 적합 하고타당한이룸이될지도알려주 지도않은채. 갑진년한해도기획 되고 예측 가능한 여정은 아닐 것 이다. 이름모를항구를향해떠나는항 해 길의 항로를 부디 잘 열어가야 할 것이다. 비바람에 휩쓸리고 절 망과두려움에내던져져도기항지 에이르기전에는닻을내릴수없 기에 부족함을 알고 감내하다 보 면 기항할 항구 마다 빛나는 소망 을준비한모습으로기다리고있을 것이다. 고군분투로 이민 1세들이 그 어 려운이방인의길을고진감래로감 당해냈기에이제우리한인2, 3세 자녀들이미주류사회각계각층에 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갑진년 새해 앞에 당당히 버티고 서서 지 난 해에 겪었던 좌절과 실망으로 얼룩진아쉬움을덜어내고더많은 감사의조건을찾아내며힘차게솟 는 새해 햇살의 아름다움에 힘을 실어보자. 깨끗하고 빈 마음으로 다시소망과용기를가지고일어서 보자. 예측 못했던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꾸역꾸역이민자의삶을일 구어내고야만한민족의인내심으 로 재 무장하여 끝내 목적의 실현 을이루어낼것으로믿음한다. 창조주께 올려드리는 고해가 애 틋하게고여있다.새해에는더는실 망시키지않는날들로세워가며세 월을 마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 닌 창조주의 영원의 시간 속으로 들어설 수 있는 기도를 쉬지 않으 려 한다. 창조주의 시선이 머무는 범주안에서구태의연에서벗어나 고정된것에집착하지않으며자유 로움의카테고리안에서늘새롭게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먼저 새로워지면가정도세상도새로워 질 것이다. 세상의 비롯은 나로부 터시작되는것이기에내가새로움 으로바뀌지않으면주변도세상도 결코바뀔수없는법. 오늘이내일 을만들어간다했기에갑진년에는 서로에게새로움을전이하는메신 저로살아가는새해가되어지기를 바램해본다. 새해새날들을새마 음으로새롭게세워보려는의지를 소중히여기며. 새 마음으로 맞는 새해 “이거빅원같은데!” “2024 대선지진들!”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어렸을때시골할 아버지 마을에 가 보면 집집마다 조 그만 우물을 파서 물을 마셨다. 동네 안에는 가뭄을 대 비해 마실 물을 위 한 두어 개의 작두 펌프가 놓여있었 다. 작두펌프는 땅 속에 고여 있는 웅덩이에 관을 내려 물 을지상으로끌어올리는도구 이다. 지금은 상수도 시설이 다되어있어보기가힘들다. 하지만 작두펌프와 관련된 마중물이란 단어는 흔히 쓰 고 있다. 원래 지하수를 위로 올리기 위해 먼저 한 바가지 물을 작두펌프 속에 부어넣 는 게 마중물이었다. 지금은 어떤일을시작하는실마리나 계기를의미하는말로도쓰인 다. 감정노동이 심한 삶의 현장 에서치열하게살다보면어느 새 노인이 되어간다. 나이 들 어자극과정보가적어지면세 상사가지루하고무감동,무기 력, 무의욕 같은 부정적 사고 와 감정이 쌓여만 간다. 노년 의 삶은 보다 많은 자극과 정 보를얻기위해변화와도전이 필요하다. 노년기는 생애주기 발달과 정의 한 영역이다. 여러가지 상실에대한슬픔과외로움에 신체적, 정신적성장마저멈추 어가는 황혼의 세대다. 내적 외적스트레스와대항하여싸 워야할 항체(면역)의 힘도 약 해진다.주변상황이나사람과 의관계로부터멀어지기시작 하면정체성,독립성이무너져 자신의존재이유에회의를품 게만든다. 하지만노년이꼭죽음을기 다리는 시기만이 아닌 좋은 점도 꽤 있다. 꺼져가는 등잔 불처럼약해진항체를강하게 만들어 성장을 멈추지 않게 할 수도있다. 뇌과학 또한 노 화가쇠퇴과정의전부가아닌 성장의불씨를살려내는시기 도됨을설명해준다. 고령이나 질병으로 뇌가 손 상을입더라도뇌기능을계속 수행할수있도록일부뇌세포 를 따로 남겨두고 있다. 유사 시를대비한일종의보험과같 다. 이를 의학용어로 뇌신경 가소성이라부른다. 우리의 감정을 조절 통제하 는 뇌의 두 영역이 있는데 하 나는 뇌 깊숙한 곳 의 편도체로 두려 움, 공포, 충동감등 을다룬다. 다른 하나는 이마 바로 뒤 눈전두엽 영역으로 두려움, 공포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감정들 을처리한다. 그런데 노년기의 뇌는 젊은 이의 뇌와 조금 달라 눈전두 엽뇌가편도체보다감정조절 기능이 훨씬 세다. 결과 노인 은 공포, 충동감을 비교적 잘 통제하고조절하여세상을느 긋하게바라보는유연한마음 과 정신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더불어 회복 탄력성도 높여주어 삶의 의미와 목적 에 맞는 삶의 방식을 창조할 수있다. 즉지혜와경험을바 탕으로 남은 인생항로를 향 해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다. 젊을땐대부분먹고사는일 에 매달려 가족과 사회가 원 하고 인정하는 관계중심으로 산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겠 다는 강박의식 속에 젖어있 다.노년을맞으면타인관계나 강박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을 믿고인정하는자기와의관계 설정을해야된다. 오래사는것보다하루를살 아도일상에숨겨진하고싶은 일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 런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도 와줄마중물이필요하다.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가진것에만족하 고자신을귀하게여기는마음 가짐, 때로는 자신의 등을 두 드려주며 칭찬해주고 위로하 고화해하는평안함이노인삶 의마중물이아닐까싶다. 나자신에게이런말을해주 고 싶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건강한 노인으로 늙어야 된 다. 성장을 멈추지 않고 여유 와유연성으로공감능력을키 운노인다운모습을보여야한 다. 가능하면 얻은 지혜와 경험 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에게 인생항로의불빛을비쳐줄작 은등대역할도하고싶다. 마중물을부어도작동안하 는고장난작두펌프신세가되 지 않아야 한다. 고장난 작두 펌프는 평생 쌓아온 정체성, 독립성이무너지는치매와같 은것이기때문이다. 노인세대의 마중물 천양곡 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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