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월 1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시론 시사만평 굴러 떨어지네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해세모무렵한인단체들이 나눔에 동참하느라 분주한 틈을 타서 시니어 호칭을 듣고 계신 몇 분들이 만나 힘들게 일상을 보내 고계시는연로하신분들과의나눔 을위해의기투합모의를하게되었 다. 문득어느분께서이런행사를논 의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마치 우 리들만의불혹을도모하는무리로 보인다고 하셨다. 불혹을 나이 40 세를이르는말이기도하지만사전 적의미로는유혹에흔들리지않는 다는 뜻이다. 옛 문헌에선 불혹의 의미를 어진 사람은 근심이 없고, 지혜로운 사람은 유혹에 흔들리 지않으며, 용기있는사람은두려 워하지 않는다 했다. 불혹이란 말 을시니어삶에적용하기에오히려 알맞은말이라고이구동성마음이 모아졌다.소수의노년들끼리인정 한불혹이지만오늘이있기까지숱 한 굴곡을 겪으며 인생 노정의 겨 울에 도달한 것이다. 스스로 세상 을바라보는자신의존재가치가갑 자기 사라져버린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면서. 그 간의 가치관 을유지하며정년을맞이했지만세 상은 벌써부터 시선이 달라졌다. 마음은여전한데무능한대열로대 하는태도들이역력하다고느껴지 기시작했으니까. 세상이지켜보는 가치론등급이급락함을감지하게 되면서내가인정하는가치관과의 깊은갭을발견하게된다. 인생은 같은 이음줄 위에 서있는 나그네로달려가는사람,쉬엄쉬엄 가는 사람, 직진만 선호하는 사람, 돌아돌아 가던 사람도 종착지는 오직한곳이기에남은날까지감사 로하루들의문을열고닫아야하 리라. 거슬러 보면 시대적 많은 변 화를겪었지만존재감을인정받는 힘으로건너온세월이었다. 세월에 실려긴시간을버텨온것에는부드 러움과유연으로어떤풍상에도낡 지 않는 맑음의 지조가 바탕에 깔 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하 게 눈에 보이는 것으로 외람되이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일생 이다. 창조주의 가호와 은혜가 있 었음을뿌듯하게기억하면서한없 이따뜻하고깊은사랑의보살핌이 우리시니어들의남은날들을위에 기다리고 있음을 굳게 믿으며 꿋 꿋이흘러드는세월을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마냥 달려오느라 지친 걸음새에도가끔은일상중에미루 기를감행해도된다며구비구비잘 넘겨온노년의아낙을지긋이감싸 준다. 통상적으로 은퇴를 비롯해 배우 자 사망이며 주변 친지들의 죽음 등여상했던일상에서갑자기없어 지는충격적인변화를접하게되면 서 인생의 모진 겨울이 시작된다. 자녀들이떠나고빈둥지증후군을 겪게되고,일터에서도정년을당하 고, 일정하던 수입도 끊어지고 배 우자도갑작스레떠나버린다. 알게 모르게 세상이 보는 시선도 각도 가 바뀌고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직장동료를비롯해사회관계망이 며친구관계까지도급속히위축감 을 느끼게 된다. 인생 오후로 접어 들면관계망이급격하게축소된다. 아침햇살에이슬이사라지듯. 모 든관계망도부부만동그마니남게 된다. 역할 부재는 스스로를 불필 요한존재로여기게되면서점차배 역이줄어드는단역배우의공허함 을공감하기에이른다. 가장으로 중책으로 무게를 느끼 고살아야했던날들과는달리홀 가분해질줄알았던시간이공허 함으로다가온다. 인생 오후로 접어들면 역할도 책 임도사라지고이러한급격한변화 에어떻게대응해야할지스트레스 만 누적된다. 인생의 오전과 오후 입지가낙차폭이상상이상으로크 다. 이에 당황하지만 말고 스스로의 가치 성을 부단하게 가꾸어 가며 자신만의독보적인독특하고뛰어 난 부분을 발견해 가며 때를 관망 하며가꾸어나갈길을찾아야할 것이다. 해서 생의 다양함을 개발 하기 위해 편곡이 필요하게 되는 시기로 접어든다. 오랜 고전도 세 월 따라 낡아가지만 다양한 편곡 을 통해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되 면아무리낡고볼품없는작품이 지만새롭게절대적으로낡지않은 작품대접을받게되는것처럼늦기 전에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같다. 시니어 라인에 들어서면서 자연 스레노치원생으로등록을하게되 었지만우리들만의불혹을꿈꾸게 된다. 인생 오전반과 오후반의 변 화를겪어온터라시니어자리에서 게된책무감이바람직한인생으로 변모시켜 줄 것이라 믿고 싶다. 보 고싶은 사람을 만나고, 나눌 기회 에 동참하며, 반성은 부지런히 하 되후회는아예접어버리고, 어색 했던 사랑 고백도 주저없이 하며, 주책이라 불릴 만큼 눈물도 감추 지말자. 또다른시작을위한준비 로 받아들이며. 푸름을 잃어버리 고빈가지로남은가로수처럼불가 사의한 삶의 신비 앞에 더는 놀라 울지라도, 더는실망할지라도마냥 무덤덤하게우리들만의불혹을가 꾸는 노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건강한정신력으로고이남겨질추 억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 위에 불 혹이 지닌 깊은 뜻을 새겨갈 일이 다. 우리들만의 불혹을 지켜낼 수 있기를기대하면서. 우리들만의 불혹 보잉사주가 epdlqm dhkahsem 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1월6일은김대중(DJ) 전대통 령이태어난지꼭 100년이되 는날이다. 보수와진보를가리 지않고존경받는그를기리기 위한행사가잇따르고있다. DJ 는 평화와 화해·통합의 정치 리더였다. 자신을 암살하려 한 박정희전대통령은물론영화 ‘서울의 봄’으로 재차 회자되 고있는전두환전대통령마저 품에안았다. 그의 담대한 행보는 개인적 소신도 있었겠지만 당시의 정 세를타개하기위한정치·정략 적계산도깔려있었음은물론 이다. 요즘정치권을보면그저 딴 나라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말이다. 제1야당의 대표가 백주대낮 에목에칼을맞는충격적인사 건을 접한 가운데 맞이하는‘ DJ 100년’이더욱특별하게다 가올수밖에없는대목이다. 그저 자신과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고 살인 행위까지 서슴 없이 감행하는‘정치 괴물’의 등장은 현재 대한민국이 맞닥 뜨린 대립·증오·편가르기 정 치의 말로를 극적으로 보여주 는압축판이다. 정치테러가벌어지자정치권 에서는 진영을 떠나“있을 수 없는일”이라고한목소리를내 고있다.하지만이번일이벌어 질수있는씨앗을뿌린정치권 이 스스로 반성하는 목소리는 찾아볼수없다. 타협을 거부하는 정치권의 극단적인대립, 그리고이를확 대재생산해 가짜뉴스를 서슴 지않고만들어내는정치유튜 브, 이에휘둘리는극렬지지자 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60대김모씨역시이같 은환경에서잉태됐다. 그는평 소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정치 얘기만 나오면 돌변하며 정치에 상당히 편집증적인 모 습을 보였다고 한다. 살상력을 높이기위해범행도구를직접 제작까지 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김씨는 4일 구속영장 심사를받기위해부산지법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취재진 카 메라를 향해 전혀 고개를 숙 이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 고 경찰에‘반성문’이 아닌‘ 변명문’을 제출했다고 밝히 는 등 시종일관 반성조차 없 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 졌다. 김씨의당적이국민의힘이냐, 민주당이냐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있지만본질은아니다. 중 요한것은나와정치지향점이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척결’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있다. 결국‘나는옳고너는 틀렸다’는정치적확증편향이 불러온비극이다. 국민의힘·민주당 내부도 크 게다르지않다.현재지도부또 는주류세력은그들과다른목 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탈당이 이어지 고있고당대표출신들까지뛰 쳐나와 신당을 만들겠다는 어 처구니없는현실이이를잘보 여준다. 민주주주의기본은다양성이 다. 그리고이는다름을인정하 는것에서시작한다.화이부동( 和而不同)과 구동존이(求同存 異)의자세다. 여기에서타협이 나오고 공존과 공생이 시작된 다. 이것이 정치다. 진영으로 나 뉘어싸울땐싸우더라도어느 순간에서는 한 발짝 양보하고 대의를 향해 과감히 상대방과 손을 잡는 행위.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정치를‘타협의 예술’ 이라고도표현한다. 정치권은반성문부터써야한 다.나만옳다는그릇된사고에 빠진정치괴물이태어날씨앗 을뿌리고그토양을만든원죄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반성문을 쓰는 자가 올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받을자격이있다. ‘두번째생명’을얻은이대 표역시국민을향한첫일성은 반성과화합·용서의목소리여 야 한다. 이 대표의 쾌유를 빈 다. 한영일 서울경제사회부장 ‘증오정치’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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