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월 27일 (토요일) 대법원 수뇌부 ( 대법원장, 대법관 등 ) 가 사법행정권을 남용해재판에 개입하고법관의독립을침해했다는 의혹.이른바 ‘사법행정권남용’ 혐의 의정점,양승태전대법원장의1심재 판이4년11개월간의대장정끝에26 일 마무리됐다. 의혹이처음 제기된 지 7년 만에법원의첫 결론이나온 셈이다. 사건 시작은 7년전인 2017년 초 로거슬러올라간다.당시는양전대 법원장이현직일 때다. 판사였던이 탄희더불어민주당의원은법원행정 처기획조정실심의관으로발령받은 뒤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배경에 양전대법원장에게비판적인국제인 권법연구회를견제하란지시가있다 는 사실이알려졌다. 이후 대법원이 특정판사동향을파악한 ‘블랙리스 트’를 만들었다는 보도가나오면서 논란은확산됐다. 양 전 대법원장 재직당시대법원 은자체조사를거쳐이의혹을“사실 무근”으로결론냈지만,같은해9월 문재인 당시대통령의지명을 받은 김명수전대법원장이취임하며상황 은 급변했다.이듬해 6월김전대법 원장은 “수사에적극 협조하겠다” 고발표하며,검찰수사에길을열어 줬다. 윤석열 대통령이당시서울중 앙지검장으로사법행정권남용수사 지휘를 했고, 한동훈 국민의힘비상 대책위원장은 당시3차장검사로 사 법농단수사팀장을맡았다. 수사가 시작된 지약 8개월 만인 2019년 2월 11일, 결국 의혹의정점 양전대법원장이구속기소됐다. 그 러나전직대법원장의구속기소는긴 드라마의끝이아니라 시작이었다. 기소이후 1심선고까지무려 1,811 일,약 5년의시간이흘렀다.양전대 법원장 등이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과 다투면서, 재판은 하염없이 길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적용 된범죄사실만 47개, 검찰 공소장은 두툼한책한권분량인 296쪽에달 했다.검찰이신청한증인만 211명이 다. 공판준비기일을 포함해재판은 290차례나열렸고, 그사이양전대 법원장은 재판부 직권으로 보석석 방됐다. 2019년 12월엔양 전대법원장이 폐암수술을받으며,재판이두달가 량 중단됐고, 2021년 초엔 법원인 사이동으로 재판부 구성원 3명 ( 재 판장, 배석판사 2명 ) 이모두 바뀌기 도했다.통상기록만확인하거나당 사자들이동의하면 공판 갱신절차 를생략할수있지만,양전대법원장 등은 형사소송법원칙대로 해야 한 다고 주장했다. 결국 7개월동안 재 판정에선과거증인신문녹음파일만 재생됐다. 일각에선 방어권 행사를 빌미로 법을 잘아는전직법관들이 의도적으로 재판 지연전략을 쓰는 것 이란비판이나 왔 다. 법원장, 법원행정처차장,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거쳐대법원 장에까지올 랐 던 초 엘 리트 법관 양 승태는만 76 세 생일을 맞 은 26일후 배법관들 앞 에서서‘선고’를받았다. 전두 환·노 태 우· 이명 박·박 근 혜 등 여 러명의전직대통령이구속된적은 있지만, 전직사법부 수장이 영 어의 몸 이된 것 은양전대법원장이처음 이었다. 그만 큼 그의사법처리는 헌 정사상 초 유 의사건이었고, 그의재 판은 여 러의미에서‘ 역 대급’ 기록을 남 겼 다. 이근아기자 47 ѐ ं חࠁ ۽ নथక ߨ ਗ ब ౸ rࢎ ߨ ೯ӂթਊsো ܖ ӝࣗ ػ അ ߨ ҙं 14 ݺ ন ߨ ਗ ߧ દࢎप 211 ݺ Ѩ न ૐੋ ं 290 ഥ ౸ ҕ౸ળ࠺ӝੌ ನೣ 1,811 ੌ ӝࣗࠗఠ ब ࢶҊө Ѧܽ दр 296 ଃ Ѩ ҕࣗ 재판 결과 불만, 판사 신상털기까지$ 사법부에아물지않는 상처로 “사법부의비극이자 잔 혹사라 평 가 될 정도로심각한상처를입은상황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 다.” ( 임 종헌 전법 원행정처차장 ) ‘사법행정권남용’ 사태로기소된임 종헌 전법원행정처차장은지 난 해 11 월결심공판 최 후 진 술에서이 렇 게 말 했 다.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 임전 차 장이지만, 그 역 시나이사태가 사법부 에남긴 크 나 큰 상처의책임만 큼 은인 정한셈이다. ‘사법농단’ 사태가국가시스 템 에가 져 온가장 큰 부작용은사법부에대한 국민들의불신이 걷잡 을 수없이 커 졌 다는 점이다. 대법원이 압 수수 색 을 당 하고고위법관들이검찰청에소 환되 는 모 습 이 계 속 비 춰 지면서, 실체 와 무관 하게‘법원이재판을 놓 고정 치 권과거 래 를했을수도있다’는인 식 이 여 론기 저 에 깔 리게됐던 것 이다. 민주주의 와 인권의마지 막 보 루 로 여겨 지던사법부 가 신 뢰 는 커녕 , 분 노와 비 난 의대상으 로전 락 하고 말 았다. 일선판사들도이사태이후사법불 신을 강 하게체 감 했고, 심지어자 괴감 이들정도라고 토 로한다. 헌 정사상 최 초로 대법원장이구속된 것 이대국민 신 뢰붕괴 에결정적이었다고판사들은 입을모은다.사태이후법 복 을 벗 은한 부장판사출신변 호 사는“법원수장이 구속된이후 사법부 권위가 꾸 준하게 떨 어지고있다는 것 을절실 히느꼈 다” 면서“법원에온 갖 정 치 적사건들이 몰 려드는 데 권위가없으니, 판결을 통해 해결이안 되 는 느낌 ”이라고지적했다. 사법부 불신으로 시작된재판 결과 에대한 불만은 고스란 히 법관개인에 게 떠넘겨 졌다. 특 히유력 정 치 인관 련 사건들은어 떠 한 결론을 내 더라도 법 관 개인에게과도한 공 격 이 집 중된다. 지 난 해 9월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영 장을기각한서울중앙지법 영 장 전 담유창 훈부장판사를향한 ‘신상 털 이’ 등인신공 격 이대표적이다. 영 장기 각이후대법원 앞 엔 유 부장판사를비 난 하는 현수 막 과 근조 화환 들이 세워 졌다. 지 난 해 말 전국법관회의에선판사개 인을향한과도한비방에“법원차원의 대 응 이 필요 하다”는안건에대해투표 했는 데 법관 대표 124명중 91명이 참 여 해 88명이 찬 성했고 반 대는없었다. 그만 큼 판사들 사이에사법부 불신에 대한 심각성이공 유 됐고, 넓 은 공 감 대 가형성됐다는 얘 기다. 5년이나이어 진 사법농단재판은 법 원 내 부분위기에도 큰영 향을줬다.대 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사법부의수직 적서열 화와 관 료화 를 깨 기위한 노력 이이어졌고,권위적이던법원의문 화 에 도 큰 변 화 가있었다고 한다. 다만 사 태이후수 평 적분위기가확산한건부 정할 수없지만, 급 격 한 사법개 혁 으로 예 상 치못 한 문제에직면했고, 부작용 수 습 을위한 내 부 진 통은 여 전 히계 속 진 행중이다. 양전대법원장의후임김명수전대 법원장이시행한 △ 법원장 후보 추천 제 ( 2019년 ) △ 고법부장판사 승 진 제 도 폐지 ( 2020년 ) 등은 기대 와 우 려를 동시에 낳 았다. 법원장 후보 추천 제는 ‘인기투표제’로 전 락 했다는 비판 끝 에올해정기인사에적용하지 않 게됐 다. 고법부장판사폐지는법관사기를 떨 어 뜨 려인재 유 출과 재판 지연의원 흉 이라는일각의 강 도 높 은비판을받 고있다. 사법농단사태의 진 원지로지 목돼 개 혁 대상으로 여겨 졌던법원행정처 ( 법원 내 인사 · 회 계 등 사법행정을 담 당하는 조직 ) 의조직 력 약 화 도논란거리다.김 전대법원장 시절 위상이 추락 했던행 정처는조희대신임대법원장취임후엔 다시위 세 를 늘릴것 으로보인다. 조직 을확대하고,행정처근무법관도증원 하기로 했다. 수도권의한 판사는 “행 정처조직이급 격 하게 축 소 돼 일선법원 재판지원기 능 등이약 화돼내 부불만 이있었다”면서“행정처확대는일선판 사대부분동의하는시급한해결과제” 라고 말 했다. 이근아기자 ‘前대법원장재판’ 뭘남겼나 ‘정치권과거래’비난의대상전락 5년이어진재판‘사법불신’키워 일선판사들은자괴감까지느껴 권위적조직문화타파노력불구 법원장추천제등변화엔부작용 법원행정처기능약화논란거리 1심재판만 4년 11개월$부끄러운대장정 공소장 296쪽에증인신청211명 의혹제기7년만에법원첫결론 양승태폐암수술, 재판부교체도 26일 ‘사법농단’의정점으로지목돼기소된양승태전대법원장에게1심재판부가혐의전부를무죄선고했다. 2019년기소된지5년만이다. 사진은 2019년피의자신분으로검찰에출석하는양전대법원장. 한국일보자료사진 지난 2019년7월사법행정권을남용한혐의 로구속된양승태전대법원장이경기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보석으로풀려나고있다. 한국일보자료사진 D4 양승태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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