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2월 9일 (금요일) D10 문화 2024년2월8일목요일 1985년경기벽제에있던지구레코드 사녹음실. 작사가양인자는조용필이 ‘그겨울의찻집’을부를때화가나녹 음실을나가버렸다. 사연은이랬다. “아름다운재~ 사랑 때문에~” ( 조용필 ) “아니, 재가아니고 죄!” ( 양인자 ) 조용필의‘재’ 발음이거슬 린양인자는녹음실밖에서계속발음 수정을요구했다.화가나서였을까.조 용필은대놓고 “재”라고불렀다. 가수 와 작사가는 신경전을 벌였다. “그 대 단한양반 ( 조용필 ) 한테발음지적했다 고 주위에서뭐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땐 나도 대단했거든요 ( 웃음 ) . 그렇 게집으로와버렸죠. 돌이켜보면조용 필씨가맞는것같아요.사랑은아름다 운 죄가 아니라 세월의먼지처럼날아 가는재일뿐이잖아요.” 3일전화로만 난양인자 ( 79 ) 의말이다. 조용필은양인자에게‘음악실험동지’ 였다. 1960년대한국정부가일제강제 노역에대한피해보상명목으로일본정 부에서돈을받자대학생들이대대적으 로시위를했고그때쓴글을토대로양 인자는‘말하라그대들이본것이무엇인 가를’ ( 1989 ) 을작사했다.이곡의재생시 간은 19분 56초.청춘의방황과슬픔이 가득밴이곡을조용필은11집B면에통 째로실었다.“조용필씨가담배를피우 며노랫말을보면서고개를끄덕이더라 고요.조용필씨도나도그땐새로운걸 해보고싶다는생각이간절했거든요.” ‘ 빶핞쁢펺핞읊뮎 멚삲 ’ 몮 ‘ 찶맒싿힎 ’ 혜은이의‘열정’부터조용필의‘킬리만 자로의표범’‘Q’를비롯해이선희의‘알 고싶어요’ 그리고김국환의‘타타타’까 지. 수많은히트곡의노랫말을 40여년 동안써온양인자가곡에얽힌뒷이야기 를담은수필집‘그겨울의찻집’을최근 냈다.책엔대중음악사의명곡들이탄생 한결정적순간들이생생하게담겼다. 검열이기세등등하던시절,곡이세상 에나오기까지넘어야 할 걸림돌도 많 았다.양인자가가사를쓰고임주란이 부른 ‘남자는여자를귀찮게해’ ( 1989 ) 는처음엔‘정말좋겠네’로제목과노랫 말이바뀌어나왔다.“여성의입장만주 장하는편파적인시각”이란이유로방 송심의를통과하지 못 한 탓 이다.1979 년 프 랑 스 파리에서실 종된 김 형욱 전 정보부장실화를바 탕 으로 만든 영 화 ‘ 증 발’ ( 1994 ) 에서그가노랫말을쓴 삽 입곡은실리지 못 할 뻔 했다. 민 주 항쟁 의도화선이 된박종철 열사노제장면 에쓰일 곡이었는데이장면이 마 지 막 편집에서통째로 잘 렸기때문이다. 그 룹 코리아나의보 컬 이 애숙 이부른 노 래 는결국 영 화엔 딩크 레 디 트가 올 라 갈 때 흘 렀다. 이선희가부른‘알고싶어요’는부부인 양인자와작곡가김희 갑 이서로에대한 마 음을 확 인한‘사랑의오작 교 ’였다.양 인자가노랫말을쓴이곡의악보를김 희 갑 은 책상 서 랍 에 묵혀뒀 다. “이선 희에게한 번 만 불 러 보게하자”는 양 인자의제안에곡이 뒤늦 게‘임자’를만 났 다. 김희 갑 은이곡을 세상에 내 놓지 않 으 려 했다. “ ( 양인자가 ) 나한테 하 는 얘 기같아 쑥스럽 고 부끄 러워 서”였 다.이사연이알 려 지면서 둘 은열 애설 에 휘 말렸고 1987년결 혼 했다. “그땐 ‘ 웬 김 칫 국 ? ’싶었죠. 내손 에‘ 떡 ’은들 려 있었지만.” ‘ 핆캫픎짆퐒컿 ’ 콚삫 양인자는부 산 여중 3학년때 숙 제로 쓴 소설 ‘돌아온 미소 ’로 국어선생 님 추천 을 받아 고1 때인 1961년책을 냈 다.일 찌감치 글로주목받은그는대학 졸업후 ‘여학생’ 잡 지사에서글을 썼 다. 회 사 선배는 ‘드라 마 작가의대 모 ’ 김 수 현 .김수 현 은“안목도그렇고여 러모 로배울 점 이많았지만한편으 론좀 무 서운선배”였다.김수 현 의글은 회 사에 서신 랄 하기로 유명했다. 김수 현 은양 인자가노랫말을지은‘타타타’를드라 마 ‘사랑이뭐 길래 ’ ( 1991 ) 에 갖 다써신 드 롬 을일으 켰 다.“김수 현 씨가 차 를타 고가다가우연히이노 래 를 듣 고운전 하던동생한테‘이노 래좀찾 아 달 라’고 했나 봐 요. 누 가 부른 노 래 인지 누 가 쓴곡인지도 모 른 채 요.동생이음반가 게에가서‘인생이어 쩌 고하는노 래 ’라 고 하니주인이이 진관 씨가 부른 ‘인생 은 미완 성’ 음반을 줬 대요. 김수 현 씨가 ‘이노 래 아니다.노 래 에서 허허 웃는다’ 고 해서동생이다시가게로 찾 아 갔 고 요. 그렇게김국환씨 CD 를 받아 대본 과 같이 M B C 에넘겼다더라고요.” ‘타 타타’ ( 산스크 리트어로 ‘있는그대로의 것’이란 뜻 ) 는양인자가 참 선에 푹빠져 공 부하고있을때쓴노 래 다. 팒핂솚펞많칺쫂펺훺섢삖 양인자는 서 민 의 희로 애락 이 담 긴 노랫말로 대중음악의 저변 을 넓 힌 공 을 인정받아 지난해보 관 문화 훈 장 ( 3 급 ) 을 받았다. 양인자가 자신이가사 를 썼 다는 걸 숨 기고 한 아이돌 가수 에게 노랫말을 보여 줬 더니 “요 즘 이 렇게쓰면아무도 안 불 러 요”란 반 응 이들어왔다. 그 러 나중요한것은 꺾 이 지 않 는 마 음. 그는 계속 노랫말을 쓴 다. 김혜 영 이지난해 발표한 ‘사랑도 쓸모없 네’ 가사도그가 썼 다.“그대정 녕 나를 모르 시오”란 노랫말로 시작 하는 가사를 양인자는 기 억 이희 미 해 져 가는 남편을 떠올 리며지었다. 경기 소 재실버타운에서사는양인자는 카 카 오 톡프 로필에‘인생은 내 편’이란문 구를걸어 놨 다. 그가지은노 래 제목이 기도 한 ‘열정’은 그가 품 고 사는 삶 의 신조다. “인생에서도 활 화 산 처럼타오 르 는 열정을 갖 고 살 고싶어요. 맥빠 지고기 운 없 을 때이노 래 를 듣 고 힘 을 얻 죠. ‘지 금 도 열정으로 살 수 있을 거야’란 생각을하면서요.” 양승준기자 ‘ 왜 작가들의인세는 책가 격 의10 % 인가.’ 오랫동안 묻 지도 따 지지도 않 았 던 출판 계 관행 에의문을제기한 출판 사가있다. 2 년간 준 비해지난해6월문 을연신생 출판 사 ‘도서 출판 11 % ’다.기 성작가들에게통상 10 % ,신인작가들 에게대 략 6~8 % 를 주는 출판 계의 관 행 을 바 꾸 겠다는 뜻 으로 회 사이름에 ‘11 % ’를 넣 었다. 이같은 도발적시도의배 후 엔 베스 트 셀러 작가임 홍택 ( 4 2 ) 씨가있다. 도 서 출판 11 % 는 임씨의 아 내 최지혜씨 가 대표이고, 임씨는 편집인이자 소 속 작가이다. 7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에서만난 임씨는 “말로만 ‘ 믿 어 달 라’ 고 하는 게아니라 출판 사와 작가의 신 뢰 를 시 스템 으로 다지고싶었다”고 말했다. “10 % 는 누 가만들었는지 모르 고기 준 도 없 는 숫 자 예 요.이유를 따져묻 고싶 어도 출판 사의선 택 을받아야하는작가 입장에선이의제기를하기가 쉽 지 않 아요. 신인작가들이야더말할것도 없 죠.” 임씨 역시 비 슷 한 갈 등을 겪 었다. 2 019년에나온그의책‘90년생이온다’ 는 문재인전대통 령 이청와대 직원 들 에게선 물 한것으로알 려 지며40만 권 이 팔 렸다. 문제는 출 간 후 발생했다. 관행 상 판매 부수는 출판 사가 관 리하 고작가는 출판 사로부터수 치 를통보 받는데, 뒤늦 게 종 이책인세가일부 누 락된 사실을알게 된 것.역시 관행 인이 중계 약 서로인해전자책의인세 미 지 급 사실까지 불거지면서 소 송전으로 이 어 졌 다. “불 공 정인세계 약 은 관행 의일부에 불과했어요.한국에선서 점 이 외 상으로 책을들인 뒤팔 린책과반 품된 책을제 외 하고 후 불로책 값 을지불하는데, 과 정이 복잡 하기때문에 얼마 가 팔 렸는 지알수 없 어요.정 산 이 투 명하게,제때 되 지 않 죠.” 인세1 % 를더 준 다고상황이바 뀔 까. 임씨는“1 % 는 낡 은 관행 에 저항 하겠다 는의 미 ”라며“우리 출판 사는정 확 하지 않 은 판매 부수 대신발 행 부수를기 준 으로인세를지 급 하고, 책 마 다 저 작 권 자가 소 유한 홀 로그 램 인지를 붙 여정 확 한 부수를 파악할 수있도 록 했다” 고 설 명했다.책의인 쇄 순서가담 긴홀 로그 램스티커 는정부 산 하기 관 인한 국전자기 술 연구 원 ( KETI ) 이만든 기 술 로, 위 변 조방지기 술 을적용해 복 제 가불가 능 하다.임씨부부의 출판 사는 지난해 1 2 월 출판 사의 홀 로그 램 인지 시 스템 을적용해‘ 2 000년생이온다’를 첫 책으로 펴 냈고,이 달 에는 ‘90년생이 온다’의재개정 판 과인 공 지 능 관련 책 을 낸 다. 1 % 의실험이 관행 에 균 열을 낼 수있 을지는 미 지수다. 하지만 작가들을비 롯해대 형출판 사까지 관 심을 보이며 들 썩 이는 데는이유가있다. 업력 이반 년에불과한 신생 출판 사지만이 미내 년 출 간계 약 만 4 건 이성사 됐 다고.“작 가들뿐아니라 출판 사 대표 님 들의 관 심이 커 서 놀랐 어요. 문제라고 생각하 지만방 법 을 몰 라방 치됐 던거죠. 출판 계불 공 정 관행 은 업 계가 유 독 부도덕 해서라기보다시 스템 이 없 어서생 긴 문 제라고 생각해요. 공 정하게작동하는 시 스템 이무엇보다 중요한이유죠.‘정 직 한 출판 ’이아 닌 ‘정 확 한 출판 ’이목표 입니다.” 손효숙기자 양인자수필집‘그겨울의찻집’ 40년간대중음악작사가로활동 노래에얽힌결정적순간생생히 “조용필은음악실험의동지같아 이선희‘알고싶어요’노랫말쓰며 작곡가김희갑과부부인연맺어 활화산처럼열정을갖고살것” ‘ 극 장의 봄 ’이다시 멀 어지고있다. 지난 달 관객 이 크 게 줄 어들면서 극 장가에 불황의 그 늘 이 짙 게 드리우 고있다. 역사 다 큐멘 터리 영 화 ‘ 길 위 에김대중’과 ‘ 건 국전 쟁 ’이 예 상 밖 흥 행 을 하고 있는 상황이그나 마 위안 거리다. 7일 영 화 진흥 위 원회 집계에 따르 면 지난 1월 관객 수는 775만 명으로전 달 ( 1,670만명 ) 보다 895만명이 줄 었 다.한 달 만에 극 장을 찾 은이가반토 막 이난 셈 이다. 지난해 1월 ( 1,1 2 5만 명 ) 에비해서도 관객 수는 350만 명 가 량 이 줄 었다.지난해말 1,000만 관 객 을 동 원 하며 극 장가 봄 을 기대 케 했던 ‘서울의 봄 ’ 흥행 이무 색 해 진 상 황이다. 국 내외 신작들의 흥행 부 진 이가장 큰 이유다.한국 영 화 ‘ 외 계 + 인’ 2 부 ( 지 난 달 10일개 봉 ) 가 올 해상 영 작중 흥 행 1위이나 누 적 관객 은 141만명 ( 6일 기 준 ) 에불과하다. 디즈 니 애 니 메 이 션 ‘위시’ ( 지난 달 3일개 봉 ) 가 2 위를 차 지 했으나 관객 수는 139만명에그 치 고 있다. 지난해개 봉 한 ‘서울의 봄 ’ ( 1 2 4 만 명 ) 과 ‘노 량: 죽 음의 바다’ ( 11 2 만 명 ) 가 올 해 흥행 3, 4위에각각 올 라있다. 1월은 극 장가 비수기가아니다. 지 난해에는다 섯번 째로 관객 이많이 찾 은 달 이었다. 코로나19 발생이전에 도 한 달 평균치 는 냈다. 2 019년 1월 관객 수는 1,81 2 만 명으로 그해전 체 관객 ( 2억2 ,667만 명 ) 의8 % 를 차 지했 다. 황재 현 CGV 전 략 담 당 은 “신작 들이 관객 기대에 못미친점 이가장 큰 요인”이라며“지난해와 달 리 설 연 휴 가 2 월인 점 도 영향 을 줬 을것”이라고 밝혔 다. 극 장이 힘 을 못 쓰는상황에서도역 사 다 큐멘 터리‘ 길 위에김대중’과 ‘ 건 국전 쟁 ’은인상적인 흥행 수 치 를 쌓 아 가고있다. 지난 달 10일개 봉 한 ‘ 길 위 에김대중’은 1 2 만 명을 모 았다. 다 큐 멘 터리가 10만 관객 을 모 으는 건 드 문일이다. ‘ 길 위에김대중’은 1987년 민 주화이전김대중전대통 령 의정 치 역경을담았다. ‘ 건 국전 쟁 ’은 파란에 가까운 흥행 행 보를보이고있다. 1일개 봉 한이 영 화의 누 적 관객 수는 6만 명인데 날 이 갈 수 록 관객 이 늘 어나고 있다. 지 난 6일 관객 은 1만6,093명으로일요 일이었던 4일 관객 ( 1만 2 ,366명 ) 보다 4,000명가까이 늘 었다. 평 일 관객 이 일요일 관객 보다많은경우는거의 없 다. 6일 좌석판매율 은 30.8 % 에 달 했 다.이날 흥행 1위‘ 웡카 ’ ( 6 % ) 보다 5배 높 은 수 치 다. ‘ 건 국전 쟁 ’은이 승 만전 대통 령 의대한 민 국 건 국과정을 되짚 어보는 내 용이다. 라제기영화전문기자 양인자(오른쪽)가임주란(왼쪽)이부른 ‘립스틱 짙게바르고’로 1994년한국노랫말대상 전통 가요부문에서상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향서원제공 도서출판 ‘11%’ 가작가와계약을맺을때쓰는 표준계약서에는 인세에대한 구체적인조항이 추가돼있다. 계약서에따르면인세의기준은발 행부수이고,인쇄부수에따라인센티브금액도 차별화했다. 도서출판11%제공 ‘도서출판11%’ 출판계도전장 ‘90년생이온다’임홍택작가부부 각각편집인^대표로출판사차려 “인세소송전통해시스템부재실감 ‘인세기준=발행부수’신뢰다질것” 도서출판11%의편 집인임홍택작가가 7일 서울 중구 한 국일보사에서인터 뷰하고있다. 윤서영인턴기자 ‘작가인세10%’불공정관행에저항$신생출판사의‘1%더’실험 가수조용필과작사가양인자(오른쪽)가함께차를타고1983년일본공영방송NHK공연장으로이동하고있다. 바향서원제공 이승만^김대중다큐이례적흥행속$다시멀어진‘극장의봄’ ‘건국전쟁’. 다큐스토리제공 ‘길위에김대중’. 명필름제공 1월극장관객이크게줄어든데에는 ‘외계+인’ 2부등새로선보인영화들의흥행부진영향이크 다. CJENM제공 1월관객, 전달보다 895만명↓ ‘외계+인’2부^‘위시’등주춤 ‘길위에김대중’‘건국전쟁’선전 ● ● “아름다운재가아니고죄라니까요”조용필과신경전벌인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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