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2월 9일(금) ~ 2월 15일(목) A8 여행 설날씨름잔치닮은 ‘힘’의축제 에디르네에서는옛숨결이익숙하게묻어난다. 에디르네 는튀르키예에서인기높은전통오일레슬링‘야을르귀레 슈’의고장이다. 이도시에서는‘크르크프나르야을르귀 레슈’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야을르 귀레슈는 한국 의씨름과유사하다.짧은가죽바지에웃통을벗고온몸에 기름을묻힌채힘겨루기에나선다.귀레슈선수는‘페흘리 반’으로불리며, 전통과관습을존중하는모범인물로사 랑받는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에디르네의 야을르귀레슈 대회는 튀르키예에서가장큰규모를자랑한다.툰자강따라옛궁 전터인에스키사라이를지나면‘크르크프나르야을르귀 레슈’가열리는전용운동장이들어서있다.매년축제시즌 이면‘다울주르나’로불리는악단의특별연주가곁들여 지며,숙소들의예약이동나고붉은바닥의초가내걸린다. 오일레슬링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설날씨름 장사들처럼 강직한골격을뽐낸다.씨름선수들이모래를털어주듯,귀 레슈선수들은서로의몸에올리브오일을발라주며경기 전동지의식을발휘한다. 귀레슈의승자에게는황금벨트 가주어지며,1년동안튀르키예의영웅으로추앙받는다. 오스만튀르크시대의건축물들 고도 에디르네를 서성이는 것은 가벼운 흥분으로 연결 된다. 에디르네는오스만튀르크가유럽의영토확장을위 해첫수도인부르사에서도읍을옮긴뒤1453년까지술탄 (왕)이거주했다. 술탄이태어난전설이서린자리에는2층짜리아담한호 텔이들어서있고,호텔옆에는수백년세월의튀르키예식 전통목욕탕인하맘이위치했다. 투박해보이는호텔건물 은옛실크로드의상인들이묵던숙소고,튀르키예에서가 장큰유대교사원인그랜드시나고그는술탄의지시로프 랑스건축가가재설계를맡기도했다. 오스만시대의천재건축가미마르시난은세계문화유산 인셀리미예자미를16세기중반에완공한뒤,도시곳곳을 유구한건축물로단장했다. 바자르, 하맘, 다리등일상의 공간까지천재건축가의손길이닿아있다. 휴리엣광장너머마리프거리는에디르네최고의번화가 다.도넛모양의빵인시미츠를수레에끌고다니거나,염소 젖이 들어간 돈주르마 아이스크림을 군것질거리로 먹는 모습은마리프거리에서만나는흔한일상이다. 글·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그랜드시나고그. 탑으로쓰였던건축물. 술탄사연서린호텔. 셀리미예자미. 도심사원내부. 바자르. 오일레슬링. 튀르키예북서부에디르네는옛정취가묻어나는‘정겨운도시’다.길목곳곳은전통의향기와오랜건축물로 채워진다.에디르네는이스탄불이전오스만제국의옛수도였다. 이스탄불을벗어나튀르키예와그리스접경으로향하는도로는아득하다.마르마라해와나란히이어지는숲과 평원이새벽여명너머차창밖으로흐른다.차량으로3시간남짓,안개가피어오르는몽환적인도로끝에고도 에디르네는웅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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