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2월 16일(금) ~ 2월 22일(목) A5 연예 ‘도그데이즈’ 윤여정 먼저7일개봉하는‘도그데이즈’는성공한건축가와MZ 라이더, 싱글남녀와초보엄마아빠까지혼자여도함께여 도외로운이들이특별한단짝을만나하루하루가달라지 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간 다양한 작품의 연출부를 거쳐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영웅’(감독 윤제균) 의조감독으로활약했던김덕민감독의첫연출작이다. “감독님때문에했어요.저는너무오래한배우라돈많이 주는작품은저한테안들어와요.그래서언젠가결심했어 요. 감독을보기로요. 그럼돈을안봐야지. 이번엔감독님 만보고선택했어요.오래전에만난사이에요.김덕민감독 이조감독일때니까현장에서제대로취급을못받았어요. 저도그랬고요. 그때전우애같은게생겼던것같아요. 19 년동안조감독으로일하는걸보면서‘감독님이입봉하면 내가꼭하리라’했는데그결심을이뤘죠. 조감독생활을 오래한사람이라효율적으로일할수있게해줘요.제가사 람을잘봐요.(웃음)” 윤여정이 맡은 배역은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다. 젊은 시 절성공적인커리어를쌓은뒤으리으리한저택에서반려 견완다와함께조금쓸쓸해도평화로운일상을보낸다.어 느날잃어버린완다를찾기위해자신의집에배달을오던 진우(탕준상)에게도움을요청한다.연출을맡은김덕민감 독은당초시나리오에윤여정의본명을배역이름으로붙 였을만큼윤여정캐스팅에정성을들였다. “나랑비슷하게써놨으니까그냥나같이하면될것같았 어요. 그래서다실제내옷을입고연기했어요. 의상값하 나도안들었어요.원래내옷을입고촬영하진않는데이번 엔처음부터그렇게하려고마음먹었죠. 민서처럼외로운 순간이제게도늘있었죠. 사실외로운연습을해야해요. 늙어가는건외로운것이거든. 어떤유명한사람이‘늙을 수록외로워지라’고하던데요. 난외로운걸좋아해요. 가 만히혼자있는게좋아요.” 얼핏까칠해보이지만반려견을사랑하는따뜻한내면을 가진민서는손자뻘인진우와유쾌한케미로극에생동감 을더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서로를챙기는두사람의세 대를초월한우정은뜻밖의웃음과감동을안긴포인트였 다. “(탕준상은) 잘하는 배우였어요. 원래 젊은 배우들이랑 연기할때‘어머니몇살이시니’묻곤하는데,얘는아버지 가1975년생이라기에깜짝놀랐어요.내아들이1975년생 이거든요.‘배우를너무오래했구나’싶더라고요. 기억에남는건차에서내려서라면먹고가라고하는장 면이었어요.애드리브를하고싶어하더라고요.그래서‘진 짜하고싶냐,그럼해보라’고했더니결국틀려서못하더라 고.애드리브가쉬운게아닌데그런걸보면우습기도하고 귀엽죠.(웃음)” 진우를너른품으로안아주고이끌어주는민서는이미수 많은후배들의롤모델로꼽히는윤여정과꼭어울리는캐 릭터였다. 윤여정은젊은세대에게따끔한직설을건네는 민서를관록있는연기로그려내며이야기에무게감을더 했다. 하지만그는“실제론충고나조언을싫어한다”고털 어놨다. “늙으니까노여움이많아져요. 특히애들한테당했을때 요. 어떤애가괜찮아보여서도와주고밀어줬는데날등쳐 먹으려고했을때진짜싫더라고요.‘아직도내가배신을겪 어야하나,이건 끝이안나는구나’싶었어요.그래도난청 년들보면충고안해요. 나랑다른세상에사는데내가감 놔라배놔라한다고들을리도없고오지랖이죠.솔직히젊 은이들보면눈에걸리는게많아요.여러분이늙은사람보 면걸리듯이. 근데그걸얘기하면‘꼰대’라고하니까주의 하는거예요.롤모델이란말도우스워요.내가왜롤모델이 에요?자기네인생살면되지왜남을롤모델로삼나요. 내 가산인생과그들이살아야하는인생은달라요.” 조용히묵직한‘돌직구’를던지는민서는윤여정의쿨하 고당당한매력과만나더욱폭발력있는캐릭터로살아숨 쉴수있었다. 건축가로서성공했지만고독했던민서처럼, 윤여정에게도화려한순간뒤느끼는감정은따로있었다. 지난2021년영화‘미나리’(감독정이삭)로제93회아카 데미시상식여우조연상을수상한이후주연러브콜이쏟 아졌지만그는오히려씁쓸했다고털어놨다. “참인간이란간사한것같아요.갑자기상탔다고주인공 섭외가들어오잖아요.(웃음) 하나마음에걸린건아카데 미상을좀일찍탔다면엄마가신사임당상을타셨을텐데 그게좀미안해요.그걸타도아까운사람이거든요.서른넷 에청상과부가됐는데집도절도없이공무원시험보고우 리셋을먹여살렸어요.대단하고진짜멋있었어요.멋있는 옷을입고멋있게말해서가아니라,분수를알고어떻게살 아야하는지아는사람이었어요. 엄마명언이많은데‘큰 부자는하늘이내린다, 우리가이렇게알거지가될줄알았 겠니,열심히일해서저금해라’그런말씀도기억에남네요. 최근에누군가‘선생님은건물도없으세요?’하면서놀리 던데저는상관없어요. 77세라는나이에지금도일을해서 수입이있잖아요.우리엄마딸로서하나도손색이없죠.엄 마도돌아가실때까지자기돈다쓰고가셨어요.우리준다 기에세금맞으니까싫다고했죠.” 1966년TBC 3기공채탤런트데뷔이후무려60년가까 운세월을배우로살아온그에게이제연기와작품은단순 한직업을넘어삶그자체다. ‘미나리’에이어 3년만의스크린복귀작‘도그데이즈’ 의개봉을앞두고윤여정은“연기가평생의업이란게피로 할때도있지만이제반추하는나이가돼보니다공부고수 업이었다”며지난날을돌아봤다. “처음엔돈벌려고아르바이트로연기를시작했죠. 내가 지금부터얘기하는어린시절은여러분이대부분태어나기 전,반세기전이야기예요.우리땐여자는무조건시집가야 했어요.시집을안가면동네에서‘저집딸은문제가있다’ 며손가락질하던시대였어요. 그렇게시집가고일을그만 두는게자연스러웠고요.저도그랬죠.그리고어쩌다다시 배우를하게됐을때,전그때진짜배우가된것같아요.아 무리대기업에서잘나가던여자라도10년공백후에다시 써줄리가없잖아요.근데나한테일을주니까고마웠죠.예 전엔먹고살려고연기했지만지금생각해보면그게다내 가받은수업이었네요. 그렇게살다보니이제바라볼것보 다돌아볼것밖에없는노배우가됐어요.” 조은애스포츠한국기자 사진:CJENM “평생의업인연기, 모두공부고수업이었죠” 2월을맞아설연휴를겨냥한신작들이관객들의마음을두드린다.극장가에서는영화 ‘도그데이즈’(감독김덕민)가유쾌한이야기로온기를전하고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넷플릭스는6부작오리지널시리즈‘선산’(감독민홍남)으로한국적인미스터리 스릴러의탄생을알렸다.두작품이연초부터높은완성도로뜨거운관심을모으고있는 가운데,‘도그데이즈’의주연을맡은배우윤여정을최근서울종로구삼청동의 한카페에서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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