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3월 2일 (토요일) 오피니언 A12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뒷모습은천상50대로보이십 니다그려.” 우리집할배멘트가칭찬같기 도하고아닌것같기도한애매 모호한 소리에 생각을 하게 만 든다. 야호를외칠일이아닌것 이돌아보니앞모습칭찬은기억 에 없는 듯해서이다. 외출할 때 마다 옷을 차려 입고 거울을 통 해 앞모습을 보고 뒷모습도 둘 러보게된다. 직접볼수도없거 니와 만질 수도 없는 등쪽 매무 새지만 혹여 결례를 범하는 일 은피해야하겠기에뒷모습은항 상 나중에 챙김받게 된다. 등은 앞모습에 비해 꾸밈을 받을 줄 도모르고치장을할근거를찾 지 못한 채 몸 주인으로부터 무 관심과등한시여김을받지만불 평을할수도없다. 신체모든부 분이 정면에 집중되어 있다. 몸 짓도얼굴표정도손짓도발걸음 까지자신을표현하고치장을하 기도하고때로는무언가덧대기 도 하는 이중성까지 도모 하기 도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뒤쪽 등은아무런도모를할수도없 거니와치장할기회가없어뒷모 습은 있는 그대로 가식이 없다. 존재의깊은이면을응시해야할 일이라든지존재성의진실에접 근하는일에는뒷모습만큼용이 한 신체 부위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즈음 세계가 선거 열풍이라 해도과언은아닌것같다. 총선, 대선이란대국민투표를앞두고 나라마다선거전에돌입하고있 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피 투표 인의 얼굴과 앞모습만을 보고 투표에임한다. 뒤를 돌려 세워놓고 뒷모습을 평가해서선거에임하는나라는 보지못했다. 뒷모습은곧그사 람의진실이살아있는실체이며 삶의 잔재이며 물리적 자취이 다. 우리육신의부분중에삶의 행간의흔적이그대로남겨져있 는곳이다.뒷모습에서발견되는 것, 즉 살아온 족적에서 발견되 는 인품으로 지도자를 뽑는 지 혜를 가졌으면 좋으련만. 나라 대표뿐 아니라 크고 작은 단체 를 이끌어갈 대표를 세우는 일 에도위장된앞모습보다살아온 궤적을 살펴 타당한 인물을 세 워야하지않을까. 타인의 뒷모습 궤적을 살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애증과 연 민으로 포장된 자신을 발견하 는 일이 야기될 수도 있겠다 싶 다. 뒷모습에 집중하다 보면 엎 드려기도하는사람들, 등이굽 은채지팡이에몸을의지한노 인들, 삶에지친사람들의등모 습, 좀 더 낮은 곳을 택하려는 겸손한 사람들과 같은 눈 높이 로같은곳을바라보고있는사 람들의 뒷모습에 시선이 머물 게된다. 삶에찌들고세월에바래버린 홈 리스들의 쓸쓸한 등에서 언 뜻 종말의 서사시를 보게 된다. 실체가없어져버린가족공동체 를 향한 그리움이 낭자하다. 사 랑이 깃들었던 시간이 남긴 자 취와사라져버린따뜻했던삶의 흔적까지도덧없이어이없이허 망이란 색조가 짙게 물들어 있 음을 본다. 속절없이 볼모가 되 어버린인간다움의비운도미래 의제등모습을보지못했기때 문일 것이다. 평생 가족 부양이 란등짐을짊어지고걸어오신분 들의 구부정한 등보다 더 쓸쓸 한 적막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 을것같다. 사람과사람이마주할땐서로 마주 바라보게 되지만 뒷모습 은 마치 버림받은 유배지 같다. 뒷모습은소외당할수밖에없 을 뿐더러 그렇게 마음이 쓰이 지 않기 마련이다. 등은 각자의 것이지만그등을보고있는시선 은언제나타인이다. 몸을 씻을 때도 손이 가 닿지 않는 부분이라 몸에서 가장 먼 곳으로 느껴진다. 만물의 정면 은공공연하게떳떳하고당당하 고결연한데비해뒷모습은부모 를 부모라 부르지 못하는 서자 의 위치에 처해있다. 칭송 받거 나 공훈을 얻는 일도 앞쪽이 다 누리게된다. 밤길을 밝혀주는 달님도 그렇 다. 우리가 만나는 달님의 얼굴 은달정면이다. 달뒷모습은아 직공개되지않은신비에싸여있 다. 청동 거울로 얼굴을 비쳐보 는시절도아니요거울이란도구 가다양하게발달되어있음에도 거울로뒷모습을보려고애쓰는 일은 거의 전무하다. 우리가 만 나지는뒷모습의대다수가타인 의등이다. 대학시절아버지께서소천하시 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사 람들이 밀려 다니는 거리에서 아버지뒷모습을발견하고는사 람들사이를비집고뛰어가며“ 아버지”하고 부르며 한참을 달 려가다가‘아 참 아버지께서는 별세하셨는데’가던 길을 멈추 고아버지닮은뒷모습이보이지 않을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던기억이마지막으로뵈었 던아버지뒷모습으로오래도록 기억줄에남아있다. 뒷모습 소회에는 예쁜 추억도 담겨있고 아린 기억도 담겨있 어온가족이다모이는날이돌 아오면 오손도손 나누어 보아 야겠다. 뒷모습 요약도, 뒷모습 매혹도, 뒷모습의 외로움까지 도. 뒷모습 소회 시사만평 트럼프의 마술? 자 내가 벌금을 낼 돈 4억5,400만 달러를 꺼 내는 걸 보세요! 놀랄만한 사기꾼 트럼프 한자&명언 ■ 勸奬(권장) *권할권(力-20, 5급) *장려할장(犬-15, 5급) 어떤사람에게상을주는것은, 그한사람만을위한것일까? 먼 저‘그것은 한자 학습을 권장하 는데이바지할것이다’의‘勸 獎 ’ 이란한자어를샅샅이알아본다 음에답이될 만한 명언을 찾아 서소개해본다. 勸자는‘힘쓰다’(try hard)는 뜻을나타내기위한것이었으니 ‘힘 력’(力)이 의미요소임을 금 방알수있다. 雚 (황새관)이발음 요소였음은 權(저울추 권)도 마 찬가지다. 후에‘권하다’(rec- ommend)‘타이르다’(advise)등 으로확대사용됐다. 獎 자는개를싸우도록‘부추기 다’(instigat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개 견’(犬)이 의미요소로쓰였다.편의상犬을 大로 바꿔 쓰기도 하는데, 그것 은俗字(속자)다. 將(장차 장)은 발음요소이다. 후에‘권하다’(recommend)‘돕 다’(assist)‘표창하다’(com- mend)등으로확대사용됐다. 勸 獎 (권:장)은‘권(勸)하여장려 ( 獎 勵)함’을이른다. 비슷한 말로, 장려( 獎 勵), 권유 (勸誘),권조(勸助)등이있다. 상을주는것은, 그사람한사 람만을 위한 일이 절대 아니다. 소동파의 아버지인 소순(蘇洵) 은‘황제에게올리는글’에서이 런말을했다. “한 사람에게 상을 주어 천하 를권장해야하옵나이다.” 賞一人而天下勸. 상일인이천하권 -蘇洵.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속뜻사전<종이&앱>편저자 혼자빅베어산장에가게되었다.스 노체인을챙기고갖다놓을짐을싼 다.스노체인은한번도채워본적이 없어서 유튜브를 보며 체인 채우는 법을숙지한다. 빅베어에서는겨울철 에 스노 체인을 항시 지니고 다녀야 한다. 그동안산장에는여러번다녀왔지 만이렇게혼자가는것은처음이다. 처음에는어지럽고어렵기만했던꼬 불꼬불산길도이제는긴장하지않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운전해 간다. 두 시간남짓달렸을까. 높은산에오르 니공기가다르다. 바람좀쐬어볼까 싶어창문을내려본다. 산아래보다 는확실히차가운공기지만산공기의 상쾌함에 찬 바람도 참을만하다. 팔 도살짝내밀어산을내손안에한움 큼쥐어본다. 플레이 리스트 속 노래가 한 바퀴 돌아갈 때쯤 산장에 도착했다. 도착 하자마자창문을활짝연다. 속이불, 겉이불을 걷어 빨래부터 돌리기 시 작한다. 새로 빨아온 시트와 이불을 탈탈 털어 각 침대에 씌우고 예쁘게 모양을잡아본다. 둘이하면손쉽겠 지만 혼자서 하려니 시간이 오래 걸 린다. 새하얀침구위로햇살이쏟아 진다. 빨래가다되었다는소리가아래층 에서 들려온다. 깨끗하게 빨린 이불 을 다시 건조기에 넣고 집안 여기저 기쌓인먼지들을털어본다. 집에서 가져온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 두고 손님들이 마실 차와 커피를 채워 넣 는다. 더필요한부분은없는지살피 고고민해본다. 꼬르륵배꼽시계가울린다. 벌써두 시가다되어간다. 찬장에서컵라면 을하나꺼내뜨거운물을붓는다.안 에서 먹을까 하다 창문 너머 들려오 는새소리가나를바깥으로불러낸 다.덱으로향해본다.햇살이따뜻해 서덱에있는간이식탁에자리를잡 고 앉았다. 설경을 뒤로하여 인증숏 을하나남겨본다. 스위스알프스산 은가보지못했지만산정상에서먹 는 컵라면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상 상속그라면못지않게노동후먹는 컵라면맛이일품이다. 얼굴위로빛 이스미고몸과마음이따뜻해진다. 잠시 뒤 건조기 종료를 알리는 소 리가 들려온다. 런드리룸에서 갓 나 온 이불을 고이 접어 클로젯에 넣어 둔다. 소파에 이리저리 어질러진 쿠 션들과블랭킷들을정리하고파이어 플레이스에타다만재들을잘걷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가구 밑도 꼼꼼 히 살피며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 인다.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고 변 기와세면대, 샤워부스도쓱싹쓱싹 닦아광을낸다. 바닥걸레질도마쳤 다. 마지막으로이전손님이선물해준 디퓨저를 뜯어서 거실 한편에 두었 다.은은한향이온집안에퍼져나간 다. 매손님마다작은선물을준비해 두지만 이렇게 받기는 처음이다. 예 쁜마음이다. 쓰레기통을다비우고오늘일일청 소부의 모든 임무를 마쳤다. 마지막 으로전기콘센트가잘뽑혀있는지 점검하고 히터를 끄고 창문들을 닫 고커튼을치고현관문을나선다. 혹 시나 잊은 것은 없는지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안 풍경이눈에와콕박힌다. 몸은힘들 었지만 다음 손님이 들어와 좋아할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 삐죽삐죽 웃음이난다. 이것저것살필것도있고청소비도 아껴보고자먼길을달려왔지만아 끼는 것들을 어루만지고 보듬는 과 정에서 나도 잠시나마 육아에서 손 을떼고혼자만의시간을가질수있 었다. 매일 하라면 못하겠지만 이렇 게 가끔 콧바람도 쐬고 드라이브할 겸산에올라와청소하는일정도나 쁘지않겠다. 산을내려가는길목에노을이마중 나왔다. 완벽하게 멋진 하루의 끝자 락이다. 일일 청소부 주말에세이 이보람 수필가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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