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3월 4일 (월요일) “상사가야근하니까,신입인저도그 냥자리지키는거죠.할일없어서그냥 자리에멍하니앉아있을때도많아요.” ( 대기업직원A씨 ) 예전보다는 많이나아졌지만, 한국 직장인은여전히‘길게’ 일한다. 경제협 력개발기구 ( OECD ) 집계로본 2022년 기준 연간 근로시간은 1,901시간. 주 52시간제시행 ( 2018년 ) 을계기로일하 는 시간이극적으로 줄었음에도, 여전 히OECD 평균 ( 1,752시간 ) 보다 149시 간을더일한다. 독일 ( 1,341시간 ) 과비 교하면무려560시간차이,하루 8시간 근로 환산 시1년에 70일을 더일하는 셈이다. 한국인은 왜이렇게오랜시간을, 너 무 당연한일처럼, 직장에서보내고있 는걸까?덴마크인류학자데니스뇌르 마르크는 ‘바쁜척하기’ 또는 ‘무의미한 업무’를 가리키는 ‘가짜노동’이만성적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다고진단했다. 사람을 직장에잡아두지만 아무런성 과를내지못하는업무인가짜노동탓 에,직장인들이무의미한장시간근로에 노출된다는것이다. 실제그럴까? 한국일보는설문조사 를 통해실제가짜노동이얼마나 뿌리 깊게자리잡고있는지를 들여다봤다. 본보는 가짜노동의개념을 한국의실 47% “형식을 위한 업무 경험”$비효율에갇힌한국 직장인 허식노동 (이미보고된자료를간부들이 선호하는양식에맞춰재정리) 눈치노동 (사업과무관한 ‘일하는티내기용’ 자료준비) 눈치노동 (순번이밀려 30분동안 추가대기) 09:00 09:30 10:00 11:00 11:30 12:00 13:00 10:30 업무준비 업체미팅 청장님예상질문 정리하기 청장님 대면보고대기 점심식사 간부회의자료준비 ㋏ᑎ℡⎥ୁජᲥ 김민자(가명)·제조업계 전체근무시간2,495분 이예진(가명)·공무원 전체근무시간2,410분 강민준(가명)·사회복지사 전체근무시간1,950분 임지선(가명)·제약업계 전체근무시간2,720분 정에맞춰△눈치노동△허식노동△의 전노동 △의례노동이라는 네개범주 로 나눈 뒤, 직장인 300명에게가짜노 동을경험한적이있는지를물었다. 먼저‘현재하는일에만족도가높은 가’. 응답자의 33.7% ( 전혀그렇지않 다 6.0%·그렇지않다 27.7% ) 가 “그렇 지않다”고 답했다.‘일을 통해자아를 실현하거나사회에기여하고있는지’를 묻는질문엔 51.6% ( 전혀그렇지않다 10.3%·그렇지않다 41.3% ) 가 부정적 이었다. 자기업무에가짜노동이포함돼있 다고답한직장인도절반에가까웠다. ‘일의효율및본질과무관한업무가있 다’고생각하는 응답자는 47.3%였다. ‘도대체왜해야하는지납득이가지않 는일’이있다고생각한이들도 48.7% 에달했다. ‘눈치노동’을 경험한 적있다고 답 한 이들도 직장인 둘 중 한 명이나 됐 다.‘쓸모있는사람처럼보이기위해자 신의업무를부풀려말하거나바빠 보 이는척을한적이있는가’라는질문에 47.0%의직장인이긍정을표했다. 형식을 맞추기위한 불필요한 노동 인 ‘허식노동’에서도비슷한양상이드 러났다.‘상사혹은거래처의기호에맞 추기위해양식이나 발표 ( 프레젠테이 션 ) 자 료등 을 꾸 미고 수 정하 느 라정 작 해야할업무에집중하지못한적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44.0%가 “그렇다” 는답을내 놨 다. 사내인간관계에 허비 되 는 ‘의전노 동’, 관성적으로 답 습되 는 ‘의례노동’ 을경험한직장인 역 시각각절반에달 했다. ‘사내회식, 흡 연실가기 등 가고 싶 지않지만 무리하게 참석 한 적있는 직장인’의비중은 과반인 50.3%였다. ‘정기회의, 세 미나 등 업무 효율과 무 관하지만 관성적으로, 의례적으로 진 행하는 활 동들이있는지’를묻는질문 에도절반이상 ( 54.7% ) 이“그렇다”고 답했다. 본보 설문에응한 직장인은 가짜노 동의가장 큰 원인을 ① 오랜시간 굳 어 진비효율적인절차 와 제도 ( 46.3% ) 에 서 찾았 다.이어서 ②수 직적이고위계적 인조직문 화 ( 29.0% ) ③ 성과주의에 따 른 의무 감 ( 13.3% ) ④ 하 향 식인사평가 로인한보여주기식업무 ( 9.7% ) 도원인 으로지적됐다. 결 국 ‘정말필요한일인 지’에대한 성 찰 없이반 복 된비효율이 수 많은가짜노동을 낳 은셈이다. 직장인들은 절차 와 제도가 문제인 만 큼 , 해 결방안역 시조직문 화 개 선 에 있다고평가했다. 비효율적 노동 ( 가짜노동 ) 을 없 애 기위해가장 필요한 것이무 엇 인지를 묻는질문에 ① 기업내조직문 화 개 선 ( 35.3% ) 을 해 법 으로 꼽 는 이들이가 장 많 았 다. 다음으로는 ②최 고경 영 진 의 의지 와 결 단 ( 20.3% ) ③ 상 급 자의 인식개 선 ( 17.3% ) ④ 사회전반의인식 개 선 ( 13.7% ) ⑤법 ·제도 등 구조적 변 화 ( 7.3% ) ⑥ 개 별 구성원의 태 도 변화 ( 4.3% ) 가 꼽혔 다. 설문조사데이 터 를 분석 한일하는시 민 연구 소김종 진 소 장은“개 별 근로자 들이가짜노동을없 애 야 한다는인식 을 공 유하는 동시에기업단위에서조 직문 화 를개 선 하고, 정부·국회차원에 서근로시간 감축 으로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변화 를추진해야한다”고조 언 했다. 전유진·이서현기자 한국일보와일하는시민연구소는 ‘가짜 노동’에대한 한국 직장인의인식과 실 태를알아보기위해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2024년1월14~16일3일간설 문조사를진행했다. 조사대상 : 직장인임금노동자(시간제, 일용직제외) 조사방법 : 온라인설문조 사 표본오차 ±5.66%포인트 (95%신 뢰구간) 조사 표본 : 취업자대비비례할 당표본구성 한국일보·일하는시민연구소 ‘가짜노동’ 인식과실태 # 칾 · 펾팮 ? 뺂핆캫쭎 지 선 씨부부에게만일어나는일일까? 가짜노동은 꽤 나 많은 젊 은이들의 결 혼 ·출산을가로 막 는장 애 물이된다. 한 국일보 와 일하는시 민 연구 소 가지 난 달 14 ~ 16일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 행한 설문조사 결 과, 응답자 20.6%는 “과도한 노동시간과업무 량 으로 결혼 혹은연 애 를주저한적있다”고답했다. ‘출산 계 획 을 미루거나 포기한 적이있 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결혼 한 직장인 들의21%가“그렇다”는답을내 놨 다. 두 아이를 키 우 고있는 공 무원이주 호 ( 가명· 36 ) 씨도이문제에 공감 했다. “하루에 저한테 오는 업무 쪽 지가 수 십 개예요. 대부 분 자 료 요 청쪽 지인데, 사실상 같 은 내 용 을 요구해요. 세 부적 으로만 다르죠.” 이를테면 한 부서는 ‘2023년도’자 료 까지달라,다 른 부서는 ‘2022년도’ 자 료 까지달라는식이다.주 호씨는이러한 허식노동을 두고 ‘ 혼 자 서 10명이 랑 탁 구를 치는 기 분 ’이라고 말했다. 늘 어 난 근무시간의여 파 는가정으로 이어진다.“아이들이저 녁 8시에자거 든 요. 쪽 지업무로 야근이라도 하면아이 들을 며칠 내내못 봐 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미루어봤을 때 결혼 하지않은 청 년들의마음이이해가간다고했다. # 짆캫 ? 믾삖삲 가짜노동은업무자체의효율성을 떨 어 뜨릴뿐 아니라, 노동자의여가를 사 라지게해근로의 욕 을 낮 추기도 한다. 본보설문조사에서직장인중 45.6%는 “과한 근로시간과업무 량 으로 포기한 취 미생 활 이있다”고답했다.“ 건강 이나 빠졌다”고 답한이들도 47.3%에 육박 했다. 폐 해는 육 체적 건강 에만국한 되 지 않아 “가짜노동이유발한 스 트 레스에 주 변 인과 갈등 을 빚 은적있다”고답한 비율도45.3%에달했다. 금융 업 종 사자양준호 ( 가명· 27 ) 씨는 눈치노동으로일상이무너지는것을경 험하고있다.“ 급 한일도아 닌 데상사가 퇴 근을 안 해요.왜 냐 고요? 그 윗 사람이 퇴 근을 안 하니까요.” 준호씨가 오 후 6 시 퇴 근할 수 있었 던날 은 5일중단하 루. 친 구들과 잡은 약속 1시간전에불 참 을 알 리는일이다반사고, 퇴 근 후 에 가려 던피트 니스 센터 도포기했다. 서이 종 서 울 대사회학과 교 수 는 “불 필요한 노동으로인해야근을 하고이 때문에자신의 삶 과가족의행 복 이무너 지면직장인들은 좌 절 감 을 느낄수밖 에 없다”고 강 조했다. 이서현·전유진기자 밤 10시귀가$신혼부부는출산을포기했다 <상>당신은혹시가짜노동중? <중>근면성실신화에숨은민낯 <하>OECD최장근로오명벗으려면 글싣는순서 본보·일하는시민연구소 300명설문 OECD평균보다年149시간긴근로 49%“납득되지않는일할때있다” 47%“쓸모있어보이려고바쁜척” 절반은“회식·흡연실싫은데억지로” 비효율적관행·위계질서주원인지목 35%“조직문화개선해야해결될것” 47.0 % ᾎᓽፅ ۅ Ⅾ⼡ ع ᗝᠩᚽℽౝ♢⽑ಭ 20.6 % ᾎᓽᆒ℅ሥ ٹ 々㍠ᾹἩ ⋅⇉⽑ಭ 54.7 % ᠍ぱ⇊⅁℡ሉ⇊ ᾎᓽ⅑ಭ 19일밤서울중구의한 빌딩사무실에불이켜져 있다.(왼쪽사진) 16일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서울종로구 광화문광장인근 횡단보도를건너고있다. 박시몬기자 D5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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