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3월 19일 (화요일) D3 기획 “낭구 ( 나무 ) 가까이보면꽃눈이달 려있잖껴.이게삐쪼꼬롬 ( 삐쭉한모양 ) 한 게잘 자라.” 만물이겨울잠에서깨 어난다는경칩이막지난 8일,갓난아기 손가락을 잡듯 조심스럽게사과나무 가지를살피던김부득 ( 65 ) 씨는한참이 지나서허리를폈다. 가지끝에봉긋하 게올라온 꽃눈이다치진않았는지나 무구석구석을만져본뒤였다. ‘사과의고장’경북의성군점곡면산 기슭에서사과농사만 40년째. 시험삼 아설치한 방상팬 ( 서리방지팬 ) 두 대 덕분에작년의‘날씨폭탄’을그나마비 켜갔지만, 사과나무 1,100그루가심어 져있는밭을둘러본그는길게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도 2월에비가억수로 와서오늘같이해가쨍한 날이하루밖 에없었시.”올해도사과농사가어려울 것같다는얘기다. 10분가량 떨어진 점곡면에서사과 나무약 2,200그루를재배하는조장래 ( 59 ) 씨의고민은 더하다. 농장 곳곳에 검게멍들고 흐물흐물해진 반쪽짜리 사과가굴러다녔다. 작년날씨가할퀴 고간흔적이었다.사과농사만 30년째 짓고 있는 조씨에게작년 같은 1년은 ‘난생처음’이었다. 사과는예민한 과일이다. 4월초 꽃 눈이진분홍색꽃봉오리가 되고, 연분 홍색꽃잎을열었다가 하얀 꽃이지면 사과가맺힌다.작년엔날이따뜻해꽃 봉오리가 빨리맺혔고, 갑자기추워진 날씨에서리가내려사과꽃만 6번이떨 어졌다. “꽃이한 번떨어질때마다 사 과크기도작아지는데, 작년엔정말띵 챘지 ( 열받았지 ) .” 봄 서리에도 견디던 사과가 붉게익 어갈무렵,폭염과긴장마가찾아왔다. 미리쳐둔 방제약도 소용없었다. 날이 습한데다비가와서햇빛을못보니사 과열매에흑갈색반점이생겼다. 탄저 병이었다. 검은 반점이사과를 뒤덮다 못해껍질이물러버렸고, 사과는 힘없 이가지에서툭떨어졌다. 수확해야 하 는10월엔우박이 쏟 아졌다. 날씨 탓 에사과 40 % 를버렸다는조 씨 얼 굴에는 근 심이가득 했 다. 올해도 꽃눈이보 름 이상 빨리올라오기시작 해서다.“방상팬설치 신청 도하고방제 약 품 도 넉넉히준 비 했 고 만반의 준 비 를 한다고 했 는데 ··· 작년에워 낙안 좋 았어서꽃씨방이부 실 해꽃이잘 맺 힐 지도모 르겠 구 먼 .” 사과나무가어 엿 한열매를맺기까지 는 적어도 5년이 걸린 다. 골 고루 햇 볕 을 쬐 게해야해수 백 번은이리저리만 진 과일이시 커멓 게멍 든 것보다이들 을 힘들게하는것은 따로있 단 다. ‘사 과가물가를오 르 게한 주범 이 됐 다’는 뉴 스다. “내손에 선 2,000 원 도 안 하던게저가 선 5,000 원 이 넘 는다자 녀 .” “우리도 농 사잘하고 싶 제. 근 데이 괴 물같은날씨 를우 짤 수가없잖 여 .내 속 이지 금 저사 과처 럼 시 커 매.”대 책 없이손 놓 고있던 정부를 원망 하는말도 튀 어나왔다.“가 격 오 르 니까이제와서허 겁 지 겁뭘 하 겠 다는겨.이미작년초부 터 날씨는이상 했 구 먼 .”“마 트 에 돈 을 주 면 뭐 하 노 . 유 통전체 를 봐 야되지않나.”사과가비 싸 니수 입 하면 안 되 냐 는말도 씁쓸 하기만 하다. 안동·의성=글·사진조소진기자 金사과, 禁 풀까 1 7 일 본보가 입 수한 농 림축 산 식품 부와한 국 농수산 식품유통공 사 ( aT ) 의 ‘해 외 과수산 업 경 쟁력실태 조사’ 보고 서를보면,정부는지난해미 국· 일본 ·호 주·뉴 질 랜드 4 개국 의과수산 업 경 쟁력 을 평 가 했 다. 대상은 사과와 배, 감귤 , 포 도, 복숭 아 등 5 종 이다. 과일 수 입 을 위 한 수 입위 험분석 ( IRA ) 절차 8 단계중 가장 높 은 5 단계 까지진 행 한일본사과 ( 2.8점 · 5점만점 ) 는 수 입돼 도 영향 이미비할 것 으 로 나 타났 다.가 격 과가 격변동 폭 ·품 질 ·공급 안 정성 등 을 종합평 가한것 으 로,보고 서는 종합 점수가 3점이상이어야경 쟁 력 이있다고 봤 다. 특히선 박 운항료등 을더한일본사과의 국 내추정 판 매가 격 ( ㎏당 1만 7 43 원· 2022년기 준 ) 은 같 은 해 국 내 평균 사과가 격 ( ㎏당 4,654 원 ) 을두배이상 웃돌 았다. 이와 달리미 국 사과는 IRA 는 3 단 계 로 일본보다 뒤졌지만 해 당 평 가에 서4.0점을받아경 쟁력 이가장 높 았다. 미 국 사과의추정 판 매가 격 ( ㎏당 3,939 원 ) 은 국 내 평균판 매가보다 18.2 %낮 았다.올해와같은사과가 격 폭 등 기와 비 교 하면가 격차 이는 더 욱 벌 어질가 능 성이 높 다.미 국 사과는 공급안 정성 측 면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미 국 사과 다음 으 로 미 국 감귤 ( 3. 7 점 ) · 배 ( 3.6점 ) 가 높 은점수를 받았다. 보고서는 “미 국 사과는 높 은생산성과 품 질,다양한 품종으 로경 쟁력 이 높 다” 며 “미 국 사과 수 입 시 국 내에미치는 영향 이 클 것”이 라고내다 봤 다.한 국 과미 국 에서6 개 월 이상 거주 한 소비자 53 명 대상설 문 에 서도 응답 자의80.4 % 가미 국 사과 가 격 이 국 산과 비 슷 하 거 나 낮 을 경우 미 국 사과를구매하 겠 다고 답했 다. 국 산사과의경 쟁력 이상대적 으 로떨 “괴물같은날씨에멍든사과$수입하잔여론씁쓸” “정부지원에배불린유통업체, 물량풀어가격낮출이유없어” 주생산지의성·안동르포 익을무렵폭염·장마에탄저병타격 수확량40%버린농민,올해도걱정 고물가 주범지목도 속상함 더해 “가격오른뒤에야관심”정부원망도 ᩵ ᪦ۅ ᩹⅙ ㏖ୖ㏗ ᭕᠍⅙ ᪦᩹⅙ಱ♽ ㏖ୖ຺㏗ ᩹⎉ ھ ⳙⅮ ㏖ඍᎭᙞ⅁຺㏗ ᅆᲥⅮ ㏖ඍᎭᲥⅮ㏗ ⎊ ع ᅡ 7 ~ 1 0 % ڍ ⅵ ᗹ 3 0 % 4 0 % 2 0 % ᎑ⲁ ඍ㍠᭕ᎭᲥⅮ ᎑ⲁ ඍ㍠᭕ᎭᲥⅮ ᎑ⲁ ᭕ᎭᲥⅮ ⋚㍠ඍᎭ⅁ ᩵ ۅ ⃩⭾ܵ∹ 정부, 4개국 과일 5종경쟁력분석 日사과,운항료포함가격국산2배 美사과는18%낮아수입시큰영향 정부,국산사과낮은경쟁력에안이 과수위기에“경쟁력제고”뒷북대책 어진다는 사 실 을 인 지하고도 주 무 부 처 인 농 식품 부는 별 다 른 대 응 방 안 을 고민하지않았다.그러다‘ 금 사과사 태 ’ 로 과수 위 기가 불거 진뒤에야 부 랴 부 랴 대 책 마 련 에나 섰 다. 송 미 령 농 식품 부 장 관 은 7 일기자간 담회 에서“ 안 정 적 인 과일생산기반을구 축 할수있는 ‘과수산 업 경 쟁력 제고대 책 ’을 마 련 해 이달 중발표 하 겠 다”고 밝 혔다. 그러나 급 하게서둘러 낸 대 책 의 실효 성이 얼 마나있을지의 문 이다.박 철선 과 수농 협 연 합회 장은“정부가사과수 입 이 라는 돌 이 킬 수없는 선택 을한다면 국 내사과생산기반은무 너 지게 될 것”이 라 며 “농작물재해보험 개선등 지 속 가 능 한생산기반마 련 에 중 점을 둬 야한 다”고말 했 다. 세종=변태섭·조소진기자 ㍸ᔅ ㍸ ㍸ ㍸ᅉ 4,307 원 6, 54 0 원 1 만 322 원 چ ᝊ ἑ ජ ୖ᩹ᔅ ھ ⳙⅮ ₁ ᅆᲥⅮ ᭕Ꭽ ٲ ㏖ƞó㏗ ㍢㋈㋇ ץ ㏖㋉㍗㋍ɓȗ㏗ፅ〡᩹ ⃩⭾ چ ሥᚍ᩵ ۅ ٲ ❝ℽ 㜬 ㋉ⶒީ ٲ ㏖ろ⎉㍘⹑㍸ɓȗ㏗ 본보,‘정부과수경쟁력평가보고서’단독입수 사실상 과일시장개방·국내영향력검토한듯 묻뺂쿦핓펞많핳믊헟핊쫆칾칺뫊픦많멷몋햏엳핂묻칾칺뫊쫂삲 쉲힎쁢멑픊옪빦 빺삲 . 묻칾쫂삲멾 탆힎팘삲쁢퍦믾삲 . 폲엲묻뺂 킪핳픒쉲슲멑픊옪폖캏쇦쁢쫃쪟픎짆묻칾칺뫊폎삲 . 핂쁢묻핊쫂많 삶솓핓쿦헣쭎픦뫊쿦몋햏엳많펞샂밂뺂푷픊옪 , 헣쭎많칺킲캏 뫊핊킪핳맪짷픒멎 섦멑픊옪핂쇪삲 . 8일찾은경북안동시안동농협농산물공판장 에 농가에서가져온 무르고멍든 사과가 분류 돼담겨있다(위사진). 경북의성군옥산면에서 40년째 사과농사를 짓고있는김부득씨가 사 과나무가지곳곳을살펴보고있다. <상>금사과미스터리 Ԃ 1 졂펞컪몒콛 도소매가 격 의상 승 은 유통 비용 탓 도있지만, 시스 템 이 촉발 한 면이적지 않다. 작 황 이 좋 지않자대 형유통업체 들은경 쟁 적 으 로물량 확보에나 섰 다. 한대 형 마 트바 이어는 “마 트 에사과가 달리는 건 말이 안 되지않 느냐 ” 며 “아 무리비 싸 도, 다 른거 래처물량을 뺏 어 서라도물량을확보해야 했 다”고 털 어 놨 다. 수 급불안 에대한우려가 커 지자 대 형 마 트→ 소매 → 도매 순으 로수 요 가 크게늘었고,이에경매로 거 래가이 뤄 지는도매가 격 부 터 폭 등했 다. 중 도매 인 과 대 형 유통업체 는 마진 을비 율 로 붙여 이 윤 을 남 긴다. 권혁 정 전국 사과생산자 협회 정 책실 장은 “ 유 통 단계별 로 10 ~ 30 %씩 마진을 남 기 는데, 가 격 이 오 르 면 유통 마진도 더 많 이 남 는 구조”라 며 “ 전 년 같은 기 간과 데이 터 를 비 교 해 보면, 농가에 서조기 출 하를 한 데다 못난이과일 까지 취급돼 공판 장에 나오는 물량 은비 슷 한데, 유통 마진때 문 에연 쇄 적 으 로 가 격 이 큰 폭 으 로 뛰 었다”고 설 명했 다. 실 제로 사과가 본 격출 하되기시작 한 작년 10월부 터 올해 3월초까지 현 지에서나온사과 물량은 오 히 려소폭 늘어난것 으 로 조사 됐 다. 한 국 일보가 입 수한 경북 안동 도매시장 ( 농 협 산지 공판 장 +합 자 회 사 ) 거 래 현황 을 보면, 작년 10월 1일부 터 올해 3월 8일까지 거 래 된 물량은 총 8만5,000 톤 ( 3,650억 원 ) 이다. 안동 도매시장은 전체 도매시 장 물량의 50 % 가량이 거 래되는 곳 인 데,이곳에서 전 년같은기간 ( 8만3,000 톤 ) 보다 물량이 2 % 더 거 래 된 것이다. 다 른 도매시장상 황 도비 슷 하다. 본보와만난농가,도매 법인등 생산 관계 자 9 명 은 “ 업계큰 손 인 대 형유통 업체 들이사재기해간 사과가 산지 유 통센터 ( APC ) 에 묶여풀 리지않아가 격 이 계속 비 싼 것”이라 며 “사과 주 산지 가아 닌 다 른거 점 APC 나민간이 운영 하는 APC 에 유통업체 의 계 약물량이 저장 돼 있을가 능 성이크다”고지적한 다.이 렇 게보 관된 물량이어 느 정도 인 지는사 실 상‘ 깜깜 이’상 태 다. 그나마 안호영 더 불 어민 주당 의 원실 을 통 해본보가 입 수한자 료 에따 르 면, 전국 583 개APC 중 사과를보 관 하고 있는 곳은 10일 기 준 90곳이다. 사과 주 산지가아 닌충 북 충주 ( 2,639 톤 ) ,경 남거창 ( 1,053 톤 ) , 충남 예산 ( 935 톤 ) 에 도사과가 쌓여 있다.정부가 현 장점검 을하지않다보니 업계 에서는“ APC 가 실 제비 축 물량보다 30 % 정도 줄여 보 고한다”는이야기도들 린 다. 이 런 상 황 에정부가 재정을 풀 어 유 통업체 에 직접 할 인 지 원 을 해 주 고있 어 업체 가 APC 에 묶인 물량을 풀유인 이없다는지적이나온다. ㎏당 1,000 원 으 로시작한정부의사과 납품단 가지 원 은올초 2,000 원으 로올 랐 고, 4,000 원으 로더오 른 다. 김병 률 한 국 농 촌 경 제연구 원선임 연구 위원 은 “할 인 지 원 을 해 주 니, 안 그래도 비 싸 게산 사과 를시장에 풀 어가 격 을 낮출 이 유 가없 지않 겠냐 ” 며 “ APC 사과보 관현황 을 파악 하지못한 채 지 원 을 계속 하면정 부가대 형 마 트 배만 불 려 주 는 꼴 이 될 수도있다”고 주 장 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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