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3월 22일(금) ~ 3월 28일(목) A12 여행 ■봄날꿈결같은섬진강, 장 군목유원지주변 순창섬진강여행은장군목에서 시작된다.‘장군목’은 인근 용궐 산(645m)과 남쪽 무량산의 형상 이큰장군이자리를잡고앉은모 양이고이곳이그목에해당된다 고해석해붙인명칭이다. 전통악 기인장구의잘록한허리부분에 비유해‘장구목’으로도부른다. 진안데미섬에서발원한섬진강 은임실순창곡성구례를거치며 차츰넓어져경남하동과전남광 양을경계지으며남해로흘러든 다. 순창은섬진강최상류에해당 하는지역으로강폭도좁고하류 처럼넓은모래사장도없다. 장군목주변강바닥에는밀가루 반죽이굳은듯하얗고특이한모 양의바위군상이약 3㎞구간에 흩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절구통 처럼속이매끈하게깎이고파인 ‘요강바위’는 장군목의 상징이 다. 높이2m, 폭3m, 무게가15톤 이나되는바위로,한국전쟁때빨 치산토벌대에쫓기던마을주민 이이구멍에숨어목숨을건졌다 는이야기도전해진다. 1993년에는인근마을로이주해 온사람이그독특한모양새가돈 이되지않을까하는욕심에크레 인을 동원해 반출했다가 주민들 의노력으로1년6개월만에되찾 아오는웃지못할사건도있었다. 다행히 강 한가운데 원래 자리 를되찾은요강바위는물이많지 않을때에바로앞에서실체를확 인할수있다.현재는수량이많아 먼발치에서만볼수있다.바로위 자전거도로교량위에서면요강 바위와주변을흐르는강물소리 가맑고청량하다. 상류 임실의 천담마을, 구담마 을과 함께 장군목 유원지 일대 는섬진강의옛모습을비교적그 대로 유지하고 있어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아름다운 시절 (1998년)’을촬영하기도했다. 봄 날이면 영화 제목처럼 꿈결같이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풍광이 펼 쳐지는곳이다. ■인공산책로 ‘하늘길’이왜 필요할까싶은데… 장군목 바로 아래 용궐산은 산 중턱에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수 직암벽을이루고있는산이다. 워 낙크고가팔라감히오를엄두가 나지않는데, 2020년지그재그로 1,010m길이의덱탐방로를조성 하여이제는수월하게오를수있 게됐다. 발아래로아스라이섬진 강물줄기가휘돌아아찔함이온 몸으로전해지는, 이름하여‘용궐 산하늘길’이다. 용궐산은 원래 용골산(龍骨山) 이라불렸다고한다. 용처럼골격 이우람한산이라해석할법도한 데, 한편으로‘용의 뼈다귀’에서 죽음이연상된다.결국2009년주 민들의 요구로 산 이름은‘용이 사는대궐’이라는의미의용궐산( 龍闕山)으로바뀌었다. 용의기운 처럼생동감넘치는산이기를바 라는뜻은하늘길개통으로관광 객이몰리며현실화했다. 하늘길산행은섬진강과맞닿은 용궐산 자연휴양림에서 시작된 다. 정상까지는약3km, 왕복4시 간가량 소요되지만, 대개는 하늘 길이끝나는암벽위비룡정을목 적지로잡는다. 왕복3.2km, 일반 적으로2시간이걸리고, 3시간을 잡으면 느긋하게산과 강풍경을 즐길수있다. 입장료(4,000원)의 절반은 순창상품권으로 되돌려 준다. 거리에 비해 산행은 만만치 않 다.매표소를지나면곧장험한바 위가깔린계단이이어진다. 높낮 이가일정하지않고바닥이가지 런하지 못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 다.가파른경사에삭막한바위지 대임에도 탐방로 주변에 나무가 울창해 여름에는 그늘이 넉넉할 것으로보인다. 바위지대가끝나 고아래서보던커다란암벽과마 주하는지점부터덱탐방로가설 치돼있다.한쪽끝에서계단을올 라한동안평평한길을걷다가맞 은편끝에서다시계단을오르는 식으로, 산허리 암벽에 걸린 4단 구조의덱탐방로다. 사실용궐산자체는경관이빼어 나다고하기힘들다. 큰돈을들여 이런시설을할필요가있을까싶 은데, 걸으면걸을수록진가가드 러난다. 중간중간설치된쉼터겸 전망대에서한숨돌릴때마다섬 진강 물줄기와 산줄기가 그림처 럼내려다보인다. 물이아니면강 이아름다울수없고강이아니면 산이빼어날수없다.용궐산하늘 길풍광은강과산이한데어울림 으로완성된다. 섬진강덕분에비 로소생명을얻고살아꿈틀거리 는산이다. ■채계산출렁다리와향가유 원지 용궐산에서 섬진강 하류로 약 11㎞ 내려가면 채계산(342m)이 있다.회문산,강천산과더불어순 창의 3대 명산으로 꼽히는 산으 로 화산이나 적성산으로도 불리 고,바위가책을쌓아놓은것처럼 보여 책여산이라는 이름도 가지 고있다.적성강(이구역섬진강을 이렇게부른다)에서동쪽으로바 라보면비녀꽂은여인이달을보 며 누운 형상이라 월하미인(月下 美人)에비유하기도한다.이외에 고려말최영장군이화살보다늦 었다고말의목을베고후회했다 는전설,원님부인을희롱한금돼 지설화등의이야기를간직한것 을 보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예 사롭지않게여기는산이다. 산은순창에서남원으로이어지 는24번국도를사이에두고적성 면 채계산과 동계면 채계산으로 구분되는데, 2020년둘을하나로 잇는 출렁다리가 개설됐다. 최고 90m 높이에 매달린 길이 270m 현수교는아래서보기만해도아 찔하다. 출렁다리를직접걸으려면제법 발품을팔아야한다. 주차장에서 다리 입구까지는 약 500개 계단 으로이어진다. 거리는짧지만쉬 지않고오르기엔숨이차오른다. 지지대없이허공에매달린출렁 다리는 중간이 아래로 내려앉았 다가 맞은편으로 이어진다. 이름 처럼 흔들림이 제법 심해 짜릿함 이 온몸에 전해지는데, 서편으로 한층넓어진섬진강줄기가마을 과들판사이로평화롭게흐르고 있다. <순창=글·사진최흥수기자> 매화든 벚꽃이든 남에서 북으로 거슬러 오르는 게 꽃 차례의 순 리지만, 몸으로 느끼는 봄은 꼭 그렇지도 않다. 산골짜기 얼음장 밑에도, 눈 녹은 물에도 봄이 흐른다. 섬진강 하구에 매화꽃이 만발한 시기, 상류 전북 순창의 섬진강에도 물소리가 요란하다. 주변 산자락은 아직 겨울 색인데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골짜기를 굽이굽이 흐르는 푸른 물줄기에 완연한 봄기운이 감지된다. 가파른암벽에설치한덱산책로순창‘용궐산하늘길’에오르면섬진강물줄기를 중심으로주변산세가시원하게펼쳐진다. 용궐산하늘길은산중턱가파른암벽에지그재그로연결돼있다. 채계산출렁다리는순창적성면과동계면으로분리된산줄기를이었다. “산도물도나도절로”…발아래섬진강에봄이흐른다 순창용궐산하늘길과채계산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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