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C6 골프 “아름다운사람은머문자리도아 름답습니다.” 공중화장실에서 자주 마주하는 표어다. 화장실을 깨끗하게사용하 라는완곡한어법이와닿는다. 사용 한흔적을남기지말아야할곳은공 중화장실만이아니다. 미국이나 유 럽등선진국에서는 ‘흔적남기지않 기’(Leave No Trace)가야외활동 은물론일상생활에깊이스며들어있 다. 흔적남기지않기는단순한규칙 이아니라야외활동에대한사려깊고 지속가능한접근방식을장려하는철 학으로인식되고있다. 미국산림청은1991년아웃도어리 더십스쿨과함께흔적남기지않기를 실천하기위한 7가지환경보호윤리 규정을정했다. 미국산림청이정한7 가지원칙은 ▲ 환경에미치는영향을 최소화하기위해미리목적지조사,기 상조건확인, 허가, 적절한장비등지 식을확보 ▲ 자연훼손을최소화해생 태계파괴를막고자연경관을그대로 보존 ▲ 쓰레기, 음식물찌꺼기, 배설 물등을올바르게처리하고현장처리 가되지않는것은되가져오는것 ▲ 자연의매력은손길이닿지않은아름 다움에있으므로꽃을꺾거나야생동 물을방해하거나바위와유물에흔적 남기는훼손행위금지 ▲ 캠프파이어 를자제하고하더라도생태계에영향 을끼치지않아야함 ▲ 야생동물을존 중하고보호하면서먹이도주지않아 야 ▲ 자연은다른방문객과함께교 감하는공유공간임을명심해소음을 최소화하고다른사람의고독과 평 온을존중함은물론, 트레일을양보 하고배려하고보호하며교감하는것 등이다. ‘자유로운야외생활’을보장하는스 칸디나비아반도국가에서는흔적남 기지않기가생활화돼있다. 노르웨이 어로자유(fri),공기(lufts),삶(liv)이 라는단어를이어만든 ‘프리루프트슬 리브’(Friluftsliv)는스웨덴,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랜드등노르딕문화 권에서두루통용된다. 단어조합에서알수있듯이프리루 프트슬리브는자유로운야외생활이 다. 야생과가까이하면서자연을파 괴하지않고함께호흡하며위대한자 연의섭리를깨닫고자연에대해깊은 존경심을갖는야외활동을일컫는다. 스웨덴은프리루프트슬리브를생 활화해오다 헌법에 ‘알레만스라텐’ 이라는방랑할권리를명문화하기까 지했다.스웨덴어알레만스라텐은영 어로 ‘Right of Public Access’,곧 공공의접근권리라는뜻으로쉽게풀 면누구나대자연에접근할수있는 권리를의미한다. 구체적으로자연속을돌아다닐권 리, 자연에머물권리, 길을잃고헤맬 권리, 일정을중단할권리, 아무행동 도하지않고멍하게있을권리등을 보장한다.개인소유지를제외하고는 내외국인구분없이누구나주택에서 70m만떨어지면어느곳에서나캠핑 을즐기도록보장하고있다. 스칸디 나비아국가들의방랑할권리는이권 리를행사하는모든국민들에게흔적 남기지않기의생활화가정착됐기때 문에가능한것이다. 골프야말로흔적남기지않기가절 실하게요구되는스포츠다.스코틀랜 드에서골프가시작된이래가장기본 적인골프규칙은 ‘공이놓은상태그 대로’경기한다는것이지만바로뒤따 르는것이코스를훼손하지않는다는 것이다. 목사가골프장근처를지나 다한골퍼가퍼트를실패한뒤화난 나머지퍼터로그린을찍는모습을봤 다. 목사가이사실을클럽에알리자 바로다음날마을광장게시판에그 사람을이마을에서추방한다는공고 문이나붙을정도다. 초보자일수록 골프 코스에서흔 적을많이남긴다. 샷을하면서잔디 를파내고도떨어진잔디를제위치 에갖다놓지않고벙커샷을하고도 모래를고르지않는다. 특히그린훼 손에둔감하다. 볼이떨어진자국을 손질하지않고골프화 바닥으로생 긴그린손상을그대로두고떠나기 도한다. 떨어진잔디를제자리에갖다놓아 다시자라게하고그린에생긴볼자 국을없애고모래를고르는행위들은 바로 다른이용자들에게피해를 주 지않기위한배려다. 이런기본적배 려를할줄모른다면골프를칠자격 이없다. 진짜 골프 고수는 코스의보호는 물론이고라운드에서경험한정신적 흔적마저말끔히지우고떠날줄안 다.실패한라운드였던성공적인라운 드였던그코스가안긴모든것을코 스에남기지않고마음에담아떠날 수있어야한다. 그래야다시그코스 를찾았을때옛날기억에사로잡혀 자만이나공포에빠지지않을수있기 때문이다. 옛기억을잊고새로운마 음으로라운드를할수있어야한다. 흔적남기지않기를새겨볼만하지 않은가. 유 토 이미지.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는항해로인식된다. * 본 칼럼 은 칼럼 니스트개인의의 견 으로 < 주간한국 > 의의 견 과다를수있습니다. * 골프한국은자신의 글 을연 재 하고알 릴 기 회 를제공합니다. 레 슨 프로,골프 업 계 종 사자,골프애호가등골프 칼럼 니스트로활동하고 싶 으신분은이 메 일( n e w s @ golfha nk oo k .com)을통해신청가능합니다. ‘흔적남기지않기’ 에 담긴 골프철학 30 2 0 24 년3월 1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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