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4월 1일 (월요일) D6 이한호의 시사잡경 (시선을 사로잡는 이 광경) 평 소라면지역주민들만장을보고있을경기수원시 영동시장이7일처음보는 ‘외지인’들로붐비기시작했다. 시장에서의류를파는장모씨는 ‘이게무슨일이가’ 하며 두리번거리다귀동냥으로곧한동훈국민의힘비상대책위원장이 이곳에온다는말을들었다. 뉴스에서만보던유력인사를직접 보고싶은마음에장씨는잠시일손을내려놓고기다렸지만이날 장씨가본것은끝없는인파끝에한위원장을둘러싼 ‘셀카봉’의 벽뿐이었다. 같은주이재명더불어민주당대표가방문한서울종로구 창신시장에서도같은일이있었다.기다란삼각대, 셀카봉, 짐벌(안정적인촬영등을위해장착기기의수평상태를유지시켜 주는장치)과보조배터리로무장한 ‘유튜버’ 무리탓에 중앙정치인이지역민들에게쉽사리다가가지못하는모습이 보였다. 유력정치인의시장방문등공개일정에는늘인파가 모여들었지만, 최근몇년전부터는유튜버무리가정치인과시민 사이의벽이됐다.덕분에한위원장과이대표를수행·경호하는 인력은똘똘뭉친유튜버벽을뚫고동선을확보하는것이최우선 임무가됐다. 보여주기식행보가아니냐는비판대상이될지언정중앙정치를 이끄는인사가보편유권자의목소리를직접듣는것은중요한 일이다. 가뜩이나양극화가심해지고있는현재정치상황에서는 완벽히통제·조율할수없는현장의날것그대로인목소리가 절실하다. 그러나사전에일정이조율된몇명을제외하면정작일반 주민들은열성지지층을대상으로방송하는유튜버들에게 가로막혀정치인의얼굴조차보기쉽지않다. 현장의혼잡도가 너무높아져사전조율된방문지조차건너뛰는경우도있었다. 고립된여의도를벗어나민심을듣는다는현장행보의취지가 무색하게정당의대표급인사들이가장밀접한 ‘스킨십’을하게 되는것은어딜가나따라붙는유튜버가됐다. 지지하는정당일정중심으로방송하는정치유튜브특성상 유튜버집단은서로더뭉치고더양극화된다. 간혹반대정치 성향의유튜버가현장의중심에접근하면 ‘다수파’ 유튜버들은 이를내쫓기위해언어·물리적충돌도불사한다. 현장에서만난 시민이정치인에게싫은소리라도하면가장앞장서서발언자를 규탄한다. 온라인상에서정치의양극화를부추기는걸넘어서 오프라인현장에서도양극화에일조하는셈이다. 여야현장실무진들은입을모아 ‘통제안되는유튜버들때문에 곤란하다’고하면서도이에대한직접적인대책을내지못하고 있다. 실무진의고충과는별개로,당지도부입장에서는지지층 결집에도움이되고우호적인방송만해주는유튜버들을 적극적으로배척할이유가없기때문이다. 알고리즘의필터링에의해늘접하던정보의벽에갇히는현상을 ‘필터버블’이라고한다. 물리적인벽이자비판의견을침묵시키는 역할까지자처하는유튜버들에게둘러싸인중앙정치인은마치 ‘유튜버버블’에갇힌것같다. 글·사진=이한호기자 셀카봉벽에막히고, ‘유튜버버블’에갇히고$닿을수없는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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