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교실 맥다니엘팍의숲에깃든영혼의 울림이산허리를휘감아돌며메아 리처럼 대자연 속으로 사라져 간 다. 언덕에오른후전망이좋은곳 에 이르러 허공을 향한 채 바람결 에 응어리진 삶의 숨결을 실어 보 내고있다. 삶을 냉철하게 응시하는 나의 의 식은거친현실의물결에휩쓸려표 류(방황)하는것은아닌지깊은생 각에 잠긴다. 삶에 근간을 흔드는 실체는무엇인가? 삶의 결핍은 도덕적 가치의 상실 로이어지며자신의존재기반이흔 들리는연약함이아닌가? 삶에대 한고찰이이루어지는진지함에앞 서자신의무력감에부끄러움과연 민을느낀다. 어느한순간에나이들어가는외 형의자아가무척왜소해진모습이 라 할까. 성숙한 미래를 실현할 열 망에 찬 믿음직한 큰 모습이 되어 갔으면좋겠다. 나이들어감과는달리생각은깊 어지고 새로워지는 모습에 적잖은 위로가 된다. 기분전환을 위해 하 모니카로 <그리운 금강산>을 연 주하고 있다. 하모니카의 맑은 화 음이 숲의 평온한 숨결을 타고 주 위에은은하게퍼져나간다. 몇 년 전 LA에 거주하시는 고모 님께서이곳애틀랜타작은딸집을 방문하셨다.여러차례의방문에서 아내는 뛰어난 음식 솜씨로 고모 님의 마음을 기쁘게 했으며 사랑 을듬뿍받았다. 아내가저녁준비 를하는시간에고모님께서는조카 와소통하는시간을좋아하셨고친 자식과할수없는이야기도서슴지 않고하셨다. 어느 날 생신을 맞으신 고모님을 축하하는저녁식사를한식점에서 가족들과간소하게마치고동생가 정으로귀가했다.가라오케앞에서 동생 부부가 축하 송을 부르고 성 악을전공하신고모님께서는평생 을교회성가대원으로헌신하신분 이라찬송가<나의갈길다가도록 >을경건한마음을담아부르셨다. 이어 옛 시절을 생각하셨는지 <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하기 시작 했다.천부적인메조소프라노의역 량이살아나는절제된미성은깊은 영혼의울림이실려있었다. 지금 그분의 청아한 음성이 살아 나는 순간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 고있다. 몇년전 LA에서 96세의삶을누 렸던 그분께서는 하나님의 부르심 을받았다. 코로나 기간이라 달려가지 못해 내내오열했고천추의한으로남았 다.시대적으로격변기에질곡의삶 을 살았던 그분은 첫사랑의 아픔 을가슴에묻은채고통(한)의삶을 신앙으로 승화시켰다. 자식(손자, 녀)들을 돌보며 어려운 상황에 있 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푸 셨고늘주님을찬송하면서기쁨의 삶을 사셨다. 특히 큰조카인 나에 게많은사랑을베푸셨다. “내가조카를몸으로낳지않았지 만,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 생각 해사랑한다”라는말씀으로늘등 을정답게토닥거려주신어머님같 은분이셨다. 초기 이민 생활의 어려움을 이해 하시며격려와용기를북돋우어주 시어큰힘이되었다. 코로나 이전에 고모님과 고모부 를뵙기위해 LA 시니어아파트를 방문했었다.저녁식사를마치고귀 가해화기애애한분위기에서고모 부께서는구수하게옛시절의이야 기를풀어놓으셨다. “6.25전쟁발발2년전에내가어 린 조카를 업고 고모는 아주 어린 딸을업고나의친할머니와함께분 단의 38선을목숨을걸고넘었다” 라는 말씀에 고마움을 표하며 이 제는 어깨가 처진 그분을 사랑의 마음으로얼싸안았다. 고모님과함께3일간의꿈같은시 간을 보내고 이별의 긴 포옹 속에 서‘내가조카,며느리집에함께살 다가하나님의부르심을받기를원 했었다’라는 말씀에 억장이 무너 져내렸다. LA공항으로향하는택 시안에서감정을억누르며울음을 삼키느라고애썼다. 그때의 이별이 두 분을 마지막으 로 뵙는 인사가 되어 가슴이 매우 아프다. 고모부는99세의축복된삶인백 수를누리셨고얼마후고모님께서 도96세로영면하셨다. 격동기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으 며 1남 2녀를키우고교육한후늦 둥인아들이미국과학계에서인정 받는큰인물이되었으니성공적인 이민자의삶이라하겠다. 고모님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은 가정과 자식을 위해 희생되었지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말씀을 생각하게한다. 지금고모님의사랑을한없이받 기만했던부끄러운모습의조카가 그분을 기리며 명복을 빌고 있다. 고모님께서생전에즐겨부르시던 “베토벤”의 흥겨운 춤곡 <미뉴에 트>와<그리운금강산>의애절한 음성의노래가함께산책했던맥다 니엘팜팍숲에감미롭게울려퍼 지고있다. 맥 다니엘 팍의 숲에 깃든 영혼의 울림 EV에 등돌리는 민주당계 운전자들 캐서린램펠칼럼 워싱턴포스트칼럼니스트 전기차(EV)가 민주당 쪽에 속 한소비자들의외면을사고있다. 진보적 성향을 지닌 소비자들이 EV 산업 성장을 위해 반드시 공 략해야 할‘저항집단’으로 떠오 른셈이다. 지난해실시된소비자 여론조사에서 새 차를 살 경우 EV구입을고려할것이라고답한 민주당 진영 소비자들의 비율이 큰폭으로떨어졌다. 전반적으로 EV 시장의 전망은 밝지않다. 올해첫 3개월사이의 EV판매성장률도둔화됐다. 1분 기판매는다소증가했지만매출 성장률은빠르게치고올라간나 머지다른차종의수치를따라잡 지못했다. 불안감을 느낀 주요 자동차 메 이커들은 다투어 EV 투자 축소 에나섰다.지난한해동안EV시 장에서47억달러의손실을입은 포드는최근2개의EV신종모델 출시를 연기했다. 제너럴 모터스 도지난가을전기픽업차량제2 생산공장의 건설을 미루기로 결 정했다.애플또한10년간공들였 던전기차개발계획에서손을뗀 것으로알려졌다. EV가 고전하는 데에는 그럴만 한이유가있다.전기차시장에새 로 진입하는 자동차업체들이 늘 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마진은 줄어들었다. 소비자 수요 도냉각됐다. 신제품을남보다한 발앞서구매해야직성이풀리는 이른바‘얼리어답터’그룹이멋 진장난감에열광하면서EV시장 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지금은 사정이다르다. 전기차제조사들 은새차를구입하려는일반소비 자들을유인하기위해피튀기는 마켓팅전을펼쳐야한다. EV 셀러들에게는안된일이지 만,전기차구입경험이없는평범 한소비자들은이들의부름에화 답하지않는다. 지난 월요일 공개된 갤럽 보고 서에 따르면 지난해 EV 보유자 수는늘어났지만, 전기차구입을 전혀고려하지않고있다고응답 한소비자들의비중또한2023년 의41%에서현재48%로증가했 다. 다시말해미국인의절반가량 이 EV구입의사를갖고있지않 다는얘기다. (2024년첫3개월로 시간대를 좁힌 유거브의 여론조 사에서도비슷한결과가나왔다.) 필자의요청에따라갤럽이지지 정당별로 조사 대상자들을 나누 어분석한결과, 이렇듯부정적인 추세를 이끌어가는 집단은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민주 당계 소비자들인 것으로 나타났 다. 물론공화당계소비자들역시 EV구입에소극적인반응을보였 다. 이미 EV를 보유하고 있거나 구입을 고려중이라고 답한 공화 당계 소비자들의 비중은 1년 전 에비해3-4%포인트떨어졌다. 반면 민주당계 소비자들의 EV 보유율은지난해에비해다소높 아졌다. 그러나 현재 EV를 갖고 있지않은민주당성향소비자들 가운데“앞으로 EV를절대구입 하지않을것”이라는답변은 1년 전에비해무려10%포인트증가 했다. 이들외에정치적으로무당 파에 속한 소비자들과 대학졸업 자및저소득자들사이에서도EV 구입의사가 약화된 것으로 드러 났다. 그러나 서베이 수치를 완전히 믿어서는안된다. 특히나이번처 럼조사대상을하부집단으로조 각조각분리한서베이자료는오 차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를감안해도, 전반적인추세가부 정적이긴마찬가지다. EV를직접 운전하는 친구와 직장 동료들의 평가를 통해‘미래의 자동차’에 대해많이알게되면될수록전기 차에대한소비자의호감도는오 히려낮아지는것으로나타났다. 어쩌면바이든대통령의야심찬 기후변화 관련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EV 모델이 제한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줄어든것이전기차열기를 떨어뜨리는데 손을 보탰는지 모 른다. 바이든의‘인플레이션 감 축법’이나오기전에하버드대연 구원인엘레인버크버그는7,500 달러의 세액공제를 온전히 받을 수있는26개전기차모델을도표 로작성했다.지금은그가운데오 직12개모델만이최고액의세액 공제혜택을받을수있다.그나마 일부모델은특정버전에만세제 혜택이주어진다. 국세청(IRA)이 가격, 차량제조 원산지등과관련해EV세액공제 에엄격하고제한적인기준을추 가했기때문이다. 게다가바이어 들의 소득제한 규정까지 덤으로 얹혀졌다. 물론 한시적으로 이들 을피해가는일부임시출구를열 어놓았지만이런저런규제와제 한이 잠재적 바이어들의 구매욕 에찬물을끼얹은것은분명한사 실이다. EV구입자들이세액공제 혜택을쉽게받을수있도록도와 주려는 정부의 노력은 아직까지 이렇다할성과를내지못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지위를 상징하는 테슬라 브랜드를 환경보호에 열심인 진 보주의자들이 지극히 혐오하는 차종으로바꾸어놓았다. (테슬라 의올해 1분기신규차량판매실 적은하강곡선을그렸다.) 개솔린 가격을 낮추려는 바이든 대통령 의노력은서민들사이에인기가 높지만전기차구입에따른이점 을희석시키는데일조했다. 그러나이보다더큰이슈는‘주 행거리불안’을키우는충전기반 시설부족이다. 이부문에서정부의인센티브는 기대했던만큼의효과를내지못 했다.지난2021년양당합의로의 회를 통과한 기반시설 구축법은 EV 충전소 설치를 위해 75억 달 러의예산을배정했다. 그러나이 법에따라지금까지신설된충전 소는 단 7개소뿐이다. 그나마 기 존의충전시설은잦은정전과긴 대기시간으로 운전자들의 원성 을사고있다. GM의전수석경제전문가인벅 버그는“현시점에서가장중요한 것은이미나와있는충전기의신 뢰성을 개선하는 것”이라며“그 래야 충전기를 사용해본 운전자 들이 긍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릴 수있다”고설명했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소비자 들의 EV 선택을 가속화하는 가 장결정적인요소는전기차생산 을 의무화하거나 배기가스 배출 에대한죄책감을조장하는것보 다간편하고, 저렴하며믿고운전 할수있는 EV차량을만드는것 이다. 오직경제적논리에근거해 필자는자동차산업분야에서전 기충전기술과 환경 친화적인 재 활용기술로의 전환이 불가피하 다고믿는다. 이건‘가정’의문제 가아닌‘시간’의문제다. 우리의 정책선택은이같은전환을가속 화하느냐, 아니면늦추느냐를포 함한다. 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 불안감이커진다. 공화당은이를 가속화하는것을결코원치않는 다. 그리고민주당은어떻게가속 을해야할지전혀모른다. 캐서린램펠은주로공공정책,이민과 정치적인이슈를다루는워싱턴포스 트지의오피니언칼럼니스트이다. 자 료에기반한저널리즘을강조하는램 펠은프린스턴대학을졸업한후뉴욕 타임스칼럼니스트로활동한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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