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4월 22일 (월요일) C4 골프 노자를모르더라도물의위력앞에 는절로고개를숙이게된다. 물은아 기의손가락에도부서지고흔들리지 만단단한얼음이되기도하고, 수증 기나안개가돼경계없이넘나들고구 름으로떠돌다다시우박,눈,비로내 려자연생태계를지배한다.물의위력 (偉力)은바로 ‘힘없음’(無力)에서나 온다. 당장은힘이없어보이지만다 양한환경에스며들어적응함으로써 그무엇으로도막을수없는힘으로 변하는것이다. 타이거우즈, 브룩스켑카,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디샘보등강철같은 체격과체력을갖춘선수들이각종부 상에시달리는것을보면서부드러운 것(柔)과굳은것(剛), 약한것(弱)과 강한것(强)에대한본질적인물음을 던지게된다. 이들에비해상대적으로부드러운 스윙을가진로리매킬로이, 저스틴 로즈,저스틴토마스,존람,패트릭캔 틀레이,잰더쇼플리등이큰부상없이 꾸준한기량을발휘하는것을보면 굳고강한것이최선이아님을실감할 수있다. ‘강한스윙’에마음을빼앗긴 주말골퍼들에게무엇이지속가능한 것인가를생각케한다. 나이들고근력이떨어지면서자연 스럽게비거리가줄어드는것을몇년 째실감하고있다.비거리가짧아지는 것을어떻게라도늦춰보겠다는마음 에열심히연습장을다니면서새롭게 ‘부드러움의위력’을다시깨닫는다. 짧아진비거리를만회하려다보니 더강한스윙의유혹을쉬떨칠수없 었다. 그러나강한스윙에매달려몇 달을지내고보니비거리가줄어드는 속도가더빨라짐을깨달았다. 다시 부드러운스윙으로돌아가자예전의 비거리가회복되고방향성이나구질 도눈에띄게좋아졌다. 골프를한창배울때깨달았던 ‘옹 이없이부드러운’ 스윙에대한믿음 이되살아났다. 프로가아닌주말골 퍼들은강한스윙을하려고할때클 럽을잡은손에힘이들어간다.주먹에 힘이들어간다는것은주먹을꽉쥔다 는의미다. 주먹을꽉쥐는행동은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긴장과경직을유발한다. 어드레스자세를취한뒤골프채그립 을잡고힘을줘보면내몸이어떻게 경직되는지알수있다. 손가락, 손목, 팔뚝,어깨의근육이말랑말랑하지않 고딱딱하게변한다. 허리와 다리의 근육도그영향을받는다. 유니버설조인트처럼부드럽게움 직여야할관절들이브레이크에걸린 듯꽉물려있으니부드럽고속도감 있는손목, 팔, 몸통회전이이뤄질리 없다. 손에힘을주면줄수록헤드스 피드는떨어지고몸의파워가클럽헤 드에전달되지도않는다. 이런근육의경직현상은마음에도 영향을미쳐평정심이나자제력대신 욕심과무모함에지배당한다. 주먹을 쥐는행위는상대방공격에대응하겠 다는표시이니긴장을피할수없다. 정신적긴장은멀쩡한평정심과자제 력마저날려버린다. 부드러우면서힘 찬스윙을꿈꾸지만힘을빼지못해 고생하는골퍼들에게‘부드러운것이 가장강하다’는것보다더강렬한메 시지가어디있을까. 다시깨닫는 ‘부드러움의골프미학’ 유토이미지. golf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 학 을전공했고, 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 다 . 30대후반 골프 와 조우,밀림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세계를탐험하 며 다 양한 골프 책을집필했 다 . 그에게 골프 와얽힌 세월은구도 의 길이자인생을관통하 는 철 학 을찾 는 항해로인식된 다 . * 본 칼 럼은 칼 럼니스트개인의의 견 으로 < 주간한 국> 의의 견 과다를수있습니다. * 골프한 국 은자신의 글 을연 재 하고알 릴 기회를제공 합 니다. 레슨프로,골프 업 계종 사 자,골프 애호 가등골프 칼 럼니스트로 활 동하고 싶 으신 분 은이메 일 ( news@golfhankook . com )을통해신 청 가능 합 니다. 노자( 老子 )는 ‘도 덕 경’( 道德經 ) 곳곳 에서부드러움이강한것을이기고,약한것이강한것을 이긴다는것을강조 했 다. 노자는 ‘세상에물보다약한것이없으나굳은것을이기는 데 는물보다 나은것이없다’며 ‘상선약수’( 上善若水 )를설파 했 다. 또 한 ‘ 혀 는부드러워보존할수있고이는 단단해부러진다’는비유 역 시부드럽고약한것이단단하고강한것을이긴다는상선약수의 철 학 을 담 고있다. 30 2 0 24 년3월 1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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