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4월 26일(금) ~ 5월 2일(목) A10 지난 12~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코스에서펼쳐진나흘간의지구 촌골프제전‘제88회마스터스토너먼트’가한바탕의 만화경(萬華鏡)을펼치고막을내렸다. 다시굴러떨어지고야말바위를산정상에밀어올리 는절망의노역을짊어진‘시지프스의후예’들은신들 이나노닐비밀의정원에서잠시절망을잊었다.마스터 스로향하는‘좁은문’티켓을거머쥔지구촌의별89 명모두산정상에바위를올려놓겠다는희망을품고회 심의샷들을휘둘렀다. 세계랭킹1위스코티셰플러가바위를아크로코린토 스산정상에올리는데성공했다. 4라운드합계11언더 파 277타로, 2위루드비그오베리에 4타앞섰다. 그가 정상에밀어올린바위도언젠가밑으로굴러떨어지겠 지만올해오거스타내셔널코스에서그는압도적이었 다. 2022년에이어2년만에다시그린재킷의주인공이 됐다. 올들어서만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과제5의메이 저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이어마스터스까지거머쥐 며3승을거뒀다.미국프로골프(PGA)투어통산9승째 다.고교때부터사귄아내의출산이임박해“우승직전 이라도연락이오면집으로달려가겠다”고약속한그 는다행히출산을기다리는아내에게우승소식을알리 는행복을맛봤다. 우승가망이없는타이거우즈의분투는그가시지프 스의직계임을증명하려는것같았다. 최종합계 16오 버파304타로컷통과선수중최하위를기록했지만마 스터스연속컷통과24회라는새로운기록을세웠다. 그동안마스터스에서5차례우승한그는대수술이후 대회출전자체가불가능해보였지만이번마스터스에 서2라운드까지중간합계1오버파로컷(6오버파)을가 볍게통과했다. 부상이후그가출전한대회에서보여준정황들을고 려하면4라운드경기는무리인듯보였으나별들의경 연장마스터스에서완주에성공한것이다.바이런넬슨 과공유하고있는PGA투어통산82승타이기록돌파 의지가읽히는모습이다. 그럼에도그의승수추가는비관적이다. 그의팬들도 ‘우즈의시대’가저물고있음을인정하는분위기다.그 러나마케팅측면에서우즈는여전히사랑받고있고우 즈또한라운드지속열정이강하기에그가시지프스의 노역을쉽게포기하지않을것같다.골프팬들도우즈가 붉은색티셔츠를입고마지막라운드에나서길고대하 고있는듯하다. 우즈는다음달17일부터나흘간미국켄터키주루이 빌의발할라골프클럽에서열리는시즌두번째메이저 대회인PGA챔피언십에출전할예정이다. 타이거우즈가아들찰리우즈에게닮으라고강조하 는스윙의주인공로리맥길로이는자신의커리어그랜 드슬램완성에필요한마지막퍼즐인그린재킷을차지 하기위해분투했으나합계4오버파로공동22위에만 족해야했다. 처음출전한메이저대회에서2위를차지한루드비히 오베리는PGA투어에위협적인공습경보를울렸다.스 웨덴태생으로텍사스공대를나온오베리는대학골프 선수시절부터아마추어세계랭킹1위에올라‘스웨덴 의타이거우즈’란별명을듣고있는신병기다. 190.5㎝의장신에서뿜어져나오는드라이브샷은일 품으로평가받고있다.잘생긴데다스윙도부드럽고아 름다워 PGA 투어의새로운아이콘으로손색이없다. 인공지능(AI)이탐내익혀야할스윙이라는말까지나 올정도다. 돈을좇아LIV골프(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가후원 하는신생투어)로이적한선수들의그린재킷쟁탈전은 흔들림없는스코티셰플러앞에서무력했다. 이적후 에도PGA투어의달콤한기억을그리워하는디펜딩챔 피언존람은합계9오버파로공동45위로추락했고,잠 시우승경쟁에나섰던브라이슨디섐보가합계2언더 파로공동6위에올라체면을세웠다. 53세의나이에도불구하고거액의몸값을받고LIV골 프로옮긴필미켈슨은합계8오버파로공동43위에머 물렀으나여전히부드럽고우아한스윙으로존재감을 보여줬다. 한국선수중에는안병훈이최종 2오버파공동 16위 로가장좋은성적을냈고,김주형과김시우는5오버파 공동 30위에 올랐다. 안병훈은 최근 경기에서 중량감 을보이며상위권을유지해흐름이좋다는느낌이왔다. 김주형은마지막라운드에서만데일리베스트인 6언 더파를몰아쳐우즈가“오늘은김주형처럼하고싶었 는데…”라고말할정도로불꽃같은라운드를펼쳤다. 임성재는7오버파로컷탈락했다. 마스터스의 진정한 마력은 설립자바비 존스와 로버 츠클리포드의골프철학이담긴골프코스에서벌이는 시지프스후예들의경쟁하는모습자체가아닐까여겨 진다. 선수들은공기처럼코스를메운골프팬들이뿜어내는 열기에휩싸여어떤악조건속에서도희망을버리지않 았다. 그결과를겸허히받아들이는법을터득하고카 펫을방불케하는잔디와온갖꽃으로장식된신들의 정원에서노닒에감사하지않을수없다. 그래서골프선수들은알을낳기위해해변모래밭을 찾는거북이처럼,히말라야산맥을넘는철새처럼,수천 ㎞를비행하는앨버트로스처럼마스터스로향하는것 이아닐까. ----------------------------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 30대후반골프와조우, 밀림같 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 관통하는철학을찾는항해로인식된다. ‘시지프스후예들’마스터스가보여준골프만화경 *본칼럼은칼럼니스트개인의의견으로<주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습니다.*골프한국은자신의글을연재하고알릴기회를제공합니다.레슨프로,골프업계종사자,골프애호가등골프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싶으신분은 이메일 (news@golfhankook.com )을통해신청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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