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5월 10일(금) ~ 5월 16일(목) A12 여행 ■해발 230m 섬 봉우리에 람사르습지 장도는흑산도에서서북방향으 로손에잡힐듯보이는섬이다.흑 산항에서배로20분남짓걸린다. 항구를빠져나간도선은하얀등 대가 세워진 작은 바위섬을 거쳐 물살을가른다. 왼편은흑산도상라산에서떨어 진거친해안절벽이고, 오른편은 장도에서 띠처럼 연결된 소장도 가이어진다. 소장도는인간의간 섭이없는무인도인데도나무한 그루보이지않는다. 거센바닷바 람이그대로훑고지나는섬이다. 장도선착장이가까워지면수직 에가까운가파른산줄기아래바 닷가에둥지를튼마을이보인다. 주황색계열지붕이라초록이오 르는 산자락과 선명하게 대비된 다.평지가전혀없어집들은좁은 골목을형성하며층층이자리잡 았다. 척박한삶터인데모든집이 바다조망이가능한구조이니여 행객의 눈에는 그저 낭만적으로 만보인다. 외지인이 이 섬을 방문하는 이 유는 단 하나, 해발 230m 섬 정 상부에 형성된 습지를 탐방하기 위해서다. 장도습지는 2003년 7 월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 학술조사단에의해처음알려진 후 이듬해 8월에 환경부 습지보 호지역으로지정됐다. 다음해3월강원인제의대암산 용늪, 경남창녕의우포늪에이어 국내 세 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 록됐다.보기드물게작은섬꼭대 기에 형성된 습지여서 생태적으 로그만큼귀한대접을받는다. 습지는산꼭대기부근완만하게 비탈진산지에위치하고있다. 유 기물함량이많은퇴적층이사시 사철풍부하게물을머금고있을 뿐아니라, 수질정화기능까지뛰 어나 들짐승과 날짐승이 서식하 기에 안락한 환경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매와수달, 솔개와조 롱이를포함한다양한동물이장 도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 다. 장도선착장에서습지까지는채 1㎞가 되지 않지만, 워낙 가파른 길이라족히20분은잡아야한다. 마을뒤편부터바로목재덱탐방 로가시작된다.한걸음한걸음오 를때마다마을앞바다는점점짙 어지고넓어진다. 잠잠한옥빛바 다에전복양식시설이설치돼있 고,마을북쪽으로소장도의여러 섬들이작지만웅장한자태를드 러낸다.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을 조금만 걸으면 팔각정 전망 대가나타난다. 주변에넓게분포 한대숲에바람이일렁거린다. 서 걱거리는 댓잎 소리와 맑은 새소 리가산중습지에울려퍼진다.대 숲아래흥건하게물이고인땅에 서는버들가지가움트고, 위쪽경 사면엔검푸른동백이군락을이 루고있다. ■작은 섬마을 뒤에 감춰진 바위비경, 영산도 영산도는흑산도를기준으로장 도반대편에위치한다. 과거영산 화가많아그리불렀다고도하고, 산세가 신령스러워 영산도라 했 다는말도있다. 역시흑산항에서 배로 20분 남짓 거리다. 2012년 다도해국립공원의‘명품마을’로 선정돼 기대가 부풀었는데, 막상 선착장에들어서니‘여기가왜?’ 라는의문이생긴다. 겉보기에장 도에비해한없이평범한데바위 절벽에 커다랗게‘명품마을’팻 말이걸려있다. 약간의실망감을안고마을로발 길을옮긴다.옴폭한포구안쪽에 자그마한해변이있고,그뒤로집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00m 남짓한해변에모래가하얗게눈 부시고, 에메랄드물빛깔이유난 히곱다.해변뒤로시선을올리면 높지 않지만 우락부락한 바위산 이마을을포근히감싸고있다. 볕이잘드는봉우리라된볕산이 라부른다. 연두색이번지는산자 락과어우러진아담한해변과마 을이큰바다에고립된섬처럼낯 설고이국적이다. 그래도‘명품마을’이라기엔 뭔 가부족하다싶은데투명한바닷 물에숭어가떼를지어이동하고 있다. 해변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살짝멀어졌다가아무일없다는 듯다시제자리로돌아온다. 한동 안넋을놓고바라보는데은빛몸 매를 뽐내는 물고기가 여기저기 서뛰어오른다. 숭어가뛰니망둥 어도뛴다는비유가그래서나온 걸까. 숭어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건몸에붙은기생벌레를떼어내 기 위한 행동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절박한몸부림인데,옥빛바 다에서 펄떡거리는 모습이 싱그 럽고기운차다. 숭어떼의유영은6월초까지볼 수있다고한다.“건져올려놓으면 동네고양이도발로툭차버려요. 하하.”최성광마을이장이이물 고기의 값어치를 한마디로 정의 한다. 영산도여행객은덕분에뜻 밖의선물을받았다. 선착장에서가까운절벽에는석 곡이드문드문자라고있다. 바위 나나무에붙어사는난초과상록 식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옛날에는바위절벽을빼곡 하게덮고있었는데, 외지인이하 나둘캐가는바람에이제는영산 도에서도귀한식물이됐다. 맞은편에는2021년폐교된흑산 초등학교 영산분교장 건물이 있 다. 학교는문을닫았지만마지막 으로 졸업한 바다, 연진, 효경 세 학생의이름은‘전교1등’도서관 으로남았다.학년마다한명만있 었으니 1등을놓칠수가없다. 도 서관은현재마을책방으로운영 되고있다. 정겨운돌담길을따라 약10여분만걸으면마을탐방이 끝난다. 선착장위전망대에오르 면해변과마을이한눈에담긴다. 영산도의 진짜 명품은 섬 반대 편에숨겨져있다.작은배로섬을 한 바퀴 도는 선상투어(인당 1만 5,000원)로만 볼 수 있는 비경이 다.포구를빠져나간배는시계반 대방향으로돌며구석구석바위 절경을 찾아간다. 모양 그대로의 코끼리바위를 시작으로 하늘로 구멍이 뚫린 용생암굴, 일제강점 기섬젊은이들이강제징용을피 해숨었다는파수문등기기묘묘 한바위군상이이어진다.소형어 선이라 가까이까지 접근해 생생 하게관찰할수있고,바다가잠잠 하면 갯바위에 상륙해 거북손과 홍합등을딸수도있다. <흑산도(신안)=글·사진최흥수기자> 아담한영산도해변에숭어가무리지어유영하고있다.이따금수면위로경쟁하듯뛰 어올라장관을연출한다. 장도습지로가는탐방로에서마을과쪽빛바다, 띠처럼이어진소장도섬들이시원 하게펼쳐진다. 영산도의진짜명품은마을뒤편에감춰져있다. 선상투어로만볼수있는코끼리바 위. 발아래파도도눈앞에초록도…섬, 너에게발이묶였다 섬 안에 섬이 있고, 섬 밖에도 섬이 있다.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2시 간 거리에 위치한 신안군 흑산면은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 11개 와 여러 무인도를 포함해 100여 개 섬으로 구성된다. 흑산군도라 부르는 이유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약 90㎞, 흑산도에서 가거도 까지 또 70㎞가 넘는다. 주변 해역을 포함하면 단연 국내에서 면적 이 가장 넓다. 흑산군도 여행은 가장 큰 흑산도와 약 20㎞ 떨어진 홍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흑산도 바로 인근에도 장도, 다물도, 대둔도, 영산도 등의 유인도가 호위하듯 흩어져 있다. 교통이 불편 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그만큼 신비로움을 간직한 장도와 영 산도를 소개한다. 둘 다 30명 정도 거주하는 작은 섬이다. 신안흑산도의보물,장도와영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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