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오피니언 A12 시론 김정자 시인·수필가 아빠하고 나하고 가정의 달 5월로 들어섰는데 바 닥 없이, 갈피 없는 TV프로그램이 떠오른다. 얼마전에 방영이 시작된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배우 백일 섭씨가정사가공개되었다. 부부갈 등끝에졸혼이라는길을택하게되 면서따님과의단절을풀어가는과 정으로가족한사람한사람이겪게 된 아픔, 대립, 번민 과정들이 열거 되면서 따님의 애틋하고 후덕한 마 음에눈물이멈추질않았다.지속적 가정폭력불안속에서성장한과거 를가졌는데도온화한성품이돋보 였다. 가정 폭력에는 정서적 학대, 언어 폭력, 가학적행위폭력을행사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가해 자나름의동기가있을것이나온가 족을불안과혼란의도가니로몰아 넣는일이자행되고폭력피해자는 상처를 안게 되고, 그 상처가 미처 아물기전에또다른상처를받게되 는일이반복되면서심신은깊은수 렁에빠지듯종국엔세상이무서워 지고자신도버리고싶은지경에이 르게된다.가해자는자신행동에분 명한 동기로 자행된 행위라고 스스 로를정당화할수있겠지만피해자 가가족이지않은가.그상처를돌보 며어루만져주는일에소홀하지않 았어야한다는생각이크다.아빠등 장에온가족은불안에떨어야하고 피폐해진 정서가 깊어지다보면 학 교생활에서도자신감을잃게되고 자신을사랑할줄모르는문제아로 발전할소지를얻게된다. 심지어는 결혼을하면서지옥같은삶에서탈 출하는심정으로가정을버리듯도 망하듯지금껏자라온둥지를버리 게된다. 가해자자신도성장과정에서얻은 외로움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인정 하게되지만내가평생을다해사랑 하고아끼며모든힘을쏟아가꾸고 보듬어야할소중한가정에사랑을 제대로받지못했던울분과외톨이 였던외로움과사랑의굶주림을무 질서하게 부인과 자녀들에게 쏟아 놓아야했던것일까. 안타깝기도하 지만 지독한 이기주의적인 소행은 아니었을까. 깊이자신을들여야보 아야할일이다. 평생을동반해야할 사람과의충분한마음나눔의부족 이요대화부족이아닐까.술에만취 한아버지의가정폭력은아이들을 불안이란공포속으로몰아넣게되 고 세상에 나가서도 무기력한 아이 로살아갈수밖에없는고통을겪게 된다. 아이들은가정폭력트라우마 를겪고있는데이아이들의마음을 읽어주지못하고감싸주지못한가 정폭력 가해자가 정당방위라 부르 짖어도될까. 언어폭력에다밥상을 엎거나 손찌검에 지속적으로 노출 된가족들은피해자로적반하장과 정을피하지도못하고고스란히수 년,수십년을어쩔수없이시달리게 된다. 성장과정에서극심한정신적외상 을 경험하며 불우하게 자라오면서 겪은 트라우마를 마치 성장통처럼 디폴트를자초하게된다는것을미 리알았더라면이런상황까지는초 래하지않았을터인데.이렇듯아픈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은 존재감 제로의아이로,표정없은아이로성 인이 되어가고 끝내 정상적인 어른 으로성장할수없게된다.세습처럼 대물림피해는악순환될수밖에없 음이다. 고통이란 불완전한 과업에 대한 끝없는도전을표상하는신화적인 물로그리스신화속의시지프스가 있다.커다란바위를밀어올려야하 는벌을받게되면서바위를밀어정 상에오르게되면다시출발했던아 래로굴러떨어지는일이반복된다. 처음부터다시바위를밀어올려야 하는 영원한 노동의 형벌을 이어가 는인생이된것이다.고통이다.영원 히 이어지는 인생들의 고통을 대변 해주는신화인데, 과연인생이무엇 때문에고통을안고살아가야할까. 가난도고통을유출해내지만결국 은사랑의문제라고생각된다. 서로 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아이러니의 변증법이다. 타인과 타인이 만나 만족한다는 것은쉽지않은일이다. 서로에게끝 없이결핍의충족을요구하면서갈 등을빚어낸다. 요구는욕망의비롯 이요욕망은충족되어도계속발생 과 소멸이 동시다발적으로 반복된 다. 욕망이 존재하는 한 완전한 만 족은불가능하다.남남이서로만나 사랑으로 시작된 일들이지만 계속 사랑을이어가기가쉽지않다는것 이다. 마치빛과그림자가번갈아발생하 고있듯사랑은고통을동반한다.사 랑이있는곳에존재하는고통의본 질은무엇일까. 서로가서로를용서 하는아름다운다리를건너야할것 이란생각이든다. 사랑으로용서해 야하고용서할수없는것까지용서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한계에 부딪 히곤한다. 하지만용서한다는것은 상대를용서로긍휼을베푸는것이 아닌바로자신을위한것임을상기 알고있지만용서해야할일앞에서 면수영할줄모르는잼병에게물에 뛰어들라는강요를받는느낌이들 곤 한다. 한 뼘이나 남았을까 싶은 남은날들을돌아보며슬기로운마 무리를위해용서의베일을생각없 는아이들처럼훌쩍벗어버려야한 다.고통없는사랑은없다. 모든 것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 고서로양보하고맞춰가는것이촌 수없는부부사이를만들어갈수있 는것.누구나노년기에접어들면더 외로움을느끼게되는것인데배우 백일섭씨는 아직 노년기에 접어들 지않으신것같다. 한국영화계중견배우백일섭씨의 Happy Ending Story가 화면을 타 고흘러나오기를기대해본다. 1촌인 자녀들과불화는해결되신것같은 데촌수없는부부사이는용납이쉽 지않은멀고도가까운관계임을새 삼짚어보게된다. 화면에서만났던 배역처럼 훈훈한 아버지 모습으로, 낭만과정이넘치는남편모습으로, 드라마‘아들과 딸’에서 맛깔스런 연기에 곁들여진‘홍도야 울지 마 라’를열창하셨던그때그모습처 럼.가정의달을만나면서생각이많 아진다. 노년의 행복은 어린시절의 행복한 성장이 좌우한다는 사실과 촌수미스테리까지. 밥잉글하트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여러분은 침묵할 권리가 있습니다… 2024년대학졸업식 시사만평 졸업시즌 최근 인공지능 관련 컨퍼런 스에 다녀왔다. 교육위원으 로서 매년 연장교육을 받게 되어있는데, 과거에는전미교 육위원협회나 버지니아주 교 육위원협회가 주최하는 컨퍼 런스에참석했었다. 이번에대부분의동료위원 들이뉴올리언스에서열린전 미교육위원협회 컨퍼런스에 갔지만 나는 합류할 수 없었 다. 대신오랜기간관심을가 졌던인공지능관련컨퍼런스 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멀지 않은뉴욕시에서열리는컨퍼 런스의 내용이 마음에 들었 다. 우선 이 컨퍼런스가 달랐던 것은 주 참석 대상이 교육위 원들이아니라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지도하는교사들과 학교장들이었다는것이다.그 리고미국의교육자들로국한 되지 않았다. 멀리 뉴질랜드 에서 온 교장들도 만났다. 하 기야인공지능에대한관심이 미국 내에서만 국한될 수는 없는‘인공지능시대’에돌입 했기때문이다. 3일 동안의 컨퍼런스 중 다 양한 세션에 참석해 강의를 들었다. 그중가장인상깊었 던 강의는 현재 펜실베니아 대학에서경영학을가르치는 이산 몰릭(Ethan Mollick) 교 수였다. 프레젠테이션자체도 훌륭했지만 인공지능의 현장 사용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지금 그 교수가 저술 한 책(“Co-Intelligence”) 을읽고있는중이다. 몰릭교수가제시한용도가 운데에는 학습 교재 준비뿐 아니라 시험 답안 채점도 있 었다.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플랜 준비도 있 었다. 일대일 평가도 가능하고 학 생의 필요에 맞추어 개인 레 슨도해줄수있다고했다. 교 실에서 한 명의 교사가 거의 30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일 일이세심하게챙기지못하지 만 인공지능에게 30명의 보 조교사 역할을 맡도록 할 수 도있다는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기능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급격하게 변할 수 있 는 고용 시장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던 일 을대신하면서인간만이해오 던 직장 수와 직업 자체에 큰 변화가찾아올것이라는것이 다. 아니, 그변화가지금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 급했다. 그 인공지능이 대체 할수있는직장/직업으로변 호사와회계사를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리고 의사도 포함되고 컴 퓨터프로그래머도마찬가지 로 예외는 아니라고 했다. 변 호사들의 업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법률 서류 검토인데 이러한 검토를 인공지능에게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 고 인간 변호사는 그 인공지 능이 해낸 일들에 대해 점검 과정만 맡으면 된다는 것이 다. 그러기에 변호사 숫자를 줄여도된다는것이다. 컨퍼런스에서 들었던 내용 을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아 들에게얘기했더니그렇지않 아도 요즈음 대학교에서 컴 퓨터 코딩을 공부하는 학생 들이걱정된다고하는것이었 다. 자신처럼이미여러해그 런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 는 경우에는 좀 낫지만 대학 을갓졸업해컴퓨터코딩일 을 하려던 학생들의 경우 그 러한 일의 상당 부분을 인공 지능이 대신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이르렀다고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에서는 취업비자로 미국에 와서 일 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 머들의 비자 연장을 위한 스 폰서 역할을 고용주가 더 이 상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아지 고있다고했다. 즉, 그런인력 이 더 이상 필요 없고 인공지 능으로대체하고있다는것이 다. 여기까지 얘기를 들은 나에 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는 것 은, 이렇게 급변하는 인공지 능의 발전에 대해 초중고 교 육 내용의 대처 방안은 무엇 이어야 하는가이다. 학생들 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나 정 책 수립을 하는 교육위원들 은 이미 돌입한 인공지능 시 대를 아직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공지 능이 어떤 한 분야에만 사용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 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모든 분야에서 사용 가능한 AGI(Artificial General In- telligence)의등장이50년후 의일이아니라이제 2030년 이면 있을 수도 있다는 어느 컨퍼런스강의자의경고가더 욱강하게느껴진다. 인공지능 시대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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