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5월 13일 (월) D www.Koreatimes.com 전화 770-622-9600 The Korea Times www.higoodday.com 한국판 피해자·유족이말하는 ‘폭력패턴’ 통제·폭언→애원→네탓→애정표현 주변시선·보복이두려워신고못해 “의대생여친살해,남일같지않아 네잘못아니란응원이가장큰힘” “순간적으로라도 폭력과 욕설을 했 을 때 끊어내야 했어요. 사과를 해도 받아주면안돼요. 그때부터시작입니 다.” 건물옥상에서의대생이여자친구를 살해한소식이전해진날,정서경(38· 가명)씨는 덜컥‘옥상에 선 내 모습’ 을떠올렸단다.서경씨는지난해10월 부터‘남자친구’였던 사람에게 수차 례폭행을당했다.경찰에신고하고그 를차단한지난달초부터지금껏, 100 통넘는연락에시달리는중이다.“남 일같지않아요.같은상황이었다면그 도그랬을수있으니까.” 한국일보는 사귀던 사람들로부터 폭력피해를당한당사자와그유족(사 망사건)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교제폭력엔 명확한 전조증상이 있다 고입을모았다.그럼에도굴레를벗어 나기어려웠던것은숱한세뇌와차가 운외부시선,막연한두려움때문이라 고말했다.피해자들은지금도교제폭 력때문에떨고있을다른피해자들을 떠올렸다.연인이범죄자로변하는바 로그순간의‘증상’을널리알리고싶 어했다.그래서인터뷰에선뜻응했다. 시작은 폭언과 통제였다. 서경씨 남 자친구였던 A씨는 옷차림뿐 아니라 명절에가족과의만남까지제마음대 로하려고했다. 옷에난작은구멍에 도‘가슴이 보인다’며 화를 냈다. 화 를주체하지못해물건을던졌고,이어 손이올라갔다. 다른 피해자 김진아(34·가명)씨도 마찬가지였다.진아씨는“회사상사와 밥을 먹는 것도 극도로 싫어했다”며 “네가맞을짓을한다며때렸고, 점점 수위가높아지고횟수가잦아졌다”고 말했다.돌이켜보니전조는분명히있 었다.헤어지자는통보에반응하는가 해자태도에패턴이있었다. 먼저‘나 를 버리지 말라’며 애원했다. 연민과 죄책감을자극하는것이다. 진아씨는 “울면서 사과하고 날 버리지 말아달 라는데연민이들었다”며“그래서‘화 가 나서 저지른 실수구나’하며 받아 주게됐다”고후회했다.다음은‘너때 문에’때린 거라는 변명. 툭하면‘나 를무시하냐’는말을반복했다. 서경 씨는“남자친구는‘네가 헤어지자는 말을 했으니 정신적 폭력을 가한 것’ 이라는논리를내세웠다”고말했다. 이런현상을두고공정식경기대범 죄심리학과교수는“가해자는상대의 신고 의지를 약하게 하고, 상대를 구 속·통제하려는욕구를갖고있다”며 “증상이반복되면극단적인행동으로 이어질수있다”고말했다. 폭언·폭행의마무리는늘애정표현 이다. 폭력 뒤엔 늘‘사랑한다’혹은 ‘결혼하자’고했다고한다.‘사랑하기 에통제한다’는식으로, 악순환은반 복됐다. 진아씨는이제야알았다.“그 땐 얘가 절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아예 못 했어요. 길들이는 방식인 줄 도모르고.” 서현정기자☞3면에계속 “내말대로” “너때문에” “나버리지마” 교제폭력의위험한전조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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