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5월 17일(금) ~ 5월 23일(목) A12 여행 ■철쭉축제, 봄의황매산 해발1,113m,결코만만한높이 가아니지만황매산에는고산특 유의두려움이나경외심이없다. 이를테면 품이 넓고 넉넉하다든 가, 오르기 힘든 악산이라는 묘 사는어울리지않는다. 산청에서 든합천에서든능선바로아래까 지 차로 갈 수 있고, 거기서부터 이어진탐방로도동네뒷산산책 하듯순탄하기때문이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니 고산임에도 철마 다관광객의발길이끊이지않는 다. 주변에지리산과덕유산능선 이웅장하게둘러져있어상대적 으로왜소해보이는것도사실이 다. 철쭉만염두에둔다면황매산이 주는즐거움의절반을스스로포 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황매산 으로가는길자체가행복한여정 이다. 산청 읍내에서 황매산까지 는 약 17㎞, 구불구불 산길을 넘 다보면산골짜기에터를잡은마 을과계단식농경지가숨은그림 처럼나타났다사라진다. 산청읍과차황면경계인달음재 에서잠시쉬어간다.‘천왕봉전망 대’라이름한팔각정에오르니지 나온 방향으로 지리산 산줄기가 우람하게 펼쳐진다. 차황면 소재 지를지나면길은한층더구불구 불한데,도로양쪽으로노란꽃송 이를 주렁주렁 매단 꽃가지가 늘 어져있다. 산이름처럼황매화를 가로수로 심었다.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지만 지역의 명산에 하나 라도더의미를부여하기위한주 민들의노력이엿보인다. 황매산은넓고크다는의미의‘ 한뫼산’에서비롯한이름인데후 에한자어로바꾸며황매산이됐 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황매화와 는상관이없는데도, 산청군과합 천군홈페이지에‘황(黃)은부(富 ), 매(梅)는 귀(貴)를 의미한다’는 해설을곁들여놓았다. 다시 고개(두무재)를 넘으면 내 리막길 도로 우측에‘황매산 전 망대’가 세워져 있다. 붉은 기운 이감도는바위능선아래로산줄 기가 가파르게 흘러내리고, 몇몇 마을이옹기종기자리잡고있다. 아래부터신촌, 만암, 상법마을이 다.전망대한쪽에누구의작품인 지모를시가한수적혔는데,‘마 너물내고향’이라표현하고있다. 황매산에서흘러내리는‘맑은물 ’이 지명으로 굳어졌고, 만암마 을은마너물을한자로옮긴이름 이라한다.마을주변경사지는층 층이 계단식 논밭이다. 모내기를 앞두고흥건하게물을댄논에햇 살이 내리쬐며 수면이 반들거린 다. 예전황매산으로오르는등산로 는각마을에서연결돼있었다.산 행은 대개 신촌마을에서 출발해 상법마을로 내려오는데, 오르는 데만 2시간 정도 걸린다. 지금도 번잡함을 피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은 7부능선에조성된미리내파크까 지차로오른다.주차장과카페,캠 핑장을갖춘공원이다. 마을부터 미리내파크까지 도로는 가파르 고굴곡이심해각별히조심해야 한다. 미리내파크 주차장에 도착하니 울긋불긋한기운이산자락을감 싸고있다.분홍빛철쭉꽃송이뒤 로황매산정상부근바위봉우리 가거칠고웅장하다. 매부리를닮 은 봉우리에서 가파르게 쏟아져 내린산자락에철쭉이군락을이 루고있다. 듬성듬성머리를내민 키큰나무가섞여단조로움을상 쇄한다. 매끈하게 포장된 탐방로 는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능선까 지연결된다. 해발900m능선부근에는짧은 석축 위에 망루가 세워져 있다.‘ 황매산성’이라는현판이걸려있 지만 산청군이나 합천군 어느 자 료에도산성에관한기록을찾아 볼수없다.전망대겸포토존구실 을하는구조물이다. 망루뒤편에 전국에서 몰린 사진작가가 삼각 대를펼치고있다. 지난 2일산성 주변철쭉은아직개화가덜된상 태였다. 축제가12일까지잡혀있 으니이번주에는능선까지붉게 물든장관을즐길수있을것으로 보인다. ■전망 좋은 암자와 고즈넉 한한옥마을 황매산철쭉을즐기고시간이난 다면 정취암과 단계마을을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정취암은 차황면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대성산에 위치하고 있다. 신라 신문왕 6년에 창건한 사찰로기암절벽에매달린듯자 리잡고있어내려다보는풍광이 아찔하면서도 시원하다. 거북처 럼얹혀진바위며그옆에뿌리내 린 소나무도 신비스럽게 보인다. 절간뒤로조금만올라가면너럭 바위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산아래마을과들판이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속세를 벗어난 적 막감만가득하다. 인근신등면소재지의단계마을 은한옥과돌담길이정겨운마을 이다. 등록문화재로지정된옛담 장이 골목골목 이어져 고풍스러 운멋을풍긴다.김인섭고택과권 씨고가, 박씨고가등오래된한옥 뿐만아니라순천박씨고택을개 조한 한옥스테이와 소박한 민가 까지각자의방식대로멋을낸돌 담이마을을장식하고있다.학교, 파출소,상가등도한옥이라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 진다.마을이름은조선후기문인 단계 김인섭(1823~1903)의 호에 서따왔다. 산청의모든길은경호강으로연 결된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산 청땅을북에서남으로흘러진주 남강댐에 합류한다. 길이 32㎞의 짧은강이지만폭이넓고물이맑 아산청을더산청답게하는물줄 기다.대전통영고속도로나함양에 서진주로이어지는3번국도를달 리다보면여러차례그림같은풍 경이스치는데, 바로경호강이빚 은풍광이다. 경호강상류생초면에봄이면반 짝주목받는관광지가있다. 이름 도 거창한 생초국제조각공원이 다. 산청국제현대조각심포지엄에 서확보한국내외작가의작품27 점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그러나 조각을보자고이공원을찾는사 람은거의없다. 대부분은조각공원에조성한꽃 잔디에 이끌려 찾아오는 관광객 이다. 분홍과흰색꽃잔디로경사 면에축구공,물고기등여러형상 의꽃밭을만들었다. 지금은절정 을넘겨색이바래고있어한쪽에 또 다른 꽃을 심고 있다. 경호강 이시원하게내려다보이는언덕은 가야시대 고분군이 있던 자리이 기도하다. 산청=글·사진최흥수기자 산청황매산서쪽산자락이붉은철쭉으로덮여있다. 12일까지축제가예정돼있어이번주까지마지막봄꽃잔치를즐길수있을 것으로보인다.미리내파크에서잘다듬어진탐방로로30분정도면능선까지쉽게오를수있다. 산청대성산자락바위절벽에매달린듯터를잡은정취암. 철쭉이화사하게피어난황매산능선부근하늘에노을이번지고있다. 산자락뒤덮은황홀한철쭉…꽃잎보다고운진홍빛노을 의외성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과 마 주하면 만족감은 두 배, 세 배 커진다. 경남 산청과 합천의 경계 인 황매산은 매년 이맘때 정상 부근 능선 좌우가 철쭉으로 붉게 물든다. 연둣빛과 진홍빛이 어우러진 모습은 곧 녹음으로 뒤덮 일 고산의 마지막 봄 선물이다. 지난 2일 오후 황매산에 올랐다 가 꽃잎보다 붉고 황홀한 진홍빛 노을에 취했다. 산청황매산과경호강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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