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전종준 변호사 김정자 시인·수필가 한동안이런저런핑계로미루어 왔던모임이었는데선선한바람을 타고전갈이왔다. 오랜만에만난모임이라반가운 얼굴들마다환한표정들이시다.인 사나누기가무섭게대화가시작되 고아니나다를까언제어디서든지 대화주도권을잡으셨던그분의대 화습관이어쩌면그대로일까싶을 만큼 여전히 외 홀로 목청을 높이 고계신다.대화에함께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펼 수 있는기득권을놓치지않기위해기 회를붙들게되면절대놓치지 않 으려한다. 말을많이해야스트레 스가해소되고, 사는것같은, 말을 많이 해야 인정받는 것으로, 무시 당하지않으려자신을드러낼수있 는 유일한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여전히굳게붙들고있는듯 하다.개인의기질일수도있겠지만 일방적으로떠들어대는행위는대 화기술부족이라할수밖에. 대화 요령이 부족하면 편안한 어 우러짐은오리무중이다. 고기는씹 어야맛이고말은해야맛이라며끝 무렵까지적나라하게지식수준을 드러내는 좌석이 되고 말았다. 소 탈한대화나마음이따뜻해지는대 화는 품귀 현상이 되어버렸다. 과 격하거나 무분별한 말이 길어지면 가만히 들어 주는데도 인격적 기 품이추락하게된다.소크라테스는 말하기 전에 채로 세 번 거르라고 했다.표현의절제는대화에나서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기본인 것인 데. 나이들어간다는것이여간고마 운 게 아니다. 소통 단절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지혜도 덤으로 얻게도 되고, 그럴수있지도쉬워진다. 숙 고하고필요한말도다듬어서해야 함을 인정하게 되고 상대가 받아 들일분량의한계까지감안하게될 뿐아니라오해를부를소지는없을 까. 상황에따라필요한말이아니 라면 아낄 수 있는 성찰도 덤으로 얻어진다. 생각이깊은사람일수록 말을 아끼고 내면이 얕을수록 말 이번다하다. 빈깡통이요란하듯, 침묵은금이라는말을새기다보면 성찰하는습관을각성하게된다는 요지를 얻게 된다. 말이란 서로의 소통을위한도구로생각을나타내 는것이라서말하는이의품위와품 격을드러낸다. 평소 말수가 적고 예사롭지 않은 인품을지닌사람으로보이던사람 입에서쏟아낸말들로인해인격이 나락으로떨어지는경우도있고,그 리드러나지않던분의입에서선하 고맑은아름다운생각과고결한인 품이드러나기도하는일들을미루 어 보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요, 존 재는언어를통해나타나고표현된 다. 언어는 곧 존재이다. 말의 존재 성은언어를통해나타나고표현된 다.말의위력을인정하며중요성을 깊이숙고하고성찰해야한다는것 은아무리강조해도과하지않을것 으로생각된다.말하는입만부지런 하고 듣는 일에 게으른 자는 소통 단절 원인제공자라는 주홍글씨를 피할수없게될것이다. 날마다 수없는 단어를 사용하면 서 근본 어원과 뜻을 잘 모르면서 사용하는예가많다. 정계나 언론계에서 특히 언어 인 플레가심한편이다.말에인플레가 심하면양치기소년이된다는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에 버금갈 만큼소시민들의크고작은모임에 서도말인플레가쉽게발견되기도 한다. 매사에 과한 것은 과유불급 을빚어내기마련이다.듣기거북한 언어가양산되고시대따라문화따 라언어도변질되고급기야인플레 길을걷고있다. 언어의 성찰이란 단순히 말을 잘 하는기교보다상대의말을진심으 로들어주는자세와말한마디에도 진정성 있는 말로 상대 마음을 얻 을수있는태도가아닐까한다. 상 대와대화할때깊이공감하는태 도로들어주는것이사람을인격적 으로대하는견인력있는대화법일 것이다. 관심을 보여주는, 귀를 기 울여 주는 습관이 얼마나 관계의 아름다움을 창출해내는지 새겨볼 일이다.누구와의대화이든말의무 게감과진정성에먼저마음을두어 야 할 것이다. 오래된 관계라 해서 함부로내뱉듯하는말은삼가했어 야할일이다. 말의남발은말에담 긴고유한의미의새김이나진정성 퇴색되고 인플레이션을 거친 말들 은결국빈말이되어버리고만다. 바람직한 관계를 이어가려면 관 계성숙기본인말을절제하며가려 야 함은 물론이다. 언어 성찰이 대 화성찰로이어지는대화의장에서 도언어에대한예절을갖출줄아 는 자 만이 성숙한 대화를 열어갈 수있을것이다.인격은언행을통해 서드러나기에각별한언어성찰이 두드러지게요구될수밖에없음이 다. 해서말을입밖에내놓기전에 세번생각하라는경구가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최근언어에대해고민하시는분 을만나게되었다. 평소, 할수만있 다면상대를의식하며배려하고예 의바르게 말의 품위를 갖출 수 있 을까고심하고계신다하신다.좀처 럼쉽지않은귀한생각을만난것 이다.누구와도격세지감없는대화 나누기가 조심스러워지신다는 하 소연까지곁들이신다. 언어인플레 이션현상일까.관계도대화도예전 같지않음을느꼈던것이개인의직 감만은아닐것이다.대화를피하다 보면사람까지피하게되는경지에 들어서지는않을까심려가번진다. 시대적언어현상을자각하고,스 스로를돌아보면서각성하는분들 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한마디 고운 말의씨앗이심겨지면고운꽃을피 우고탐스러운열매를맺게되고세 상은아름다운말을품게된다. 말 의씨앗을아름답게꽃피우는일을 우리네몫으로삼아말의인플레이 션감축에마음을모았으면, 말의 인플레이션 병무청과 법무부의 침묵과 은폐 모 한인 회장으로부터 전화 가 왔다. 한국 병무청 직원이 설명회를개최한다고, 어떤질 문을하는것이좋은지질문지 를부탁하여 3개의질문을전 해주었다. 재외동포청‘국적 및 병역법 설명회’란 제목 하 에 처음으로 열린 설명회이기 에약간의기대도있었다. 병무청의이은영사무관은“ 국적이탈 미신고 선천적 복수 국적 남성의 경우, 24세부터 25세 1월15일까지 국외여행 허가를신청하면 37세까지병 역연기가가능하고한국방문 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설 명회가끝난뒤모회장은병무 청 직원에게 다음의 3개의 질 문을던졌다고한다. 첫째, 국적이탈 미신고자인 18세이상선천적복수국적자 는 90일 한국 방문이 가능한 가? 둘째, 국적이탈 미신고자인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25세가 되는 해까지 국외 여행허가서 를신청하려면한국에출생신 고를해야하는데미국이주된 생활지인 선천적 복수국적자 에게한국에출생신고를강요 하는것이한국에무슨이익이 있는가? 셋째, 2세들에게 한국에 출 생신고를 강요하여 복수국적 의증거가남게되면미공직이 나 정계 진출에 장애가 될 수 있는데이것이한국의국익과 재외동포의 거주국에서의 정 치적신장에어떻게도움이되 는가? 질문이끝난뒤, 병무청직원 은직답에침묵했다고한다.국 적이탈 미신고자는 병역기피 자가 되어 한국 방문 시 체포 될수있다는답변을회피한것 이다.그도그럴것이현행법의 정당화만 설명하려는 의도였 기에미주동포의입장에대한 경청이나문제해결에대한대 안 제시 및 건의는 찾아볼 수 없었던것이다. 며칠 뒤, 재외동포청은 김연 우법무부사무관을통해워싱 턴에서‘예외적국적이탈허가 ’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사무관은“만 18세가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제 때하지못한정당한사유가있 으면 예외적으로 국적이탈 허 가신청을할수있다”고했다. 그러나“정당한 사유”가 무 엇이며어떤조건을밝혀야하 는지구체적인설명은하지않 았다. 여기에서“정당한 사유”란 단순히몰라서기간내신고하 지못한것은정당한사유로인 정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복 수국적으로인하여직업선택 에상당한제한이있거나이에 준하는 불이익을 증명하여야 한다. 즉 사관학교 입학의 거 절이나 취소, 혹은 공직 진출 에제한등의불이익이발생해 야예외적으로국적이탈을허 가해준다는뜻이다. 소가 웃을 일이다. 왜냐하면 피해구제가아니라피해를본 뒤 국적이탈을 허가해주기 때 문이다. 그것도국적이탈허가 신청을 하면 1년 이상이 소요 되기에 인생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병역과무관한한인2세 의미래를막고있는현행법의 부당함에 대해 설명회에서는 침묵과은폐로일관했다. 2020년 9월 헌법재판소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병역자 원이아니다.주된생활지가외 국이며 한국에 출생신고조차 되어있지않은경우에는국민 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그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 하도록하기어렵다”라며헌법 불합치결정을내렸다. 그런데 도법무부는아직도선천적복 수국적자에게“병역부담형평 의 원칙”을 적용하며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제를 유지하려 고하는것이큰문제이다. 이번재외동포청‘국적및병 역법설명회’는지난3월국적 법개정을촉구한대통령청원 서를공동서명해보낸뒤개최 되었다. 대통령 청원서에 대한 법무 부와병무청의답변은이번설 명회와닮은꼴로, 문제의핵심 에서동떨어진변명수준으로 국적자동상실제의부활에반 대한다는입장을표명한것이 다. 해외동포 2세를위한국적 자동상실제는 특혜가 아니라 피해구제이기에 22대국회에 서는꼭통과되길기대해본다. 발언대 시사만평 박해라구?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나한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으면, 누구에게나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 맞아요, 도널드… 그게 법이 작동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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