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6월 21일(금) ~ 6월 27일(목) A6 특집 ■70, 80년대 한인 이민자 정착에큰역할 박계영 UCLA 인류학 교수에 따르면 문서로 확인된 한국의 계 문화는 13세기로 거슬러 올 라간다. 당시자금조달수단이 제한된 농부들이 쌀을 화폐로 계문화를주로사용했다. 한국 전쟁으로경제가완전히붕괴한 1953년 계 문화가 다시 성행하 기시작했다. 남성이돈을구하러다니는것 이 체면을 구기는 일이라고 생 각했기 때문에 주로 여성들 사 이에서계문화가퍼졌다. 1970 년대 들어 미국 이민자가 늘었 지만 한국 정부가 재산 반출에 제한을 뒀고 미국 은행으로부 터SBA융자거절이늘자, 계를 통해사업자금을마련하는이 민자가많아졌다. 1979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 면 워싱턴 D.C. 한인 식료품점 업주의약 50%가계를통해사 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 사된바있다. 12년뒤인1991년 워싱턴포스트는워싱턴지역한 인회 추산을 인용해 지역 한인 약 80%가계를들고있다고보 도했다. 다른 대도시의 한인 사회에서 도계문화가성행했다. 1987년 시카고트리뷴지에따르면시카 고사우스사이드지역한인소 상공업주 대상 설문조사에서 약3분의1이계를통해사업자 금을마련한것으로조사됐다. 한인이민자들의유일한자금 조달통로였던계문화는 1990 년대들어서서히사라지기시작 했다. 한인은행이하나둘씩문 을열기시작하고 SBA 융자등 은행을 통한 대출의 문이 열리 면서 한인 커뮤니티는 계를 찾 을필요없이사업을확장해갔 다. ■신뢰 기반 민간 자본 이 식수단 한국의계가운영되는기본방 식은수세기동안그대로유지 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십명의계원들이한달에한 번씩일정금액의돈을내고계 를조직한계주가첫째달곗돈 을타가는계의기본방식에큰 변함이없다. 그런다음마지막계원이곗돈 을 타갈 때까지 나머지 계원들 이매달같은금액을붓고필요 하면 다시 계를 시작하기도 한 다. 박교수에따르면미주한인 이민 사회에서 곗돈 규모는 월 수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가 넘을때도있다. 투자 관점으로는 계를 이해하 기 힘들다. 대신 신뢰를 기반으 로운영되는민간자본이식수 단으로 계를 이해하는 것이 좋 다. 간혹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곗돈을 타고 잠적했다는, 이른 바‘계파동’기사를접한다. 하 지만한동네이웃간계를조직 한예전에는집안평판을중시했 기 때문에 곗돈을 받고 도망가 는일이드물었다. ■대출 힘든 ‘소수계·취약 층·신규이민자’ 위주 이민자 커뮤니티는 여전히 높 은 대출 장벽의 한계를 느낀다. 이민자가겪는대출장벽은인플 레이션을 해소하려는‘연방준 비제도’(Fed)의통화긴축정책 으로인해더높아졌다. 특히높은이자율로대출은꿈 도 못 꾸는 이민자가 많다. Fed 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 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행이 높 은 크레딧 점수를 요구하는 등 대출 기준 강화에 나섰는데 소 수계이민자가느끼는장벽이훨 씬크다. 골드만삭스는지난해 10월발 표한보고서에서히스패닉과흑 인 사업주들이 백인 사업주에 비해대출시겪는어려움이훨 씬크다고지적한바있다. 특히 신규이민자와서류미비이민자 의 경우 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사업 자금 대출이 힘들어 한국 의 계와 비슷한 독특한 방식의 자금조달수단이나‘소액대출 ’(Microfinance)에 손을 대야 하는형편이다. ■라틴계 ‘탄다’ 계 문화와 흡사 라틴 커뮤니티에도 한국의 계 와 매우 유사한‘탄다’(tanda) 문화가있다. 미국내탄다문화 에대한구체적인자료는없지만 라틴계이민자들의사업성공을 돕는데탄다가큰역할을한것 으로인정된다.애리조나주립대 카를로스 발레즈-이바네즈 인 류학및국경연구학교수는탄 다를멕시코어디서나볼수있 는 매우 흔한 문화라고 설명한 다. 예로 애리조나와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는 페소와 달러 환율 변동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탄다가 성행하고 있다. 발 레즈-이바네즈교수는“멕시코 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탄다 가있다”라며탄다가라틴커뮤 니티에서매우흔하게자금조달 역할을담당하고있다고설명했 다. 가주샌타클라리타카운티휴 고메자검찰총장은“예전한국 농부들이 목돈 마련을 위해 계 에 의존했던 것처럼 탄다 역시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라 고설명한다. 메자 검찰 총장은“이민자 사 회는다른커뮤니티에비해서로 를더많이의지하는경향을보 인다”라며“커뮤니티에서 소외 되는것을두려워하기때문에탄 다와같은문화가유지되고있다 ”라고설명했다. ‘계’문화 … 초기 이민자 정착에 큰 역할 워싱턴포스트 한국 독특 문화 집중 조명 대출 힘든 소수계 이민자 사회 중심 신뢰를 기반한 민간 자본 이식 수단 라틴‘탄다’ 흑인‘수수’, 중국‘비아오후위’ 70년대와80년대에미국으로건너온한인이민자들은사업을시 작하는데여러어려움이많았다.한국에서가져올수있는자금 은제한됐고미국은행으로부터SBA융자와같은사업자금대출 을받는일은더더욱힘들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한인이민자들 이미국전역에소규모사업체를시작할수있었던비결은바로한 국고유의목돈마련수단인‘계’(Keh)덕분이었다고워싱턴포스 트가분석했다.워싱턴포스트가최근한국의계문화를자세히소 개하며다른소수민족의비슷한문화도함께알아봤다. 대출이힘든소수계이민자사회를중심으로한국의계문화와같은자금조달수단이여전히성행하고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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