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6월 26일 (수요일) C9 골프 산사에가보면대웅전벽에동자가 소를타거나 끌고숲에서돌아오는 모습의그림을볼수있다. 진리를찾 는구도자의모습을상징적으로보여 주는심우도(尋牛圖)다. 현대의 고승인 혜암( 慧庵, 1920~2001) 선사는 13세에출가 해충남예산의덕숭산수덕사에서많 은수행승을지도했다. 한번은어떤 젊은수좌가혜암보다나이많은혜 월(慧月, 1861~1936) 선사를찾아 물었다. “소를타고찾는다는데이게무슨 도리입니까?” 혜월선사가“그따위소리하며다니 지마라”고잘라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혜암 선사 가 수덕사의 최고 스승 자리인 조 실(祖室)을 맡고 있는 만공(滿空, 1871~1940)선사에게물었다. “혜월스님이젊은수좌에게그렇게 말한것이잘일러주신것이옵니까?” 만공선사가말했다. “그늙은놈이그래가지고어떻게 학인의눈을열게하겠느냐?” 그러자혜암선사가다시물었다. “그럼조실스님께서는뭐라고말씀 하시겠습니까?” 만공선사가말했다. “그젊은수좌가혜월에게물은것 과똑같이내게물어보아라.” 혜암선사가만공선사에게절을세 번하고물었다. ”소를타고소를찾는다는데이게 무슨도리입니까?” 그러자만공이말했다. “네가소를타고소를찾는다는데 찾아다니는소는그만두고네가탄 소나이리가져오너라.” 이말을들은혜암선사는그자리 에서크게깨우쳐만공선사에게큰절 을세번하고물러났다. 이일화에등장하는혜암, 혜월선 사는근대최고의고승인경허(鏡虛, 1849~1912) 스님과 3·1 독립운동 을주도한용성(龍城, 1864~1940) 스님, 만공선사로이어지는한국선 불교의도도한 법맥을이은 주인공 들이다. 골프실력을향상시키기위해기를 쓰고유명한코치를찾는사람이더 러있다. 이름난코치를찾아골프연 습장을바꾸기도한다. 무슨수를써 서라도이름난코치를찾아가자신의 결점을지적해줄것을청한다. 많은 배움이필요하다싶으면코치에게상 당한사례를하면서까지직접함께라 운드하는기회도마련한다. 그러나이런사람이유명한코치를 만나배움을얻기란낙타가바늘구멍 통과하는것만큼어렵다.아무리명성 이자자한코치라해도그명성에값 할만한가르침을얻지못한다. 유명 한코치가전해주는가르침은평소에 귀에못이박이도록들어온것들이다. 스스로가자기보다골프를못치는 사람들에게입이닳도록지적해준것 들과별로다르지않다. 그동안자신 이소를타고있으면서남의소를열 심히찾아다닌격이다. 신형드라이버가나오면참지못하 고구입하는것이나몇번퍼팅을놓 쳤다고손에익은퍼터를팽개치고새 퍼터를사는것도소를탄채소를찾 는격이다. 자기자신속에가르침의씨앗을갖 고있으면서도그씨앗을스스로터 뜨릴생각은않고바깥으로만돌아 다닌꼴이되고만것이다. 물론앞뒤 를 가리지못할정도의초보자라면 스승이필요하지만구력도오래되고 기량이일정수준에이른골퍼라면이 미내속에들어와있는가르침을찾 아내갈고닦을줄알아야한다. 혹시내가소를타고있으면서소를 찾고있는것은아닐까자문해보자. 하루종일봄을찾아도봄은안보여 짚신이다닳도록온산을헤매었네, 봄찾는일그만두고집으로돌아오니 매화꽃이한창인것을. -작자미상의선시(禪詩) 소를타 고 소를 찾고 있지않 는 가 유 토 이미지 golf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국문학을전공했고,한국일보에입사해 30여년간언론인으로활동했다.30대후반골프와 조우,밀림같은골프의무궁무진한세계 를 탐험하 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 세월은구도의길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 찾는항해로인식된다. *본칼 럼은 칼 럼니스 트 개인의의 견 으 로 < 주 간 한국 > 의의 견 과다를수있습니다. * 골프한국은자신의 글 을연 재 하고알릴기회를 제 공 합 니다. 레 슨프로,골프 업계종 사자,골프 애호 가등골프 칼 럼니스 트 로 활 동하고싶으신 분 은이 메 일( news@golfhankook . com )을통해신청가 능합 니다. 2 0 24 년 4 월 1 일 2 7 www.HiGoodDay.com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