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8월 24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에세이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열명 중 꼴찌는 서열로 열 번째 다. 한계단도약으로아홉번째에 올라섰을 때 흡족해 하던 마음이 여덟 번째로 들어서면 더는 모자 람 없는 충족감으로 앞으로 나아 갈수있는충분한추진력을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거기에 강단있 는박진감까지더해지면서넉넉한 실천력의 뚝심이 발휘되기도 한 다. 스스로가일구어낸자부심은 대리만족이나대체만족과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자긍심의 가치와 긍지에 비견된 충동과 감정을 통 제할 수 있는, 눈 앞의 욕구에 차 분하게 대처하는 능력도 동시에 얻게 될 것이다. 일등을 쟁취했을 때보다 한 단계를 올라서고 다시 한 단계를 짚고 올라가는 과정에 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음 미해 가며 행복영역을 확대해 나 가는것이행복에잠길수있는지 름길이될수있을것이다. 살다보면예기치못했던일들이 맑은 하늘에 구름이 몰리듯 밀려 들때가있다. 자의적이기보다타 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들 을 마주하게 된다.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상황이라 어떠한 저의가 배경으로 작용했는지 의아심을 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리고 말지만, 세상 은 멀쩡한 사람들을 꼴찌로 몰아 세우는 모의를 즐기고 있는 것으 로언뜻비춰질때가있다. 스스로 우월하신 분들이 특정한 한 사람 을 꼴찌로 자처하도록 내몰고 있 는딱한경우를만나게되는일도 있다. 타의에 의해 외톨이 꼴찌로 내몰리다 보면 꼴찌의 변명이 거 침없이흘러나오기마련이다.‘영 원한 것은 없다’고. 매인 데도 없 음이요 의지할 데도 없는 홀로 인 사물이 측은해 보이는 단신 공간 에 남겨진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지만 그렇게 노골적인 차별을 생 각없이 감행해야 하는지 어찌 쓸 쓸해지는마음을부인할수없게 된다. 속담에‘자신을 아는 사람 은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했다. 한계와 부족함을 알고 있기에 먼 저 나를 성실하게 세워놓으면 남 을탓하지않게되리라. 지금이나이에도생활반경구석 구석에 미칠만큼 제대로 철이 들 었는지 의구심이 생길 정도이긴 하지만 철 없었던 시절에는 꿋꿋 하게 일등을 추종했었다. 일등이 란 자리는 모든 분야에서 남보다 우세하다고 여기는 우월감의 병 폐를 안고 있음을 철이 들어가면 서 발견하게 된 것에도 감사를 드 리게 된다. 유난히 점수에 집착했 던것같다. 일등에서밀려나면몇 밤이고 밤잠을 포기하면서까지 다시금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 로 스트레스를 풀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달리기만은 성질 부린다 고일등을할수없다는것을깨달 은탓에일찌감치포기했던것같 다. 알고 보면 일등을 고수하려는 집착은 어리석음의 발로요 고통 의 시작이다. 살아가면서 일등이 란 타이틀을 굳게 사수해내기란 쉽지 않음은 물론이요 견지 세력 을 의식하면서 일등을 유지해 낸 다는것은자신을엄폐시키는첩 경으로 접어든 셈이다. 꼴찌는 계 속올라갈수있는여분의한가로 움을얼마든지즐길수있기에평 정을유지할수있게된다. 해서주 어진 경황의 여백을 보유할 수 있 는 장점도 있다. 사람들이 우러러 볼것같은일등은언제추락할지 모르는 강등 기회만 기다리고 있 는자리다. 개인의대처능력을넘 어 긴장과 혼란의 증폭만 가중될 수 밖에 없음이요 격심한 고통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만 기 다리고 있기에 까마귀 호통으로 망신살뻗치는일만남게된다. 자연계생물들이환경을이용하 기위해다른개체나다른종들사 이에 벌어지는 상호작용 또한 생 물 개체수가 공간이나 먹이 양에 비하여 월등하게 많아지면 서로 맞서겨루게된다. 같은목적을두 고 이기거나 앞서야 한다는 경합 으로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마찬 가지로 인생들의 세상살이 또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 서기 위해, 계속 경쟁력을 부추기 고요구하고있다. 과당경쟁, 독점 경쟁, 적통경쟁의 소용돌이에 세 상은방향이나갈피를잡을수없 는 미궁에서 서성이고 있다. 일등 을쟁취하기위해고지를향해무 조건 달리다 보면 인생의 참 행복 을맛보지못한채생의종착역에 도착하게될우려가크다. 앞선 걸음이든 뒤따르는 걸음이 든 등수에 연연하지 않으며 분명 한 목적을 향한 꿋꿋한 걸음으로 속도감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꾸 준하게 달려가는 것이 최선일 것 이다. 일등도 꼴찌도 목표를 향하 여 꾸준히 올인하는 삶이라면 한 세상 잘 살아온 것일 게다. 이 나 이에들어선지금은마냥꼴찌자 리가좋다. 더는내몰릴걱정도없 음이요 비키라고 소리치는 사람 도 없음이라서. 중간에 속하다 보 면올라갈길과내려갈갈림길에 서계속위를바라보아야할지제 자리 걸음을 해야 할지 가슴앓이 로 고심하는 일이 대두될 것이다. 꼭대기 고지는 수비 점령이든, 무 혈 점령이든 혈기왕성 젊은 기운 이창창할때가능한일이다. 나이가 깊어갈수록 지혜롭게 살 아갈 방도를 택해야 평안을 유지 할수있게된다. 꼴찌의변명으로 삼았던‘영원한 것은 없다’는 잠 언서말씀에새삼노년의삶을추 스르게 된다. 늦여름과 초가을이 곁 눈짓을 나누는 계절의 길목이 다. 꼴찌의 변명 남동생 장가보내던 날 남동생을 장가보냈다. 우리 오 남매 중 넷째로 집안의 네 번째 결혼이다. 시애틀에서 군복무중 인 남동생이 식 사흘 전에 와서 막바지 결혼준비를 하느라 눈코 뜰새없이바빴다. 식이틀전에 리허설을 하고 양가 온 가족이 모여저녁식사를하였다. 오남매중벌써넷이가정을이 루고첫째인나와둘째는각자둘 씩 아이도 있으니 식당이 우리 가족들만으로도 꽉 찼다. 서로 잘부탁드린다며인사를하고새 로가족이됨을축하했다. 우리 누나들도 나름 미국 결혼 식에 있어서는 경력직이기에 도 울일이있으면돕겠다고미리말 은했으나올케가꼼꼼하게준비 하여 사실 크게 손가는 일이 없 었다. 금전적으로도결혼식물가 가너무올라걱정했는데남동생 부부가슬기롭게잘비용을치렀 다. 나와 나이 차이가 열한 살이나 나는동생은내게는자식같기도 한동생이다.내가기저귀도갈아 주고우유도먹여주었다. 녀석을 유아차에태워동네산책도많이 다녔다. 돌잔치는 내가 인생 처음으로 만든통장에모아둔용돈과세뱃 돈 약 백만 원으로 치렀다. 커서 는 학비를 보태준 적도 있다. 지 금도우스갯소리로그돈언제갚 느냐고남동생에게묻는다. 골프장에서 치른 결혼식에는 155명이넘는하객들이동생부 부의앞날을축복하기위해모였 다. 해군 장교인 남동생의 동료 들도다들멀리서와주어인종도 다양했다. 상대적으로 일찍 결혼하는 탓 인지친구의결혼식을처음와보 는 젊은 하객들이 많았다. 그래 도새신랑,새신부의새로운출발 을축하하기위해한껏멋을부리 고 온 젊은 친구들이 하나같이 예쁘고멋지게반짝거렸다. 오늘 여기서 새로운 커플들이 탄생할 지도모르겠다. 주인공들은 식전부터 사진 촬 영을 하고 하객맞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나 또한 화동을 맡 은 큰 딸내미를 챙기느라 분주 했다. 작년 셋째 동생의 결혼식에서 도화동을맡았으나낮잠시간과 겹쳐결국사촌언니만화동역할 을 했던 전적이 있던 터라 걱정 이되었다. 걱정도잠시, 일년사 이에많이컸는지사촌언니와손 잡고버진로드에꽃을야무지게 뿌리며화동역할을잘해내주었 다. 큰딸과작은딸을각각무릎에 앉혀 우리 부부도 가족석에 앉 았다. 옆에앉은엄마, 아빠가처 음으로 자식을 결혼시킬 때보다 더 주름이 깊게 패인 것을 보니 세월이야속했다. 그래도이렇게두분모두건강 하게부모님자리를지키고장성 한 아들을 장가보낼 수 있음이 감사한일이다. 식사가 나오고 전문 사회자의 사회로 부부의 첫 댄스, 신부와 신부아버지의댄스,신랑과신랑 어머니의댄스가이어졌다. 나는 아이들을먹이느라음식이입으 로들어가는지코로들어가는지 도모르게정신없이식사를마쳤 다. 신랑 친구의 감미로운 축가와 부부의친구들의축사가사람들 을웃게만들었다가눈시울을붉 히게도했다. 홀창밖너머로이 들의앞날을축복이라도하는듯 오늘따라더도드라지게붉은노 을이지고있다. 즐거운 게임과 선물 증정식이 이어지고 취기가 오른 하객들은 디제이의음악에맞춰댄스플로 어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딸들도 어느 틈에 가운데 로나와그작은엉덩이를흔들며 춤을 추고 있다. 누굴 닮아 이렇 게무대를즐기는지.축제의현장 이다. 신혼여행을 떠난 올케로부터 감사의 문자가 왔다. 나는 한 것 도없는데바쁜와중에문자까지 보낸올케가기특하고고마웠다. 아니라고이럴시간에여행에집 중하라며답장을보냈다. 남동생이 집안에 세상에 둘도 없이예쁘고싹싹한올케를데려 왔으니 나한테 진 빚은 다 갚았 다. 이보람 수필가 시사만평 이렇게나 인기 있었나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청중들 함성 좀 들어보세요! 바이든 인기가 최고네요! 진작 사퇴했었어야 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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