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9월 6일(금) ~ 9월 12일(목) A8 골프 *본칼럼은칼럼니스트개인의의견으로주간한국의의견과다를수있음을밝힙니다. *골프한국은자신의글을연재하고알릴기회를제공합니다.레슨프로, 골프업계종사자, 골 프애호가등골프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싶으신분은이메일 (news@golfhankook.com) 을통해신청가능합니다. 골프의 본향,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 드루스 올드코스에서 펼쳐진 미국여 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마지 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세 골퍼의길이미묘하게교차했다. 리디아 고(27)는 정오를 갓 지난 태양 처럼 무섭게 작열했고, 신지애(36)는 중천을 한참 지나 아름다운 노을을 준비했다. 김인경(36)은 비바람 불고 천둥치는변화무쌍한중천을지나서 녘에 가까이 다가간 저녁해처럼하루 의역사를마무리하기시작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면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리디아고 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하면서 골퍼로서 절정의 순간을 만 끽했다. 그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 합계 7언더파로 공동 2위 넬리 코다·신지애·릴리아 부·인뤄닝을 2 타차로따돌리고우승했다. 10대 때인 2016년 에비앙 이후 8 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LPGA 통산 21승을 거뒀다. 현장을 찾은남편정준씨와의뜨거운포옹은 리디아고에게절정의순간이었다. 리디아 고는 서울 대방동에서 태어나 5세때골프를배우다그의골프소질 을 알아본 아버지의 결심으로 뉴질랜 드로 이민가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 타냈다. 리디아 고는 2012년 아마추어 신분 으로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캐나디 언 여자오픈에 출전해 당시‘골프여 제’박인비를 제치고 최연소(15세 4 개월) 우승을 이뤄낸 이후 항상 스포 트라이트를 받아왔다. 그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 중에서도 지난달의 그 것은 유별났다. 일생에 한 번 경험하 기도 어려운 일을 2주 사이에 연속으 로이뤄냈다. 그는 자신이 이뤄낸 일을 두고‘찬란 한 8월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 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골프를 스스 로 즐길 줄 아는 천부의 기질로 앞으 로 그가 펼칠 골프의 길은 그 끝을 짐 작하기어려운느낌이들정도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았던 신지애는 세인트앤드루스 올 드코스에서 생애의 정점을 찍을 절호 의 기회를 맞았으나, 후반에 많은 보 기를 기록하며 2타를 잃고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전남 영광군의 개척교회 목사의 딸로 태어난신지애는 2005년 아마추어로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 승한 뒤, 2006년 프로로 전향하자마 자 4승을 거두며 한국여자프로 골프 (KLPGA)의강자로등장했다. 2006년 4승, 2007년 9승을 거두며 KLPGA의모든기록을갈아치웠다. 2006~2008년 3년 연속 4관왕(대상, 최저타수상, 상금왕, 다승왕)의 위업 도달성했다. 또한 2008년 KLPGA 최초 그랜드 슬램 달성 이후, 한국·미국·일본투 어에 모두 출전하며 LPGA투어 3승 을 거뒀다. 2008년 LPGA 비회원 자 격으로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에서 활동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 4대 투어 (LPGA, KLPGA, JLPGA, LET) 시 드를 확보한 신지애는 LPGA 시즌 3 승으로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을 차 지하며‘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얻 었다. 2010년에는한국인최초로에 앙 마스터스 클래식에서 우승, 세계 랭킹 1위에등극하기도했다. 하지만 신지애는 2011년 맹장 수술, 허리 부상, 손 부상 등으로 슬럼프를 겪다 201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2014년 이후 주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 어에서활약하며한·미·일메이저대 회를모두석권하는대기록도세웠다. KLPGA투어 통산 21승. LPGA 통산 11승, 기타 투어 5승 등 전 세계 투어 65승, 프로통산 64승을거뒀다. 사실 신지애는 골프선수로서 이룰것 은 다 이룬 셈이나 다름없다. 다만브 리티시여자오픈 3승이라는대위업의 기회를놓치고싶지않았을것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끝 내기로 결정한 김인경은 골프가 안겨 주는 영광과 불행을 누구보다도 절감 했던 선수다.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99타 81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기자 회견에서현역은퇴를밝히고“선 수생활은끝나지만골프로의미있는 일을하고싶다”고밝혔다. 그는“골 프는내게떼어놓을수없다. 이제골 프를통한의미있는일을하려고한 다”고덧붙였다. 고등학생때단신으로미국으로건 너가 2007년 LPGA투어에진출해 통산 7승을거둔그는 2017년AIG 여자오픈의전신인브리티시여자오 픈에올랐었다. 2012년메이저대회 나비스코다이나쇼챔피언십의경험 은그에게혹독한시련을안겼다. 김인경은마지막홀컵에서 40㎝밖 에떨어지지않은거리의퍼팅을놓쳐 연장전에서유선영에게패해‘호수의 여왕’이 될 기회를 놓친 뒤 5년여 간 난 신고의기간을보내야했다. 극심한 트라우마에시달린그는스스로치유 하기위해온갖시도를다했다. 그 과정에 불교와 만나고 오쇼 라즈 니스 등 사상가, 철학자들의 서적을 섭렵하고 비틀스의 음악을 들으며악 몽 같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있었 다. 오쇼 라즈니스의 가르침을 통해 자학과자책, 집착에서벗어나자신을 용서하고 위로하고 사랑하는법을 터 득하고, 비틀스의 음악을 들으며 실 수를 저지른 자신을 관대히 용서하고 험난하고 먼 길 끝에는 서광이비친다 는희망을발견했다. 김인경은 17년 간 투어 생활을 돌아 보며“골프를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 는 것, 영어를 배우고 다양한 곳을 많 이 가볼 수 있는 경험을 했다. 문화적 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 내가 성장할 수 있 었다. 많은실수에도불구하고항상다 시 새로운 기회를 준 것 같아 감사한 다”고고마움을전했다. ●칼럼니스트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 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 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다양한골프책을집필했다. 그에게골프와얽힌세월은구도의길 이자인생을관통하는철학을찾는항 해로인식된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교차한세골퍼의길 LPGA투어메이저AIG여자오픈에참가한리디아고 · 신지애 · 김인경 AIG여자오픈에서우승한리디아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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