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9월 2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아직은 가을이 실감나진 않지 만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결로 하여계절이기울고있음을감지 하게 된다. 하늘은 높아가고 아 련한회상에잠기기도하는계절 길목을지나고있다. 가을과함께 찾아드는한가위는이방에흩어 져살고있는우리네에겐민족의 뿌리를되새기게하는명절이다. 이방인의고단한삶의노고를서 로위안하듯한가위가지나갔다. 이국에둥지를튼우리한인들은 이땅명절도고향명절도시늉만 하다만것처럼풍성한고향명절 을 접은 지 오래다. 설날엔 떡국 을끓이고한가위엔송편을빚으 며 고향 풍습을 지켜온 셈이 된 다. 언뜻언뜻 삭막한 이국살이 라는생각이스칠때마다유년의 추석을정이란화폭에담아두고 이국에서얻은상채기를힐링받 기도한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보낸 추석 이그림엽서처럼떠오른다. 설날 이나추석명절은고향에서보내 야제격인것인데나그네서글픔 이끼어들어유년의추석이더욱 도탑게그리워진다. 추석을하루 앞둔 날이면 온 가족이 모여 송 편을 빚었다. 뽀얀 쌀가루로 마 음을담아감사로빚어진인정이 온동네품앗이로집집마다마을 나들이가마냥분주했었다. 우리 민족의음식나눔관습은사랑의 훈기를 가슴에 담아둘 수 있는 갸륵함이스며있다. 추석을 글자로 풀면 가을 저녁 이다. 이국에서 맞는 추석은 그 리움이보름달처럼가득한것이 라서올해한가위에는더둥글고 환한 슈퍼 문이 얼굴을 내민 것 같다. 쾌청한 하늘에 간간이 떠 있는구름사이로추석보름달이 휘영청떠올랐다. 고향도이국도 두루비춰주는달빛이기에고향 달 보듯 둥근 달을 보며 달처럼 풍요로운마음이되라는전래로 헤아려진다.서로를바라보는눈 길이둥근달처럼유순해지고부 드러워지기를 빌어본다. 욕심을 걷어낸 맑은 마음이 되어 편견, 비교에기울어진모남이둥글어 지기를 바램하는 소원이 소복하 니모여지면어느새둥근보름달 이 마음에서 둥실 떠오른다. 풍 성하고넉넉한명절인정이그리 워지면고향길이제아무리멀다 해도동심의추억을불러낼수있 음이라서이국만리이방에서만 난추석임에도잊혀진고향노래 를 허밍으로 부를 수 있는 한가 위가되어주었다. 동그마니 이국에 남겨진 가족 이지만온가족이함께하는따뜻 한한가위가되어지고, 넉넉하고 풍요로운한가위속에세월만큼 쌓이는감사가있어지기를.달빛 닮은 환하고 순한 마음들이 모 여세상을밝히는빛의모티브가 되어지기를두손모아기도드리 게 된다. 이국 하늘에 떠오른 만 월이어쩐지애잔한빛이서려있 는듯하다. 고향을멀리두고이 방인이된한인들의심정을간파 했나보다하고긍정시도를해본 다. 한민족 명절이 명절일 수 없는 이방인의서글픔이한가위만월 에까지 닿았나 보다. 한가위 보 름달이고향이라는영상을묘한 끌림으로 그리움을 불러들인다. 어질고 온화하게 내려앉는 달빛 을바라보며회포에잠긴속내를 풀어본다. 이민자고달픔이앞서 더라도, 고향소식이서글프더라 도, 푸근한 달빛처럼 온유의 자 락을 두르라 한다. 서로를 비판 하거나비방하는음해의말들이 잠재워진밤이다. 한결같은고요 로부드럽게둥글어지는환한세 상이다. 다시는 뵙지 못할 부모 님 모습이 달빛 속으로 흐르고 있다. 그리움에농익은이름들을 소리내어불러볼수있는한가위 깊은밤의적막과고요가정겹다. 그리움이투영된 달빛이 물결처 럼 일렁이며 외로움도 고단함도 둥글둥글 포근하게 보듬어준다. 달빛에잠기고싶어,달빛이좋아 달빛에젖어드는은은한한가위 저녁이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높이 떠서 온고지신으로사는법을익혀가 고 싶은데 땅을 딛고 사는 날까 지는 티눈 같은 존재는 피해야 할 터이다. 선하게 걷고 싶어도 자꾸만휘청대는노구가세상이 그런 것이라고 비켜가며 지혜롭 게선을추구하자고타일러준다. 가만가만아늑하게내려앉고있 는수더분하니무던한달빛을닮 고 싶은 친근감이 고결하고 아 름다운감회로여념없이밀려든 다. 이국에서 만나지는 명절지만 고향산자락이떠올려지는것만 으로도이방의고단한삶을위로 받을 수 있음이요 그리움이 담 긴고향이라는소박한단어만으 로도 이국에서 내달려온 노년의 향수를정화시켜준다. 이미고향 은옛고향이아니어도명절이지 나갈때마다애틋한향수를고이 품고중천에두둥실떠오른달을 고향달인양바라볼수밖에. 이 땅에서 40여 년을 살았으니 이 제여기가고향이라고마음을붙 들어앉힌다. 한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이 웃으로살면서도서로를알고싶 어하지않는흐름을벗어나예스 러운풍경으로돌아가고싶은그 리움이목에걸려뜨끔거리는아 린 시간일 수 밖에 없음도 추석 단상으로끼어든다. 실향민으로, 이민자에게 다가오는 명절이 어 쩌면행복한구속일수도있겠기 에 마음을 접을 수 있지만, 부디 고향만은 평온하고 행복한 한가 위였으면좋으련만. 한가위 뉴스칼럼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메 이-리 차이 문예창작과 교수의 어릴 적 경험을 지난주 한 신문 에서읽었다. 고교재학중이던 1980년대그 가 살던 사우스다코타의 작은 도시에처음으로중국식당이문 을열었다고한다. 80년대 미국 소도시에 살았던 한인이라면 그게 얼마나 반가운 소 식인지 안다. 당시 대부분 도시에는 한식당은커녕한국 식품점도없었다. 한국시장 한번 보 려면 한 시간 이상 운전하는 건 예사, 두세 시간 가야 한 국식품점이있을때 는 아예 주말 하루 를 장보는 날로 잡 고, 그곳에서 외식도 하고 시장 도보곤했다. 메이-리 가족도 그랬을 것이 다. 가족들이 새로 생긴 중식당 에가서식사를하곤했는데,“너 무맛있었다”고한다. 그의부모 는친구들을그식당으로초대했 다. 하지만 하나같이 정중히 거 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마 을에 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 다. 중국식당에서는 길 잃은 개나 고양이를 잡아 음식을 만든다 는 소문이었다. 크메르루지 공 산정권을피해미국으로이주해 온 캄보디아 태생 식당주인은 얼마 못가 폐업하고 그 도시를 떠났다. 지난 10일 대선후보 토론에서 도널드트럼프공화당후보가또 일을냈다.오하이오의스프링필 드에사는아이티이민자들이이 웃주민들의개나고양이를훔쳐 잡아먹는다는말이었다. 그곳 시장, 경찰서장, 나중에는 오하이오 주지사까지 나서서 근 거없는말이라고부인했지만진 실보다 강한 게 소문. 도시는 날 벼락을맞았다. 폭탄테러 위협이 이어져 병원 건물들이한때폐쇄되고, 시청건 물이 폐쇄되고 학교에서 대피소 동이벌어졌다. “느닷없이무슨해괴한소린가 ”싶은트럼프의주장은사실몇 달전부터나돈괴담이었다. 그 지역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 일파만파 퍼졌다고 한 다. 내용은 전형적인‘카더라’. 어 떤 사람이 고양이를 잃어버려 찾다 보니 아이티사람 집 나뭇 가지에 걸려있었다더라, 고기 는다먹어없앤후였다더라….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 하지만, 트럼프와 러닝메이트인 오하이오 상원의원 J.D. 밴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바이 든행정부이민정책을주도한카 말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에 게 흠집을 내려는 전략이다. 특정 이민집단이 애완동물을 잡아 먹는다는 주장은 미국에서 새롭지 않다. 새로운 이민 집단이 등장하면 차별하고 배척하는 게 미국의 역사이 다. 저들이 얼마나 미 개하고 열등한지, 미국사회에 해가 되는지 프레임 을씌우곤했는데, 이때주로동 원되는것이‘음식’이다. 예를들어 1883년뉴욕타임스 는“중국인들은 쥐를 먹는가?” 라는제목의기사를실었다. 커뮤니티 대다수가 암묵적으 로믿는건서구인들이닭고기를 좋아하듯 중국인들은 쥐고기를 좋아한다는내용이었다. 뉴욕시한의사의말이발단이 었다. 중국남자가마당에서쥐와 고양이를죽여요리했다고하더 라고그는주장했다.당사자로지 목된중국마켓주인은강경하게 부인했지만발없이천리를가는 게 소문. 뉴욕타임스가 기사로 다룰정도였다. 음식은 편을 가르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다. 같은음식먹으면‘우리’, 생경 한음식먹으면‘저들’이되곤한 다. 특히 백인우월주의자, 민족주 의자들이오래써온술수로이민 자들이대거유입되면일자리빼 앗길지모른다는불안감에괴소 문을 퍼트리곤 했다. 지금은 아 이티이민자들이그피해를입고 있다. 음식은 풍습이다. 지역에 따라 고유한식문화가있다.하지만애 완동물이가족으로승격된시대 에전통이라고무조건고수할수 는없다. 한국은보신탕을금지했다. 참고로고양이고기를먹는나 라는 스위스. 크리스마스 특별 요리로고양이요리가식탁에오 르는데물론지금은거의사라진 풍습이다. 음식 괴담-이민자 차별의 역사 희생자들 시사만평 너무 늦었어 크리스토퍼웨이얀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지난번 총기난사 때 이야기한 것처럼, 총기규제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나에게는 너무 늦었어. 연방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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