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발언대 사랑의 맑은 선율이 흐르는 곳에서 사랑의맑은선율이흐르는곳에 서따뜻한마음을함께나눌수있 는만남을원한다. 나이들면서사 고력과마음이경직되기쉽다. 나이들어완고해지는경향은자 신의신념과거짓된마음으로추구 하는 가치를 스스로 신봉하는 어 리석음에있다.‘나이의이김이아 니라 나이와 함께 깊어지는 것에 서 아름다움은 자란다’비르투오 소(Virtuoso: 대가) 바이올린 연주 자정경화님의삶의술회이다. 신 선한사유의유연성을지닌표현은 삶의 온갖 풍상을 겪은 예술가로 서 세계적인 정상에 이른 삶의 진 솔한고백이다. 정경화는 이미 1970년대에 세계 적으로 초절기교의 명성을 얻은 “살아있는전설”이었다.본인이좋 아하는‘로맨틱하고격정적인곡’ 브루흐, 시벨리우스의 연주에서 더욱빛을발했다.“브루흐” “시벨 리우스” “멘델스존” “차이콥스키” “브람스” “베토벤”등많은명연이 있다. 정경화의브루흐<바이올린 협주곡>과<스코틀랜드환상곡> 연주는전설의명반이다. 1972년26세때독일의거장“루 돌프 켐페”가 지휘하는“로얄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낭 만적이고열정적인명연주이다. 브루흐의 서정성과 낭만성의 풍 부한 선율이 흐르며 고양되는 우 아한바이올린협주곡이다. 정경화는 루돌프 켐페에 대해 ‘숲에바람이솨솨흘러가는느낌 을주는’품격이다른훌륭한지휘 자로기억하고있다. 한창, 나이에아깝게도요절한켐 페와브루흐협연은풍부한색채감 과강렬한울림이담겨있다. 정경 화의열정적이고매혹적인풍만한 음색은환상적인낭만의진수를선 사하고있다. 루돌프켐페가빚어내는로얄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색채감 넘 치는 음향은 유려하기 그지없다. 1980년대 초에 충무로 레코드 점에서 정경화의 연주 브루흐의 V-C와 S-F 레코드 원판을 어렵 게 마련했다. 귀가해 흥분된 가슴 을진정시키면서음악을듣기시작 했다. 검은 광택이 나는 원반에서 뿜어내는바이올린의감미로운음 색과격정적인연주에매료되어전 율했다. 정경화의 강렬하고 우아한 바이 올린소리(결)의빛깔은어딘가다 른느낌이들었다. 내내엄청난감 동의물결이밀려와전신을부드럽 게감싸는황홀감에빠져들었다. 그때의 감미로운 추억은 마음에 깊이새겨져잊을수가없다. 1960년대에정경화의음악가삶 의 출발은 동양인, 여성이라는 차 별과 편견을 극복해야 했다. 정상 의대가가되기까지험난한과정에 서 무엇보다 자신과 힘겨운 싸움 이었다.‘재능이란갈고닦아야하 는것’이라는신념으로피눈물나 는 연습을 거듭하는 과정을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한다. 정경화는 바로크, 고전파, 낭만파 작곡가들 의 바이올린 작품과 소품을 거의 다 연주 녹음했다. 작곡자가 의도 했던 동기와 음악 정신을 깊이 탐 색, 명석한 해석으로 음악의 본질 을살려내는데충실했다. 숱한 바이올린 작품을 연주했음 에도 모차르트는 아직도 자신이 도전할 영역이 아님을 고백한다. 비발디도 30년이 지난 2000년도 에 녹음했다. 서두름이 없었던 겸 손을아는연주자이다. 예술가로서 명성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어려운것인가를일깨워주 는 지혜로운 정신이다. 정열적인 음악인 정경화는 힘겨운 음악의 여정에서도음악에쏟아붓던열정 은 더 깊은 소리를 추구하기에 이 른다. 고결한 영혼과 순수한 마음 의 울림을 표현할 수 있는 열망을 말이다. 손부상을딛고5년만에회복후 “바흐”의대작바이올린독주파르 티타 연주에 임한다. 자신의 완벽 하고 독특한 깊은 음색으로 영혼 의 세계의 오묘함을 표현하고 있 다. 그는연주자로서‘자신의소리 의 독특함에 집중해서 인내하며 걸어가는것이중요하고성장으로 가는 길’이라고 후학들에게 조언 한다.‘칭찬비평에도흔들리지않 으려면정직의힘이필요하다.’ ‘정 직의 판단은 자신이 내려야 하는 데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지만, 자 신의 정직한 판단이 중요하다.’라 고 역설한다. 진선미를 추구하는 예술인으로서갖추어야할생명력 있는삶의지혜이다. 정경화의삶이주는고귀한교훈 은 지금 사회에 만연한 실종된 정 직의 회복이다. 정직이 회복된 삶 에는 진실 되고 선하며 아름다운 인간관계에해맑은웃음이피어날 것이다. 삶의 순수한 열망이 깃드 는곳에음악의맑은선율이흐른 다. 음악의 선율이 감정을 다채롭 게물들일때삶의기쁨을노래하 는 절정의 순간이 이어진다. 음악 이 주는 감동에 마음이 순화되어 음악의 본질인 사랑의 정신을 올 바로이해하고실천하는것이더욱 중요하지않을까생각한다. 사랑의풍부한선율이넘치는곳 에는삶의매순간순수한감동을 체험하는기쁨이있다. 지난 2008년에 개봉된 영화 중에“벤자민버튼의시간은거 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라는작품 이 있었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 한 이 영화는 흥행도 잘되었지 만작품성도뛰어났다. 우리들인생은갓난아기로태 어나늙어죽는게정상인데반 해 이 영화의 주인공 피트는 정 반대의 삶을 살다가 가는 인생 이었다. 요약하자면 갓난 아기는 갓난 아기인데 쪼글쪼글한 노인으로 태어나 죽을 때는 갓난 아기로 죽는다는기상천외한이야기다. 피트는 한창 청춘일 때 여자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는 것까지는행복이었는데그때로 부터 남편은 늙어가는 게 아니 라 역순으로 점점 더 싱싱해진 다. 아내는 보통의 인생으로 살며 성숙해지고 늙어가는 데 비해 남편은 청춘의 때에서 사춘기 소년으로이동하고있었으니이 런 부조화를 감당할 수 없었던 그들은결국작별하게된다. 기막힌인생벤자민버튼은드 디어 소년에서 사춘기를 거쳐 마침내 강보에 누워진 갓난 아 기가 되었으나, 그의 속사람은 온갖성인병과노환으로시달리 다가 노인으로 눈을 감는다는 스토리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을 하려는건아니고다만그총체 적인 설정에 감탄하는 것이다. 인생이 태어나 늙어가는 게 아 니라 그 반대로 젊어진다는 점 이다. 물론그런설정은대단히무리 한 플롯임은 분명한데, 그러나 말이다. 우리 인생들은 한번 쯤 그런생각을하지않았을까. 필자도아침저녁거울을보며 거울 속에 망연히 서있는 노인 이 이제는 그만 늙고 하루하루 젊어진다면 어떨까라는 바보 같은생각을이따금한다. 그렇 게될때파생하는문제가엄청 나겠지만 그렇게 될 일은 없을 테니그런현상에대한깊은고 뇌를 따로 할 필요는 없다. 다 만젊었을때의그파릇한얼굴 로 돌아간다는 상상을 해보며 나만의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 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의 기저에 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까. 그 것은 후회다.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반추하면서“아, 거기서그 렇게하는게아니었는데,”라는 후회의 편린들이다. 그 부분을 지우개로 지우고 고쳐가며 살 수만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아 닌전혀다른삶의흔적을거울 속에서 보았을 것이다. 차라리 다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시 간을 거꾸로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 거기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을수도있었다. 시간을돌릴수만있다면그때 밀물처럼 밀려온 엄청난 행운 들이 사실은 실패로 가는 썰물 의함정이었음을알아차려야했 다. 아, 그때 왜 나는 그 기회를 좀더기다리지못했을까. 그레 스토랑이 아니고 그 옆에 있었 던 카페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야했는데, 이길목이아니고저 쪽 대로로 갔어야 했는데, 그러 나 인생은 가설이 존재하지 않 는다. 그후회위에우리는삶이라는 인생을건축하는것이다. 그러나어떤인생은단언한다. “나는 후회가 없다!” “내 인생 사전엔후회란단어는존재하지 않는다.”그때이런거짓말을태 연히하는그얼굴을향해고두 심은 말할 것이다.“잘났어, 정 말!” 그렇다. 후회가없다고장담하 는 인간일수록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을지 모른다. 아니 인생자체가출발부터후회의연 속이 아니었던가. 선악과를 따 먹은입을봉해버리고픈아내의 후회는 얼마나 처연했을까. 남 편은 아내가 준 선악과를 넙죽 받은 손목을 분질러 버리고픈 후회로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 냈으리라. 후회, 그래서인생은탈출구가 필요한지 모른다. 후회라는 미 묘한 삶의 틈을 통해 비추이는 빛. 그것이 바로 신이 우리에게 준 삶의 모멘트이다. 후회를 부 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후회할 때나는한없이작아지고그시 간에 그나마 내 존재의 의미를 성찰한다. R 헨리가 말했다.“어려운 결 단을내리고나면반드시그결 단을 후회하게 된다. 그 후회를 얼마나 잘 견뎌 내느냐가 결단 의성패를좌우한다” 그러므로나는이나이가되도 록 수많은 결단을 내렸으며 동 시에 수많은 후회의 조각들을 늙은 얼굴에 주름으로 갖춘 셈 이지만, 그 주름은 신이 마련해 준 격려였음을 뒤늦게 깨닫는 다. 누가 후회를 두려워 하는가 신석환 수필가 시사만평 이스라엘에 대한 도발 릭맥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이란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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