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0월 12일 (토요일) 한강 ( 53 )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 자로선정한 스웨덴한림원은 그의문 학 세계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면 한점”을강조했다. 한강은 ‘소년이온 다’ ( 2014 ) 에서광주 5· 18 민주화운동 의아픔을,‘작별하지않는다’ ( 2021 ) 에 서제주 4·3 사건의상처를 다뤘다. 그 의소설엔 남북 분단, 군사독재, 민주 화운동등파란만장한한국근·현대사 가흐른다. 한강의수상은국가폭력에 의한 한국적상처를 한강만의고유한 방식으로 다룬 작품들이세계문학계 를사로잡은결과다. 한강은 국가 폭력의무자비함을 직 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피해를 입고 도제대로소리내지못해잊혀가는개 인의좌절과 한에 주목했다. 그 진혼 ( 鎭魂 ) 은 세계에서‘치유의서사’로 받 아들여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난민 문제로국제사회의현안이된‘국가윤 리’를소설로환기한점도관심을집중 시켰다. 우미영한양대인문과학대교수는11 일“2001년미국 9·11 테러와중동전쟁 등을통해드러난 ‘해결되지않은과거 사문제’는세계문단의화두로떠올랐 다”며“한강이광주 민주화운동 등을 다룬소설들로 ‘우리사회는아무것도 변한게없구나’라고던진메시지가세 계적상황과맞물려힘을얻었다”고봤 다. 1970년광주에서태어난한강은아 버지인소설가 한승원이보여준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학살된시민의모습 이담긴사진들을보고충격을받았다. 그경험이그가 근현대사의상처를 끈 질기게마주한 배경으로전해진다. 함 돈균문학평론가는 “역사적폭거에희 생된사람들의이야기는공동체에서자 기목소리를갖지못하고, 그들의세계 는역사에기록되지않는다”며“한강은 그런희생자들의목소리를기억하고애 도해보편성을띠었고, 한림원은바로 이점에주목했다고본다”고평했다. 한강은 국가 폭력이개인의내면을 어떻게황폐하게만드는지를섬세하게 포착했다. 그가소설에서초점을맞추 는대상은 ‘무너지는연약한인간’이다. 기존 ‘저항 소설’과 한강 작품이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바로이대목이다. 한림원이“인간삶의연약함을폭로하 는강렬한시적산문”이라고한강의문 체를주목한배경이기도하다. 한강은 ‘소년이온다’에서광주민주 화운동현장속인물의심리를“차가운 몽둥이같은게갑자기내옆구리를내 려치기전까지. 아스팔트가 산산이부 서질것같던발소리들.옆구리에서솟 구친피가 따뜻하게어깨로, 목덜미로 번질때까지. 그때까지네가함께있었 는데”라고표현했다.김하라연세대국 문과 교수는 “한강은 역사적피해자 를대신해목소리를내는방식으로소 설을썼고그사람들의아픔을되살리 는게여느대하역사소설과다른한강 의문학적특징”이라고설명했다. 소설 ‘수상한 식모들’을 쓴 박진규 작가는 “‘소년이온다’와 ‘작별하지않는다’는 르포같은전개가아니고 시적인문장 들로이야기가 펼쳐져읽다 보면심금 이울리는경험을하게된다”고했다. 양승준기자 ‘당신이죽은뒤장례를치르지못해, 내 삶이장례식이되었습니다.’ ( 한강 ‘소년이온다’ ) 소설가 한강 ( 53 ) 의대표작 ‘소년이 온다’의문장을처음읽었을때심장이 덜컥내려앉던순간을김길자 ( 83 ) 씨는 잊지못한다. 1980년 5월의광주, 위험 하다는 만류에도 ‘민주주의’를 외치며 버티던열일곱 아들 문재학이싸늘한 주검으로돌아왔다.평범한어머니였던 김씨는이후아들의폭도 누명을 벗기 기위한 ‘투사’가됐다.아들을잃은삶 은 하루하루가 늘 장례식이나 마찬가 지였다. 세월이흘러아들은 ‘폭도’에서 ‘열사’로바로잡혔지만그렇다고돌아 오지는않았다. 그렇게아프게보낸아 이가, 소설의주인공이됐단다. 그것이 ‘소년이온다’였다. 아들의죽음을 알리려평생을 싸운 어머니에게한강의노벨상수상소식은 더각별하고, 감격스 러웠다. “작가님덕에 5·18이세계적으로알려 지게될텐데,제가백번 투쟁한 것보다더큰힘이죠.” 11일한 국일보와의인터뷰에서김씨는연신눈 물을훔치며고마움을표했다. “애를 25일, 26일 두 번이나 데리러 갔어요.근데재학이가버티는거야.” 40년이훌쩍지났지만, 김씨는 아직 도 1980년 5월이생생하다. 당시고등 학교 1학년이던재학이시위에간건 5 월 21일. 목이쉰채돌아온아들은 그 날이후매일전남도청앞에나갔다.그 러다계엄군이들이닥친다는소식에남 편과함께재학을데리러갔다. 그런데 앳된얼굴의아들은 퍽단호했다. “’엄 마,어떻게나만살수가있어’어린애가 그렇게말하는데할말이없데요.”그렇 게불안을달래며돌아섰는데, 돌아온 건비보였다. 재학은 27일새벽계엄군 의전남도청진압작전도중사망했다. 김씨는 2014년발간된‘소년이온다’ 를한동안보지못했다.처음엔‘우리애 를왜’라는의문이었고,그다음엔아들 의마지막을생각하니눈물이멈추지않 아서다.그러나소설은자체로큰위로 가됐다.“억지로라도데리고나왔어야 됐는데,하는죄책감에오래시달렸거든 요. 그런데재학이가끝까지남아싸워 소설주인공도되고. 장하다는생각만 들어요.뭔가를남기고갔구나하고.” 무엇보다 소설은 김씨가 그간 싸워 온이유와맞닿아있다.바로재학의죽 음과 5·18의진실을널리알리는것. 김 씨가 청와대, 광화문 등 전국 곳곳을 돌때만해도 5·18은국내에도얼마알 려지지않았다. “엄마가 가자고 할 때 안 오던 네가 소설까지나왔구나. 노 벨상도 탔으니세상이다알게되겠구 나, 했죠.” 노벨위원회는 ‘소년이온다’ 에대해“1980년한국군이자행한학살 사건에서살해된인물, 역사의희생자 들에게목소리를 내고자 하는이책은 이사건을 잔혹한 현실화로직면함으 로써증인문학의장르에접근한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말미김씨는 한강 작가에게 이말을전하고싶다고했다.“내가무 섭거나사람들앞에설때항상새기는 말이‘재학이가못다이룬민주주의,엄 마가다이룰게’거든요.그외로움과두 려움을 작가님소설때문에좀덜었어 요. 든든하고감사합니다.” 소설은 ‘장 례식이된’ 김씨의삶을 자체로어루만 져줬다. 이유진기자 광주 5^18, 제주 4^3$ 역사 상처 ‘치유의서사’가 세계홀렸다 “엄마가집에가자 할때안오던네가$ 노벨상 타고세계에알려지게됐구나” 문학평론가출신인강유정더불어민 주당 의원이소설가 한강의노벨문학 상수상소식을전하면서, 한강이한때 박근혜정부의문화계블랙리스트 사 건의피해자였음을언급했다. 강 의원은 10일 자신의페이스북에 “국정감사도중한강작가의노벨문학 상수상소식이전해졌다.여야가릴것 없이박수치며기뻐했다”면서도“오늘 노벨문학상을탄한강작가는 2016년 문화계블랙리스트로분류됐던작가” 라고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청와대가야당 정치인을 지 지하거나 세월호 참사 관련 시국선언 을한문화예술인등특정문화·단체명 단을 작성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이 들을정부지원에서배제하도록 한 사 건이다. 한강역시5·18 광주민주화운 동을 소재로 다룬 ‘소년이온다’로 한 국문학번역원에서지원하는해외문화 교류행사지원배제지시대상이됐다. 다만 한국문학번역원은이같은 배제 지시를따르지않고한강을지원했다. 당시박근혜정부 국정농단을 수사 한특검은한강이‘채식주의자’로 2016 년영국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 한뒤‘한강에게축전을보내달라’는문 체부 요청을 청와대가 거부했다는 문 체부관계자진술을확보하기도했다. 또 2014년에는 문체부가주최하고한 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주관하는세 종도서지원사업에서‘소년이온다’가 마지막 3차심사에서‘사상적편향성’이 지적되고최종탈락한바있다. 한편,경기도교육청이지난해‘채식주 의자’를 ‘청소년유해도서로분류,일선 학교에폐기하라는지시를내렸다’는의 혹으로여론의뭇매를맞고있다.도교 육청은“사실이아니다”라고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자료를 통해“특정도서를유해도서로지정하 고폐기를지시한적없다”며일부언론 에서제기한내용은‘오보’라고밝혔다. 이같은 의혹이불거진이유는 보수 단체들의잇따른집단민원과학교재 량에따라유해도서를정하도록한조 치가오히려‘폐기지침’으로오해를산 것이라는게도교육청설명이다. 도교 육청에따르면지난해8월~9월보수성 향의학부모와단체등이성관련묘사 가지나치게많은한강의‘채식주의자’ 등이일부 학교 도서관에비치돼있다 는집단민원이제기됐다. 폐기된도서중 한강의소설 ‘채식주 의자’는 1개학교에서2권만폐기된것 으로알려졌다. 이현주^임명수기자 ‘소년이온다’번역지원배제지시 경기교육청은지난해‘채식주의자’ “유해도서”학교폐기지시의혹 교육청“학교재량맡긴것”부인 5^18 전남도청진압작전중사망 17세아들폭도누명벗기려투사로 “재학이가못이룬민주주의이루려 작가님덕에외로움^두려움덜어” 한강작가의모교광주북구효동초등학교의한교실에서교사가한작가의대표작 ‘소년이온다’를 들고노벨문학상수상과관련한수업을진행하고있다. 광주=뉴스1 ‘소년이온다’ 실제주인공어머니김길자씨 “한강, 朴정부때블랙리스트$靑, 맨부커상축전도거부” “선배님이노벨상” 들뜬한강모교 노벨문학상은왜한강을택했나 희생자목소리애도하는한강 국가폭력역사적트라우마직면 중동전쟁등과맞물리며힘얻어 “대하역사소설^저항소설과달리 시적문장들로연약한인간그려” 30 D4 한강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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