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0월 21일 (월요일) 2024년10월18일금요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 KIST ) 에는 ‘콜래봇’이라는일종의‘로봇사서’가있 다. 전용 앱을 통해책을 검색하니, 그 책이꽂힌책장한칸이쓱튀어나왔다. 책장높이까지손이닿지않을것같다 는 생각이들 찰나, 바닥 한쪽에서발 받침대가 다가왔다. 그 위에올라서서 책을꺼내열람하러가는데, 발 받침대 가자신에게책을올려두라는듯졸졸 쫓아왔다. KIST는도서관물건들에로봇기술 을 입히고, 사람과 소통하는 길을 열 었다는점에서콜래봇을 ‘로보틱도서 관시스템’이라고설명했다.이곳에사 람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없다. 하 지만 로봇이사람을 돕는기술의본질 은같다. 휴머노이드가인공지능 ( AI ) 을만나 면서, 영화처럼일상을 함께하는인간 형로봇이현실화할거란기대가크다. 그러나냉소와거부감도적지않다. 휴 머노이드 개발을 두고 의견이분분한 가운데, 완벽한 휴머노이드가 과연로 봇기술이꼭도달해야할지점일까. 로봇연구자들은휴머노이드의장점 으로범용성과효율성을꼽는다. 콜래 봇을개발한곽소나KIST 선임연구원 은“인간의형상으로행동을모사하는 휴머노이드는 별다른 환경, 도구의변 화없이현장에투입돼다양한일을할 수있고,익숙한모습이라위화감이크 지않아효율적상호작용도가능하다” 고했다. 기계가인간과비슷하면지시나교정 하는과정이좀더편하다.조력자역할 을 부여하기가 다른 형태의로봇보다 용이하다는뜻이다. 사람과비슷한 존 재를 인공적으로 빚어내려는 재현 욕 구 역시과학자들이휴머노이드를 쉽 게포기못하는이유다.조백규국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는 “예술 작품 도그렇듯사람은사람과닮은뭔가를 만들고싶어하는본성이있는듯하다” 고했다. 완벽한휴머노이드를만드는데는걸 림돌이많다. 특히시간과비용이문제 다. 막대한 자본을들여휴머노이드를 실현한들,얼마나이익을얻을수있을 지불투명하다.이분야가 50여년간부 침을겪은것도같은맥락이다. 그래도 AI 발달로 물리적학습이가능해지고 있는만큼,속도가붙을거란예상이많 다.젠슨황엔비디아최고경영자 ( CEO ) 는향후 2, 3년안에휴머노이드의획기 적인진전이있을거라고내다봤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 현상도여전 한걸림돌이다.인간은자신을흉내내 는존재에대한불편함, 거부감을쉽게 떨쳐내지못해서다. 그래서범용 휴머 노이드가 시장에나왔을 때대중의반 응을아직확신하긴어렵다.예상치못 한 사고라도 나면 ‘캐즘’에 맞닥뜨릴 수도있다. 그럼에도완성형휴머노이드를추구 하는시류는계속될거란전망이많다. 다만조금유연해질필요가있다는진 단이나온다.가령다리대신바퀴가달 리거나, 혹은 상체만있는 형태로라도 소비자의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중간단계’로보급하는식이다. 특정임무를 잘하는기존 로봇에인 간적요소를담아내는방법도있다.재 료, 메커니즘을 바꿔인체처럼부드럽 게움직이게하는소프트로보틱스, 로 봇 간연결성을 높이는 로봇사물인터 넷 ( IoRT ) 이좋은예다. 송가혜KIST 선임연구원은 “좁은 공간, 우주·심해 등척박한 환경에서본체를접었다 폈 다 할 수있는 소프트 로보틱스도 유 망하다”고소개했다. 휴머노이드의완성이다른로봇의종 말을 뜻하진않는다. 곽연구원은 “인 간에게서비스를제공한다는관점에서 휴머노이드와기존로봇은근본적으로 같다”며“각각역할이무엇인지전략을 세워개발하고 쓸 수있도록 준비해야 할때”라고강조했다. 오지혜기자 “잘안되고있어요.동작데이터를모 으는건가능했지만,아직충분하지않 습니다. 센서데이터를 받아서추론하 고, 행동으로 출력하는인공지능 ( AI ) 알고리즘을개발하는건또다른얘기 고요.이를토대로사람처럼움직일수 있는로봇하드웨어도없죠.” 구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주도로 진행 중인 RT - X 프로젝트 에참여하는 김범준 한국과학기술원 ( KAIST ) 김재철AI대학원교수는이 렇게털어놓으며고개를 내저었다. 구 글이야심차게시작한이프로젝트는 범용로봇제작에필요한일종의‘행동 데이터사전’을만드는게골자다.여러 연구진이집기, 굴리기등일상의동작 들을 일일이데이터화한 뒤긁어모아 로봇을 학습시키면 사람처럼행동할 수있을거란구상이다. 하지만기대만 큼속도가나지않고있다. 툭하면쓰러지던휴머노이드로봇이 척척걸어가고, 사람말을알아듣는수 준까지온건인공신경망, 머신러닝같 은 AI 기술의영향이컸다. 센서로 상 황을인지해필요한행동을판단하고, 그 행동을 잘 해내려면어떻게움직여 야 하는지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 게됐다.머잖아로봇용 ‘신체화 ( 임보디 드·embodied ) AI’가 완성될거라고 전문가들은예상한다.이는 현실세계 에서사람, 사물, 환경등과 상호작용 하며동작을해내는AI를말한다. 신체화AI의완성은쉽지않다.행동 은 현실 세계에서이뤄져, 더고차원적 인학습이필요하다.비교적진도가많 이나간건‘강화학습’을이용한보행이 다.‘넘어지지말아야 한다’,‘왼발 오른 발을번갈아움직여야한다’는식의목 표를 주고, 컴퓨터시뮬레이션에서목 표를 달성하게끔 반복해서훈련시킨 다. 그러면최적의답인‘어디서든걸을 수있는알고리즘’을찾게된다. 그런데같은 방법을 팔에적용하는 건쉽지않다. 다리는일종의정형화한 움직임이지만, 손과팔은더많은관절 로 무수히다양한 움직임이가능해시 뮬레이션만으로는 한계가있다. 그래 서함께이용되는 방법이사람이보여 주는 행동을 로봇이 따라 하게 하는 ‘모방학습’이다. 박재흥 서울대교수 연구진이개발 중인휴머노이드‘도깨비 ( TOKABI ) ’는 모방학습이적용됐다. 원격조정기기 를사람이착용한채팔·다리·손가락을 움직이면이데이터를 도깨비가 받아 학습하는식이다. 현재목표는상자의 문을열고컵을꺼낸다음음료가담겨 있으면 사람에게건네주고, 비어있으 면쓰레기통에버리는 동작을 사람과 소통하며해내는것이다.지난해두손 가락으로달걀을집어그릇에담던테 슬라의‘옵티머스’도 모방학습을기반 으로제작됐다고알려졌다. 지금까지이렇듯 각각 용도에맞게 학습시키고이를연결해신체화 AI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주로이뤄졌다면, 최근엔‘엔드투엔드 ( end - to - end ) 신 경망’방식의접근도나왔다.로봇이‘컵 을 가져와’라는지시를 받으면이해부 터행동까지한번에해낼수있게인공 신경망을 구성하는것이다. 그러나각 종 데이터를 무한정쏟아부어학습시 켜야해역시쉽지않다. 신체화 AI의완성도를 높이기위해 서는 다양성과 정교함의영역까지도 달해야한다. 로봇에컵을집어옮기라 고 시킬 때는 컵이라는 물체, ‘집기’와 ‘옮기기’라는움직임등을 사전에학습 시켜야한다.배운것과다르게생긴컵 을집게한다거나,집는대신굴리게하 는응용은쉽지않다.집을대상이계란 처럼부서지기쉬울 땐필요한 힘의강 도도 달라서촉감이나압력등의정보 가센서를통해미리학습돼야한다. 결국휴머노이드가이런움직임을현 실에서제대로 해내려면 모든 물건과 모든 움직임을 미리배워야 한다는 결 론에도달한다.챗GPT같은생성형AI 를만들때보다훨씬방대하고다양한 데이터가필요한것이다.구글의RT - X 프로젝트가 맞닥뜨린난관도 바로이 대목이다.연구자들은그래서데이터투 입에새로운접근을시도하고있다. 휴 머노이드가사과를가져오게하기위해 사과 사진같은 시각 데이터를 수없이 학습시키는것이아니라,언어를기반으 로한설명을제공해사과의특성을이 해시켜찾아내게하는식이다.이렇게하 면사과나사과를둘러싼상황변화에 도적절한대응이가능하다는것이다. 아무리많은데이터를모아훈련시킨 대도, 가상과현실의차이때문에휴머 노이드가언제나완벽하게작동하긴어 렵다. 오용환KIST책임연구원은특히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는 변화를 따라 가지못하고있다”며“소프트웨어와하 드웨어모두에서가상과현실의간극을 줄이는연구가뒤따라야휴머노이드와 사람의격차도줄어들것”이라고했다. 기술 발전속도를 감안하면신체화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의미래는 대 체로긍정적이다. 다만집사같은로봇 은오래걸릴거란전망이우세하다.가 정이나 식당처럼정형화해있지않고 개인의특성이묻어나는 공간에는 적 용이쉽지않을거란예측이다.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가격도 자동차보단저렴해야해갈길이멀다” 고덧붙였다. 오지혜기자 <상> 더는밀릴수없다 <하> 데스밸리넘어공존으로 글실은순서 아직갈 길먼 ‘인간형휴머노이드’$일상의모든행동구현이관건 <하> 데스밸리넘어공존으로 ▲ 전수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학생연구 원이9월25일경기수원시영통구서울대광교캠 퍼스에서원격조정 시스템을 이용해 휴머노이드 ‘도깨비’를운용하고있다. Ӡ 9월25일경기수원시영통구서울대광교캠퍼 스에서이학교박재흥융합과학기술대학원교수 연구진이개발한휴머노이드 ‘도깨비’가상자의문 을열고컵을꺼내고있다. 정다빈기자 왜꼭인간 닮아야 하나$소프트로봇이대안될수도 다리와달리손^팔은관절이많아 집기^굴리기등다양한움직임가능 동작데이터시뮬레이션으론한계 구글의‘RT-X 프로젝트’도난관 현실세계서직접상호작용하며 동작해내는‘신체화AI’구현나서 “기술발전속도감안하면긍정적 정형화된공간에서먼저쓰일것” 인간닮으면범용성^효율성높지만 막대한시간^비용등걸림돌도많아 예상치못한사고땐논란커질수도 “인간에서비스제공한다는관점서 기존로봇은휴머노이드와같아$ 전략세워개발하도록준비할때” 9월 27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에서작동중인로보틱도서관시스템 ‘콜 래봇’. 책장과책상,의자, 조명등으로구성된이 시스템은다수의로보틱제품간협업으로인간 과로봇의상호작용을제공한다. 박시몬기자 D4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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