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0월 28일 (월요일) 2030 “일자리뺏나” 4050 “노후꿈깨져”$환영받지못한정년연장 조영빈베이징특파원의 “태어났더니많다하고,살다보니보 니적다 하네취업하려니늙었다 하고, 퇴직하려니이젠 어리다 하네” ( 生我 ⒕ 嫌多, 我生 ⒕ 嫌少, 我干 ⒕ 嫌老, 我退 ⒕ 嫌小 )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확산하는 밈 ( 온라인에서유행하는글이나콘텐츠 ) 이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불명확하지 만, 바링허우 ( 1980년이후 출생세대 ) 와주링허우 ( 1990년이후출생세대 ) 로 부터큰공감을얻고있다.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선노랫가락까지붙어유행가 처럼번지는중이다. 뜻을 풀어보면 ‘한 자녀정책’에따 라홀로컸는데,이제는인구가급감하 고있다며“결혼해라, 아이를 낳으라” 는 정부 정책변덕에시달린다는얘기 다.직장생활은또어떤가.극심한취업 난에 30대중반이넘어가면신규 취업 도,재취업도불가능하다는 ‘35세의저 주’를마주한세대가이들이다. 마지막 구절은최근이뤄진‘정년연장’ 결정을 겨냥했다. 일자리보전조차 버거운데, 노령연금 수령시기를 3~5년늦춘 중 국정부를 향한 ‘냉소’와 ‘노여움’이묻 어난다. 급격한 고령화로연금 고갈 상황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결국 ‘정년연장’ 카드를빼들었다. 고갈위기에처한연 금곳간을채우기위한, 불가피한선택 이었다. 하지만 잠재적일자리를 빼앗 겼다는청년세대의분노와, 먼저은퇴 한세대를위해일을더해야만하는중 년세대의상대적박탈감이중국 사회 를뒤덮고있다.노령화,취업난,재정난 이뒤엉킨가운데,이번정년연장결정 으로중국의세대갈등도증폭되는모 습이다. 뫃풞컪 슪빦 쁢 ‘ 뽆뼒픦붖 ’ 펾핳 중국은지난달13일전국인민대표대 회상무위원회11차 회의를 통해정년 연장안을 채택했다. 내년부터 15년에 걸쳐남성은기존 60세에서63세로,여 성의경우△생산직은 50세에서55세로 △사무직은 55세에서 58세로 퇴직연 령을각각연장한다는게골자다. 현행중국정년제도는 건국직후인 1950년대에만들어졌다. 70년넘게지 속된 낡은 체계다. 그사이 중국인 평 균 수명은 1950년 43.35세에서올해 77.64세 ( 유엔 추산 ) 로 늘었다. 경제협 력개발기구 ( OECD ) 38개국의평균은 퇴연령이남성64세,여성63세인점과 비교해도 중국의은퇴연령은 매우 낮 은수준이다. 기대수명이늘어난 만큼 정년연장안은자연스럽다.“더일하겠 다”는개인권리차원도있다.양옌수이 칭화대병원경영학 교수는 현지언론 이차이에“정년연장 결정은개인의건 강과체력,가족부양문제등을종합적 으로 고려한 조치”라며“중국 노동력 유지를위해서도 매우 중요한결정”이 라고설명했다. 그럼에도중국사회에서정년연장을 반기는여론은찾아보기어렵다.“누가 3년더일하고싶다고했느냐”라는반 발일색이다.어째서일까. 중국공산당 학습시보 부편집장 출 신으로 현재중국전문 시사평론가로 활동 중인덩위원은 한 외신기고문을 통해“이번결정은 70년넘게유지돼온 국가와인민간계약을위반한것”이라 고지적했다.중국사회에서‘퇴직’은서 방에서지니는 의미보다 조금 더특별 하다. 사회주의체제에서살고있는중 국인들은기본적으로 “중국공산당은 국민부양의무가있다”는인식이강하 다.이는당의영도에따라수십년간국 가를위해일했으니, 은퇴뒤엔풍족하 진않더라도양로보험연금 ( 노령연금 ) 을받으며여유로운삶을즐길권리가 있다는인식으로연결된다. 베이징에서부동산개발업체에다니 는 40대진씨는한국일보에“이른새벽 공원에서군무를 즐기거나 카드를 치 는노인들의모습은모든직장인의소 박한 꿈이었다”고 말했다. “나도언젠 가노령연금이나받으며편안한 노후 를즐길수있겠지”라는직장인의기대 를 중국 정부가일방적으로연장시킨 꼴이라는뜻이다. “ 뿒읾멂픎 켆샎 , 핊픎퐪푾읺많섢 ” 가장반발하고있는세대는 20·30대 청년층이다. 허베이성에서출판업에종 사하는 30대장씨는“고용주입장에서 한사람을써야한다면이미그일을오 래해온 숙련공을 쓰지, 학교를 갓 졸 업한 초짜를 쓰진않을 것”이라고 지 적했다. 올해 8월중국청년실업률은 18.8% 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청년실업률 이사상최고치 ( 21.3% ) 를찍자,재학생 을제외한 새통계방식을 도입하고도 청년일자리상황은악화일로다. 가뜩 이나구직난에시달리는형편에서정년 연장 때문에일자리세대교체는 더욱 늦어질 것이라는 게이들의불만이다. 홍콩헤드헌터기업IMC탤런트의데이 비드쉬대표는“공급과잉상태인취업 시장에서고령인원의잔류 기간이늘 어나면, 고용시장긴장감은더욱커질 것”이라고예상했다. 40·50대역시정년연장결정이달갑 지않기는 마찬가지다. 은퇴세대로부 터느끼는상대적박탈감때문이다. 이들의바로위선배격인 60세이상 노인들은 1980년대에시작된개혁·개 방정책이빚어낸호황을한껏누렸다. 중국 경제급성장세에올라타 일자리 걱정같은건없었다.싼값에사들인아 파트가격은연일급등했다. 은퇴한뒤 에는노령연금과자녀가보낸용돈을 받으며생활하고있다. 풍족하진않지 만딱히어려운형편도아니다. 이에비해현재한창일하고있는 중 년세대는중국경제하강국면에서사 회생활을시작했다.일자리는줄었고, 경쟁은 치열했다. 아파트 가격은 매입 을 엄두도 못 낼 만큼 치솟아 있었다. 가까스로 사들인아파트값은최근수 년간잇따른부동산업체의줄도산 탓 에떨어지지만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 다. 베이징에거주하는 51세엔지니어 공씨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 FT ) 에 “중국의급격한발전속에서나온배당 금을현은퇴세대가너무많이가져갔 다”고 말했다. 풍요를누린건선배세 대인데,일은왜우리가더많이해야하 느냐는반문인셈이다. 캫칾핆묺 1.6 졓핂뽆핆 1 졓쭎퍟 불만은 또 있다. ‘내가 은퇴했을 때 가져갈 노령연금이과연남아있기는 할까’라는불안감이다. 중국정부는고용효용성증대를정 년 연장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인구 노령화에 따른 ‘연금 고 갈’탓이라는사실을중국인모두가알 고있다. 중국의 60세이상 노인은 2021년 2 억6,000만 명으로전체인구의18.9% 를 차지했다. 지난해 2억9,700만 명으 로 20%선을넘었고, 2035년에는 30% 수준인 4억2,000만 명에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무렵에는 40%수준 인 5억2,000만 명으로까지치솟을 전 망이다. 노인증가는중국의‘연금곳간’을압 박했다. 2010년부터2022년사이에도 시기본양로보험수령대상자는 6,300 만명에서1억3,600만명으로두배넘 게증가했다.현고령화추세를고려하 면“양로보험금잔액은 2035년쯤고갈 베이징= 조영빈특파원 <15>정년연장에불붙은세대갈등 될것”이라는게중국사회과학원의추 산이다. 사회주의국가가인민에게약 속한연금을 주지못할 지경에이르니 꺼내든카드가정년연장을통한‘연금 누적액보전’이었던셈이다. USB은행의왕타오 수석이코노미 스트는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은더이상미래연금수령에 대해기대하지않는다”고지적했다. 급 격히늘어나는부양인구 ( 노인 ) 를생각 할때,‘내노후를보장해줄’연금이남 아있을 것으로 생각하기힘들어졌다 는얘기다. 미국 위스콘신 - 매디슨대연구팀에 따르면, 2020년중국에서노인 1명부 양에필요한 생산 인구는 5명이었다. 그러나 2050년무렵에는 1.6명으로급 감할것으로나타났다. 허베이성의30 대직장인 장씨는 “지금 내월급과 내 부모님두분의연금수령액수준이크 게다르지않다.경제상황이크게나아 지지않는다면, 미래직장인이은퇴자 급격한고령화^연금고갈위기에 중국정부, 정년연장카드빼들어 노령연금수령시기3~5년연장 ‘사상최고치’청년실업률악화에 청년층은“구직난더힘들어질것” “내가은퇴땐연금바닥”불만도 “공산당이노년부양할의무”인식 “편안한노후대신왜일더시키나” 중장년층은‘상대적박탈감’호소 들에게줄연금을감당하긴어려울것” 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에서직장 생활 을 하는 28세치씨는 FT에“일이너무 힘들어서정년까지살아있을지도모르 겠다.살아남는다해도내가쓸연금이 과연남아있긴할까”라고되물었다. 중국온라인에서확산중인풍자만화의한장면. ‘일’이라고적힌바위를짊어진노인이 ‘양로금’ 그 릇을 실은 자동차를 뒤쫓고 있다. 중국 정부의정년연장 결정때문에 노령연금 수령을 위해서 3~5년더일하게된상황을꼬집고있다. 바이두캡처 2일중국베이징르탄공원에서노인들이화려한전통복장을빌려입고기념사진을찍고있다. 중국공산당100주년상징물앞에서중국노인들이기념사진을찍고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D4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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