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자&명언 ■ 疑問(의문) *의심할의(疋-14, 4급) *물을문(口-11, 7급) 의문은쌓일수록좋으나,의심 은 그렇지 않다. 의심이 의심을 낳아서 자꾸 쌓이게 되면 계획 을○치게된다. 먼저‘疑問’이란두글자를샅 샅이 뒤져본 뒤에 빈칸에 들어 갈말을알아보자. 疑자의원형에대하여는, 갈래 길을 만난 사람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를 몰라 망설이는 모 습이라는 설, 뒤뚱거리는 아이 의걸음걸이를걱정스럽게바라 보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이 있 다. ‘알듯말듯하다’(dubious)가 본뜻인데‘의심하다’(doubt) ‘두려워하다’(be afraid of) 등 으로도쓰인다. 問자는‘묻:다’(ask)가 본뜻 이니‘입 구’(口)가 의미요소 이자 부수로 쓰였고,‘문 문’ (門)은발음요소이기때문에의 미와는 무관한데, 의미를 부여 하여 억지로 해석한 책들이 많 다. 疑問은‘의심(疑心)하여 물음 [問]’,‘의심스럽게 여김’또는 그런일을이른다. 묻는일은아무리많아도지나 침이없다. 배우고 묻고 하는 일을 바로 ‘학문’(學問)이라한다. ‘상서’또는‘서경’이라고도 하는 책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나온다. 맨앞문제에대한답이될것 같다. 원문은 4+4 여덟 글자 밖에 되지 아니하니 외우기도 참 좋 다. 우리말 번역을 33332로 맞 추느라고민을좀했다. “의심이 쌓이면 계획을 망치 게되고, 태만과소홀은정사를 거칠게한다.” 蓄疑敗謀,축의패모 怠忽荒政.태홀황정 -‘尙書’.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속뜻사전편저자) 삶과 생각 삶의치열함에서오는변화는먼 저 성찰과 순수함의 회복이 아닐 까싶다. 삶의치열한탐색이변화의핵심 요체인듯하다. 변화를갈망하는치열한탐색이 의식의 분열을 일으키는 과정이 따르지만, 인간 정신과 의지력을 단련시키는 계기가 된다. 금과 은 이불에의해정련되듯이말이다. 삶의 참가치를 추구하는 정신의 지향점이어디에있는가? 한국 감리교 교리적 선언 제1항 에“우리는하나님의말씀이진선 미(眞善美)의표준이됨을믿으며 ”라는구절이있다. 인간 정신의 지향점이‘참되고 착하며아름다움’을추구하는것 을말함이아닌가. 참되고선한바탕에서아름다운 사랑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으리 라. 서구문명의근간이된그리스의 미(Art 예술)의존중사상, 로마의 법(Law정의) 존중사상과유대의 크리스천이 확립해 놓은 인간 존 중(Humanism사랑)의사상이유 럽의정신문화의모태가되어번영 을이루었다. 이는인생의황금률로서영구불 변한 보편적 가치와 전통을 이어 온인간정신의진(정)수가아닌가. 삶의 참된 가치는 인간관계에서 서로 존중하고 선한 영향력을 주 고받는수평적인사랑의관계임을 말하고싶다. 자신의삶에대한치열한성찰과 사랑의 마음에 의해 타인의 어려 운삶을살필수있는눈이깊어진 다. 개념에머무는정신이아닌삶에 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타인을 선 하게 대하고 진심으로 순수하게 배려하는사랑의정신이어야하리 라. 선한 삶을 살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선한 의지를 키우는 훈 련이부족했음을깨닫는다. 타인과소통하려는열린사랑의 마음이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안 타까움이다. 타인을향한사랑을실천하고자 선행의 손길을 내미는 마음은 한 없이 초라했음을 심히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민생활의녹록지않은현실적 인 상황은 진정한 대화와 사랑을 나누는시간이쉽지않다. 타인의고통을헤아리는사람이 미래의 소망을 바라보며 돕는 온 정의 손길은 축복으로 여겨져 감 사한다. 사랑의마음이깃든따뜻 한 손길에 마음의 안정감과 평화 를누리게된다. 삶의새로운희망과용기를북돋 우며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는 사랑의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 며새겨야하리라. 때로는 허접스럽고 세속적인 이 론으로 삶의 참된 가치를 왜곡하 며 준동하는 세력이 득세할 때는 느긋하게대처하는능력을지녀야 한다. 베토벤이 그러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억압받던불우한성 장기를거쳤지만, 그의높은자존 감은 모든 면에서 담대한 용기를 지녔다. 사회적인 변혁기에도 험난한 세 상으로부터 우뚝 선 자유로운 정 신의존재이었다. 누구보다치열한삶을살았던악 성(樂聖) 베토벤(L, V, Beethoven) 의 위대한 생애를 고찰할 기회를 의미깊게생각한다. “베토벤”은 자신의 가혹한 운명 과고난(역경)을불요불굴의투지 로이겨낸초(위)인이었다. 입헌 군주제인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도래하는 시대를 살았 던 베토벤은 나폴레옹의 출현을 반겨맞았다. 그는나폴레옹이전 제정치를청산할공화정의기수인 집정관으로보았다. 베토벤은 인간의 존엄성을 억압 하고 말살하는 정치적 이념이나 체제를 배격했으며 불굴의 투쟁 정신으로 승리하는 공화정을 꿈 꾸어왔던사상가이었다. 그의음악에는인간정신의자유 를향한줄기찬염원이깃들어있 다.(제5번운명교향곡) 만년에그는인류를위한승리의 찬가를제창하기에이른다. “오벗이여, 이런가락은이제그 만부르자. 보다우애에찬환희의 노래를부르자!”(베토벤) 제4악장쉴러의시“환희에부치 는노래”를시작하기전에베토벤 이붙인가사한구절이다. 청력을완전히상실한후30년간 인고의세월을거쳐완성한제9번 합창 교향곡은 인류애의 원대한 사상이담겨있다. 난청의고통을극복한그는마침 내“고난을 넘어서 환희로”승리 의개가를부를수있었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는 자 신의 치열했던 삶을 초극하여 탄 생한불후의명곡이다. “질병으로 생긴 신체적인 불구 야말로 한 인간이 초인적인 경지 에도달할수있는길이다”(막스 베버)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인생(人生)이란 살아있는 동 안살아있는시간과경험을통 해살아가는것이다. 인생은 길고도 다양하다고 말할수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 세상 에 태어나 유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며 생로 병사, 즉나고, 늙고, 병들고, 죽 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한 번 도 가지 않은 길, 향기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무냄새의 길이 라고 말하고 싶다. 그 길 위에 서유한한삶을살아가야만한 다. 아무것도 없는 빈 흰색의 도 화지위에각각의인생을그린 다. 빽빽이 채우고도 모자란 공 간, 더 이상 그릴 때가 없어도 그려야만 하는 인생은 희노애 락(喜怒愛樂), 기쁨과 노여움 과 슬픔과 즐거움이 끊임없이 반복되는것이다. 숱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 남기위한부단의노력도게을 리할수없다. 권상요목(勸上搖木)이란 말 이 있다. 나무에 오르라 하고 흔들어서 떨어뜨린다는 말이 다. 다시 말하면 남을 부추겨 놓 고 낭패를 보도록 방해한다는 말이다. 살다보면이런사람을 만나게되면큰스트레스로다 가온다. 면종복배(面從覆背), 겉으로 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속으로 는배반한다는말이다. 사람 관계에서 겉과 속이 다 른경우가꽤많다는것이다.뒤 에서는 욕을 하면서 앞에서는 아첨과아부를한다. “칭찬은고래도춤추게한다” 고아부성칭찬은독이라고누 군가말했다. 상대의비위를맞 추어남의판단을흐리게하여 함정에빠지게할수있는것이 아첨이다. 칭찬은 진심이 있지만, 아첨 은 진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자기의욕망으로남을짓밟고, 목표를 향해서‘사기’도 서슴 지않고한다. 친절하게다가와 사람을현혹한다. 인간관계와행복에대한연구 결과를 하버드 대학에서 했다. 연구에 따르면 삶을 가장 풍 요롭게만드는것은좋은인간 관계였고,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외로움이었다고 한다. ‘월딩거’박사는친구의숫자 보다 친밀도가 중요하다고 강 조했다. 갈등 속에서 생활 하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고 말했다.“신 뢰할수있는사람들과관계는 행복에가깝게만든다.” 인생은 아둥바둥 살 것이 아 니라즐겁게살아야만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 다. 매 순간 꽃 같은 마음으로 아름답게살아가야한다.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 중에 서‘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 려와마음을흔들고소중한것 을쓸어가버릴때면그대가슴 에 대고 말하라’.“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나쁜일은영원히 계속되지않는다. 힘들 때 주저하지 말고 희망 의마음을가져야한다. 인생은 혼자서는살수없다.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끊 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 는것이다. 좋은 사람만 만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가 않다 는것이다. 만나면불편한사람 도무수히존재한다. 그러나인 생은‘화합의 장’이라고 말할 수있다. 모여서협력하고이해하며살 아가는 것이 인생의‘본질’이 아닐까반문해본다. 권상요목(勸上搖木) 김민정 포토맥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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