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뉴스 칼럼 가족을소재로한유튜브콘텐 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 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 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 작하거나동영상촬영에협력하 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패밀리비즈니스가되는것이다. 간혹 다른 가족이 출연할 때는 얼굴 없이 목소리만 나오거나, 화면을흐리게처리하기도한다. 유튜브를통해얼굴알려지는걸 꺼리기때문이다. 이런가족중에예 외가 있다. 바로 미 성년자녀들이다. 어린 아이들의 유 튜브출연은그들의 뜻과 무관하다. 부 모가가족이야기로 동영상을만들면자 녀들은 거의 자동 출연이다. 다양한 상황에서아역배우역할을해야 한다. 미국 사회가 이런 자녀들 의인권과보호에관심을기울이 기시작했다. 계기가있다. 지난해미국을떠 들썩 하게 했던 사건이다. 한 때 200만명이 훨씬 넘는 구독자를 거느렸던인기패밀리블로거루 비 프랭키. 여섯 자녀를 둔 유타 주의 40대 어머니인 그녀가 올 린동영상은 1,000여개로조회 수를 모두 더하면 10억 뷰가 넘 었다. 엄마와인플루언서의합성어인 ‘맘플루언서’로불리던그녀가 운영하던유튜브채널명은‘8명 의승객들(8Passengers)’. 자녀 교육과 아이들의 성장 과 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 드 등 가족 이야기로 인기를 모 았다. 이랬던 그녀가 끔찍한 아동 학 대범이었던것으로드러났다. 그 녀는중범아동학대혐의로기소 돼 지난 연말 단기 4년, 장기 60 년 형을 선고받고 유타 주 형무 소에수감돼있다. 지금은 모두 내려졌지만 그녀 의유튜브는진즉논란이되기도 했다.아들을훈육한답시고일곱 달 동안 자기 침대에서 자는 걸 허용하지않는내용등도문제를 일으켰다. 12살난아들이감금상태였던 집을탈출해도움을요청하면서 드러난 잔혹한 아동 학대가 유 튜브촬영과정에서빚어진것은 아니나, 하하 호호 웃으며 연출 된 동영상 뒤에 숨겨져 있던 충 격적인실상이드러나면서사회 적파장은엄청났다. 유튜브에 출연하는 미성년 자 녀들은자기의사결정권이없다. 자기보호가불가능한것이다. 아이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지 켜지지 않는다. 첫 월경 경험 등 이 온 세상에 공개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게 되고,돈벌이수단 이되는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올라간 동영상 은평생을간다. 구 글검색만하면뜨 게 된다. 아이들의 앞으로 생애에 어 떤영향을미칠지 도모르면서. 메릴랜드 주는 그래서‘잊혀 질 권리’를 보장하려고 했다. 18세가 되면 본인이 나온 동영 상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 내용은 입 법 과정에서 무산되기 했으나 이 사회가 유튜브 아동들의 권 리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반영하고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자녀의 착취 를막자는법은각주마다제정 되기시작했다. 지난해 일리노이 주가 처음 자 녀가출연한동영상수입의50% 를따로신탁계정에적립해놓아 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다. 구좌 에 적립된 돈이 없다면 18세가 된자녀가부모를상대로소송을 제기할수있도록했다. 캘리포니아도지난 9월이것과 유사한법을제정했다. 미네소타주는한걸음더나아 가자녀가출연하는동영상이돈 과관련돼있다면미성년자녀가 부모의소셜미디어에 30%이상 나오는것을금지하는법도만들 었다. 유튜브는 전에 없던 문화 현상 이다. 새 세상에는 선한 것도 있 으나 악한 것도 있다. 사람은 악 하고도같이살아야한다. 막고, 규제할 수 있는 새 장치가 필요 한것이다. 유튜브세상의자녀착취도그 런문제중하나다.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시사만평 넘쳐나는 터키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올해는 터키들이 많다네… 맞는 말씀… 뉴스 식료품점들 2024 추수감사절 대비 물량 충분 정치뉴스 트럼프의 내각 지명자 명단 단풍여행을떠나자는권면을받 곤했는데어느새깊은가을속으 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을은 예 년과 다르게 푸른 가을로 기상이 변을 대변했지만, 계절 순항 항로 는 마지막 계절을 남겨두고 묵상 에젖은듯고요하다. 계절비망록 을 남겨볼 참인지 심도있게 가을 을 추스르며 겨울로 가는 길목으 로접어드는문턱인데난데없는삭 풍이 만상을 흔들어대며 서성이 고있다. 입동도지나고소설도지 났다. 자연의가을 11월이생의가 을 11월의마음을함께품으며뜻 을 나누었는데 다시금 나눌 해후 를위해서서히떠나려하고있다. 11월은 1이란숫자가나란히놓여 있어 하나의 생과 하나의 생이 서 로의곁을지켜주며함께가는모 습을연상케해주기도하고줄지어 늘어선가지런한평행의안정감과 정연함을느끼게해주었던11월이 었는데감사절기를보내기바쁘게 이내 12월이 대설과 동지를 동반 하고성큼들어설것이다. 계절길 목에서게되면언제나이듯습관 처럼 생의 길목들을 돌아보게 된 다. 걸어온 인생 여정에서 빛났던 길목은어디메쯤이었을까반추하 게도된다. 세상을 살 만큼 살아온 노년층 에게 비쳐지는 계절은 융통성 없 이 바르고 올곧게만 보인다. 지나 치게 꾸밈없음이 얄밉기도 하지 만 우연 같은 필연이 스텝이 엇갈 릴 때면 곧잘 엇박을 감지하게도 되지만산전수전겪어내며살아오 는 동안 제대로 박자를 짚으면 어 떠하며, 엇박을 밟으면 어떠하리 싶은데,‘어리석은시골생활이이 렇다 한들 어떠하리 하물며 냇물 사랑,바위,사랑을굳이고쳐무엇 하리’퇴계이황선비의시조에마 음이 실린다. 도달하고 싶었던 까 마득한 봉우리에 섰다 한들 안위 에 묶여지지 않으며 외로움에 위 협당하지않을수있었을까. 이젠 처연히남겨진시간들을계수하며 빈틈없이순환되는계절들에게염 증을느낀다고토로해볼까한다. 일년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가을인데, 노년으로 접어들면 향 방도 어둔 해지고 걸음도 느려 저 귀쫑긋,두눈부릅뜨지않으면계 절쓰나미에무작정휩쓸려버리고 말 것이라 우주 타전을 놓치지 않 기위해, 미숙해지려는동작을위 해, 산책이라도 부지런히 해야 할 만큼 세월 흐름의 기세가 가당치 않다. 감지하기 힘든 속도감에 떠 밀리다보면왠지점점왜소해지고 세월 흐름이 적절한 신축성 없이 바름과 정직을 추구하는 터라 눈 둘곳을찾지못해먼하늘가로눈 길이두게된다. 나이가깊어갈수록진실하고솔 직한미필적고의를범하지않으려 는 올곧음을 보이려 몸을 사리며 긴장하게된다.어언지간노년으로 들어서고 남은 생애 앞에서 바라 보는계절이노년을향해다가오는 어렴풋한찰나가번번히엇갈린다. 얼뜨고비주룩한상관관계는이미 아쉬움이 남은 모습으로 서로를 용납해야 하는 곤핍이 애잔하다. 그리 기대에 어그러진 것도 없는 터인데어쩐지계절을떠나보낸다 는것이서운하고불만스럽기까지 하다. 가을이떠나면이내매서운겨울 이 들어설 것이라서 생의 겨울맞 이가 얼 바람 맞듯 실없이 허황해 질것이다. 마지막장이외롭게남 은달력두께로하여서두름과결 연함이언뜻언뜻엿보이기시작한 다. 계절이순항하는연안마다삶 의 소음들이 모여들곤 하지만 일 상과어우러지며빚어낸진액이고 여 있어 가히 고혹적이다. 가을은 기어코어질고선량하게비움과내 려놓음을 말쑥하게 남기려는 풍 광을 필연처럼 바꾸어 가고 있다. 어리둥절하니슴벅이다보면한달 음에 겨울이 들어설 것이고 황량 함속에당황하며남은날이짧은 우리네를아무데나내팽개치듯세 워둘것같다.가을날마지막옷자 락이금방사라져버릴것같은이 른겨울같기도한늦은가을이다. 자연순환계절도늦은가을이요 생의 계절도 가을이 깊어 겨울로 접어들었다. 고향을 떠났을 때 비 로소고향이어떠한곳이었는지를 알게되듯, 세월이흐르면내가살 아온 날들이 얼마나 귀중했는지 더욱 깨달음하게 될 것이다. 느지 막한 가을날 마지막 뒷자락이 금 방사라져버릴것같은, 이른겨울 같기도 한 늦은 가을이다. 결실을 거두고 단풍이 물들고 낙엽으로 비워내는 가을도 아름답지만 다 비우고 내려놓음을 끝낸 겨울을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받아들이 며인생의겨울까지후대에부끄럽 지않게곱게장식할수있는노년 의 원숙함을 이끌어내려 한다. 이 제서라도. 갈수록계산착오가빈번히발생 하고, 뭐든이룰것같은자신감은 여전히 넘쳐나도 몸은 자기 뜻대 로이고,기대했던자신과노년이란 이름표를달아버린자신의정도가 예상보다간격이벌어져가고있는 것이 현실인 것을 차마 인정할 수 없다는 투정으로 마음이 무력 해 진다면 인생의 가을을 아직도 붙 들고있는것은아닐까자문해보 는 시간이 잦아진다. 젊음과 중년 을 보내고 여분의 생을 향한 원만 한익숙함을다스릴줄아는생의 겨울이 되길 바라며, 이제 가을과 이별을 나누려 한다. 다가올 계절 의추위탓으로움츠림정도는어 쩔수없는일로삼을지라도좌절 만을 허락하지 않으려 한다. 달려 온 만큼의 최선을 다하리라 용기 를 추스르며 각오도 강다짐하게 된다. 인류에게 우주원리를 도약 으로이해하려는새로운시야가열 리고 끊임없이 인류 생존 갈구의 열망을 놓지 못하는 추구가 뜨거 워지고있는세기의이가을날, 수 억 광년의 우주 역사는 여전히 흐 르고있다. 자연의가을, 생의가을 도 해를 거듭하며 여전히 흐르고 흘러갈것이다.태양계의어느별에 서인류가거주하게될그날까지도.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