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2월 2일 (월요일) D10 문화 20 문화 2024년11월28일목요일 고층 상업건물이숲을이루는 서울 강남구삼성동한복판에미술관이들어 섰다.정체를알수없는 3층건물입구 에들어서니거대한나무더미가공간을 점령했다.천장에매달린엉킨나뭇가지 는지하에서증식하는나무뿌리를닮았 다. 아래로 내려다보거나 땅속에있어 볼수없는나무뿌리를올려다보는생 경한 풍경은 마치깊은 땅속에들어온 듯한 착각을일으킨다. 보태니컬아티 스트박소희가잘라내버려진나뭇가지 를모아만든설치작품‘콤플렉스루트 ( COMPLEX - root·뿌리집합 ) ’다. 최근라인문화재단이서울삼성동에 개관한 ‘프로젝트스페이스라인’은거 대한 뿌리로부터시작된다. 커미션신 작으로 선보인개관전은 현대미술 작 가 박기원·박소희의 2인전 ‘모든 조건 이조화로울때’.독특한점은지나치다 싶을정도로전체공간을열어놓고,최 소한의작품을 배치했다는점이다. 모 든 작품은전시기간이끝나면자연으 로돌아가거나,재활용할수있는소재 로 만들었다.압도적인공간을선보이 기위해큰비용을투입해공간을꾸미 고,전시가끝나면작품과설치물이쓰 레기로 돌변하는여타 전시장 모습과 다르다. 두 작가는 “생명을죽이거나 자연에 해가되지않는전시를만들어보자”는 기획의도에공감하고 작품 소재선정 에남다른 공을 들였다고 한다. 1층의 설치작품을 구성한 나뭇가지는 작가 가폐업을앞둔 충남의과수원을섭외 해공수한 과실수 가지다. 2층전시는 사방의벽을투명한비닐로덮고LED 조명을설치해은은한공간을만든박 기원작가의설치작품‘중정’과마치유 기체처럼보이는 박소희작가의설치 작품‘르솔 ( Le sol·흙 ) ’이놓였다.바닥 에놓인푸른잎은전지작업을통해버 려진나뭇잎을재사용했다. 3층은특별한장치없이박기원작가 의작품만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한지위에유채로채색한 ‘넓이’ 회화연 작과설치작업‘허공속으로’를배치했 다. 수십개의회화가걸렸지만작품을 전시하고 관람객의동선을 유도하기 위해설치하는‘가벽’이없다.한번사용 하면재활용이쉽지않아 전시폐기물 의주범으로꼽히는 ‘가벽’을대신해재 활용이가능한아연도금한 철제구조 물 80여개로 만든 ‘허공 속으로’를 놓 았다.박디렉터는“미로처럼배치된구 조물을 지나다니며액자 없이자석으 로고정한 23점의회화작품을감상할 수있다”고설명했다.전시는내년 2월 8일까지.무료관람. 손효숙기자 언젠가부터자식인 내가 엄마의 보호자로느껴지는순간이있었다. 초등학생들도제몸처럼쓰는스마 트폰을어려워하고, 키오스크앞에 서긴장하는 걸 볼 때면엄마를이 복잡하고어려운세상에내놓는일 자체가 걱정됐다. 이는 “엄마 대신 내가 해줘야 해”라는생각으로 번 졌다. 엄마를 위해 대중교통 배차 시간과식당을미리알아놔야한다 는부담에간단한외출에도기진맥 진해졌다.딱히엄마가먼저부탁한 적없었는데도. 격월간 문예지릿터 ( 10, 11월호 ) 에실린소설가김애란의단편소설 ‘레몬케이크’에서서울의대학병원 에가려집을나선엄마 ‘선주’와동 행한 딸 ‘기진’도 마찬가지다. 젊어 서는 주로 식당일을, 나이들고는 공공근로나공사장일을하면서읽 고 쓰는 일이영익숙지않은 선주 다. 기진은 오래전부터부모의통 역역할, 그것도 외국어가 아닌 한 국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을 맡 았다.아버지가알츠하이머증세로 요양원에가자 걱정은 더욱 커져 만간다. 엄마곁에서기진은늘 노심초사다. 길을 헤매 지는 않을까. 종업원에 게 말을 놓지는 않을까. 기진이모은돈을털어 서 차린 여행전문책 방에서시인이자사진작가 ‘서인주’ 와함께하는낭독회가예정된탓에 마음은더욱 급하다. “이번행사를 위해특별주문한레몬케이크와 ‘정 말 좋은 날’ 먹으려고아껴둔 샴페 인”이머릿속에아른거린다.. 정신없는 와중에도엄마가 좋아 하는 커피를 사러 카페에 들르고 빵까지안겨드리고버스에태워보 낸기진은 “별로한일도없는데비 로소큰숙제를마친것같은기분” 이든다. “그리고여느 때처럼안타 까움과 미안함, 짜증과 홀가분함, 연민과죄책감이동시에찾아왔다.” 부모,특히엄마와딸의관계에서이 런복잡한감정을느끼는이들이적 지않다.일본의여성학자우에노지 즈코의말처럼“엄마가 살아 있는 한딸은엄마의주문에서벗어날수 없”기때문인걸까. 엄마의우울감과인지기능을 살 피는검사지를살피던기진은엄마 가별개의욕구를가진타인임을깨 닫는다.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라 는 질문에 ‘아니오’라면서도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참 기쁘다’ 에는 ‘예’라는, 언뜻 모순으로읽히 는엄마의답변을 통해서. “엄마는 엄마대로오늘서울로여행을오신 건지도모른다”고깨달은그는“나 의오늘과당신의오늘이다르다는 자명함이,엄마와자신의하루의속 도와 우선순위, 색감과 기대가 늘 달랐다는 게앞으로도 그럴 거 라는게문득뼈아프게다가왔 다”고 곱씹는다.이런분명한 경계선이어쩌면관계를지속 하도록 하는 동력일지도 모르는일이다. 전혼잎기자 한 몸이었으나$다른욕구를가진타인, 엄마 자연에서가져온전시 전시끝나면자연으로 김애란 ‘레몬케이크’ ‘프로젝트스페이스라인’개관전 쓰레기없는‘지속가능예술’구현 62세배우데미무어가올누드로연 기한다. 할리우드젊은별마거릿퀄리 도예외는아니다.나신을가감없이드 러낸다.두유명배우의누드장면은그 나마약과다.파격의연속이다.영화‘서 브스턴스’ ( 다음 달 11일개봉 ) 는 소재 도전개도결말도상식을뛰어넘는다. 엘리자베스 ( 데미무어 ) 는 막 오십이 된유명배우다.오스카트로피를받았 고,할리우드명예의거리에자신의이름 을 새겼다. 엘리자베스는아침방송에 서에어로빅을하며여전히젊음을과시 하나방송국사장하비 ( 데니스퀘이드 ) 눈에는 퇴물에불과하다. 엘리자베스 스파클 ( Sparkle·반짝임 ) 이라는이름 과달리‘생기’를잃은지오래라고본다. 엘리자베스는결국방송에서하차한 다.슬픔과분노에마음이엉망으로무 너졌을때은밀한제안이들어온다. 주 사한방에‘보다나은당신이될수있 다’고. 조건은딱히까다롭지않다. 7일 은 20대로살고,다음 7일은반드시본 래모습으로살아야한다.그리고자신 은하나밖에없다는점을잊지않는것. 옛영광과 자존심을되살리고싶은엘 리자베스가 마다할 리가. 엘리자베스 는 ‘보다완벽한’ 20대수 ( 마거릿퀄리 ) 로 재탄생하고, 기이한이중생활을 시 작한다. 영화는우화라할수있다.표면적으 로는 젊음과 육체적아름다움에대한 집착을 비판한다. 엘리자베스가 과학 의힘을빌려젊음을되찾는과정은성 형수술과 미용 시술에대한 은유로읽 힌다.엘리자베스가수가돼젊음을만 끽하다가 ‘자신’에게질투하는 모습은 꽤상징적이다. 현대사회미디어가 만들어낸왜곡된 여성상을들추기도한다. 방송국은남 성들이모든걸결정한다. 사장하비는 출연자의생살여탈권을 쥐고있고, 그 의뒤에는 남성주주들이있다. 오디션 을 보는 사람도 남성이고, 스튜디오에 서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이 도 남성이다. TV를 통해규정되어온 현대여성과 여성의아름다움은 온통 남성시선 ( Male Gaze ) 이만들어낸거 다. 남성시선속에여배우 ( 여성 ) 는 ‘젊 고섹시한’이들로빠르게대체된다. 영화는마지막대목에서파격의정점 에도달하며사회를향해최후의한방 을날린다. 남성들은물론미디어가만 들어낸이미지를무비판적으로수용하 는 대중까지질타하는 장면이씁쓸하 면서도통렬하다. 무어의연기는압도적이라는수식을 떠올리게한다. 무어는젊은 시절전신 성형까지하며세간의눈길을 끌었으 나이제는 퇴락한여배우가 된자신의 삶을 스크린에반영한다. 지난 5월열 린제77회칸국제영화제경쟁부문에서 첫상영돼큰화제를모았으며각본상 을받았다.청소년관람불가. 라제기영화전문기자 데미무어주연영화 ‘서브스턴스’ 나이때문에방송밀려난여배우 과학힘으로‘20대여성’재탄생 젊음즐기면서도스스로를질투 남성시선으로규정된아름다움 왜곡된여성상에통렬한비판 자기삶반영한데미무어열연 서울 삼성동의 독립전시공간 ‘프로젝트 스페 이스 라인’ 개관전에 전시된 박소희 작가의 ‘COMPLEX_root’. 뉴스1 언제적 포청천 이야 요즘 중드 핫하다고 나는욕망한다 남자들이욕망하는나를 티빙에서제공하는중국드라마목록. 티빙제공 엄마는 사라졌고 ‘아빠’만 둘이다. JTBC 드라마 ‘조립식가족’은 성 ( 姓 ) 이다른 세청년이가족처럼지내며벌 어지는일을 그린다. 혈연중심의전통 적가족 개념에서벗어나 신뢰를 토대 로한 대안적가족형태를보여줘시청 자들 사이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드 라마의원작은 따로 있다. ‘조립식가 족’ 엔딩크레디트를 보면 ‘원작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이란문구가뜬다. 2020년후난위성TV에서방송됐던중 국 드라마를 한국제작사가리메이크 한것이다. 중국 콘텐츠가 한국 대중문화 시장 을점점파고들고있다.기존엔‘철인왕 후’ ( 2020~2021 ) 등 중국 사극 위주로 국내에서리메이크됐다면,최근엔현대 극까지리메이크가확대되는양상이다. ‘청설’을 비롯해 ‘상견니’ 등 대만 청춘 영화와 드라마는 국내에서그간 종종 다시만들어졌지만, 중국 현대극이한 국에서드라마로리메이크돼TV로방 송되기는이례적이다. 중국 콘텐츠는 국내온라인동영상 서비스 ( OTT ) 에이미뿌리를 내렸다. 티빙등에서유통되는 중화권콘텐츠 는 800편 이상으로 3년 전과 비교해 약 2배이상 는것으로나타났다.이런 흐름은 중국 콘텐츠의영향력이세계 대중문화 시장에서점점커지는 것과 맞물려있다. 중국에서서비스가 금지 된글로벌OTT 넷플릭스는중국유명 공상과학 ( SF ) 소설인‘삼체’를바탕으 로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쏟아부 은미국드라마 ‘삼체’를지난 3월공개 했고, 수십편의중국콘텐츠도서비스 하고있다. 기성세대에게중화권드라마는 1990 년대KBS에서방송돼시청률 40%를 웃돌았던 ‘포청천’처럼긴머리카락을 위로말아올린남성이전통복장을하 고나온고전사극이미지가강했지만, 요즘 10~20대에겐 다르다. 중국 현대 극도거부감없이받아들이고있다. 20 대 5명을 인터뷰해보니가장 좋아했 던중국 드라마로 ‘치아문단순적소미 호’ ( 2017 ) 등현대청춘로맨스물을공 통으로 꼽았다. “3~4년전친구들 사 이중국드라마붐이일어‘이가인지명’ 등 15편을몰아보기시작” ( 이모씨·22 ) 했거나 “중학교 때중국 소설을 즐겨 보다 드라마까지챙겨보게됐다” ( 임 모씨·21 ) 고 했다. 중국 드라마의매력 으로는 △대체로이야기가 무거운 한 국 드라마보다 가볍게볼 수있고△’ 창란결’ ( 2022 ) 등 한국에선보기어려 운신선물등의장르적새로움을들었 다.△모계사회의여성과부계사회에서 자란남성이만나는내용을다룬 ‘전문 중적진천천’ ( 2020 ) 등 고전과 현대물 이섞인 세계관이독특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드’ ( 미국 드라마 ) 나 ‘일드’ ( 일본 드라마 ) 처럼수면위로드러난열광적 소비세력은아니지만, 숨어있던소비 층인‘샤이중드 ( 중국드라마 ) 족’의등 장에 국내OTT 유통 풍경도 달라졌 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올여름 발간 한 보고서‘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 중 국산 콘텐츠의 한국 시장 진출 현황 및시사점’을보면, 지난 4월기준티빙 과웨이브,왓챠에등록된중화권드라 마는각 800편을모두넘었다. 2021년 300~400편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많 게는 2배이상 늘었다. 한국일보가 티 빙에의뢰해올해1월부터10월까지중 국드라마시청시간을조사한결과전 년 동기대비 261%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청자들은어떤중국 드라 마를 많이찾아봤을까. 티빙에서올해 가장많이재생된중국드라마세편은 ‘이가인지명’과 ‘너를좋아해:투투장부 주’ ( 2023 ) ,‘장상사’ ( 2023 ) 로조사됐다. OTT관계자는“서비스업체간구독자 확보 경쟁이치열해지면서‘중드족’을 잡기위해중국 콘텐츠 서비스 확대가 이뤄지는것”이라고말했다. 문제는한국과중국의문화교류불 균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비 즈니스센터에따르면, 2023년 2월 드 라마 ‘나의해방일지’이후 중국 TV와 OTT에새로 공개된 한국 드라마 ( 25 일기준 ) 는없다. 한류 콘텐츠 유통제 한령인‘한한령’여파로추정된다.중국 콘텐츠산업사정에정통한 한 관계자 는“올초부턴해외영상물에대한리메 이크 금지지침도 내려진걸로알고있 다”며“사실상 한국 드라마가 표적으 로현지리메이크제작도멈춘분위기” 라고말했다.다만윤호진콘진원중국 비즈니스센터장은 본보에“중국이최 근실시한한국무비자기간연장과내 년하반기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방 한 논의가 무르익어내년상반기엔한 국 대중문화 개방에가시적움직임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양승준기자^김민지인턴기자 한국파고드는중국콘텐츠 JTBC ‘조립식가족’원작은중드 중국현대극리메이크는이례적 기성세대에게‘고전사극’이미지 젊은층거부감없이현대극즐겨 무거운한드보다이야기가벼워 OTT시청작년비해261%증가 ‘한한령여파’中선한드신작가뭄 무비자연장등분위기전환기대 27일종방한 JTBC ‘조립식가족’(위사진)과원 작인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 속 주인공들의 모습(아래사진). JTBC·후난위성TV 제공 바로잡습니다 본보 27일자 22면 ‘연말, 독립영화 의시간’ 기사 중 왼쪽 단락 마지막 줄 에서기사일부분이제작상 실수로 누 락됐습니다. 독자여러분께혼선을 드 린점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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