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2월 5일 (목요일) D9 비상 계엄 후폭풍 창문 깨는 계엄군·이재명월담$ SNS로 전국민이지켜본 계엄 대학생손아름 ( 24 ) 씨는대학생전용 온라인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서윤석 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언급했다 는게시글을접하고두눈을의심했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단어라 쉽게 믿기어려웠기때문이다.이후 3일밤부 터4일새벽까지이뤄진계엄선포부터 해제까지의과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를 타고 속속들이전해졌다. 손 씨는 “온라인커뮤니티와언론사유튜 브를 보면서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새벽3시까지꼬박깨어있었다”며“각 종사진과영상을보며처음엔불안감 이커지다가점차 내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고기억해야겠다는생각이들었 다”고말했다. ‘오밤중비상계엄선포 사태’가국회 의결을 거쳐여섯시간 만에일단락됐 다. 마지막으로 비상계엄령이내려진 45년전과달리SNS 등다양한미디어 로연결된‘초연결시대’인만큼관련소 식이삽시간에퍼져나갔다. 대형사건 을접한시민들은충혈된눈으로밤늦 게까지사태를면밀히지켜봤다. 3일 밤 10시 20분쯤 윤석열 대통령 이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 와X ( 엑스·옛트위터 ) 등 SNS를통해, 언론사가 속보를 내기도 전부터대중 들에게급속도로 번졌다. 회사원이모 ( 27 ) 씨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 서친구들이SNS 게시글을 공유해줘 처음알게됐다”고전했다.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서울 영등포 구국회에상륙한뒤창문을깨고진입 하는모습도방송사유튜브를통해생 생히전파를 탔다. 구독자가 108만 명 에달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유명정치인들도 ‘유튜브라이브’를 켠채국회로향했다. 우원식국회의장 도 계엄령해제를 의결하는 본회의를 유튜브로실시간송출했다.‘계엄령선 포→계엄군행동개시→국회해제’까지 극적인 서사를 시민들이다함께공유 한것이다.영상을확인하던일부시민 은직접군 투입을 막고 국회의원들의 국회진입을 돕기위해여의도로 향하 기도했다. AP통신은이번사태를 ‘한 밤의정치드라마’라고표현했다. 계엄관련 가짜 뉴스들도 시민들이 직접바로잡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오픈채팅방,SNS 등엔한때 한 방송사의중계화면아래 ‘11시이 후 통행시불시검문·체포’라는 자막이 띄워져있는 사진이나 서울지하철 2호 선사당역인근을지나는장갑차사진 이떠돌았다. 그러나 ‘팩트체커’를자처 한눈밝은누리꾼들덕분에전자는합 성사진이고,후자는과거군의심야훈 련사진이라는점이곧밝혀졌다. 1970 년대계엄선포 당시정권의시나리오 를언론이일방적으로 수용해전달했 던때와완전히달라진모습이었다. 회 사원김모 ( 26 ) 씨는 “딥페이크 ( 인공지 능기반합성물 ) 등하도 ‘진짜같은가 짜’가많다보니이럴땐오히려더많이 의심하게되는것같다”고했다. 2024년에민주국가에서벌어진일이 라고는 믿기힘들정도로 충격적인사 태가벌어졌지만시민들이비교적차근 하게대응할 수있었던것도고도화된 미디어환경영향이란분석이다.최진봉 성공회대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정 보의유일한 통로가언론사였던때는 계엄을선포하는쪽에서언론을 1차적 으로 옥죄면시민입장에선사안에대 해알길이없었다”면서“지금처럼풍부 한 정보가 공개되면 ‘국회에서마무리 되겠구나’라는 걸어렵지않게예상할 수있어큰혼란이없었던것”이라고진 단했다.언론학자 출신인최경진언론 인권센터명예이사장역시“과거엔 ‘말 길 ( 언로 ) ’을막기쉬웠지만지금은시민 누구나어떤정보든공개할수있는세 상이라상황이완전히다르다”고짚었 다. 최현빈^문지수^허유정기자 윤석열대통령이비상계엄해제를선언한 4일서울역대합실에서시민들이비상계엄관련뉴스를시청하고있다. 하상윤기자 “계엄이라니…나라무너지면어쩌나 한숨도 못 자고, 해뜨자마자 반차 쓰 고왔죠” 4일오후 1시쯤 서울영등포구 국회 의사당에서만난김언정 ( 41 ) 씨는 떨리 는목소리로말했다.전날밤심야비상 계엄선포로일체의정치활동을 금한 다는 포고령이떨어지면서투입된 군 병력과 계엄을 막고자 하는 시민들이 국회앞에서대치하는상황을밤새TV 와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로본김씨 는 ‘뭐라도해야한다’는생각에직장에 반차를낸뒤첫차를타고남편과함께 달려왔다. 국회앞은전날 밤 비상계엄령선포 소식을 듣고 달려온이들과이날아침 새로 합류한 시민들이뒤섞여북적댔 다. 대부분 ‘나라걱정’에“뜬눈으로밤 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하는 시민숫자는 시간이갈수록점점늘어 났다. 경찰은처음엔국회경내진입을 막았다가 나중에입장을 허용했는데 낮 12시쯤국회본관앞에서야권이주 재한 ‘윤석열대통령사퇴촉구 탄핵추 진비상시국대회’가열렸을땐수천명 으로 불어나있었다. 본관 계단 앞 도 로부터잔디밭까지의공간을빼곡하게 채운이들은“내란행위즉각수사”“윤 석열은사퇴하라”구호를외쳤다. 대학생전모 ( 21 ) 씨는“어젯밤에이어 또 ( 국회를 ) 찾았다”며“간밤에계엄과 관련해너무 많은일이있어어안이벙 벙했는데,국민들이 ( 계엄선포에 ) 분노 하고있으며감시중이란걸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2년전 ‘이태원 참 사’생존자인곽학종 ( 55 ) 씨는“참사피 해자와생존자에게사과 하나없던대 통령이군을 동원해국민을 공격하려 했다는사실에너무놀랐다”고토로했 다.이어“ ( 대통령은 ) 물러나야한다”고 목소리를높였다. 격앙된시민들로 들끓는 국회와 달 리서울용산구대통령실앞은다소삼 엄한 분위기였다. 비상계엄선포 직후 설치됐던경찰바리케이드가치워지고 도보나차량 통행이가능해졌지만, 간 간이출근하는 시민들이보일뿐적막 감이감돌았다. 인근에직장이있다는 50대시민은“오늘아침에일대에경찰 쫙깔려서출근할때나도모르게긴장 했다”고털어놨다. 자영업자들은손님 이뚝 끊긴탓에발을 동동 굴렀다. 대 통령실정문 부근식당에서일하는 박 모 ( 71 ) 씨는 “어젯밤부터오늘 점심까 지여태손님이한명도오지않았다”며 “이런적은처음인데다들무서워서안 오나 싶다”고 토로했다. 근처편의점 직원A씨는텅빈매대를가리키며“원 래새벽에오는 물류차까지 ( 통제로 ) 못들어왔다”고한숨을쉬었다. 전날 밤 창문을 부수고 국회안으 로들어가는군인들모습에충격을받 았다는반응도있었다. 군사경찰로군 입대를신청하려했다는최모 ( 20 ) 씨는 “이번사태를보고 ( 신청 ) 철회를고민 하고있다”고털어놨다.이날전역예정 이던육군이모 ( 27 ) 씨는아침에야겨우 제대가가능하다는 공지를 받았다.이 씨는“취침중전원기상해군복으로갈 아입었고, 바짝긴장한 상태로 무기한 대기해야했다”며“경계단계가아직낮 아지지않아부내안의다른군인들휴 가는불발된것으로안다”고했다. 이유진^강예진기자 “북한과의관계때문에한국방문을 우려하는외국인이꽤있는데,이번사 태를 계기로 여행을 꺼리는 사람들이 더많아지지않을까요?” 윤석열대통령이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뒤인4일오전,서초구서울지하 철 3호선고속터미널역에서만난프랑 스인시실 ( 31 ) 은걱정스러운얼굴로이 렇게말했다. 워킹홀리데이 ( 관광취업 ) 로 보름전쯤 한국에온 그는전날 밤 사태여파 때문인지아직얼떨떨한 표 정이었다. 시실은 “상황이급박했지만 곧바로 귀국 비행기를 알아보지는 않 았다. 빨리해제돼다행”이라며“프랑 스매체로뉴스를보며겨우사태를이 해하고있다”고말했다. 느닷없는심야비상계엄선포와해제 에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국으로돌아가는항공편을 찾다가 진땀을 빼는가 하면여기저기 서걸려오는안부연락에대응하느라 밤새잠을이루지못했다. 외국인들은비상계엄의의미를즉각 이해하지못해두려웠다고 입을 모았 다.호주에서출장차한국에온프라빈 ( 39 ) 은 “상식이있는 국가이기에비상 상황에서도 외국인을 핍박할 거라 생 각은 하지않지만, 한 치앞을 모르는 상황에서외국인으로서다른 나라에 있다는게얼마나두려운지모른다”고 한숨을쉬었다. 유학생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고 국에들렀다가전날 한국으로돌아오 는비행기를 탔다는 카자흐스탄인유 학생아로 ( 21 ) 는“재한카자흐스탄학 생 단체에서도 걱정하지는 말되되도 록집에있으라고어젯밤에공지가 왔 었다”고말했다.유학생인미국인크리 스 ( 22 ) 도 “미국에있는가족들과다니 던대학에서괜찮냐는이메일이쏟아졌 다”고했다. 허유정^강예진^문지수기자 계엄령선포부터해제까지전과정 각종미디어통해여과없이생중계 SNS^단체채팅방등으로상황공유 정치인‘실시간방송’켜고국회로 ‘통행불시검문’‘사당역장갑차’등 시민이가짜뉴스직접바로잡기도 전날밤부터낮까지수천명집결 “尹사퇴”“내란수사”구호외쳐 대통령실앞은경찰통제로삼엄 윤석열대통령이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다음날 인4일한시민이차량으로서울용산구대통령 실진입을시도하다경찰에제지당하고있다. 이한호기자 “탄핵외치려반차썼어요”국회모여든시민들$용산은‘적막’ “비상계엄이무슨뜻이죠?”외국인들긴장 느닷없는혼란에당혹^두려움 자국돌아가는항공편찾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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