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2월 6일(금) ~ 12월 12일(목) A10 “노인성 치매의 90% 정도가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조 발성 치매는 그 비율이 절반 정 도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언 뜻 치매와 관련 없어 보이는 증 상도 많습니다. 성격이 바뀌어 갑자기 화를 잘 낸다거나 우울 감이나무기력감을느끼는경우 도 있고요. 생각하는 대로 말이 제대로안나오거나문법에맞지 않게 말을 하는 언어장애로 나 타나기도합니다.” 이 같은 증상은 조발성 치매의 진단을 늦추는 원인이다. 강 교 수는“성격 변화가 치매와 관련 돼 있을 거라 생각하기 어렵고, 우울증·무기력감 관련 약을 먹 다가 다른 증상까지 나타난 후 에야뒤늦게조발성치매진단을 받는경우가많다”고했다. 조발성 치매가 더 위험한 이유 는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 상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위암도 30대 젊은 나 이에 걸리면 예후가 더 안 좋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말을 이었 다.“노인성 치매는 진단 후 10 년이 지나도 대화를 어느 정도 하고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할 수있는반면, 조발성치매는진 단을 받고 난 뒤 5년이 지나면 보호자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기 진단과 건강관리가중요합니다.” 조발성 치매 예방법은 일반 치 매와 동일하다. 중년층은 비만 도가 높거나 당뇨병 등 대사질 환이 있을 경우 노년이 됐을 때 치매를 앓게 될 확률이 높아지 는만큼체중조절등에신경써 야 한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32인 40~60세중년 54명을대 상으로 연구한 결과 내장 지방 이 두꺼울수록 전두엽 피질 부 위에서 더 많은 양의 아밀로이 드(치매 유발 단백질)가 확인됐 다고 밝혔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 만도를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BMI 32는 고도비만(35 이상) 의전단계에해당한다. 노년기 때는 오히려 반대다. 저체중보다‘건강한 비만’이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 강 교수 가 참여한 공동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아밀로이드 축적 위험도를 나 타내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성 비율은 비만 그룹(37.0%) 보다 저체중 그룹(73.9%)에서 높게나왔다. 치매가없는 45세 이상 한국인 1,736명을 BMI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 정상, 비만그룹(25 이상)으로 구분한 뒤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 층촬영 등을 진행한 결과다. 강 교수는“하루에 30분 이상씩 땀이날정도로운동을하는게 좋고, 영어공부나 글쓰기 등 머 리 쓰는 활동을 자주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 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뇌에 켜켜이쌓인아밀로이드단백질 이뇌위축을불러오고, 이는결 국 치매로 이어진다.“빵빵했던 축구공이바람이빠지면서쪼글 쪼글해지는 것과 비슷해요. 쌓 인 아밀로이드를 떼어낸다면 치 매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걸로보고있습니다.” 강 교수는“새로운 약물(레켐 비)이 치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치매환자나치매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환자치료에효과 가있을것”이라고했다. 기존치 매 관련 약물은 인지기능이나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 질이 잘 작용하도록 도왔다면, 이번 약물은 아밀로이드 단백 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뇌 에 아밀로이드가 쌓여 있지만 치매 증세가 없거나, 심하지 않 은 이들에게 효과가 크다는 뜻 이다. 부작용은 발열·두통·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과 뇌출혈· 뇌부종 등이다. 강 교수는“분 해한 아밀로이드 조각이 배출 될 때 뇌혈관을 쓸고 지나가면 서 혈관 자체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심한 뇌출혈은 1,000명당 1명 수준이고 대부 분은 무증상에 그친다”고 설명 했다. 다만 무증상 뇌출혈이라 도 인지하지 못한 채 약을 계속 복용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 기 때문에 부작용 여부 판단을 위해 정기적으로 자기공명영상 (MRI)을촬영할필요가있다. 투약 방법은 2주에 한 번씩 정 맥 주사를 맞는 방식으로, 18 개월 정도 맞아야 한다. 몸무게 70㎏ 기준 1년에 소요되는 비 용은 2,900만 원 안팎이다. 건 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 여 의약품으로 출시 예정이라 향후 비용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강 교수는“의 료보험이 적용되는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4,000명이상사용한 것으로알고있다”고했다. 최근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 술대회에서‘향설 젊은 연구자 상’을 받기도 한 강 교수는“환 자별효과·부작용여부를예측 해 처방하는 항암제처럼 치매 관련 약물치료도 예측 모델을 만들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 적인치료를하는게목표”라고 말했다. 단어뜻이안떠오른다고?…뇌손상빠른‘조발성치매’주의 초로기 치매 빈도수 늘어 65세 이전에 발병해 간과 성격 변화·우울감 등 증상 정확한 진단 늦어질 가능성 “새 치료제‘레켐비’주목” “건망증중에도이런게있어요. 어떤단어를들었는데갑자기그단 어의뜻이뭔지모르겠는거예요. 아니면대화를하다가상대방이 ‘ 그때그랬었잖아’라고기억을떠올릴도움말을줘도도통기억이안 나는경우라면치매검사를받는게좋습니다.” 서울구로구고대구 로병원강성훈신경과교수는만 65세이전에나타나는조발성치 매(초로기치매) 빈도수가늘고있다며이렇게설명했다. 강교수에 따르면조발성치매환자군은 60대초반이가장많지만 50대에서 도왕왕발병한다.예후는노인성치매보다훨씬좋지않다. ■생활속건강 - 전문의에게듣는다 <사진=Shutterstock> 커피섭취가간질환을가지고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 모두의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 는 반면, 간 질환자의 사망률에 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류담 순천 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진은 영국 UK바이오뱅크 데이 터를 이용해 커피 섭취가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 및 대사 알코 올성 지방간질환에 미치는 영 향을 평가한 결과를 지난달 26 일발표했다. 앞서 커피가 간 질환의 진행을 억제할수있다는연구결과들이나 온바있다.연구진은이번연구에서 커피소비가간질환생존율에미치 는영향을보다정확하게분석하기 위해‘역확률가중치’를적용해다 른혼란변수를보정했다.연구진은 연구대상자총45만5,870명을지방 간이없는군과대사이상지방간질 환자군,대사알코올성지방간질환 자군으로나누고, 이들을다시하 루에커피0잔,1~2잔,3잔이상으로 구분해 대규모 코호트(동일집단) 분석을했다. 분석 결과, 역확률 가중치를 적용하기 전에는 지방간이 없 는 군과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 자군, 대사 알코올성 지방간 질 환자군 모두에서 하루 1~2잔 의 커피 섭취가 생존율을 높이 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역 확률 가중치를 적용한 후 커피 섭취가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 자군과 대사 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자군 모두에서 간 질환 관 련 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나타났다. 류담 교수는“커피 소비는 전 체 생존율에는 긍정적인 영향 을주지만, 간질환관련사망률 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을 확인했다”면서“기존 연구 들에서 혼란 변수 보정이라는 도구를 추가적으로 사용해 얻 은보다정확한분석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루‘커피 1잔’…“간 질환 환자 생존율 높인다” “사망률에는 큰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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