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2월 9일 (월요일) D4 기획 4 5 워했다. “딥페이크피해를당하고나면‘가해 자가나를그동안성적도구로만바라 봤겠다’라는 심한 수치심을 느끼게되 죠.다른학폭사안과비교해화해와치 유가어려운이유죠.” Ώ맖않힒묞킲 : 홂핺읊힎푾쁢펺캫 , 킲쿦옪펺믾쁢빶캫 딥페이크라는‘폭탄’이학교에서터지 면범행대상이된아이들만 다치는게 아니다.이들과일상을 공유해온친구 들이모두상처받는다.여학생들사이에 서불안감은쉽게전염된다. 자신이다 음타깃일수있다고여기는까닭이다. 해은의학교에서6㎞정도 떨어진 B 중학교에서도 3학년 남학생 이장엽 ( 15 ) 이딥페이크를제작해주는텔레그 램‘지인능욕방’에주변또래들의사진 을올려큰충격을줬다.이보미 ( 13 ) 등 같은학교뿐아니라주변고교의여학 생사진도악용했다. 여자아이들은디 지털 공간에서황급히자신의존재를 지우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에서사진을내리고,프로필이름 까지삭제했다. 이들이느낀공포심은 어느 정도일까. 성폭력문제를연구해 온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입법조사관 은‘테러’에비유했다. “예컨대연인간불법촬영공포가커 졌을 때여성들에게‘성관계때영상을 찍지말고 조심하라’고얘기했어요. 그 런데딥페이크는 조심할 수조차없죠. 남자친구가없고집에만 콕 붙어있어 도피해자가될수있기때문이죠. 범행 대상이안 되려면 존재자체가없어야 하는겁니다. 길을걷다가난데없이공 격받는상황과비슷한셈이죠.” 남학생들의태도는온도차가났다. 가해자에게 분노를 드러낸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차분했다.이유는 크 게두 가지다. ①남성중심적사회에서 자신이성범죄를 당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판단하기에피해자에게감정이 입을하지못하고 ②간단한 합성기술 을활용한 과한 장난쯤으로여기기때 문이다. A중학교의한 남학생은이런 분위기를들려줬다. “남자아이들은 딥페이크 사건을 대 부분심각하게생각안하는눈치예요. 어쩌다저지를 수있는실수라고 보는 거죠.‘어차피진짜몸도아닌데이정도 로키울일이냐’는이야기도해요.” 교실은 아이들이공감과 포용을 배 워야 할 공간인데, 다른성 ( 性 ) 을향한 냉소와 차별까지퍼뜨리고있었다. 딥 페이크 범죄의세번째끔찍함이다. 10 대때물든정서는 성인이돼서도 쉽게 버리기어렵다. 남성 성교육 전문강사인 이한은 학내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프레 임’ ( 틀 ) 을 바꿔야 성별 갈등이사라질 것이라고진단했다. “폭력사건안에는가해자를두둔하 는동조자부터방관자, 목격자그리고 피해자편에서려는지지자까지다양한 인물이등장해요. 그런데우리사회에 서는가해자와피해자만생각하죠. 남 성은 자신이성범죄피해자가 될 거라 는 상상을 잘안 해요. 그래서주로 가 해자에이입하는거죠. 폭력예방 교육 을 할 때 ‘왜남자를 가해자 취급하느 냐’고화를내는이유도여기있죠.” 결국학내성폭력이줄어들려면방관 자대신지지자가늘어야한다. 하지만 현실 교육에선이역할의중요성을 제 대로알려주지못하고있다. 뜻하는 은어 ) 이겠다’거나 ‘나도딥페이 크할걸’이라는말까지했다는데…피 해본아이들마음이어땠겠어요?” 학교는학교폭력매뉴얼상더해줄수 있는게없다고했다.특히10월중순쯤 돌아온가해자들은피해학생과같은교 실에배치됐다.피해자는또도망쳐야했 다.해은의한친구는체험학습을신청해 며칠간등교하지않았다.묘한기시감이 드는장면이었다.성인여성이직장내성 폭력을당한뒤겪는일과꼭닮았다.조 직이가해자와제대로분리해주지않으 면피해자가개인휴가를써가며피하는 사례가흔하다.10대들은사회의부조리 함을너무일찍알게됐다. 일부 교사가 서투르게던진 말들도 가시처럼박혔다. 한중견교사는피해 자가있는 교실에서수업하던중 학생 들에게“가해한친구도힘든시간을보 내고있으니혹시보면위로해주자”는 취지로말했다.다른교사는학교안팎 에서심각한 2차가해를당해괴로워하 는여학생에게말했다. “너무예민해하지말고 너가 피해자 이니당당하게다녀.” 물론학교도난처한면이있다. 우선 가해자와 피해자를 완벽히떼어놓는 건현실적으로어렵다.교실부족등제 약이있는 탓이다. 또, 학교 측은 교사 발언에대해“피해자들에게‘도움이필 요하면언제든 요청하고어깨를 펴고 힘내보자’는취지로말한것”이라고해 명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겪고있는 아이들은어른들의한마디에도큰상처 를입었다. 피해학생들이교사를찾아 가 “우리가 웃고있으니안 힘들 줄아 느냐”고따져묻는일까지있었다. 피해여학생이느끼는 극도의분노 와 수치심, 배신감은시간이갈수록커 진다.아직도악몽을꾼다는해은은최 근엄마에게“용서할마음이없으니선 처해주지말라”고 못 박았다. 이는 딥 페이크피해10대들의일반적인심리다. 본지가 입수한 딥페이크 학교폭력조 치결정 통보서들에서도 이런 점은 명 확히확인된다. 40건의통보서중 19건 에피해자의화해의향이적혀있었는 데,단1건을제외하고는화해가능성이 아예없거나 낮았다. 학교폭력사건을 여럿맡아온 노윤호 변호사는안타까 ☞ 1면에서계속 이동석은학교와교회에서만난여성 20여명을범행표적으로삼았다.친밀 한이들의얼굴사진을나체등과정교 하게붙인딥페이크 ( 불법합성이미지 ) 100여개를만들었고이를텔레그램교 환방에서다른이들과 공유한 혐의를 받았다. 그의컴퓨터에서는아동 성착 취물도여럿발견됐다. 정훈은 그날이후 매일딸의표정을 유심히살핀다. 태연한 척하지만 마음 은그렇지않다는걸아빠는안다.다정 은 부모에게차마 털어놓지못한 속내 를학교상담교사에게이야기했다. “범인과친했던사람들얼굴이한명 씩떠올라요.‘혹시돌려봤나’싶어오싹 하죠.” 아빠는고작 10대후반인아이가앞 으로 모든인간관계를 불신하게될까 봐걱정이다. 몇해전지인의딸이비슷 한 피해를 겪은 뒤 ‘결혼하지않겠다’ 고 선언했다는얘기를 들은기억도 떠 올랐다. 믿었던사람이사이버공간에숨어피 해자를향한이중성을드러낸악행. 딥 페이크범행의첫번째끔찍함은여기에 있다. 다정뿐아니라피해여성대부분 이면식범에게당했다.한국일보가딥페 이크처벌근거 ( 성폭력처벌법상허위영 상물의반포등 ) 가 만들어진 2020년 6 월이후이조항이적용된사건105건의 판결문을입수해분석해보니가해자의 62.9% ( 66명 ) 가피해자와아는사이였다. 특히10대때친분있는 남성에게범 행을당하면상처는더깊게파일수밖 에없다.청소년범죄피해자를 20년간 상담해온 김태경서원대심리학과 교 수는 딥페이크 범행을 당한 10대의심 정을이렇게설명했다. “다른범죄보다수치심이훨씬크죠. 보통은 범행사실을피해자만알기때 문에숨길수있는데, 딥페이크는주변 에소문이먼저난뒤피해자귀에들어 와요. 게다가범인이아는 사람이면배 신감과 무력감까지더해집니다. ‘바로 곁에나쁜 놈이있었는데바보처럼못 알아봤구나’라며자기비난까지할 수 있어요.” Ύ솒잫삲삖쁢핞슲 :2 많픦쁸 다정과 같은 도시에사는 A중학교 학생이해은 ( 15 ) 은지난10월중순,수업 을듣지않고급히보건실로몸을피했 다. 가해자가 교실로 돌아왔기때문이 다. 해은이마치알몸으로있는것처럼 조작한딥페이크를여러장 만들고 다 른 남학생들과 돌려보며낄낄댔던그 아이다. 범행일부가 드러나자임시등 교정지처분을받았지만한 달이지나 자풀렸고,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처분수위를확정하기전까지학교에올 수있게됐다.가해남학생은모두 4명. 같은학교여학생14명과여교사 1명이 자신도모르는새피해를봤다. 범죄가 들통난뒤도망쳐야 하는 쪽 은늘피해자였다.어디에있든가해학 생들이불쑥불쑥나타난 탓이다. 교문 밖도 두려웠다. 공공도서관에서공부 할때가해자가옆자리에앉는일도있 었다. 풍경이좋아평소천천히걷던하 굣길도가해자를 마주칠까 봐잰걸음 으로다녀야했다. 좁아서더정이넘쳤 던동네.하지만사건이터지자피할공 간조차없는작은지옥으로변했다.해 은은 부모앞에서의연한척했지만 중 간고사성적은곤두박질쳤다. 피해자의고통에둔감한 일부 아이 들은 딥페이크 사건을 흥미로운 에피 소드쯤으로여기는 듯했다. 2차 가해 가판쳤지만제도와어른들은이를완 벽하게막아주지못했다. 딥페이크 피 해를 당한전국의10대들이흔히겪는 두번째어려움이다.A중학교는9월초 부터가해자들에게임시등교 정지처 분을 내렸지만, 심리적괴롭힘은 멈추 지않았다. 당시상황을기자에게전하 던피해학생의어머니박명지 ( 가명 ) 의 목소리는몹시떨렸다. “남학생몇명이등교정지당한가해 자와 교실에서영상통화를했대요. 피 해자도있는공간에서버젓이.히히덕거 리며가해학생에게 ‘집에서편하게공 부하니 ‘개꿀’ ( 굉장히이득 본 상황을 기획 면식범‘난도질’에트라우마 가해자 63%, 피해자와아는관계 범인잡혀도추가유포막기어렵고 전학가도상급학교서마주칠우려 2차가해판치는학교 동급생“나도딥페이크할걸”웃고 교사“가해자도힘드니위로하자” 범인잡혀도피해자가피해다녀 피해자분노$다수“선처불가” 교실내성별갈등확대 여학생들피해공포,SNS사진삭제 남학생들은‘장난·실수’인식많아 사건엔동조자·방관자등있는데 한국‘가해자 vs 피해자’인식만 ΐ뫃픦줂쫃헪 : 핊캏핂칺않혚삲 가해자를 벌해도 피해자들의고통은 끝나지않는다. 딥페이크등 사이버성범 죄물은무한복제될수있는까닭에범인 이잡혀도계속퍼질수있다. n번방사건 등을 수사한 유나겸제주경찰청사이버 범죄수사대장은 “피해자중에는 ‘가해자 는천천히잡아도 좋으니불법이미지부 터삭제해달라’고요청하는이들도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완벽한 삭제는 무척 어렵다.유대장은“고교생이할머니가돼 도끝나지않는게사이버성범죄피해”라 고설명했다. 진학 제도의맹점도 피해자를 고통스 럽게만든다. A중학교사건의가해자중 딥페이크를 직접만든 2명은 강제전학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해은의머릿속엔 ‘1년뒤그아이들과같은학교에서만날 수있다’는걱정이맴돈다.이도시가비평 준화지역 ( 학생들이진학희망고교를써 내면중학교내신성적등을기준으로입 학생을 뽑는 곳 ) 인 탓에, 교육청이가해 자와피해자를 분리해임의로 학교 배정 을할수없기때문이다. 딥페이크범들이범행 때 활용한 피해 자 사진에는 일상이 담겼다. 수련회에 서 활짝 웃거나 교실에서친구와 수다 를 떠는 모습 같은 것들이다. 사건이종 결돼 피해자들이 일상 공간으로 돌아 와도 온전히회복하기어려운이유가여 ῵⼽⇍ܶ⼢ ܙ ໮ⵡℽ⨵⼅⼽⅙ᯡ ⼢᪦㋐㋇㋏ᑎ 총948명 95.8 ܙ ₙ㋊㋍ᑎ 3.8 ⎊ₙ㋋ᑎ 0.4 㚜 ● 자료 교육부*11월8일기준 ໝ⎉⬁᫺ⶶᇮℍᗝᅅᚽౝ ੱଉಭፁ ۉ ⇙ ㏖ಱ⃍㎓㚜㏗ 㐰῱ᅅ⅁ ھ ׍℉㐱 ἑ⇍⼡ಭ Ჵ׊⼡ಭ Ჵ׊⼡⎉ἓಭ ⃍⾡⼡ಭ 39.2 54.7 60.8 45.3 ᾵ ᾵ ੱ ੱ 㐰⁹፵੡ᅅໝ⎉⬁᫺ᙝ⊍ౝ㐱 96.3 85.0 3.7 15.0 ᾵ ੱ ໝ⎉⬁᫺ᙝ⊍⼅⼽ፅⅎ℉ろ੡ౝ 㜬ಱ⃍ 㚜㍘㋉㋇㋉㋈଍᫥₁Ქ ع ⋅㋈㋈㚰㋈㋏ᬁ㋋㍘㋇㋈㋉ᑎ ೉᪊᫭ᔁ∹᩵ ● ⅙ን ᫥₁ᲥἍජ  ♶᭕଍ໝ⎉⬁ ᫺ᙝ⊍Ჭ⪥∹᩵ ᝑ⥕⼡ 〝ک ׉ ੵಭ ᚍⅅἍ಑ᅅ ᪦ ک ׊⽑ಭ ᝑἑ⼡ ک นᇭ₩ಭ ߁ ⅅᾙ೉⼽ ᪦׊⼡ ک Ჿ⎉ἓಭ 73.8 42.5 19.8 48.5 17.4 5.8 10.4 6.1 ໝ⎉⬁᫺ᙝ⊍⼅⼽⅙⎉ₙᬅ⫹ᾙᝑᙞ ⼲᫺㍠ⶁ⎚ᔅ㏖໮ⵡℽ⨵㏗᩶⇥ፅ⁝♶⼥⼅⼽⅙ᯡ ㋉㋇㋉㋉଍ ㋉㋇㋉㋊଍ ㋉㋇㋉㋋଍ 64 124 288 212 423 781 ㏖㋊㋇㍗㋉㏗ ㏖㋉㋐㍗㋊㏗ ㏖㋊㋍㍗㋐㏗ ⇍♽ ㋈㋇೉ᯡ㏖ᑎ㍘ 、ۍ ἑ℉᠍⋚㏖㚜㏗㏗ ㏖㋏₝㋉㋌ⅅ߹⋉㏗ ● 자료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ౡώ੡ౝ໮ⵡℽ⨵⼅⼽⅙ 믆팒핂픦핊캏핂힎풚혚삲 . 섢쁢 SNS 펞 펃핂샂밂칺힒픒뫃퓮쿦펔몮 , 묞킲펞컪 묺슲뫊잖픚쿦삲썮쁢멚숞옃삲 . 샒컪많쇊줂샎펞컪멮삲쁢붖솒칺않혚삲 . 힎빪펺읒 , 푾읺칺읊쭒뽆 싳핂 칺멂핞슲픦힎폳맧픎몋핂삲 . 칺헏 뫎킺픎몒헖핂짢뷚젾탆쁦멚킫펖몮 , 옪빶멶힒 10 샎슲픎섢믾샖뫁핂펔삲 . 묻핊쫂퐎 읺팒 핒큲쁢펂읾핞퐎 많핞많퓮솓잜픎묻뺂푆싳핂 칺멂믆읊 헏삲 . 싢힎 컿쩢횒쁢묞킲팖몋픒펂쎉멚짢붢뽡팦픒밚 . <1>누구도믿을수없다 ⼥ܶⅅᚽౝ 㜬 ⼅⼽⅙ᾙ೉⼥ ㋉◱׉⼽׉౮᫺ 㜬 ⼅㍠׉⼽⅙׉ᑱนᗁ᫺଍⅙ᅅౝ⇙຺ℍ י ἑ⼽᩵ ۉؽ ᇱ⅁ᔅອ℡ℽፍℍᑱน׉ᑎ♡፵⽑ಭ㍗ ಭ᎕㍘ ߹᩵ᾙ຺Ⅾ⼡ౝ⇍ᔁ׉ౝᑱนᲭᑎℽಭ㍗ ‘저애도내사진봤나’공포$지옥이된‘아는사이’ ໮ⵡℽ⨵᫺ᙝ⊍ ׉⼽⅙ ⼅⼽⅙℡ ڍۉ 62.9 㚜 아는사이 합의한경우 㚜 24.8 ● 자료 본지가입수한2020년6월이후부터현재까지 판결문105건 같은동네에사는 세명의여자아이가 있다.서로일면식도 없지만공통점이있다. 이들은최근 딥페이크피해를당한뒤 웃음을잃었다. 일러스트=신동준기자 ໮ ⵡℽ⨵ ߁ 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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