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관련 없습니다 ■ 시사&용어 - MZ세대 밀레니얼 세대(Millenni- als, 1981-2000년 초 태생) 의 M과 Z세대(Generation Z, 1997-2012년태생)의Z가합 쳐진신조어다. M세대는 새 천년이 시작되 는시기에태어난세대라는의 미로 Y세대, 테크 세대라고도 불린다. Z세대의 Z는 알파벳의 마지 막글자로20세기에태어난마 지막 세대라는 의미이며 Z세 대는 IT 기술의 붐과 함께 신 기술에민감하고빠르게적응 하고활용하는세대다. 송구영신길목이다. 한해를바 르게 살아왔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질문을던지기도하고답변 이나해명을제시해야하는시간 이라 그런지 어디에도 마음 둘 곳없는세상이라는 아우성이 유난히 크게 들려온 다.일상이경쟁이요도태되지않 으며살아내야하는세상이라외 톨이가 되기 십상이지만 주변에 쉽사리외로움을내보일수없음 은도심한가운데서귀양살이유 배자가될가능성이높기때문이 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찌할 바를모를때 찾을 수있는장소 나사람이쉽지않다. 말없이그 저나답게있어도용납되는장소 가있다면삶의곤고를위안받을 수 있을 터인데 아예 그런 곳이 없어서인지쉽게발견되지않는 다. 송구영신 풍경은 영하 추위 아 침이었는데오후가되면동화같 은햇살이찾아오듯의외로뜻밖 의 다사로움을 만나기도 하고, 생각하지도않았던얽힘들이산 만하게 일상을 몰고 가기도 한 다. 묻어 두고 싶은데 정립해야 할일이라며마구마음을꼬집어 대는일도있지만송구영신을정 갈한 마무리로 끝맺음 하고싶은 바램 임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 다. 한 해를 정돈하는 송구영신 길 목에서마음을서걱거리게하는 것은 관계였다. 스쳐간 관계들 을살펴보면관계를찢는자가있 고, 꿰매는자가있고, 잠잠한자 가 있는가 하면, 싸움질을 도모 하는자들이섞여있기마련이었 다. 겉과 속이 다른 것도 상처가 아물고난후에야낌새를간파하 게되는경우도허다했다. 관계의 벽에 부딪혔을 때도 쌓 인 갈등을 상대가 의식해 주길 바램 했던 기대에 맞물려 나 역 시완벽하거나대단한사람이아 니기에 접어버린 일도 부지기수 다. 관계 선택 또한 독자적 선택 이 아니었 듯 상대 마음 기울기 도 일방적 선택이라서 전전긍긍 나를갉아먹듯소모하지않기로 했다. 내가나서서완전하게덜어 줄 짐도 아니요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음이라서 그냥 찌꺼 기가남겨진그대로받아들이기 로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안도감이 한 몫을해주고있기에저들을위해 기도하며 소망해온 평온한 삶을 살아 내라는 결론을 얻었다. 대 상이 누구든 그동안 누적된 기 억들과응원의마음들을간직하 며 평화롭게 살아내고 싶다. 더 는뒤엉키는일이없기를바램하 면서그냥받아들이기로마음을 정한다. 이미 관계의 굳은 살이 박힌노년이기에. 관계는 나와 상대가 존재하기 에, 내가 포함되면서 생긴 일들 임을자인하고는있지만그얽힘 으로 나 역시 편치 않은 마음이 라서송구영신길목에서모두내 려 놓으려 한다. 사람 탓만 해대 며 살기엔 시간이 아깝고, 억울 해하며기억줄을뒤집기엔저장 하고 인출 해야 하는 수용기능 이 낙후된 지라 서로의 기억 둘 레와 끝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 다. 알맞은 사랑 위주로 사람 사이 질서를 기조로 하여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주변의 평안과 행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은 대 체적으로 쉽사리 인정받지 못하 는 것이 세상 이치다. 차라리 사 리에 밝아서 이익 추구를 꾀하 며 주변 평안에는 염두에 두지 않는, 자기중심적인에고이즘이 세상을살아내는데편리할수도 있을 터이요 부딪힐 일도 없을 것이다. 들어주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미련 반푼이 반열에 자 신도 모르게 올라있는 일도 없 을 터이요, 사람 사이에 암벽이 쳐지고왕따로몰리는일도없을 터이다. 사람으로부터 얻은 아픔을 지 우는 지우개는 존재하지 않기에 극복하는 길 뿐이다. 무거운 생 각을밀어내며영혼의내실을온 유로경작해간다면갈수록풍성 해지고윤택해지리라믿음하게 된다. 갑진 년 한 해를 갈무리로 간수해야하는송구영신길목이 라서간곡해지는기도가묵묵히 쌓여간다. 문제는 초점 발견이다. 파생된 문제점을 외부로부터 찾아내기 에 급급했지만, 자신 내부로 시 선을돌리며자신을먼저변화시 키는데 집중 했어야 했던 것을. 끊임없이 자책하는 자아에게‘ 너나 잘하세요’라는 정답을 발 견했다. 세상은 한 사람, 한 사람 의소중함을굳이지각하려고하 지 않으며, 능력 있고 영향력 있 는사람곁으로집중되는무심한 흐름은 여전하다. 야망을 위해 사람을이용하려는부류의인생 들이그덩치를키워가고있음도 안타깝다. 시대상이그럴수록가 늠할수없을것같았던남은날 들의무게를은퇴가아닌서서히 물러남으로 또 다른 여정을 모 색해보는방향전환으로한숨을 돌리기로했다. 바라보아야 할 목표가 향방 없 이흘러가는데도참된이치와도 리가중요하지않다는시대풍조 가 만연하고 있지만, 무겁게 둘 린구름도시간이지나면무심히 걷히고맑은하늘을드러내듯송 구영신길목에서면언제나이듯 새해에해야할일들이선명해진 다. 송구영신 절기 앞에 설 때마다 노구를찾아드는소망이있다.‘ 사람 마음이 우주와 만날 수 있 는놀이터같은공간이마련된다 면, 피조물끼리경계를허물고하 나로 이을 수 있는 터널 같은 마 음이갖추어진다면,우주숨결까 지도느낄수있는평화의통로를 만들수있을터인데’.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인데 작은 소망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세 밑마다 그래왔듯 돌아보면 반성 과 아쉬움, 후회로 가득하지만“ 더는 애태우지 말자”기지개를 켜면서쾌청한겨울하늘처럼눈 부신마음을심어가자고다짐해 본다. 새롭듯 가다듬은 경각심으로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로 맞아 들일새해맞이를위해몸과마음 의 매무새를 고쳐 다듬으려 한 다. 평화롭게열리는새해이기를 기원드리면서. 송구영신 길목에서 일본의 관상용 비단잉어 중에“ 코이(Coi)”라는 신비한 물고기가 있다. 코이는보통어항에서 10cm 정도 자라지만 수족관에서 30cm 강물에서 1m 이상 커버리는 코이 라는 물고기의 삶은 아주 특이하 다. 같은 물고기인데도 환경에 따 라 성장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신 기한물고기이다. 우리는흔히“노 는 물이 다르다”라 는 말을 하곤 한다. 그만큼 환경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같은 날 같 은 시각에 태어나 똑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라도 그가 자라온 환 경과주변인물에따라현재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모두는다코이인지도모른 다. 우리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 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어항과수족관이그물처 럼 걸려있다. 걸림돌이 되는 어항 과 수족관을 깨고 모두가 기회와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도록 사회와 국가가 강물 이되어주어야할필연성이절실하 다. 같은 물고기지만 어항에서 기르 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두 면대어(大漁)가되는신기한물고 기를, 사람들은이를두고“코이의 법칙”이라고한다. 주변환경에따라엄청난결과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 법칙을 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지 않겠 는가. 자신의 무대를 어항이라 생 각까지않고강물이라생각해서성 장을 키운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리인생도마찬가지다. 코이의법칙은얼마전내로남불 의 편싸움으로 각인된 국회에서 시각장애인여당한의원이대정부 질문에서인용하여큰화제가되었 다. 연설역시내내정말오랜만에잔 잔한 감동을 주어 시청하는 국민 들에게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여 야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날 만은 극한 양측대립과 혐오감을 씻어주는유쾌한국회모습이었다. 박수의 주인공은“국회의원 김예 지”의원이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의원은 장애인당사자이자 사회 적약자를대변하는국회의원으로 서장애인학대범죄에대한철저한 수사, 엄중한 처벌을 위한 법률제 정의필요성과실효성있는장애인 정책을 위한 예산 확대, 그리고 장 애인정책의방향과정부의역할등 을주제로대정부질문을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평소의 국회에 대정부질문에서 고성막말폄훼발언은사라지고서 로 배려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 웠고 오래 만에 국회다웠다. 잔잔 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 채 김의원 은물고기“코이”이야기로대정부 질문을끝냈다.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부분을 대 변하는 공복으로서 모든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최 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막 말과우격다짐으로국민들의눈살 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속출 하던 서울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오랜만에미소와박수를이끌어낸 김예지의원의대정부질문에적극 공감하며찬사를보낸다. 사실우리는그동안사회적약자 이고소외된장애인에게음지에서 피눈물 나는 그들의 생활환경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배려했던 가. 정부마저도 여러 이유로 정책 방 향과 역할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절실히 돌아 볼 필요성이 제기된 다. 그동안경제 10대선진국에진 입하며 OECD회원국으로 대한민 국의 국격과 위상에 걸맞게 장애 인복지부문에서정책역점이되어 야한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 다. 코이의 법칙 유사사례로는“벼 룩”을 들 수 있다. 벼룩은 자기 몸 의 수십 배를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유리컵에 가둬두면 벼룩 은이쪽저쪽점프하여머리를부딪 치다가결국은머리를부딪치지않 는만큼만뛴다는것이다. 이는어떤환경에놓이는냐에따 라서 뛸 수 있는 높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은믿어주는만큼자라고아 껴주는 만큼 여물고 인정하는 만 큼성장하는법이다. 내가생각하는선택한주변환경 과 생각들에 따라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만들수있다는것을, 자식 을위해세번이나이사를한맹자 어머니. 조선명필의 한석봉 어머 니. 이들은 모두 코이의 법칙을 알 았을까. 코이의 법칙 따스한 공간 한국춘추 양상훈 미주문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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