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7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세종특별자치시(조치원)출신/ 1982년 미국이민/ 1991년 산후 조리보약으로한쪽눈중도실명/ 1997년백내장수술후나머지한 쪽 눈도 중도실명/ 2012년부터 교회전도사/ 어거스타와 애틀랜 타에서 42년 거주/ 애틀랜타문 학회신인문학상/수필부문최우 수상입상/애틀란타문학회회원 허영희 내마음의 시 그대가있어서 찬바람이불어도이제춥지않아요. 그대가있어서 떨어지는낙엽에도이제눈물흘리지않아요. 그대가있어서 비오는아침에도이제마음은아침햇살가득해요. 그대가있어서 지루했던자리에이제설레임이앉아있어요. 그대가있어서 초라했던내면이이제부자가되어있어요. 무엇보다도, 그대가있어서 아팠던심장이이제환희웃고있어요. 그대가 있어서 산기슭에 자리한 아파트의 작은 거실이지만동쪽으로큰유리창이 나 있고 그 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면 한 겨울인데도 따뜻한 봄날같다. 문득 바깥추위가 걱정돼 텃밭에 갔더니꽃은졌어도오랫동안버티 던 모란과 백합꽃 줄기가 꽁꽁 얼 어버렸다. 진즉 가보지 못한 게 미 안했다. 겨울은자칫내한몸의문 제에만집착해주변에대한관심을 거두고살기쉬운계절이다. 겨울에텃밭이얼었다녹았다하 면그때땅은크게호흡을하는시 간이라고한다. 늦가을에땅속에심어놓은겨울 채소들은 오히려 몸을 단단히 여 미며생명을이어갈것이라고믿는 다. 그렇게생각하면봄에꽃이피고 새싹이돋아나기위해서는모진겨 울이독이되는것만은아닌것같 다. 봄이오면죽은나무를다시일으 켜꽃을피우게할수있을까. 대학 때 같이 연극을 하다 희곡으로 바 꿔 동아 연극대상을 받은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의 수상작품이‘죽은 나 무꽃피우기’였다. 내가복직한뒤다시미국으로돌 아가겠다고했더니고향에서같이 살자 며 울면서 붙잡던 기억이 난 다. 죽은나무에꽃을피울수있다고 믿을만큼열정적이고우정이깊은 친구였다. 딸은겨울에도푸른싹을보고싶 다며 햇볕가득한방하나를온실 로만들어겨울텃밭을이어간다. 방안에서아루그라, 실란트로등 의 야채와 각종 화초 그리고 레몬 과라임이싱싱하게자라고있다. 겨울밤에춥지말라고밤새전등 불을 켜 놓고 지내는 마음이 보기 에사랑스럽다. 내가속한교회작 은그룹의이름이‘늘푸른사랑방 ’인데딸네집에와도‘늘푸른사 랑방’이있다. 봄이된들완전히죽은나무를살 리는건사람의영역이아닐수있 다. 그러나 죽어가는 나무를 지켜주 며 꺼져가는 생명에 기운을 넣어 회복시켜주는것은사람의힘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노벨 문학상 수상식장에서 한 강 작가도말했지만사람들로하여금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고 사랑과 화해를 주장하는 편에 설 수 있게 한 일은 얼마나 큰 은총이며 축복 인지모른다. 이추운겨울밤한국의젊은이들 이그일을해내고있다. 대통령의 폭력적인 비상계엄 선 포와 내란 사태는 그동안 한국 근 대사에무심했던청년들특별히젊 은여성들에게민주주의에대한자 각을 일으켜준 놀라운 계기가 되 었다. 설사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들이 혼란 상태를 장기화 하려고 획책 하더라도 젊은이들이 품은 민주 주의 회복에 대한 뜨거운 열망은 결코꺾지못할것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한때‘재건’이 란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국 가 재건 최고회의, 재건 국민운동 본부, 재건체조, 재건복심지어재 건담배도있었다.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이 정 치적목표를달성하기위한구호였 지만‘사라지거나 부셔져 버린 것 을다시세운다’는뜻의‘재건’은 좋은의미다. 뉴욕 맨해튼 남쪽에‘하이 라인 (High Line)’이라는 하늘공원이 있다. 화물열차가 다니던 버려진 철길 을 자연을 사랑하는 두 젊은이가 사들여 시민을 위한 아름다운 공 원으로재건했다. 30피트의 높이와 1.5마일의 길 이의 철로 위에 꽃과 나무를 심고 조각물과 벤치를 설치해 살벌한 겨울에도사람들이북적댄다. 생명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회복 하며자연을재건하려는사람들의 노력은오늘도계속된다. 죽은 나무 살리기 김용현의 산골 일기 김용현 평화운동가 슬픔과 아픔은 다르다 손가락이 바늘에 찔렸다. 아프 다. 그러나 슬프지 않다. 러시아 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아 프지않다.그러나슬프다. 우크라이나가 폐허가 되어 가 는뉴스를보면서, 자기손에피 안묻히면서, 젤렌스키는진정한 지도자, 푸틴은파괴자라고떠드 는 자유민주주의 사람들. 국가 전쟁에돈몇푼주면서남의싸 움을 구경하는 경제 대국의 사 람들. 남의 마당이 짓밟혀도 내 집 마당에 잔디 다듬는 세기의 재벌들. 이런뉴스를재미없다면 서재미로보는나. 슬프지만, 아 프지않다. 커피를 마시면서 지인이 한마 디던졌다.“누구나다아는뉴스 따위를 보고 슬프다고? 그것이 너만의 슬픔이냐?”그의 문학 강의가시작됐다. 나만의슬픔이, 우리의슬픔이 되어야문학이라고,아무도경험 하지 않은 나만의 슬픔이 우리 를 슬프게 만드는 글을 쓰라고, 열변을 토한다. 열변 때문인가, 지인의손이흔들리면서커피잔 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얼마 전부터오른손에이상이생겼단 다. 아무도 모르는데 오늘 탄로 가 났다면서 웃는 듯 괴로운 듯 한모습이어두웠다. 홀아비로 살아도 당당하고 깔 끔했는데, 품위 유지를 하려고 많이도애를쓴오른손이, 하필, 열변 중에 신분을 드러냈을까? 그건 그만의 슬픔인가. 나도 슬 퍼해야하나. 나만의 슬픔이 무엇일까. 나만 의슬픔은없었던것같다. 나만 의 아픔만 있었다. 내 손가락을 다쳤을 때, 슬프지 않고 아팠다. 내 몸에 손해를 끼치는 것들은 모조리아프다. 내마음에상처를주는것들은 무조건 아프다. 어떤 것들은 뼛 속까지 아프다. 아픔은 다 나을 때까지만유효하다.아픔을느끼 면서슬퍼하지않았다. 어머니가 영원한 세상으로 가 셨을때, 20년이상수발을들었 던 나는 슬프지 않았다. 지독하 게 아팠다. 슬픔이 아니라 아팠 다. 슬픔은 생각이고 아픔은 현실 이다. 아픔은 생각이 아니고 나 만의 이야기다. 아파하는 나는 언제나 혼자였고 슬퍼해 주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나만의 아픔이 나의 존재다. 아픔이 다 나으면 흔적이 남는다. 그것은 아픔이 끝난 증거다. 흔적을 보 면서 슬퍼하는 것은 아픔이 아 닌 추억일 뿐이다. 나만의 아픔 이 끝나면, 나의 이야기도 끝난 다. 나의아픔을보고슬퍼하지말 라고 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에 슬퍼하고공감하는당신은정작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야기는나의아픔이되지않는 다. 슬픔은 우리의 이야기일 뿐 나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 대신 아파주거나, 나만큼아파할‘우 리’는없고, 함께슬퍼할우리는 많다. 우리를슬프게하는것들은생 각일뿐이고, 그생각은몇초간 유효하다. 슬픈 생각을 주는 우 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면 재미도 있고공감도시작된다. 슬픔을문학으로공감하고, 아 프지 않으면서 슬퍼하는 나는, 슬프게 하는 것들을 찾아다닌 다. 남의 이야기에 슬퍼하지만 아프지 않은 내가 문학을 한다 니,아픔이웃을일이다. 나의아픔을나와같이아파할 당신을찾아서오늘도마켓에들 른다. 단상 조모세스 수필가 ▲‘제주항공무안참사’발생후 에더불어민주당의원들이총2건 의 공항시설법 개정안을 발의했 습니다. 민형배의원의개정안은로컬라이저등공항시설설 치기준을법률로명시하는내용을담았습니다. 박용갑의원은조류충돌방지시설의무화를골자로하는개 정안을내놓았습니다. 22대국회가항공안전과관련해발의된법안 7건가운데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뒷북 대응’이 없도록 해 야죠.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