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1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포유류 가운데 시력이 가장 좋 은동물은무엇일까. 정답은인간 이다. 인간은 20/20 비전이 있고 공간 지각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100만개의 색소를 구분하는 능 력을갖고있다. 전문가들은이런능력을인간의 조상이나무위에서생활한덕으 로보고있다.나무위에서는나뭇 가지의 위치를 정확이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칫 잘못하면 나무에서떨어져즉사할수있기 때문이다. 그리고이는천적으로부터자신 을지키기위해서도필요하다. 지 금도나무에서사는원숭이의가 장 큰 천적은 뱀이다. 소리 없이 뒤에서다가와발뒤꿈치를무는 뱀이야말로 이들의 공포의 대상 이었을 것이다. 성경이 창세기에 서뱀에게인간의발뒤꿈치를무 는저주를내린것도이와관계가 있을것이다. 원숭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동 물이뱀이라고한다. 지금도원숭 이출몰지역에서이들을쫓는방 법으로즐겨쓰는것이뱀모형을 만들어 뿌려 놓는 것이다. 단 같 은모형을한자리에오래놔두면 가짜인 것을 영리한 원숭이들이 알기때문에수시로자리를옮겨 놓아야한다. 성경은 또 뱀을 인간을 유혹해 타락시키고 낙원에서 추방돼 죽 음을 맞게 한“가장 간교한 동물 ”로묘사하고있다. 여기서“간교 하다”는구약의원어인히브리어 ‘아룸’의 번역인데 이 단어에는 이밖에도“지혜롭다”는 뜻이 들 어 있다. 신약 마태복음 신약 10 장 16절“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 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는 예 수의가르침이나오는데여기서“ 지혜롭고”는신약의원어인그리 스어‘프로니모이’의 번역으로 이또한“현명하다”외에“약삭빠 르다”는뜻도있다. 따지고 보면“간교하다”와“지 혜롭다”는한끗차이로모두“어 리석다”의반대말이다.좋은머리 로남을속여이익을취할때는“ 간교하다”고하고이를모두의이 익을위해쓸때“지혜롭다”고말 할뿐이다.뱀이이처럼양면적이 미지를갖게된것은두쪽으로갈 라져 날름거리는 혀가 누구라도 홀딱 넘어가게 만드는 달변가를 연상시켰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 다. 뱀의 두 얼굴은 이뿐이 아니다. 뱀을악의상징으로보는구약에 서조차 때로는 치유와 생명의 상 징으로 나타난다. 모세5경의 하 나인‘민수기’21장 4절에는 이 스라엘인들이 야훼와 모세를 원 망하자야훼가불뱀을보내이들 을물어죽이게한이야기가나온 다. 이에모세가야훼에게간구하 자청동으로뱀을만들게하고뱀 에물린사람이이를보자상처가 나아목숨을건졌다는것이다. 뱀과 치유, 생명과의 관계는 그 리스신화에서더욱뚜렷하다. 여 기서 치유의 신은 아스클레피우 스인데그의상징이뱀이감겨있 는막대기다. 이와종종혼동되는 ‘카두세우스’는 뱀 두마리가 엉 켜있는 막대기로 헤르메스의 상 징이며 지금도 약국 표시판으로 널리사용된다. 이모양은기원전 4천년숭배되 던수메르의신닝기스지다의상 징이기도하다.그또한의약의신 과연관돼있다. 이처럼뱀이치유와생명의상징 이된것은그가주기적으로낡은 허물을벗고새롭게태어나는것 과 무관하지 않다. 고대인들에게 이런 뱀의 모습은 영생불사의 상 징처럼여겨졌을것이다. 중국신화에서도뱀의이미지는 부정과긍정이섞여있다.중국문 명의시조인삼황오제중첫번째 로인간에게불사용법을가르친 복희씨와그와남매사이로인간 을창조한것으로알려진여와모 두 뱀의 몸을 하고 있다. 이 둘이 서로 꼬리를 감고 있는 모습은‘ 카두세우스’와흡사하다. 중국 고전에는‘주역’에서‘영 웅호걸도 뱀처럼 땅속에서 기다 릴줄알아야한다’거나‘주례’에 서‘거북은 지혜롭고 뱀은 과감 하다’는 등 뱀의 덕을 칭송하는 구절이들어있다. 뱀의 이중적 성격은 한국의 시 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정주 는 첫번째 시집‘화사집’의‘화 사’에서“얼마나 커다란 슬픔으 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면서도“꽃대님보다 아름다운빛”이라고썼고박인환 은‘목마와 숙녀’에서“두 개의 바위틈을지나청춘을찾은뱀과 같이”라고적었다. 새해는‘뱀의해’고그것도을사 사화와을사늑약등흉한일이일 어난 을사년이다. 연산군이래 최 대옥사의하나인을사사화는명 종때대윤과소윤으로대립으로 100여명이 죽거나 유배된 사건 으로이때부터외척의발호가시 작되었다. 을사늑약은조선의후 신인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빼앗 기고일본의속국으로전락한조 약으로그체결은한민족역사상 가장수치스런사건의하나이다. 간교하고 지혜로운 뱀의 두 얼굴 민경훈의 논단 지난해연말과새해연시를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 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전대통령께서 12월 29일향 연100세로별세하셨다. 후대에남 을 업적을 남기신 큰 별이 유성처 럼선명하고강열한빛을남기시고 떠나셨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훌 륭한 삶을 따르고 싶다는 소명감 을이시대를감당해가야할가슴 가슴에 심어 주시고 떠나셨다. 세 상은 아련한 묵념에 마냥 젖어 있 을수없다는듯새해첫날뉴올리 언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를 추종하는 한 남성이 군중 을향해픽업트럭을몰고돌진하면 서 15명의 사망자를 내고 3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 욕 주 한 교도소 수감자가 교도관 들로부터집단폭행당하는장면이 공개되자공분을사게되었지만수 감자는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일 이 발생했다.뉴욕 퀸즈 소재 나이 트클럽앞에서발생한총격사건에 10 명이 다쳤다고 뉴욕 경찰이 밝 힌 바있다. 하와이한주택가에서 폭죽폭발로3명이숨지고20여명 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보도되었 다. 새해 첫날 오전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사이 버 트럭 화재로 1명이 숨지고 7명 이 다치면서 테러 의혹을받고 있 는사건과사고들이속출했다. 연이어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 을 출발한 비행기가 독수리와 부 딪히면서회항하는일이벌어졌고 LA 국제 공항에서 충돌사고로 인 해 자칫 대형참사로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유발됐다. 또한 댈 러스쇼핑몰화재로사람은대피해 지만매장에있던동물579마리가 떼죽음을당한사고에이어애리조 나주 피닉스 공항에서 가족 다툼 이총격사건으로번져3명이총상, 한명이흉기에찔리는사건이발생 했다. LA 한인타운아파트에경찰 복장을 한 떼강도가 피해자를 폭 행하고 헌금과 보석 등 10만 달러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일이 있었고, 최근 LA에서 동시다발적 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진압 역 량을넘어선화재로번지고있다. 고국에선 새해를 사흘 앞두고 179명사망자를낸전남무안국제 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전 세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이견이 분분한 가운 데 가족 단위 여행 승객들이 다수 인 탓에 참담한 괴로움을 토로하 는분들이많았을뿐아니라, 최악 의 여객기 사고로 남겨지게 되었 다. 한국뉴스채널은연일데모군 중 운집을 다루고 있다. 법치주의 정의실종으로법치원리는종적을 잃고증발된것인지행방불명이다. 12.3사태로빚어진탄핵과비상계 엄 피의자 체포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상황을전달하는뉴스들로잠 잠할날이없다. 권력을둘러싼정 당정치격변으로무질서했던정국 이 총체적 위기에 빠진 나라를 지 키기는 커녕 부끄러운 줄 모르는 싸움질과이념전쟁으로끝없는혼 란속으로빠져들고있다. 세계적인 정치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인 해주한미군의불안정과한미동맹 의위기로까지비화할가능성을시 사했다. 평화와 질서를 존중하며 근면 성실한 건강한 민심이 나라 의 주인이 되어 미래를 향한 희망 을 버리지 않고 혹독한 국면을 견 디려는결연한의지로나라를지키 고 있어 수렁같이 얽힌 정국은 극 복될 것이라 믿고싶다. 혹독한시 련의 한파가 몰아쳐도 봄은 기어 코 찾아올 것이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돌아오지않았던가. 우리 한 인들은 고국을 어버이 나라로 사 랑해왔다. 국적은미국시민이지만 태어난나라가내나라요조국이자 뿌리이기 때문이다. 내 고국이 번 성하고평화로워야이방인으로살 아가는우리네들에게도고단할때 댈 수 있는 고향이 있음에 이국의 삶이 한결 가벼워질 뿐 아니라 용 기와 극복의잉여를기대할수있 게된다. 1월 1일새해아침이열리 면서 지난 해를 일단락 짓고 새로 시작해보고싶은, 새로시작해보 자는 마음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새해 시작이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세월속에서만난묵은해를보내 고 새해를 맞이하는 공간에서 다 사다난한격변과아쉬움의깃발이 유난히 펄럭인다. 새해를 반겨야 할지 부담스러워 해야 할지 감당 하기어려운선물을받아든것마 냥전전긍긍하느라새해라는손님 을 엉거주춤 문 앞에 세워둔 모양 새가되어 버렸다. 평생을두고새 해를 맞고 새 계절을 맞고 떠나 보 냈는데,노년으로들어서면서해가 바뀌고 새로운 한 해를 영접하는 일이 갈수록 가속화 되면서 번번 히 자주 반복되는 것 같아 당황스 럽기까지하다.하지만지난해와마 찬가지로올해도새해아침이밝았 다 세월따라모진추위가지나가면 봄이 가까워 지겠지만 세월은 그 자체가생동하는생명력이있어항 상 인간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세월속에서만난새해들이변함없 이 어김없이 찾아와 주었다. 우리 는 무한의 시간이 품고 있는 많은 것을세월로부터공급받고있으면 서도 세월 탓을 하고 거리낌 없이 함부로대해왔다. 인간의파렴치함 에도세월은빈틈없이사계절을하 사하듯풍성하게내려주지만마냥 세월이흘리고간여분의시간인양 무심히 여길 뿐이다. 새해 맞이를 하면서우리인생들은서로의감사 를챙기느라분주하면서도아낌없 이주기만하는세월에감사했던가 헤아려진다.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에도 감사 를 전하며 새해에 열릴 새로운 시 간과공간이희망으로채워지기를 소망 드린다. 세월이 만들어낸 역 사는인류역사로, 우리개인이살 아온역사로남겨질것이기에. 세월속에서만난새해 시사만평 트럼프 폭풍 샤핑 딕라이트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캐나다 그린랜드 파나마 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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