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D10 문화 20 문화 2025년1월3일금요일 종교계, 12·3 불법계엄규탄봇물 90세할아버지의청재킷을 20대손자옷으로$알록달록‘수선’의마법 민주주의 국가에서 종교와 정치의 관계는 어때야 할까. 우리 헌법은 그 답을 주고있다. ‘제20조 ①모든 국민 은 종교의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 리된다.’ 당연한 사회질서로여겨지던 ‘종교의자유’와 ‘정교분리 ( 政敎分離 ) ’ 원칙에최근 새로운 화두가 등장했다. 12·3 불법계엄사태속에서현실정치 에대한 종교계의규탄이봇물을이루 면서다. 여기에는 신도들의가치관과 여론형성에큰영향을주는종교지도 자들의날카로운비판도포함됐다.국 민대다수는 범종교적으로 표출된비 판 메시지에지지를 보내지만 정치이 슈에대한 성직자들의입장 표명을 부 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여전히존재한 다. 불법계엄 사태를 둘러싼 종교계 의정치비판은 ‘정치 중립’의 불문율 을깬것일까.아니면양심과정의를추 구하는 종교에허용된주체적의사표 현일까. 홓묞몒쭖쩣몒펒펞찒컿졓핕삺팒 지난달 3일 발생한 불법계엄에 대 한 규탄 성명을 가장 먼저발표한 것 은 천주교였다. 천주교주교회의는 계 엄사태하루 뒤인 4일 의장인이용훈 주교 명의로 “군사정권시절에나 선포 됐던계엄령을 2024년오늘날 대한민 국에내리는 것이과연타당한 결정이 었는지많은 국민이대통령에게묻고 있다”며“비상계엄선포와해제과정에 대해대통령이직접국민앞에나와일 련의사태를 설명하고진심으로 사과 하며그에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천주교 신자 3,875명도 계엄을 주도한 윤석열대통령을 세례명인 ‘윤 석열 암브로시오’라고 부르며 “천주 교신자로서너무도 부끄럽고 민망하 다”면서“스스로 하야하고 회개하라” 고했다. 개신교, 원불교, 불교 등에서도 각 종교대표의이름을건최고수위비판 성명이차례로 나왔다. 개신교연합단 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 NCCK ) 는 총무인김종생목사 명의로입장문 을내고“비상계엄선포는위헌”이라며 “윤 대통령은 무릎 꿇어사죄하고 사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원불 교 교정원 나상호 원장은 “윤 대통령 은이번사태에대해국민에게사과하 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고, 대한 불교 조계종도진우 총무원장 명의의 입장문에서“국민누구도공감할수없 는역사의후퇴이며,이번사태에대한 철저한법적판단이있어야한다”고비 판했다. 국내 7대종교 대표자로 구성된 한 국종교지도자협의회 ( 종지협 ) 도 가세 천주교“尹, 하야하고회개하라” 계엄하루만에규탄성명발표 불교등최고수위비판차례로 “정교분리”부정적시선도있지만 “정치를바른방향으로인도하고 선지자목소리내는게종교역할” 독재저항하며민주화힘쓴천주교 “과거정치적가치판단경험축적” 인간존엄^자유향한종교의신념 ‘공공선추구’민주주의와공통점 했다. 종지협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천도교,원불교,민족종교등 7개 종단 수장이모인종교협의체로, 정기 적으로 대통령을 대면해국정현안에 대한조언을건넨다. “ 헣 펞줂뫎킺앎퍦믾팒뺞 ” 비판에나선 종교인들은 이번 사태 가‘정교분리’원칙을논하는범위를벗 어나있다고입을 모은다.이념대립이 치열한한국사회에서이례적으로통일 된목소리가분출됐던이유다.계엄과 정에서위법성이명확하고공동체의평 화에대한심각한 위협이었던만큼 ‘정 교분리’ 원칙과무관하게사회일원인 신앙인으로서목소리를 내지않을 수 없었다는설명이다. 루터교 신학자인오세조 목사는 종 교계의릴레이성명이‘정교 분리’ 원칙 을 위배한 것이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정교분리는정치권력이종교를 이용하거나 탄압하지말고, 종교도정 치권력에편승하지말라는것이지종교 가정치에무관심해야 한다는 말이아 니다”라고선을그었다. 오목사는 “성 경에도부패한정치권력자에게성직자 들이나서날선목소리로비판하는일 화가 자주 나오는데정치권력이바른 방향으로갈수있도록비판하고,예언 자적목소리를 내는것은 종교 본연의 역할”이라며“나라가어지럽고정의가 훼손된 상황에서정치중립을 운운한 다면그 자체가정치적프레임”이라고 꼬집었다. 실제종교 단체가운데유일하게불 법계엄사태에대한입장을 내지않은 한국교회총연합회 ( 한교총 ) 를두고“지 나치게정치화됐다”는 비판이교계안 팎에서나오기도 했다. 정치적중립을 이유로 침묵하는 행위가 권력자의잘 못을 방관 혹은지지하는정치행위로 읽힌탓이다. 한교총은 36개교단이가 입한개신교최대연합기구다. 천주교주교회의공식기구인정의구 현위원회총무 하성용 신부는 종교적 교리와민주주의기본원칙이다르지않 다는점을 강조했다. 하 신부는 “신앙 에는두가지방향이있는데하나는하 나님에대한 교리이고 다른 하나는 우 리가몸담고있는세상에대한사랑”이 라며“이번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근 간인법과원칙에대한훼손이명백하게 드러난사건이기때문에비판하지않는 다면그것이야말로직무유기”라고 말 했다. 그는 1970~80년대독재정권에 저항하며민주화 운동에깊숙하게개 입한천주교역사를언급하며“과거유 신·독재정권을거치며우리스스로정 치적가치판단을 해왔던경험이축적 됐기때문에입장을 빠르게표명할 수 있었다”고설명했다. 컮폏엳 , 훊 헏졷콚읺컪빦폶삲 종교계인사들의말을 종합하면종 교는인간존엄성,정의,평등, 자유처럼 인류의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 규범이흔들릴때현실정치에적극 참 여해야 한다. 양심과 정의에입각한 비 판과 저항으로 시대를 초월해선지자 적역할을 수행하는 종교와 사회적합 의와 규범에따라 공공선을 추구하는 현대민주주의가만나는지점이다. 종교인신분으로정치시위현장에서 목소리를내온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의양한웅집행위원장은 “사적영역에 갇힌채공적영역에대해입을닫는것 은진정한종교라고할수없다”며“평 화, 정의, 생명,인권, 약자보호 등 변치 않는 종교적신념에근거한 메시지는 혼탁한 세상에서종교인뿐 아니라 비 종교인들에게도 방향을 제시하고 통 찰을줄수있다”고강조했다. 손효숙기자 “윤석열암브로시오, 회개하라”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등 4개종단종교인들이지난달 13일서울종로구광화문광장이순신 장군동상앞에서시국기자회견을열고비판성명을읽고있다. 뉴스1 종교시민단체가지난달16일서울종로구헌법 재판소 앞에서탄핵인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 자참가자들이108배를하고있다. 연합뉴스 지난달12일오후광주동구남동5·18기념성당에서'대한민국의올바른정의와평화를위한시국미사'가열리고있다. 뉴시스 민주주의 훼손앞에서 눈감지않는것이 신앙의책무 다 문창우천주교제주교구교구장이지난달12일 제주천주교제주교구중앙성당에서열린시국 미사에서탄핵촉구피켓을들고있다. 뉴시스 <윤대통령의세례명> 뜨개 수선 공예가 제타 안 ( 안미 영·54 ) 씨의일상은알록달록총천연색 이다. 스웨터, 청바지, 재킷, 양말, 운동 화, 장갑, 가방, 컵받침, 방석, 소파, 바 이올린손잡이, 반려견산책줄···. 옷, 가 방부터생활용품까지집안의손 닿는 모든곳에형형색색털실들이존재감을 뽐낸다.모두안씨가낡은물건에털실 로덧대거나꿰매수선한 흔적이다. 값 싸고질좋은새상품이넘쳐나는풍요 의시대.고쳐입고다시쓰는삶이란종 종 미련하고 궁색한일로치부되지만, 그에겐창작하는기쁨을 주는 하나의 놀이다. 소비위주의삶을잠시멈추는 의식이기도하다. 최근‘수선의기쁨’을출간한그는한 국일보와의통화에서“제게뭔가를고 치고 변화시키는일은 멋과 사랑이잔 뜩담긴즐거움”이라며“특히뜨개질은 털실과 바늘만있으면나만의예술적 수선작품을만들수있다”고말했다. 안씨집물건의연식은평균 20, 30년 이우습다. 장갑 한 짝부터소파까지 닳고해지고찢어져도쉽게버리지않아 서다. 장롱 속엔 3대를거쳐입은 옷도 수두룩하다.그가 20대때구입한니트 와청바지는수선해20대인큰딸과함 께입는다.아흔이된아버지가젊은날 입었던양 소매가 사라진청재킷도 20 대인둘째아들옷으로재탄생했다. 수 선이습관이되면, 쓰레기가 줄어든다. 날로 늘어가는 의류 폐기물을 고민하 는 환경단체들이수선에주목하고있 는이유기도하다. 안씨도환경단체‘다시입다연구소’에 서뜨개수선워크숍을진행하고있다. 코로나19 유행시기를지나며20, 30대 중심으로뜨개인구가 급증했다. 시간 과 장소에구애받지않고 몰입하는경 험,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손놀림이 그의큰딸 말을 빌리면 ‘명상’과 같단 다. 요즘은 물건이낡아 못 쓰는 경우 는 드물다. 그래서워크숍에는 유행이 지났거나질린물건을들고오는리폼 수요가더많다. 안씨의뜨개수선은 색감도 방법도 과감하다. 수선이란모름지기한듯안 한 듯 하는게암묵적규칙. 하지만 그 는멀리서도눈에확띄는튀는색깔털 실로티나게고친다. 털실마다라벨에 적힌권장 바늘 크기도 무시하기일쑤 다.무규칙뜨개라고나할까.이런작업 방식은자유로운삶의태도와닮았다. 그는 대학에서의상을전공하고, 디스 플레이디자이너로 일했다. 결혼하고 카페를 운영하다 6년전, 충남 논산으 로귀촌했다. 성인이된두자녀에이어 늦둥이막내까지홈스쿨링중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에게원하는색상 을고를수있게했더니대부분은무채 색,무난한색만쓰더라고요.베이지,브 라운,카키같은색이요.그래서화려하 고다양한색을조합한털실만을제공 해서선택지를아예좁혔어요. 튀지않 는것이미덕으로여겨지는사회분위기 에서자기도 모르게안전한 선택을 하 게되는것같아요.” 그는 뜨개에서만이라도 “틀을 깨보 라”고말했다.“느려도괜찮아요. 모양 이엉성해도 내멋이에요. 다른 사람의 시선과상관없이진정으로좋아하는색 으로나를표현해보세요.” 송옥진기자 ‘수선의기쁨’ 뜨개공예가제타안 낡고해진물건^옷뜨개질로수선 고쳐쓰니버리는일자연스레줄어 화려한털실$멀리서도시선강탈 “타인신경쓰지말고자기를표현” 제타 안이알록달록한털실로 수선한 가방, 신 발, 옷들. 제타안제공 아들이입은청재킷은제타안의아버지가입었 던옷을고친것이다. 제타안제공 수선의기쁨 제타안지음 아이오와발행 164쪽|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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