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D9 기획 교통범칙금수십배올린극약처방$‘무질서’베트남도로가달라졌다 7 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중심가의 왕복 8차선도로. 전방 차량 신호 등이빨간불로바뀌자수십대의오토 바이와차량이정지선을칼같이지키며 멈춰섰다.신호가바뀌든말든무시하 고질주하는위반차량도,좌측에서달 려오는차는아랑곳하지않고악착같 이머리부터들이밀던교차로 꼬리물 기행태도볼수없었다.‘눈치없이’ 차 사이를 비집고 슬금슬금전진하던오 토바이한 대만 공안에게걸렸을 뿐이 다. 한 교민은 “하노이에 12년간 거주 하면서이렇게질서정연한도로풍경은 처음본다”며놀라워했다. 어찌보면당연한 상황에감탄사가 절로나오는건그만큼오랫동안베트 남도로가 ‘무법천지’였다는방증이다. 수도하노이와 남부최대도시호찌민 등대도시에잠시만있어도쉽게볼수 있는모습은이랬다.차선구분없이도 로를꽉채운것도모자라인도까지밀 고들어오는오토바이부대,4차로에서 시도하는 좌회전과 유턴, 정지신호에 도쌩쌩달리는차량과횡단보도없는 넓은 도로를 거침없이건너는 무단횡 단자들, 그리고역주행하는 수십대의 오토바이. 운전자들간 나름의규칙이 있고 ‘무질서속 조화’가있다고 해도, 외국인에게는상당히낯선풍경이다. 이 때문에 서구권 여행 사이트에서 는 베트남에서도로를 건널 때 “망설 이지말고, 일단 가라 ( just go, don’t hesitate ) ”는 ‘꿀팁’까지언급된다. 신 호가없는횡단보도도많고,신호가있 어도이를어기는 오토바이가 많기때 문에조금이라도 주저하다가는 한나 절이지나도록작은길하나조차건너 지 못할 수 있다는, 농반진반 얘기인 셈이다. ‘베트남 도로=혼란과 무질서’라는 오명이덧씌워지자 결국 베트남 정부 가칼을빼들었다.새해부터교통법규 위반처벌수위를대폭높이고, 범칙금 도최대수십배늘리기로한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려는 듯 현지언론도 지난 1일부터일주일이상공안의대대 적인단속상황과계도기사를쏟아냈 다.‘교통질서지키기’가새해베트남의 최대이슈로떠오른분위기다. 외국인들도단속에서자유롭지않다. 베트남에서오토바이를빌린뒤직접운 전하며여행하다가, 또는도보관광을 하다 무심코 교통신호를어기거나 무 단횡단을할경우엔제재대상이된다. 베트남은겨울철한국인들이많이찾는 여행지인만큼주의가요구된다. ” 칺캏핞쿦훒핂엲묞 쩣뮪맣 ” 베트남 정부의대응 기조를 한마디 로요약하면‘가혹한범칙금부과’다.이 달 1일부터자동차 운전자의신호 위 반이나도로역주행,진입금지도로주 행등에대한범칙금은종전400만~600 만 동 ( 약 23만~35만 원 ) 에서1,800만 ~2,000만동 ( 약 104만~116만원 ) 으로, 다시말해3~5배가량치솟았다. 또난폭운전및과속에대한과태료 도최대5,000만동 ( 약 290만원 ) 으로 종전 ( 최대1,200만동 ) 의4배이상불어 났다. 운전중 휴대폰이나전자기기를 사용하다 적발되면지난해의두 배인 400만~600만동 ( 약 23만~35만원 ) 을 내야한다.차량문을열때주의하지않 아사고를낸경우의범칙금은무려50 배가까이늘었다.기존에는40만~60만 동 ( 약 2만3,000~3만5,000원 ) 이었지만, 이달부터는2,000만~2,200만동 ( 약116 만~128만원 ) 으로오른것이다. 베트남 국민의‘발’이자인구수 ( 약 1 억명 ) 만큼많은오토바이도타깃이됐 다.오토바이신호위반범칙금은400만 ~600만동 ( 약23만~35만원 ) 으로,기존 ( 80만~100만동 ) 보다 5배이상치솟았 다.오토바이를몰다가휴대폰등전자 기기나우산을사용할경우,또는우산 을쓴사람을태울경우에는10만~20만 동 ( 약 5,800~1만1,600원 ) 의범칙금을 내게됐다.아울러△헬멧미착용또는 느슨한 착용△과속△역주행△인구 밀집지역등에서지속적으로경적을울 리는행위도범칙금부과대상이됐다.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를 지키지않 거나, 규정상 보도가 아닌 곳을 건너 는 행위, 도로 중앙분리대를 넘어가 는 행위등을 하다 적발되면 최대 25 만 동 ( 약 1만5,000원 ) 을물게된다. 기 존무단횡단범칙금은최대10만동 ( 약 8,600원 ) 이었고이마저도 유명무실했 는데, 금액을 2.5배올리고 단속도 강 화하기로했다. 과태료연체시하루에 0.05%의이자도꼬박꼬박더해진다. 베트남통계청이발표한작년 4분기 베트남 노동자평균월소득은 820만 동 ( 약 47만 원 ) 이었다. 경우에따라선 한달치수입에가까운금액이교통법 규위반의대가로사라질수있게됐다 는얘기다. 현지당국이교통질서와 관련해바 짝고삐를조이고나선것은그만큼사 고가 잦기때문이다. 지난해베트남에 서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2만1,532건 으로,이로인해 1만6,044명이다치고 9,954명이목숨을잃었다. 이중 차선 무시사고의사상자는 4,200명을 웃 돌았다. 역주행과 신호 위반의사상자 수도 각각 179명과 423명으로집계됐다.베 트남 공안부 교통경찰국은 “근래교 통안전이개선됐으나, 기존의처벌수 준이낮았다”며“법규위반을억제하고 교통사고·사상자 수를 줄이기위해처 벌강화가필요하다”고밝혔다. 킮몮캏믖힎믗펞 ‘ 않 ’ 슿핳 일단 초반 효과는 ‘기대이상’이라는 반응이나온다. 범칙금·과태료인상첫 날부터도로 상황이눈에띄게달라졌 다. 현지일간뚜오이쩨는 4일“막대한 범칙금·과태료 도입으로 대부분의운 전자와 승객이교통 규칙을 더엄격히 준수하게됐다.이제그들은 빨간불에 서는 멈추고 노란불에서는더이상 속 도를 내지않으며, 차도를 따라 달린 다”고 평가했다. 이어“베트남은이제 더문명화된사회를건설하기위한 길 을걷고있다”고덧붙였다. 물론 공안에게붙잡혀껑충 뛰어버 린범칙금딱지를받아든시민들은당 혹감을 감추지못한다. 지난 1일하노 이에서정지신호를위반하고직진하다 가 적발돼범칙금 400만 동이부과된 60대오토바이배송 기사 L씨는 공안 과 VN익스프레스에“종일일한 뒤집 에돌아가바로잠들었기때문에뉴스 를볼시간조차없었다”며선처를호소 했다.또“이른아침부터나와주문 6건 을 처리했지만, 유류비를 제외하고 벌 어들인돈은 6만3,000동 ( 약 3,600원 ) 뿐”이라며“범칙금이이렇게과중하면 더이상 배송일을 하지못할 것같다” 고토로했다. 6일오토바이를타고인도위를달리 다적발된T씨도 600만동 ( 약 34만원 ) 의범칙금을부과받은뒤눈물을흘렸 다.그는“어린두자녀를키우느라 ( 빠 르게이동해야 해 ) 오토바이로인도에 올라간것”이라며“깜짝 놀랐다. 벌금 액이크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과하다.이제절대위반하지않을 것”이라고한탄했다. 현지교통 당국에따르면시행첫날 ( 1일 ) 하루에만 전국에서1만3,591건 의교통법규위반행위가적발됐다.범 칙금·과태료처분 총액은 280억동 ( 약 16억원 ) 에 달했다. 호찌민시는 나흘 ( 1~4일 ) 간 6,106명이제재를받았고,약 100억동 ( 약 5억7,000만원 ) 의범칙금· 과태료가부과됐다. 베트남정부는교통법규위반신고 자에게포상금까지지급하기로 했다. 신고 내용과 절차가 적절하다면범칙 금액수의10%내에서건당 최고 500 만동 ( 약 29만원 ) 을지급한다. 이를위해규제시행일에맞춰신고용 애플리케이션까지출시했다.법규위반 차량의사진또는동영상을첨부해올 리면된다.이에생업을등지고도로한 쪽에숨어서또는대놓고 타인의차량 주행을촬영하는‘카파라치 ( 자동차+파 파라치 ) ’로활동하는이들도등장했다. 한때현지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에서“한청년이교통위반을신고해하 루만에5,000만동 ( 약 290만원 ) 을모 았다”는 소문이돌기도 했다. 그러나 베트남 공안부는 ‘가짜 뉴스’라고 선 을 그었다. 앱계정을 만들 때공민증 ( 주민등록증 ) 이필요해외국인은참여 할수없다. 다만 공익목적이아닌개인의수익 창출수단으로전락할수있다는우려 도나온다. 독립언론인응우옌깍토안 은 자유아시아방송 ( RFA ) 에“과도한 포상금 제도는 오히려사람들이서로 를 비난하고 감시하게만드는역효과 를부를수있다”며“교통문화개선이 라는긍정적취지는사라지고 ‘돈버는 직업’이라는인식만남을것”이라고꼬 집었다. 허경주베트남특파원의 <41>교통법규강화나선베트남 인도까지들어오는오토바이부대 거침없이도로건너는무단횡단자 ‘베트남도로=혼란과무질서’악명 당국,교통사고줄이고자처벌강화 ‘오토바이신호위반땐최대35만원’ 경우에따라선한달치월급사라져 범칙금받아든시민들당혹감에도 규제첫날부터도로풍경질서정연 “초반효과는기대이상”긍정평가 지난해 6월베트남하노이시내도로에퇴근길시민들이탄승용차와 오토바이가뒤엉켜있다. 교통 체증으로차로가 꽉막히면오토바이 운전자들은인도를침범해달리곤한다. 타인의교통법규위반을신고해포상금을받으려 는베트남시민들.일부는도로한편에서대놓고 촬영을하고(위사진),어떤이들은박스등으로위 장해몰래촬영까지한다(아래사진).베트남뚜오 이쩨·하노이라디오텔레비전(HRT)영상캡처 하노이=글·사진 허경주특파원 베트남교통법규위반제보애플리케이션 ‘VNe트래픽’ 첫화면. 교통법규위반신 고자에게과태료의10%이내, 최고 500만동한도의포상금을지급 한다.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