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1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뉴스칼럼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어느새벌써지난주말일이되 어버렸다. 일기예보에 눈이 내릴 확률이90%인데다동이틀무렵 부터눈이시작될것이라는예보 가있어새해첫눈맞이가되려나 하고 새벽 여명이 걷히기도 전에 창밖을주시하게되었다.해뜰시 각은아직한참인데기대감이고 조된다. 날이 밝아올 무렵을 기다리는 미명에 어둑한 밤그림자가 걷히 고푸른새벽이설편을머금은듯 조심스레 열리고 있다. 희미하게 날이밝아오자희끗희끗눈송이 가비치기시작한다. 아득한하늘 로부터겨울빈들위에여린몸짓 으로소리없이내려앉는다.깊은 고요를깨고사분사분내리던눈 발이 점점 굵어질 조짐을 보이더 니포슬포슬하얀눈이쌓이기시 작한다. 창을두드리던바람이눈 을데리고찾아와주어마음이촉 촉하게 젖어든다. 시야에 가득한 풍경은하얀여백뿐,일상풍경을 장대한산수화로바꾸어놓았다. 눈이 풍경을 지배하고있다. 만상 위엔정적이흐르고, 엄청난자연 에너지를 담은 성대한 성화를 만 난 것 같다. 들판도 길도 온통 눈 부시도록하얗다. 눈이세상을덮 어주고쌓인눈은다시빛을반사 해겨울왕국을만들어낸다.온통 무채색으로 채도 없는 명도 차이 만으로 채색된 풍경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자연이 주인공이 될수밖에없음이요사람은도리 어고립된모습으로되돌아간느 낌이다. 극한날씨잎에인간은더 없이작아져보인다.눈속에고립 된듯꼬박이틀을방콕으로보냈 다. 새해첫눈이내렸다.애틀랜타에 서 7년동안을만나보지못했던 반가운눈풍경을창조주께서 베 풀어 주셨다. 눈송이가 어지간히 송이가굵어진것같다.드디어곱 던눈발이굵고탐스럽게함박눈 으로변하고천지는순백의고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바람기에 기대듯리듬에실린듯포근하게 눈이쌓여간다. 하얀빈캠퍼스에 그린그림이듯만상이멈춘듯,천 천히, 가끔 씩은 바람에 실린 듯, 나붓한리듬에실려한없이여유 로운 몸짓으로 배회하듯 들판으 로지붕위로,차량들위로그지없 이내려앉는다.삼라만상이잠에 서 깨어나는 시간이다. 바퀴자국 하나없이새하얀눈으로덮인새 길이 돋보인다. 고요롭고 흔들림 없는잠잠한기운에잠겨나를돌 아볼수있는시간을마련해준첫 눈에감사를드리게된다. 사뿐사 뿐내려앉는눈을바라보며마음 속의 묵은 찌꺼기가 씻겨지는 듯 마음이 해맑아진다. 인생들의 욕 심으로오염된것들이새하얀첫 눈으로하여말끔히정리된신선 하고 산뜻한 아침맞이가 되어주 었다.소담한꽃송이가내려앉듯 함박눈으로변한눈송이의난무 가아우성이되어마치하늘합창 단함성처럼번진다. 계곡에흐르 는개울물소리같기도하고,아이 들이질러대는함성같기도하고, 재잘대는소리같기도하고, 터질 듯한웃음소리같기도한데어쩌 면 백설의 춤사위에 어우러지고 싶은염원의울림같기도하다. 만물을 하얗게 감싸주는 백색 신비는 하늘에서 내려온 경쾌한 무정부주의자 같다. 모든 경계를 지워버리는재주를가졌다. 눈덮 인 풍경은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나초라한초가집이나구분이없 어진다. 가난과 부, 낮음과 높음, 추함과 아름다움 경계를 무시해 버리는고아한재능을지녔다. 시 인들이 사랑하는 기상 현상이다. 마치 보헤미안 댄스 곡이라도 흘 러나올듯세상이밝아진것같아 어린아이마음이된다. 온통눈부 신백색의화원이꿈꾸듯펼쳐져 있다. 살아오는 동안의 간절함, 달관 했던마음의미동,세상흐름에실 리지않으려변증의분분함을표 현하지못했던안타까움, 열심있 는 깨끗함을 사모했던 필름들이 무작위로 흐른다. 눈발이 서먹하 니성기기시작하더니제일다했 다는 듯 일손을 멈춘다. 한 없는 고요에잠겨있다가문득눈이쌓 여눈무덤을이룬곳들이눈에들 어온다. 나무들은서있는그대로 하나의하얀꽃다발이되고 만상 은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끝 없이 펼쳐진하얀설원이되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포슬포슬한 눈이덮인벌판위에무아의발자 국을 남기며 어디로든 떠나고 싶 어 진다. 창가에 앉아 하얀 눈을 바라보고있는내마음까지하얗 게물들고있다. 흰색을무채색에 속한 것으로 단정지우고 있지만 하얀색은새로운공간을독창적 창조로 열어 간다. 자유, 비움, 때 로는채움까지 상상의 통로로표 현되기도한다. 원색도아닌, 보색 도아닌것이색채중가장격렬하 고수준높은경지의지님과,강인 함의표상으로, 견뎌내는힘의크 기와, 대처하는뛰어난능력을상 징하기도 한다. 가지마다 눈부신 눈꽃으로단장한나무들과눈꽃 을바라보는우리네마음에도하 얀눈꽃을피워낸다. 평화와고요 와세상어디서도만날수없는행 복감에젖어들게해준다. 세상살 이에 찌든 부정적 감성들까지도 하얀눈꽃의순결함으로채울수 있기를소원드리게된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게 되면서 지상으로 떨어 지는 얼음의 결정체가 눈이다.눈 이나뭇가지에앉은모습을눈꽃 으로, 서화라고이르기도하는데 풍년이들게하는꽃이라는뜻이 숨어있다.눈모양이여섯모라해 서육화로,아름다운티끌이라해 서옥진으로불리기도한다. 눈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애틀랜타라 그런지눈이내리는날이면유년 에즐겼던 눈사람 풍경도 떠오르 고이국에서만난첫눈내리던날 의 정경들이 눈송이처럼 송이송 이내려앉는다. 첫 눈이 오신 지난 주말이 일상 중에몽실몽실떠오르곤한다. 새 해첫눈은순백의행복을안겨주 었다.눈내린우리마을이그림엽 서같았는데. 눈이내리자괜스레 마음이 경쾌해지고 어린아이 같 아졌는데. 세상이환하고밝은하 얀옷으로단장했기에마냥따습 고포근하기만했는데. 세상이어 지러울때면하얀눈이찾아와주 기를 기다림 하게 될 것 같다. 새 해첫눈을만났던그날을그리워 하며. 새해 첫눈 인포메이션(Information 정 보)과 전염병(Epidemic)이 합 쳐진말로추측이나루머등근 거가 없는 부정확한 정보들이 인터넷, 휴대폰등을통해전염 병처럼 퍼져 나가 개인의 사생 활뿐만아니라사회전반에악 영향을미치는것을뜻하는시 사용어다. ■ 시사&용어 - 인포데믹스 미국 최고의 땅부자는? 오렌지카운티 최고의 땅 부자는 제임스어바인이었다. 어바인시가 모두그의땅, 시이름도그의이름 에서왔다. 그는지난 1886년아버 지로부터11만에이커의땅을상속 받았다. 물려받을당시목장이던땅의많 은부분을농장으로바꿨다. 그는캘리포니아의 농업을 기업형 산업 으로 이끈 선구자의 한사람으로도꼽힌 다. 어바인 가의 땅은 시대흐름에따라목 장에서 농장, 농장 에서다시계획도시 (planned commu- nity)로 바뀐다. UCI 등공공시설, 어바인 스펙트럼의R&D 단 지, 구획을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 된주택단지등이여기속한다. 아버지 제임스 어바인 시니어는 1849년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밀려온49ers의한사람. 19살 때 아일랜드에서 신대륙 에건너온그는22살때골드러시 에 합류했다. 광부와 장사로 돈을 모은 그는 부지런히 땅을 사 모았 다. 텍사스병합을놓고시작됐던멕 시코와의전쟁에서승리한미국정 부는 전후 미국에 양도된 캘리포 니아에인구유입을유도하기위해 수 백만 에이커의 땅을 백인 개척 자들에게무상공여했다. 멕시코 전쟁이 시작된 1846년경 캘리포니아는멕시코정부의헐렁 한통치아래놓여있었다. 주민은 캘리포니안이 아니라 캘 리포니오(Californio)로 불리던 스 페인과 멕시코계 주민 6,500여명 에미국이민자700여명. 원주민인 아메리카인디언이15만명가량이 었다고한다. 원주민 수는 스페인의침략전쟁 후절반으로줄었다. 금발견후일확천금을노리는이 들이 몰려 들면서 거대 목장이 들 어서고,땅부자들이생겨나기시작 했다. 아버지어바인이금을찾아캘리 포니아로온바로그해생겨난정 부기관이있다. 연방 내무부(Department of the Interior)가 그것이다. 영토가 급팽 창하면서땅관리등새로처리해 야 할 업무가 쏟아져 전담 부처가 필요했기때문이다. 9.11테러후홈랜드시큐리티, 국 토안보부가새로생긴것과같다. 그때생긴내무부는지금미국최 고의땅부자가됐다. 미국 전체 땅의 20%인 5억에이 커 가까이가 내무부 관할. 온갖잡다한일 을 도맡아 한다고 해 서 한 때‘depart- ment of the every- thing else’로불리기 도 했던 내무부는 직 원 7만명에 연 예산 200억달러가넘는거 대부처가됐다. 내무부가 관리하는 국유지 중에는 연 방 문객이 5억명이 넘는 국립공원, 내셔널 모뉴먼트 등을 비롯해 광산, 벌목, 수력발전, 석유 시추, 목축등다양한산업에사용 되는토지가있다. 600개 가까운 인디언 자치 마을 도포함돼있다. 땅부자인내무부의중점업무는 환경이나 문화적 가치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데 지금은 가장 중요 한 일이 국토의 개발과 보존의 균 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처리하는사안에따라서는내무부 안에있는 11개부서간에내부마 찰과 대립이 일어나기도 한다. 누 구나 납득할 수 있는‘균형’이 쉽 지않은것이다. 예를들어유타주의베어스이어 스(Bears Ears)의 경우 오바마 대 통령은내셔널모뉴먼트로지정했 으나 트럼프는 이를 해제했고, 바 이든 때 재 지정하는 롤러 코스트 를탔다. 민주당 대통령은 이 국유지를 주 민들을위한자연보존지역으로하 려는 반면, 공화당 대통령은 광산 개발이허용돼야한다는입장이었 던것이다. 이번에 LA와 벤추라 카운티의 산불을포함해캘리포니아의산불 이 발생한 산야도 개인 소유와 주 등 지자체 소유지 일부를 제외한 곳은 대부분 내무부 관할의 국유 지들이다. 국민이 공동 소유주인 것이다. 자기 집에 불이 나지 않았 을 뿐 산불은 국민 모두의 재난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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