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31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뉴스 칼럼 장붕익 1941년대구출생/1959년성균관대학교경제 학과/1976년영남대학교경영대학원/1978년 도미/1982년세탁소운영/1984년애틀랜타 테니스협회장/2022년애틀랜타문학회/시부 문최우수상수상/현애틀랜타문학회회원 침묵기도 내마음의 시 가을의기러기는울음으로 하늘에화살표를그려내는데 어떻게배웠을까? 소망이있어 날개에힘이생겼구나 가을의나무잎은 빨갛게물드는데 왜빨갛게물들까? 뿌리와작별인사에 눈물이전이되어 우주가순환하고있구나 가을비가내린다 골방에서기도해야겠다 용서해야 되는데 마땅히사랑해야되는데 Let go Let god 윤석열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 포로 촉발된 내란사태가 지속되 고 있던 지난 10일 고별공연을 가 진 가수 나훈아가 공연 중 갑자기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니는 잘 했나”라고말한뒤두팔을들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 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뜬금없 는발언을했다.그러면서“우리어 머니는어떤이유가있더라도형제 가싸우면안된다고했다. 하는꼬 락서니가정말국가를위해서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며 목소리 를높였다. 얼핏 내란정국과 관련해 모두를 싸잡아 욕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 은 왼팔에 빗대 야당을 더 욕하고 싶었던것같다. 나훈아의 발언은“내란 사태의 책임이 야당에도 있다”고 강변한 내란우두머리피의자윤석열과이 를비호하는여당의논리를그대로 닮아있다. 나훈아의‘왼팔’발언이 보도되 자비판이쏟아졌다.“일제가침략 을 하는 데‘조선, 니는 잘했나’라 며 책임을 운운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망언”이라는 비유까지 나왔 다. 자신의 어머니까지 들먹인 나훈 아의발언을접하면서프랑스에서 오래거주한언론인이자사회운동 가로지난해별세한홍세화선생이 자신의책에서밝혔던내용이떠올 랐다. 그는 싸움을 바라보는 프랑 스와 한국의 인식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프랑스의 부모들은 싸움이 일어 나면 원인을 찾아 누가 더 잘못했 는지를 따지는 태도를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반면 한국 부모들은 책임 소재와 그 경중을 가리려 하기보다는 그냥 싸움 자 체를 문제 삼으려는 경향이 강하 다는것이다. 그가지적한이런태도의뿌리가 정말 깊기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 사회에서는논란과사안들에대해 “모두가문제”라는식으로몰아가 는‘양비론’의분위기가유독두드 러진다. 한국사회에서 양비론을 가장 적 극적으로, 그리고 교묘하게 활용 하고 있는 주체를 꼽으라면 단연 언론이다. 그리고 언론이 활용하 는양비론의해악이가장두드러진 분야는정치다. 정치와 관련한 뉴스들을 유심히 살펴보라. 어김없이“타협할줄모 르는 정치” “민생은 뒷전, 싸움질 만 벌이는 정치권”같은 타이틀로 넘쳐난다. 그리고 이런 고질적인 양비론적 태도는불법적인비상계엄선포로 야기된내란사태과정에서도어김 없이재현되고있다. 주류언론들은 윤석열의 계엄이 실패로돌아간직후에는이것이명 백한위헌적범죄라는사실을차마 부인하지못하더니윤석열의체포 가지연되고보수층의결집세가뚜 렷해지자 내란세력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방향으로선회하는모습 을 보이기 시작했다. 윤석열의 계 엄선포에서부터 그가 체포되기까 지 43일 동안 지속적으로 그렇게 움직여왔다. 내란을옹호하는극우에대한비 판에 점차 소극적이 되는가 싶더 니내란사태에동조하는여당의궤 변, 그리고 윤석열의 친구라는 한 변호사의억지주장등은‘의견’이 라는명분으로열심히기사화했다. 태극기집회참가자들의막말까지 도 가감 없이 따옴표로 옮겨 날랐 다. 또 일부 보수신문들이 탄핵촉 구 집회와 탄핵반대 집회 사진을 같은크기로나란히싣는가싶더니 급기야한관제신문은1면톱자리 에윤석열지지집회사진을전단으 로게재하기에이르렀다. 그러면서야당에대해서는“계엄 은잘못이지만야당의입법폭거와 이재명 방탄을 위한 탄핵 또한 문 제”라는식으로예의양비론을열 심히 펴고 있다. 내란을 조속히 수 습하려는야당의조치와움직임을 ‘정쟁’이라는양비론의단골프레 임에 우겨 넣으려 애쓰고 있는 것 이다. 이런 프레임이 노리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정치에 대한 혐오의 확 산이다. 양비론의 해악은 이러한 형식적공정성에있다. 큰잘못과작은허물에대등한책 임을 물음으로써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그러니 둘 다 문제”라는 식으로‘물타기’를하고있는것이 다. 지난19일발생한사상초유의법 원 난입 폭동은 극우 중추세력의 선동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런 양비론에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 다. 컬럼비아 대학의 역사학자로 미 국의대표적인실천지성으로꼽혔 던하워드진이지난 1994년펴낸 자서전의 제목은‘달리는 기차 위 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이다. 평생을 민중사 연구에 천착해 온 그는 연구실 안에만 갇혀 있길 거 부한행동하는학자였다. 그가말한‘달리는기차’는‘격동 기의역사’를뜻하고있으며, 그에 게 이런 역사 한가운데서의‘중립 ’은곧‘불의에대한묵인과동조’ 를의미하는것이었다. 마치그가지금의대한민국을향 해 던지고 있는 메시지처럼 들린 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그들의 눈물겨운 ‘양비론’ ‘서서히, 그러다가 갑자기’ 조윤성 의 하프타임 ‘서서히, 그러다가 갑자기 (gradually, then suddenly).’어 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태양 은 또다시 떠오른다’에 나오는 구절이다.파산은그렇게찾아온 다는 것이다. 이 말은 지정학적 사태에서도 일종의규칙으로적 용된다. 아주 강고해 보인다. 그 모습그대로수세기를 버텨왔다. 그런정치구 조, 혹은 정치적 파워 가갑자기역사의뒤편 으로 사라진다. 그 소 멸은점진적이다. 그러 나붕괴는어느날급작 스럽게이루어진다. 1917년에 붕괴된 러 시아제국,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소련제국의 몰락(1991년)이 그 경우다. 제국의 영화는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 기 붕괴의 운명을 맞았다. 1918 년에 무너진 오스트리아-헝가 리제국, 오토만제국(1922년 종 식)도 같은 궤적의 종말을 맞이 했다. 지난달, 그러니까2024년12월 에도비슷한사태가벌어졌다. 2 대세습독재권력시리아의알아 사드 체제가 반세기만에 돌연사 를하고만것이다.‘서서히, 그러 다가 갑자기’찾아오는 돌연사. 베네수엘라의 마두로가 그 0순 위 후보다. 마두로는 2013년 우 고차베스가사망하자권력을승 계했다. 이후 온갖 부정선거를 통해정권연장, 3번째임기를시 작했다.그러나부정선거후유증 이연간심상치않은게아니다. 게다가 트럼프의 재집권과 함 께미국의압력이가중될것으로 점쳐지면서 마두로체제의 몰락 이머지않았다는관측이강력히 제기되고있는것. 아바나, 평양, 테헤란, 모스크 바, 베이징에서들려오는소식들 도 그렇다. 하나같이 멀쩡한 것 같았다.그러다가찾아오는돌연 사를예감케하고있다고할까. 우크라이나전쟁에서100만가 까운 사상자를 냈다. 그 전쟁을 피해 100만이넘는젊은엘리트 들이해외로탈출했다. 인력난에 경제가 말이 아니다. 그 러시아 에서 들려오는 것은 자포자기의 몸부림뿐이다.베이징발뉴스들 도 온통 어둡기만 하다. 경제는 엉망이고군부가동요하고있다. 알고보았더니중국의인민 해방군은 대만침공 능력도 없는 종이 호랑이다. 이런 소식이 난무하는 가운데 시진핑은어쩌면집권이후 ‘최악의해’를맞고있다는 분석이나오고있다. 이를어떻게보아야하나. 겉만봐서는멀쩡해보인다. 그러나내부적으로는이미일종 의사후경직증상을보이고있다 는신호로보인다.‘서서히, 그러 다가갑자기’- 이규칙은입법 권력독재가무소불위의힘을휘 두르고있는한국정국에도적용 되는것은아닐까. 새해가됐나싶더니1월도어느 덧 마지막 주이고, 곧 2월이다. 시간은 참으로 더디 가는 것 같 았다. 그렇지만입법독재의주역 인민주당의이재명을겨눈사법 시계는결코멈추지않았다. 이재명의선거법위반2심결심 공판이 2월 26일로다가온것이 다.바로뒤이어열릴선고공판에 서 1심대로 유죄가 확정되면 이 재명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난 다. 거기에다가 위증교사 2심도 곧 열리고 이 역시 유죄 가능성 이매우높다. 이로끝나는것이아니다. 더심 각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북한 불법송금사건재판이다. 공범인 이화영이 관련 재판 이미 2심에 서 7년 8개월 형의 중형을 받았 다.이재판에서주범인이재명이 유죄로확정되고중형이선고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리고 뒤이어 대장동에…. 초조, 불안, 분노, 그러다가 자포자기. 그 가 운데잠못이루는이재명. 그시 즌이마침내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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